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닫았다.

오늘 10여년 간 일했던 일터의 마지막 날이었다.
새로운 직장으로 가기로 결정된 지 불과 2주 만에 이렇게 문을 닫게 되다니, 실감이 잘 안 났다.
최소한 한두 달은 여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어제부터는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환자들마다 작별 인사를 하고,  
몇십 키로 떨어진 그곳까지 오겠다는 분들도 있고...
작별 선물을 주는 분들도 있고...
몇몇 분들은 눈물까지 보이셨다.

지난 10년 간의 인연을 이렇게 짧은 시간에 정리해야 하다니.

2. 백수 되었다.

오늘 폐업 하고, 월요일에 임용장을 받는다.
고로, 내일은 백수다.

혹시 월요일에 임용장이 안 나오면 어떡하지?  ( 신원조회에서 빠꾸당하는 거 아닐까?)
공무원 첫 출근을 어떻게 하는건지도 모르겠다.
임용장도 받지 않고 곧장 보건소로 가야 하나?
아니면 구청에 가서 임용장을 받아서 보건소로 가야 하나? 그럼 보건소는 지각하는건가?

마지막 날까지 바빠서 직원들과 밥 한끼 같이 먹을 시간이 없었다.
내일 점심을 같이 먹기로 했다.
10년, 5년을 무던하게 있어준 직원들인데....  너무 서운하게 보내는 것 같다.


3. 내가 정규직이 된 이유

원래는 계약직으로 3년 쯤 일한 후에 정규직으로 채용이 되는 것이 관례인데,
이 구에서는 처음부터 정규직을 뽑았다.

왜 처음부터 정규직을 뽑았을까?
구청장이 노동자 권익을 중시하는 사람이라서?   -  아니다.

구청 직원 왈, 구의 예산이 적어서 계약직이 아닌 정규직을 뽑았단다.
(계약직이 정규직보다 월급이 150만원 정도 많다.)

점심 먹으면서 이런 이야기를 하니, buddy들 왈,
"계약직 채용 보장하라" 라고 데모라도 해보지? 

4. 표현의 방법

알라딘에 중복 리뷰 관련해서 의견이 분분하다.
몇몇 분들은 이로 인해 리뷰 혹은 페이퍼 카테고리를 닫기도 했다.

중복 리뷰에 관해서는 찬성 반대 의견이 있을 수 있다.
내가 이번 사태에 유감인 것은, 의견이 다름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꼭 그렇게 날을 세웠어야 하는가 하는 것이다.

그렇게 날을 세운 분들은
중복 리뷰어들 만큼 책을 많이 읽는 분도, 리뷰를 많이 올리는 분도 아닌 듯 하다. 
자신들이  지목한 서재인들의 성향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하는 듯 하다.
그런 상태에서 단순히 중복 리뷰를 올린다는 것만을 문제를 삼았다. 
아마 그분들은 위의 두 조건이 도대체 왜 고려되어야 하는가 의아해 할 것이다.

당연히 모를 것이다. 알라딘에 오래 거주하지 않았으니. 
'강호에서 갈고 닦은'  직설적인 표현이 이곳에서는 얼마나 이질적인지 잘 모를 것이다.
리뷰를 올림으로서 서재인들간에 이루어지는 '소통'의 의미를 모를 것이다.

올려지는 리뷰의 기능이 단순한 '소통'의 역할로 끝나는 것이 아닌 것은 서재인이라면 다 알 것이다.
리뷰가 '서평 권력', 혹은 '마일리지나 상금으로 들어오는 금력'으로 변질되는 문제가 있음을 제기하는 것은 좋다.
그런 문제 제기는 좀 더 리뷰를 많이 써서 문제점을 더 잘 파악하는 분이 했다면, 
지적 당하는 서재인의 성향에 대해 제대로 파악한 분이 했다면, 
그리고 '논리'로 무장한 폭력의 형태로 표현되지 않았다면.....  
훨씬 더 많은 분들이 공감했을 것이다.  아쉽다.

5. 몸살 났다.

요즘 도는 독감 때문일까?

아니면 몇일 전에 맞은 황열 예방접종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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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1-13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가을산님, 좀 쉬셔야해요^^

chika 2007-01-13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 '하루 백수'생활을 어찌 보내실꺼예요? 즐겁게, 행복한 백수생활이시길 ^^

하이드 2007-01-13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 저는 다른 서재.는 몰라도 알라딘의 성향.은 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분들이 날 세운건 잘못했지만, 분명 일리는 있다고 생각 되었어요. 들이대는 증거(?) 들도 그렇구요. 무엇보다도, 모두가 나서서 한사람 욕하는 ( 특히나 특정인 서재에 별 관심도 없을만한 사람들이 나서서 댓글로 욕하는건 ) 별로에요. 특히나 서평의 순수성.에 대해서는 생각해볼만한 문제인 것 같아요. 논리를 무기로 여러사람( 특히 두분) 상처낸건 맞지만, 그렇다고 감정적으로만 반론아닌 반론을 꽤나 여러분.이 올리는건, 그건 또 다른 폭력 아닌가 싶습니다.

몸살은 빨리 나시구요, 내일 하루 백수 기분 만끽하시길 ^^

가을산 2007-01-13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 고맙습니다.
술 딱 한 잔 마시고 자고 싶은데, 예방 주사 맞은 주의사항이 몇일간 술을 먹으면 안된다네요. 왜그런지는 저도 몰라요. (직업이 의심스럽죠? ^^;;)

치카님/ 딱 하루인 백수 날 직장에서 집으로 이삿짐 날라야 해요.

하이드님/ 그러고 보니 하이드님 의견도 일리가 있네요.
워낙 조용한 동네에 충격파가 던져지다 보니 다들 한마디씩 하고 싶어졌나봅니다.
저는 콸츠님을 비롯한 몇몇 분들의 중복리뷰보다는
표절 리뷰, 부실 리뷰, 광고성 리뷰가 더 문제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그런 리뷰들은 제가 땡스투 마일리지를 못 받더라도 땡스투 안한답니다.

마태우스 2007-01-13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여 나으시구요 새 직장에서 새출발 멋지게 하세요. 홧팅.

가을산 2007-01-14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마태님 다 봤어요.

Mephistopheles 2007-01-14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동안의 백수생활 여유롭게 보내고 계신지요..^^

물만두 2007-01-14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쉬세요^^

가을산 2007-01-15 0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조금 전까지 짐정리 하다가 왔어요. 아직도 다 못 끝냈답니다. ㅜㅡ

물만두님/ 아무래도 2월이 되어야 좀 쉴 수 있을 것 같아요.

딸기 2007-01-15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 4번... 정말 구구절절이 느무나 옳은 말씀...
바로 그거예요!

인터넷 세상이 되고서, '강호에서 갈고 닦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날 세워 피뿜는 것이 무슨 자랑인 줄 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