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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이 무섭지 않은 내향인의 기술 - 내성적인 성격을 삶의 무기로 성공하는 방법
안현진 지음 / 소울하우스 / 2020년 5월
평점 :

어릴 때는, 자라는 동안에는 몰랐던 내 모습이 어른이 된 지금에야 새삼 이해되곤 한다. 내성적이고, 조용하고, 혼자 있기를 좋아했던 어린 시절,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선생님 한 둘쯤 있는 친구들에 비해 나는 전혀 관심도 없이 심드렁하고, 친구들과 사이가 딱히 나쁜 것은 아니지만 여럿이 왁자하게 몰려다닌 적은 별로 없는 학창시절, 1~2주 정신없이 바쁘게 움직였으면 하루 이틀 정도는 아무것도 안 하고 집에서 쉬어줘야 했던 대학 시절 등등.
그러면서도 어른이 된 지금은 밝고, 사교적이고, 사안에 따라 적극적인 면도 있고, 모임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과도 어색하지 않게 인사를 나누곤 해서 어린 시절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내성적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외향적인 나 자신을 보며 ‘나는 양쪽 성향을 다 가지고 있구나’ 했다. 그렇게 막연하게 생각은 했지만 내 성격이나 모습을 자세히, 하나하나 살펴보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이 책은 내성적 혹은 내향적인 사람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바로 볼 수 있도록 일깨워주는 책이다. 책에는 그 자신이 내향인인 저자의 표현처럼 ‘우리 같은 내향인들’의 특성이나 실제 모습이 잘 드러나 있다. 에너지가 밖으로 향하는 외향인과 달리 내향인은 에너지가 내면으로 향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사색적이고, 신중하며, 겉으로 보기에는 느리게 느껴진다. 하지만 그것은 겉으로 보기에만 그럴 뿐 내향인들의 내면세계는 무척이나 분주히 움직인다.
그들은 일단 행동부터 하고, ‘지르고 보는’ 외향인들과 달리 한 번을 움직이더라도 온갖 경우의 수를 다 생각하고, 스스로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 자기 자신에게 절대 만족하지 못하며, 배려심이 지나쳐 때로는 저자세로 보이기도 한다. 에너지를 분출하는 만큼 끊임없이 자극이 필요한 외향인에 비해 내향인은 시끄럽고 사람 많은 곳보다는 조용하고 편안한 자기만의 공간을 선호한다.
저자는 내향인이었던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내향인과 외향인의 차이, 내향인의 장점과 단점, 대인관계나 조직생활에서 내향성을 활용하고 극복하는 기술, 단단한 내가 되기 위한 방법 등을 이야기한다. 그는 메신저나 미디어의 발달에서 비롯된 외향성의 압력,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이나 ‘인싸’ 같은 용어가 은연중에 조장해 온 외향성에의 강요를 지적하면서, 내향인들에게는 오히려 ‘아니오, 나는 외향적일 필요가 없습니다’라고 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수줍음이 많다거나, 낯가림이 심하거나, 리더십이 없다거나 하는 것은 ‘내향인에 대한 오해’이며, 내향인이 가진 특성 때문에 ‘눈썰미가 좋고, 본질에 집중하며, 겸손하고, 사려 깊다’는 장점을 이야기한다. 그는 사람은 누구나 외향성과 내향성 사이의 어느 지점에 있으며, 저마다 특성에 따라 외향성(혹은 내향성)이 더 많거나 혹은 양쪽 성향을 모두 지닌 양향성의 사람도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여러 데이터에 근거해서, 이런 차이가 어느 한쪽이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임을 강조한다.
책을 읽다 보면 내향인의 특성이나 성향들이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어서 ‘아, 그래서 그랬구나’하고 나 자신이나 주변 사람들의 행동이 뒤늦게 이해되곤 한다. 자신이나 주위 사람들의 성향에 대해 이해하는 것은 불필요한 오해와 억측을 막고, 서로에 대한 입장이나 성격 차이를 이해하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저자는 내향인이 가진 장점과 활용 기술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내향인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를 환기시킨다. ‘십인십색(十人十色)’이라는 말처럼 사람은 저마다 제각각 다르다. 타고난 성향이 제각각 다른 것을 억지로 바꾸려 하지 말고, 자신이 가진 성향의 장단점을 알고, 좋은 점을 활용하면서 더 단단한 내가 되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