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주거니 받거니 - 1 

남편은 나를 '합리화의 달인'이라고 부른다.   
내가 무얼 할 때 그럴듯한 이유를 만들어 붙이는 데 못 당하겠다나..

난 남편을 '일반화의 달인'이라고 부른다.   
자기가 보고 들은 한도 내에서 자기가 보고싶어 하는 일면을 찾아내서는 그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나 진리인 양 주장한다.

2. 주거니 받거니 - 2  

남편 후배가 그랬단다.
어느 날 새벽에 일어나서 옆에 자고 있는 마누라를 보면서, 진한 형제애를 느꼈다고...
여자로서의 매력이 아니라 형제애.  

나도 내가 들은 이야기를 해 주었다.
나이 들어서 여자들이 남편을 버리지 않는 이유는 순전히 인류애 때문이라고.
ㅎㅎㅎ  

3. 자문을 구합니다.  

- 올 들어 칩거 모드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음. 
- 현실과 거리가 먼 것들, 즉 종이접기, 조각이불, 말랑말랑한 드라마와 영화, 주말농장 등에 몰두.
- 생각 기피증, 도서 기피증, 현안 기피증. 
- 우울증도 조금 겹쳐 있는 것 같은데, 프로작을 먹어도 증상 호전이 미미함.  

- 위의 증상을 개선할만한 책이나 영화 아시면 추천 바랍니다.
   혹은... 위의 증상을 개선할만한 행동치료(?)도 추천 바랍니다.


4. 책에 대한 B군과 아버지의 반응이 같았다.  

- 무반응이라는 반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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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9-05-08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번.. 저도 묻어서 치유 받아야 할 것 같네용 ㅎ.. 많은 성원 바랍니다..

가을산 2009-05-08 14:19   좋아요 0 | URL
혹시 봄철에 도는 계절성 증후군일까요? ^^;;

마법천자문 2009-05-08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각하께서 전격 하야하시면 크게 호전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가을산 2009-05-08 16:36   좋아요 0 | URL
네... 하야하시면서 여타의 사고경화증 및 향일성 지남력 장애 환자들도 같이 데려가 준다면 상당부분 호전될 듯도 합니다만...

하이드 2009-05-08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현실과 거리가 먼 것들, 즉 종이접기, 조각이불, 말랑말랑한 드라마와 영화, 주말농장 등에 몰두

이거 나쁜가요? 몸 움직이는 일중 (진짜로) 정신건강에 나쁜 일은 없다고 생각하는 1人

<퍼디도 스트리트 정거장>이란 책을 읽고 있는데요, a whole new world. 아주, 복잡하고 웃기는 책이에요. 괴물도 나오고, 악마도 나오고, 나방도 나오고, 곤충과 인간의 섹, 수성술을 하는 기괴한(?) 종족, 주인공은 하늘을 날고 싶어하는 날개잘린 조인족.. 뭐, 이런 책을 처방해보고 싶으네요.

가을산 2009-05-08 17:53   좋아요 0 | URL
그 자체가 나쁜 건 아니라, 두통 회피의 수단으로 그것들을 이용하는 제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해요.
퍼디도 스트리트 정거장.... ㅎㅎㅎ 하이드님 설명을 읽으니 벌써 슬그머니 미소가 지어지네요. ^^

hnine 2009-05-08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나 영화 한방으로 처방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저녁드시고 선선할 때 좀 걸어보시는게 어떨가 싶어요.
걸으면 30분 후부터 '세로토닌'이 분비되기 시작한다잖아요 ^^
저처럼, '무력하고 우울할때 그냥 그 속으로 푹 빠져보면 어떨까' 이런 식으로 해결보시지 마시고요.
일반화의 달인까지는 안되어도 몇가지 예를 가지고 일반화시켜 얘기한다고, 저, 제 남편에게 핀잔 자주 먹는답니다.
오랜만의 소식 반가와서 주절주절... ^^

가을산 2009-05-08 17:44   좋아요 0 | URL
조언 고맙습니다. 그러고 보니 요즘 저녁에 걷기 참 좋은 날씨네요. ^^

2009-05-08 17: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가을산 2009-05-08 17:48   좋아요 0 | URL
좋은 생각입니다. 맞는 말씀 같아요.
그런데.. 관심도 정리해야 할까요?
정리하는 것과 도망치는 것은 어떻게 다를까요? 이 부분이 늘 가시로 콕콕 찌르는 것처럼 절 불편하게 만들고 있어요.

瑚璉 2009-05-08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군이 번역하신 책에 대한 반응을 보이길 바라시는 것은 조금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가을산 2009-05-08 17:58   좋아요 0 | URL
하하, B군 반응은 당근 기대하지 않았지요. ^^
B군이 읽기에 무리는 없었을거라 생각하신 거지요? 단지 바빠서 반응을 보이지 못한 것이라는 말씀이지요? (지레짐작으로 두둔하는...하하..)

瑚璉 2009-05-08 18:05   좋아요 0 | URL
일단 이 글을 읽으시고 기분을 푸심이...

http://www.pgr21.com/zboard4/zboard.php?id=humor&page=1&sn1=&divpage=10&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59717

B군이야 당연히 읽기에 무리는 없었겠지만 워낙 공사다망한 양반이라서... (^.^;). 그리고 가족문제는 참 답이라는 게 없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요.

가을산 2009-05-08 23:17   좋아요 0 | URL
하하하.... 르브바하프왕국 건설기만큼 인상적이네요. 항상 고맙습니다. ^^

마냐 2009-05-09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역시 합리화 쫌 함다. 이건 먹물들의 보편적 특성. 제가 잘나지 않았다는 반증.
인류애...한수 배우고 감다.
장 지글러 책에 한동안 좀 업됐구여. 최근에 새로 산..'치열한 법정'이란 책에서 그런걸 기대하고 있슴다.

가을산 2009-05-10 08:52   좋아요 0 | URL
하하... 마냐님은 합리화와 일반화를 한꺼번에 하셨네요. ^^

2009-05-14 23: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9-05-28 0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읽었던 책 중에 생화학책 이후에 제일 어려웠던 책인것 같아요.
챕터 원을 읽고 잠시 묵혀두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책상 위에서 묵혀두면 많이 쉬워지던데..

책을 읽고 감사의 전화라도 하려했는데 얼마난 걸릴지 몰라서 부끄러운 마음으로 리플을 담아봅니다.



가을산 2009-05-28 13:07   좋아요 0 | URL
챕터1까지라면 어려운 부분은 거의 다 본건데...
2,3,4장은 짧고 가벼워요.

책상에 묵히는 작전.. 류샘도 쓰는구만. 나도 그러곤 하는데.. ^^
그건 그렇고... 힘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