오늘 남편이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좀 받고 퇴근했습니다.

어제 응급실로 온 환자 문제로 오늘 하루종일 바쁘고 신경 쓰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녁을 먹고 나더니, 바람 쏘이러 가까운 할인점으로 산보를 가자고 하는거에요! 얼른 따라 나섰죠! 

할인점 1층에는 아이스크림집 하나와, 세이문고라는, 중간정도 크기의 서점이 있습니다.  

기분전환을 하기 위해 나서면 대개 이곳에 들러서 아이스크림집에서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서 먹으면서 세이문고에서 책 구경을 합니다.  (아이스크림이 책에 묻지 않게 조심해야 합니다.)  한시간 가량 책 구경을 실컷 하고 나면 -- 그냥 나오기 미안하면 책 한권 골라들기도 합니다.  아니면.... 책의 제목을 메모해 두었다가 알라딘에서 사기도...  ^^;;

그 서점이 처음 생겼을 때는 각 분야별로 있는 서가를 다 찬찬히 뒤졌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새로나온 책을 모아둔 서가만 점검하면 되게 되었습니다. 새책이 나오면 최소한 두 권은 들어오는데, 이곳에 한권, 제 분야 서가에 한권, 이렇게 전시되었다가 시간이 지나면 신간 서가에서 물리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신문이나 알라딘, 교보 등의 신간안내에서 보지 못한 신간도 여기서 가끔 발견할 수 있습니다.

서점에 가는 길에 남편에게 '작업'을 했습니다.  '나 책 한권만 사줘요... ^^ '

남편은 괜히 튕기는 듯,  '또 재미없는 책 사려고 그러지, 생각해 보구.' .... 하지만, 이미 반은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서점에서 각자 책을 둘러보고... 이제 살 책을 골라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저는 신간 코너에 있던 다섯 권을 골랐습니다.

           

선사시대가 남긴 세계의 모든 문양 /  아리엘 골란 / 59,000원

---- 보관함의 책 중에서 제일 비싼 책!  ^^  얼른 후보에 올렸습니다.

                                                                                   

언어본능 / 스티븐 핀커 / 정가 32,000원

 ---- 보관함에 넣고 살까말까 하고 있었는데, 책 뒤의 추천사가 무척 강렬해서 골랐습니다.

 

해적과 제왕 /노암 촘스키/ 정가 18,000원

보관함에는 없었지만, 촘스키의 다른 책을 사려던 것을 취소하고 대신 이걸 사기로 함.

근데, 촘스키는 왠 책을 이렇게 많이 쓰는거야? 정말 본인이 쓰는거 맞는지? --;;

    

이봐, 내 나라를 돌려줘! / 마이클 무어 / 18,000원

설명이 필요 없는 책   

         

나는 왜 사이보그가 되었는가 / 케빈 워릭 / 16,900원

정말, 왜그랬는지 궁금했던 책

 

 

ㅋㅋ 남편과 밀고 당긴 끝에, 이중에 '언어본능'과 '해적과 제왕'을 샀습니다. ^^  

정확히 말하자면, 이건 굴러들어온 떡이라기보다는 잡아뽑은 떡이 맞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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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rim 2004-06-30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좋으시겠어요! 이왕이면 선사시대가 남긴 세계의 모든 문양으로 하시지...흠흠.. ;;

갈대 2004-06-30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계의 문양 서점에서 직접 봤는데 두께가 보통 책 5권 합쳐 놓은 것 같았어요. 물론 가격도 상상초월이죠. 다빈치 코드를 읽으면서 부쩍 기호학에 관심이 높아져서 보고 싶네요^^

starrysky 2004-06-30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러워요~ 바람 좋은 여름 저녁에 나란히 산책도 하시고, 아이스크림도 드시고, 서점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책도 고르시고, 결정적으로 계산은 남편께서 해주시고.. 정말 환상적인 데이트 코스입니다!! ^-^

비로그인 2004-06-30 0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행복하시겠어요. 부럽습니다. ^^

가을산 2004-06-30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정적으로 계산은 남편께서 해주시고' ... ^^ 결정적이죠...
느림님, 선사시대...는 알라딘에서 사면 이것저것 해서 약 9000원 싸게 살 수 있을 것 같아서 접었어요.

마태우스 2004-06-30 0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부끼리 산책하면서 책을 고른다....캬, 정말 제가 꿈꾸는 이상적인 부부입니다.

superfrog 2004-06-30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사시대..는 값이 어마어마하군요.. 59000원! 화집만큼 비싸군요..
다시 보니 올려 놓으신 책은 다들 한 값하는군요..^^

아영엄마 2004-06-30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 한 권 사달라고 하고, 두 권을 사게 만드신 걸 보니 부군의 애정이 두 배이지 않을까..^^;; 좋은 모습이에요.. 마태우스님이 부러워 할만 하네~~

ceylontea 2004-06-30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다정하시네요... 앙 부러워...

panda78 2004-07-01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부러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