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 (양장) - 무소유 삶을 살다 가신 성철·법정 스님의 아름다운 메시지
김세중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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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스님과 법정스님에 대해서는 따로 설명이 필요없을만큼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다. 법정스님의 <무소유>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성철스님 열반 30주기를 기념하여 <무소유> 합본판이 나왔다는 소식이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법정스님의 <무소유>는 오래전에 읽었지만, 합본판 <무소유>를 다시(?) 읽으며 두 분의 자취를 되새길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는 <무소유>와는 많이 다른 책이다. 성철스님의 수많은 일화와 <무소유>로 대표되는 법정스님의 여러 이야기가 들어있기는 하지만, 책은 두 분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저자가 정리하여 재구성한 책이다. 그래서 성철스님의 법문과 철학, 법정스님의 <무소유>류의 이야기를 기대했던 독자로서는 조금 색다른 느낌이다책은 사이사이 간지에 성철스님, 법정스님의 말씀을 인용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내용은 두 분의 말씀을 뒤섞어 일반적이고 대중적인 이야기로 재구성되었다. 그래서 일종의 자기계발서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책말미에는 성철스님과 법정스님 두 분이 나란히 앉아계신 표지사진을 찍은 장남원 작가의 일화가 실려있다. 드라마 우영우의 고래 사진으로 더욱 유명해진 장남원 작가의 성철스님 촬영 일화는 언제 들어도 흥미롭다. 그 일화를 들으면 성철스님의 평소 성품이나 작가의 사진에 대한 신념과 정성이 느껴지곤 한다.

 

책은 양장본으로 깔끔하게 디자인되었다. 튼튼한 양장본에 가독성있게 구성된 편집은 읽기에 좋았다. 그런데 프롤로그나 에필로그에는 보통의 경우처럼 저자나 글을 쓴 이의 이름이 없는 점이 좀 의아했다. 저자라면 저자 서문에 반드시 자기 이름을 서명처럼 남기게 마련이고, 추천사건 에필로그라도 글쓴이의 이름을 쓰게 마련인데, 이 책에는 성명은 없이 그저 스타북스 발행인이라고만 되어 있을 뿐이다. 편집상의 실수인지 원래 그렇게 쓴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처음 보는 경우라 조금 생소했다.

 

성철스님과 법정스님 두 분이 남기신 삶의 자취는 여전히 향기롭다. 크고 높은 산이 늘 넉넉한 품으로 수많은 사람을 품어주듯이 두 분의 말씀은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어준다. 두 분의 흔적을 그리며 오랜만에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다시 꺼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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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된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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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맛있는 커피집
다카하시 아쓰시 지음, 윤선해 옮김 / 황소자리(Taurus)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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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마시는 시간은 여유를 마시는 시간이다. 업무 중에 잠시 짬을 내어 마시는 커피는 바쁜 일과에 잠시 쉬어갈 틈을 주고, 한 템포 여유를 갖게 해준다. 그래도 역시 커피는 한가롭게 마실 때가 제일 좋다. 주말 오후, 느긋하게 식사를 마치고 마시는 커피 한 잔은 그 어느 때보다도 넉넉하고 여유롭다. 커피는 그 자체의 맛과 향을 즐기기도 하지만,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누리는 잠깐의 시간이야말로 일상의 여유로움 그 자체다.

 

살고 있는 도시의 일상에서도 그렇지만, 여행 중에 낯선 카페에 들러 마시는 커피는 또 다른 행복이다. 여행이 주는 특유의 설렘과 소박하고 예쁜 카페의 분위기가 합해져 여행의 즐거움을 한껏 배가시켜준다. 그래서일까. 낯선 도시를 여행하게 되면 카페 한두 곳은 꼭 들러 현지의 커피맛과 여행지의 여유로움을 즐기는 게 하나의 여행 습관처럼 되었다.

 


도쿄는 여행으로 몇 번 다녀왔지만, 카페를 중점으로 다녀보지는 못했다. 도쿄 시내 곳곳을 다니다가 눈에 띄는 카페 몇 곳을 가보기는 했지만, 처음부터 어느 카페를 점찍어놓고 가보지는 않았다. 커피와 카페를 좋아하는 1인이기는 하지만, 대개 여행이나 업무 일정이 우선하다 보니 아무래도 카페는 부수적인 코스였을 뿐, 주요 목적지가 아니어서 그랬을 것이다.

