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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맛있는 커피집
다카하시 아쓰시 지음, 윤선해 옮김 / 황소자리(Taurus) / 2023년 8월
평점 :
커피를 마시는 시간은 여유를 마시는 시간이다. 업무 중에 잠시 짬을 내어 마시는 커피는 바쁜 일과에 잠시 쉬어갈 틈을 주고, 한 템포 여유를 갖게 해준다. 그래도 역시 커피는 한가롭게 마실 때가 제일 좋다. 주말 오후, 느긋하게 식사를 마치고 마시는 커피 한 잔은 그 어느 때보다도 넉넉하고 여유롭다. 커피는 그 자체의 맛과 향을 즐기기도 하지만,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누리는 잠깐의 시간이야말로 일상의 여유로움 그 자체다.
살고 있는 도시의 일상에서도 그렇지만, 여행 중에 낯선 카페에 들러 마시는 커피는 또 다른 행복이다. 여행이 주는 특유의 설렘과 소박하고 예쁜 카페의 분위기가 합해져 여행의 즐거움을 한껏 배가시켜준다. 그래서일까. 낯선 도시를 여행하게 되면 카페 한두 곳은 꼭 들러 현지의 커피맛과 여행지의 여유로움을 즐기는 게 하나의 여행 습관처럼 되었다.

도쿄는 여행으로 몇 번 다녀왔지만, 카페를 중점으로 다녀보지는 못했다. 도쿄 시내 곳곳을 다니다가 눈에 띄는 카페 몇 곳을 가보기는 했지만, 처음부터 어느 카페를 점찍어놓고 가보지는 않았다. 커피와 카페를 좋아하는 1인이기는 하지만, 대개 여행이나 업무 일정이 우선하다 보니 아무래도 카페는 부수적인 코스였을 뿐, 주요 목적지가 아니어서 그랬을 것이다.
<도쿄의 맛있는 커피집>은 2011년 봄부터 2022년까지 11년간 간행된 계간지 <커피 시간>(다이세이샤)에 소개되었던 도쿄와 근교 유명 커피집을 엄선해서 한 권으로 엮은 책이다. 편집자인 다카하시 아쓰시는 8년간 이 잡지의 편집장을 맡았고, 여러 잡지 스태프의 조력에 힘입어 이 책을 엮어냈다. 역자인 윤선해는 15년간 도쿄에 살고, 15년간 일본을 오간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번역하였다. 그렇게 펴낸 이 책에는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커피집들로 가득하다.

책에는 일본 특유의 커피 문화인 ‘킷사텐’부터 수십년을 연구해 온 스승들의 커피집과 카페라테 명소, ‘얼죽아’들을 위한 아이스 커피 맛집까지 다양하게 소개되어 있다. 각 항목은 카페 분위기를 짐작케하는 사진들과 카페 이야기, 주요 메뉴 소개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말미에는 카페 위치와 영업시간 등을 알 수 있는 ‘shop info’를 첨부하였다.
책의 외형은 비교적 작고 아담하지만, 내용은 여러 해 동안 연재된 커피 전문 계간지에서 추려낸 만큼 풍성하고 다양하다. 아마 식도락이나 개인 여행을 위주로 다시 도쿄에 가게 된다면 이번에는 좀 더 내 개인 취향에 맞춰 음식점과 카페를 찾아가지 않을까. 그때에는 아마도, 도쿄의 맛있는 커피집을 소개해주는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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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