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디 워

원래는 볼 생각이 없었는데,
기자들의 혹평과 이에 대한 블로거들의 비난,
오늘은 한 감독의 글이 (예상대로) 표적이 되고 있다.

우선 영화를 봐야 누구 말이 더 설득력 있는지를 알 수가 있어야 말이지...
넷상에서 벌어지는 심상찮은 논란 때문에 가족들과 함께 보았다.
이게 홍보 전략이라면 굉장한 성공적인 전략이다.

보고 난 소감....  복잡하다.
논란이 없는 상태에서 보았다면 '아, 심형래 감독이 이런 영화를 만들었구나' 오히려 간단했을텐데.

그래픽과 액션 씬은 좋았다. 감독이 관심의 98% 이상을 이곳에 쏟은 듯. 
일부 참신하지 못한 설정들도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보여주는' 것에는 성공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이야기의 전개나 대사의 완성도는 상당히 부실함.
천문학적인 제작비의 0.01%라도 써서 보조작가 좀 쓰지... 하는 아쉬움이 컸다.
요즘의 디지털 세대, 빠른 진행에 익숙한 세대라면 문제 삼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감독이 영화에 들인 공이 컸다는 것을 알기에 더욱 아쉽다.
영화 상영 시간이 90분밖에 되지 않는데, 시간을 조금 더 들여서 관객들을 좀더 자연스럽게 영화에 끌어당겼어야 했을 것 같다.

프로답지 못한 흔적
심감독의 집념과 열정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정할 것이다.
그런데, 열정의 과잉에 의한 균형의 상실이 곳곳에서 보였다.
그래도 '상업 영화'인데.... 엔딩 크레딧은 영화의 감흥을 오히려 빨리 날아가게 했다. 
한국 문화와 헐리우드의 매끄럽지 못한 동거 등.. 


2. 아직도....

21명은 풀려나지 못하고 있다.
아직도 기사의 댓글에 악의적인 비방의 글들이 많이 올라 있다.
직장에서의 여론은 대체로 "그러게 거기를 왜 가~~", "한국에서도 어려운 사람이 많을텐데..." 정도이다.

내 생각은.... 글쎄.... 제3세계라면 대체로 한국보다는 할 일이 훨씬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단지 현지 실정과 관습을 무시하고 뛰어드는 것, 체계적이지 않은 일시적인 지원은 
주는 쪽이나 받는 쪽이나 도움이 안될 것이라는 생각 정도.
너무 조심스러워도 할 수 없고, 너무 적극적이어도 위험하고... 이것 역시 균형이 필요하다.

3. 다양한 의견 개진은 좋지만

한 사람을 놓고 다굴 하는 것은 참 문제다.
하루는 심감독을 놓고 다굴, 다음날은 평론가들을 다굴, 오늘은 댓글러들을 비난, 그러고 나면 그 비난자를 다굴...... 

다굴: 여러 명이서 한 명을 공격/비난 하는 것.
( 애들 표현인데, 이 이상 더 적당한 어휘가 안 떠오름)


4. 할머니와 통화했다.

대뜸 하시는 말씀이, "너 어디 가겠다고 하지 마. 위험해.... "
집집마다 이럴테니, 이래저래 해외 봉사는 많이 위축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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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05 0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가을산 2007-08-05 05:23   좋아요 0 | URL
ㅎㅎ, 그렇다고 이 댓글까지 비밀로 하시다니... ^^

부리 2007-08-05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형래의 영화를 봐주자고 말하는 건 아무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그 영화를 최고라고 얘기하는 건, 쇼비니즘 비슷한 게 아닐까요. 저도 이거 비밀댓글로 할래요^^ 참고로 전 담주 목요일에 보기로 했습니다

라주미힌 2007-08-05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평과 감독평이 너무 극명하군요 ㅡ..ㅡ;
감독의 열정은 별다섯이겠지만, 영화는 왜 특수효과만큼의 발전을 하지 못할까요...
열정만으로 되는게 있고 안되는게 있나봅니다.

물만두 2007-08-05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그래도 많이 보는군요. 제 동생은 스파이더맨3보고 와서 무지 욕하던데 그거 생각하면 그런 스타일도 있는거겠지로 넘어갔으면 싶어요^^;;;

바라 2007-08-05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V나와서 백프로 우리기술, 하면서 애국심에 호소할 때부터 좀 거시기했는데 역시 엄청난 호응을 얻고 있네요. 사람들이 황빠들의 귀환이라고 부를만도 한.. 이송희일 감독이 이걸로 완전 묻히지나 않을지 걱정되는군요-_-;; 그나저나 다굴이란 말은 고등학교 졸업 이후로 오랜만에 들어보네요 ㅎㅎ

프레이야 2007-08-06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다굴, 첨 들어봐요. 딱 그런 느낌이 오는 말이네요.
님의 글을 보니 더욱, 역시 균형감각이 최고의미덕이다 싶어요.
어려운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