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볼펜심이 든 책갈피를 만들어서 친구에게 선물했는데,  그 친구가  " 이 심 다 쓰면 어떻게 해?" 라고 물어서 조금 당황했던 적이 있다. 책갈피의 볼펜 심이 다 닳을 때까지 쓰리라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한편, 연필심을 넣은 책갈피는, 나무 재료가 향나무가 아닌 경우에는 심이 닳아서 깎을 때 나무가 너무 단단해서 깎기가 어려운 점이 불편했었다. 만드는 과정이 복잡한 것도 단점 중의 하나였다.

이걸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어제 갑자기 아이디어가 반짝 떠올랐다!

그래서 만든 것이 아래의 도마뱀이다. ^^


6mm 두께의 강화 MDF판에 도마뱀 모양을 그려서 잘라낸 후, 가장자리를 다듬었다.

이 도마뱀과 연필심이나 책갈피가 무슨 상관이냐구? 

 

 

 

 

그럼 다음 그림을 보도록.


도마뱀이 입에 무언가 물고 있다!

연필심이 다 닳으면 앞의 심을 빼서 연필 꽁무니에 넣으면 그 뒤에 있던 연필심이 앞으로 밀려나오는... 바로 그 심이다. (이름을 몰라서 장황하게 설명...)

 

 

 

도마뱀의 입 부분에 저 심이 꼭 맞을 크기의 드릴로 구멍을 내서 끼웠다.

6mm의 판에 약 4mm가량의 구멍을 내야 하므로, 빵꾸내지 않고 구멍 뚫는 것, 그리고 구멍이 너무 커서 심이 저절로 빠지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다. ^^


손에 쏙 들어와서 쥐기도 편하다.  (다소 자화자찬이더라도 양해해 주시기 바래요..^^ )

이 심이 닳으면 갈아낄 수도 있고,

책갈피에 긴 심이 관통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모양을 도안하는데 제약이 훨씬 적다. 

 

 

 

꼬리에 줄을 달아서 책갈피 완성.

모양은 어찌어찌 만들었는데, 색칠을 하다가 망칠까 무서워서 차마 색칠을 못하고 있다.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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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rim 2004-04-25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너무 멋집니다... 색칠 안해도 이쁜데요.. ^^

nrim 2004-04-25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항상 가을산님의 아이디어에 감탄하고 있습니다..

갈대 2004-04-25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인의 솜씨가 아닙니까!! 혹시 이벤트 하실 의향은 없으신지...-_-;;

▶◀소굼 2004-04-25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진;; 색안칠해도 이쁘고..제대로 칠만 해주면 진짜 도마뱀으로 착각도 가능한;;
저 책은 기쁘겠어요. 도마뱀 책갈피 친구도 생기고^^

진/우맘 2004-04-25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가을산님! 혹시, 지난 번에 주신 볼펜 책갈피...직접 만드신 거였어요???
여하간 도마뱀, 아주 근사하군요!

마태우스 2004-04-25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지십니다. 도마뱀을 사랑하시는군요! 저 책갈피가 꼬리가 떨어지는 거면 더 리얼할 듯... <--머리가 좀 어떻게 된 마태우스

비로그인 2004-04-25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 정말 멋진데요~ 거의 예술의 경지...^^ 그런데 왼손으로 도마뱀을 쥐신것이, 가을산님은 왼손잡이신가봐요~ (저도 마태우스님 따라 머리가 어떻게...엉뚱한데 초점을...ㅎㅎ)

비로그인 2004-04-26 0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 정말 멋진데요~~ 강화 MDF판이 어떤 재료죠 ?

조선인 2004-04-26 0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탄만 절로 나옵니다. 누군가 직접 만든 책갈피를 선물받는다면 평생 고이 간직하게 될 듯. 게다가 예술성까지 만점이니 받는 이의 행복한 얼굴을 상상해보면 괜히 저도 흐뭇 ^^

waho 2004-04-26 0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이뻐요. 솜씨가 장난이 아니시네요

호랑녀 2004-04-26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디어도 실행하는 힘도 모두 에너지가 있어야 할 터인데, 그 많은 일들을 하시면서도 늘 지치지 않고 에너지가 넘치시는군요.
혹시 병원일에 별로 흥미 없으시면, 문구팬시디자이너로 전업하심이...^^
가을산... 이름도 멋지네요. 바른손이나 아트박스보다 나은데요?

sooninara 2004-04-26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구팬시점 직원으로 어떻게 한자리..판매라도...

가을산 2004-04-26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여동생에게 보였다가 '이건 너무 두꺼워! 만들면 팔리려나? 글쎄?' 라고 면박만 들었답니다.
'그래도 이런거 서재에 올리면 쥔장들은 좋아하던데?' 라고 반박했더니,
'그건 예의상 다 그러는거야. 나도 다른사람이 올리면 다 그렇게 해. 언니는 발전하려면 건설적인 비판도 받아들일 줄 알아야지!' 라고 딱 부러지게 옳은 소리를 합니다. ㅜㅜ

동생보다 후한 쥔장님들의 격려에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감사합니다. ^^

MDF는 톱밥가루같은 것을 접착물질과 혼합해서 뭉쳐서 만든 목재를 MDF라고 합니다.
일반 MDF는 나무보다 싸고 두께도 다양하게 나오고, 나뭇결에 따라 휘지 않는 장점이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강도가 약하고 무거운 것이 흠입니다. 이렇게 작은 것을 만들 때도 그냥 MDF는 강도가 약해서 부스러지기 쉽습니다.
강화MDF는 제가 그냥 붙인 이름인데요, MDF중에서 강도가 강하게 만들어진 것입니다.
제가 쓰는 것은 어찌나 단단한지, 못의 머리가 들어가지 않을정도에요. 그래서 얇지만 힘을 받아야 하거나, 소품을 만들 때 적당한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정말 계획을 당겨서 의원을 접고 북까페 겸 문구점이나 차릴까요?

sooninara 2004-04-26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저희야 사진상으로 봐서 그렇게 소재까지는 모르겠구요..
건설적인 비판이라니...이렇게 훌륭한 제품에 비판할게 뭐있다구요..
안팔리면 알라딘에서 이벤트상품으로라도 활용하면 될것같은데요..
찌리릿님,기스님,서니사이드님,신밧드님까지...알라딘 식구들을 총동원하면 적자는 면할듯합니다..

진/우맘 2004-04-26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이 로또 되면 책방 내신다 하니...한켠에 자그마하게라도.^^
그리고, 수니님이랑 저는 판매는 짱인데. 그죠 수니님?

*^^*에너 2004-04-27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알라딘에는 솜씨 좋은 분들이 넘 많아요. ^^
좋은거 마니마니 구경하고 넘 좋아요. 그리고 부럽기두 하네요. ^^

마냐 2004-04-27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정말....가을산님. 존경함다. 정말 대단하세요. 동생분 말 믿지 마세요. 인사치레 아니구..정말 '감동의 도가니' 임다. 아트예요. 아트!

가을산 2004-04-28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플 엮어주시는 님들 고맙습니다.
제가 다른 쥔장들과 달리 손님 접대도 잘 못하는데... 맘좋은 분들이 많아서 다행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