 

<도쿄의 맛있는 커피집>2011년 봄부터 2022년까지 11년간 간행된 계간지 <커피 시간>(다이세이샤)에 소개되었던 도쿄와 근교 유명 커피집을 엄선해서 한 권으로 엮은 책이다. 편집자인 다카하시 아쓰시는 8년간 이 잡지의 편집장을 맡았고, 여러 잡지 스태프의 조력에 힘입어 이 책을 엮어냈다. 역자인 윤선해는 15년간 도쿄에 살고, 15년간 일본을 오간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번역하였다. 그렇게 펴낸 이 책에는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커피집들로 가득하다.

 


책에는 일본 특유의 커피 문화인 킷사텐부터 수십년을 연구해 온 스승들의 커피집과 카페라테 명소, ‘얼죽아들을 위한 아이스 커피 맛집까지 다양하게 소개되어 있다. 각 항목은 카페 분위기를 짐작케하는 사진들과 카페 이야기, 주요 메뉴 소개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말미에는 카페 위치와 영업시간 등을 알 수 있는 ‘shop info’를 첨부하였다.

 

책의 외형은 비교적 작고 아담하지만, 내용은 여러 해 동안 연재된 커피 전문 계간지에서 추려낸 만큼 풍성하고 다양하다. 아마 식도락이나 개인 여행을 위주로 다시 도쿄에 가게 된다면 이번에는 좀 더 내 개인 취향에 맞춰 음식점과 카페를 찾아가지 않을까. 그때에는 아마도, 도쿄의 맛있는 커피집을 소개해주는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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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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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철학이 필요한 시간 - 삶에 대해 미치도록 성찰했던 철학자 47인과의 대화
위저쥔 지음, 박주은 옮김, 안광복 감수 / 알레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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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에는 역시 때가 있는 모양이다. 흔히들 그렇겠지만 나 역시 철학이라고 하면 어렵기만 하고, 나와는 그다지 상관없는 분야로 여겼더랬다. 철학자들의 이름은 그럭저럭 들어봤어도, 막상 철학책을 읽어보려 하면 괜히 어렵고 난해하게 여겨져 선뜻 손에 잡기가 쉽지 않았다. 궁금증은 있었지만, 너무도 큰 철학의 강 앞에서 어디부터 발을 담가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갈수록 이제 조금씩 발을 담그게 되고, 철학책도 찾아서 읽게 된다. 아마도 삶의 시간과 경험이 내 안에 차곡차곡 쌓인 덕분에 철학에 대한 이해와 관심도 예전보다 높아진 때문인가 보다. 학창시절에는 그저 상식선에서 대략적으로 읽고 넘어갔던 철학책들도 천천히 곱씹어가며 읽게 되고, 이제는 경험과 지식의 폭에 맞춰 철학을 이해하는 재미가 점점 느껴가는 듯하다.



<하루 10, 철학이 필요한 시간>도 그런 관심에서 읽게 되었다. 이 책은 푸단대 철학과 부교수인 저자 위저진이 대학에서의 강의 경험을 바탕으로 철학사상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 해설한 책이다. 그는 철학 고전의 원문을 우리 생활속의 상황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친근하게 설명하고 있다.


5장으로 구성된 책은 각 항마다 한 명의 철학자와 그의 대표 사상을 다룬다. 각 항은 지루하지 않게 적당한 분량으로 짧게 구성되어 있고, 철학사 순이 아니라 주제별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꼭 앞에서부터 읽지 않아도, 관심 주제와 각자의 궁금증에 따라 해당 철학자와 사상을 먼저 찾아서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철학은 결국 를 알아가는 학문이다. ‘라는 존재에 대해, 또 나와 마주하며 살고 있는 라는 또다른 존재에 대해, 그리고 그런 각각의 라는 존재가 모여 구성된 사회에 대해, 궁금해하고 탐구하고 이해해가는 과정이 철학이지 싶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도 필요하고, 나와 나를 둘러싼 세상에 대한 이해도 필요한 것 같다. 처음부터 철학의 거대한 강에 발을 담그기가 어렵다면, 항목별로 간단하게 요약하여 해설해주는 이 책이 나름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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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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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글쓰기 - 모든 장르에 통하는 강력한 글쓰기 전략
박종인 지음 / 와이즈맵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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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시원하다. 글쓰기에 관한 책을 종종 읽는 편인데 이번 책은 그 어느 때보다 명쾌하고, 단호하고, 시원했다. 저자는 어려운 말을 쓰지도 않고, 두루뭉술 돌려서 말하지도 않으며, 직설적이고 노골적으로 글쓰기에 대해 말한다. 자신과 확신에 찬 그의 말은, 저자의 표현을 빌자면 소위 기자질하는 동안 얻은그 자신의 글쓰기 원칙이자 노하우다. 저자는 우리나라 대표 신문사의 선임기자다. 그는 31년 동안의 기자 경험으로 체화된 글쓰기 원칙을 이 한 권의 책에 오롯이 담았다.

