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싹일까?

오늘 지역 의사회의 한 선생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구의사회 회장이 관심이 있으시다면서, 노숙자 진료소에 대해서 이것저것 물아왔다.
어떤 체제로 운영되는지, 어떤 것이 필요한지 등등..... 

하면서, 내가 현재도 인** 회원인지를 묻는다. 
그러면서, 우리 회원들은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일반 의사들과 대화할 용의는 없는지 물었다. 
이 전화 한 통을 받은 후에 참으로 감개가 무량했다. 

6년 전인 2000년도에 의약분업과 의사들의 파업사태 때 의사 사회는 크게 보아 둘로 나뉘었었다.
인**  과 非인**.  
인**은 회원 수 고작 수천명의 단체였고, 그 반대편은 7만을 헤아리는 의사들이었다.
의약분업의 와중에는 회원 명단까지 인터넷에 떠돌면서 개개인에게 회원 탈퇴 압력이 들어오기도 했었다. 
거의 빨갱이, 혹은 패륜아로 취급당했다. (최근까지도 거의 그렇지만...)
압력 때문은 아니었겠지만, 실재로 회원들 중에 인**의 행보에 회의를 품고 탈퇴하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파업에 참가 안했다는 이유로 생면부지의 사람이 전화 걸어서 욕설을 하기도 했고,
그 후로도 수년간 행사 안내장을 보내면 욕설 전화가 오기도 했다.
신입생때부터 기대를 걸고 지켜보았던 학생들은 졸업하고 나면 '이름이 부담스럽다'고 기피했다.

그래도 시간은 흐른다. 
의약분업은 실시되어서 오늘날 거의 정착 되었고, 
인**은 회원은 수가 천명 남짓으로 상당히 줄었지만, 가던 길을 꾸준히 가고 있다.
남쪽 지방에서는 지회에 따라서 거의 지회가 사라지다 시피 한 곳도 있었는데,
그런 곳에서도 몇 년 전부터는 활발한 활동을 다시 시작했다.
대전도 비록 열 손가락에 꼽을만한 회원들이지만 봄날을 꿈꾼다.

6년, 7년이면 서로의 마음에 난 상처도 아물 때가 된 것일까?
그랬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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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12-20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짝짝짝~! (기립했습니다..)

마립간 2006-12-20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갱이라고 하기는 좀 뭐하지만 상대적으로! 분홍색 정도는 되죠.
그리고 봄이라는 것은 제주도에도, 알라스카에도 있지요.

가을산 2006-12-20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이런, 아직 낙관하기는 힘들지만 고맙습니다.

마립간님/ 보통 사람들이 '빨갱이'라고 하는 대상은 진짜 사상이 빨간 것이 아니라, 그저 낙인 찍기 위한 표현인 경우가 많아서, 그런 뜻으로 적은 겁니다.
저는 제 주위 회원 중에서 빨간 사람은 한 명도 보지 못했어요. 님 말씀대로 분홍색 정도는 간혹 있기도 해요. 하지만 다수의 선택에 의한 현실 체제는 인정하지요. 나머지 회원들은 노랑 내지는 초록입니다.
저도 봄이 화창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보는 시점 자체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요. 그저 엄동설한이 지났기를 바랄 뿐입니다.

클리오 2006-12-20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우리 사회에서라면, 어느 직업이나, 어느 곳에서나 비슷한 일이 벌어지는군요. 혹독한 엄동설한, 잘 견뎌내셨습니다. 부디 이제는 온기느끼는 시절만 오길...

비로그인 2006-12-21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무소속'이랍니다. 하하


sweetmagic 2006-12-21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이 화창하지 않더라도... 체온으로, 온기로.
언제나 가을산님 편에 서 있겠습니다 !!!

root 2006-12-21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생님!!! 힘내세요....

부리 2006-12-21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가을산님 존경하는 거 아시죠? 인의협이란 이름에 합당한 분들만 남은 거라는 생각이...

가을산 2006-12-21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 인사 고맙습니다. 이쪽은 조금 풀리는 듯 하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는 갈수록 보이지 않는 간극이 커지는 것 같아서 우울할 때가 많아요.

Hansa님/ 아, 무소속이시군요. ^^
그런데 혹시 '이상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은 안하셨나요?

sweetmagic님/ 아이고~~ 미국에 계신 게 아니면 껴안고 부비부비 하겠는데...
저도 매직님 편에서 님을 지켜 볼게요. ^^

root님/ 뭘, 같은 배 탄 사람끼리....

부리님/ 저도 마태님보다 부리님을 더 존경하는 거 아시죠?
근데 단체 이름이 좀 너무 촌스러워서 **으로 가렸건만..... ^^;;

마태우스 2006-12-26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하세요 저보다 부리를 더 좋아하시다니...가을산님 취향 독특해요 흥.

마태우스 2006-12-26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고 부리가 xx협을 밝힌 건 그가 얼마나 경솔한지 보여주네요

마태우스 2006-12-26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니까 앞으로 저랑 놀아요

가을산 2006-12-26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마태님, 실은요, 부리보다 마태님을 훨씬 더 존경해요~! 하하....
앞으로 마태님하고 놀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