 


저자의 필력은 <땅의 역사>, <매국노 고종> 등 앞선 그의 저작을 통해 익히 알려져 있다. 그 중 <기자의 글쓰기>2016년 초판 출간 이후 7년 만에 새로 펴낸 책이다. 저자는 글이라는 상품을 제작하는 과정이 글짓기라고 말한다. ‘(독자라는 소비자에게)팔리지 않는 글은 상품이 아니다. 상품이 아닌 글은 글이 아니다라고까지 할 정도로 저자의 생각은 단호하다.

 

두 편의 서문과 책의 초반부를 읽어보면 저자는 거의 (속된 표현으로 하자면) ‘독자의 멱살을 잡고끌고 들어가는 느낌이다. 그만큼 그의 글은 흡인력이 있다.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독자들에게 저자는 글은 쉬워야 하고, 문장은 짧아야 하며, 글은 팩트(Fact)’라고 그야말로 팩폭을 날린다. 연금술사 들뢰르와 여전사 미셀린느에 대한 글로 독자의 호기심을 잔뜩 끌어올렸다가 앞의 글은 몽땅 거짓말이다라고 허를 찌르기도 한다. 그러면서 이 책을 읽는 방법에 대해 읽고, 체화하고, 팽개쳐라라고 당당히 말한다.



10장으로 구성된 책은 글쓰기의 기본 노하우에서부터 너라면 읽겠냐?’하며 퇴고의 기술까지 속시원하게 알려준다. 저자가 조선일보 저널리즘 아카데미 강좌를 통해 글쓰기 수강생들에게 문장 첨삭을 해주었던 내용을 수록하여 실제로 글이 다듬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점도 좋다.

 

이 책의 부제는 모든 장르에 통하는 강력한 글쓰기 전략이다. 글쓰기의 근본적인 원칙과 전략만 잘 이해한다면 그 원리를 다양한 장르의 글쓰기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글을 잘 쓰고 싶고, 속시원한 해결책이 궁금한 독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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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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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전 시집 : 건축무한육면각체 - 윤동주가 사랑하고 존경한 시인 전 시집
이상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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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지 벌써 오래지만, 예전에 대학로에 가면 오감도라는 레스토랑(?)이 있었다. 학생 때라 비싸 보이는 그곳을 들어가 본 적은 없지만, 그 앞을 지나며 오감도라는 세 글자를 볼 때마다 이상의 이름이 항상 동시에 떠오르곤 했다.

 


오감도 이전에 이상을 작품으로 처음 만난 것은 <날개>를 통해서였다. 유곽의 매춘부로 일하는 아내와 그녀의 기둥서방 노릇을 하며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는 주인공의 일과를 그려낸 <날개>. 소설은 우울하고 암울한 상황을 그려내면서도 어딘가 애틋하기도 하고, 묘한 긴장감과 페이소스를 주고 있었다

특히나 날개야 돋아라.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하며 독백처럼 끝나는 결말은 소설의 내용만큼이나 기억 속에 오래도록 각인된 구절로 남았다. 그렇게 만난 이상은 이후에 ‘13인의 아해도 무섭다고 그리오하는 오감도를 통해 또 한 번 각인되었다.



지금 읽어도 독특하고 난해한 이상의 시인데 하물며 그가 활동한 1920~30년대에는 그의 작품이 얼마나 생경하고 낯설었을까! 그렇게 독특하고 낯선 이상(李箱) 혹은 김해경(金海卿)인 작가의 작품은 현대에 이르러서도 금홍아 금홍아’,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처럼 영화나 드라마로 자주 각색되기도 했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우리가 종종 접한 이상의 작품은 대개 그런 정도 같다.

 


그래서 이번에는 이상의 작품을 좀 더 읽어보고 싶어졌다. 이번 책 <이상 전 시집 건축무한육면각체>은 그렇게 선택하게 된 책이다. 이 책은 이상의 그 유명한 날개오감도뿐 아니라, 그의 대표 수필과 미발표 유고까지 함께 수록한 책이다. ‘거울이나 권태같은 작품은 그래도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나머지 작품들은 아마도 처음 접하는 듯 낯설고 새롭게 느껴진다.

 

건축학을 전공하고, 건축 기사로 일하면서도 건축 뿐 아니라 시와 문학, 외국어와 그림에도 능했던 천재 예술가 이상! 그의 대표작들뿐만 아니라 수필, 미발표 유고, 습작 노트 등을 아우른 이번 책을 통해 이상과 그의 작품 세계에 조금 더 가까워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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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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