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향해 걷는 열 걸음 - 단 하나의 나로 살게 하는 인생의 문장들
최진석 지음 / 열림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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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에 대한 책은 늘 호기심을 자극한다. 내가 읽은 책이면 그 책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읽으며 공감하거나 또 다른 시각을 얻게 되고, 그렇지 않으면 책 읽기 책을 통해 새로운 책을 알게 되는 재미가 있다. 책 읽기 책을 통해 다른 이의 생각과 다른 책으로 건너가는 재미! 그것이 책 읽기 책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나를 향해 걷는 열 걸음>은 서강대 철학과 교수와 건명원 초대 원장을 지낸 최진석 교수가 쓴 책 읽기 책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책 읽기를 건너가는 일에 비유한다. ‘책 읽기란 마법의 양탄자를 타고 다음을 향해 가는 일이라고 하며, 다음 단계로 건너가는 그 힘이 창의력이라고 강조한다.

책을 읽는 것은 단지 읽는 행위 자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와 세상을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건너가기이다. 평소의 이런 생각 때문인지 책 읽기란 건너가는 일이라는 저자의 말이 무척 공감되었다.

 

책은 열 권의 고전을 다루고 있다. 한 권의 책마다 문답식 대화가 먼저 시작되고, 연이어 최진석의 독후감이 이어진다. 책에 대한 질문과 대답은 최진석 교수가 개그맨 출신 사업가 고명환 대표와 나눈 대화로, <주간동아>기승전 책을 읽자라는 제목으로 실렸던 것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열 권의 책은 <돈키호테>, <어린 왕자>, <데미안>, <걸리버 여행기>, <징비록> 등 손에 꼽히는 고전들이다. 또한, 주인공과 등장인물들을 통해 와 세상을 알아가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어릴 적 동화나 우화로 읽은 이야기라도 어른이 되어 읽는 고전은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깨달음을 주기도 한다. 그것은 책의 내용이 바뀌어서가 아니라, 자라나는 동안 세상을 경험하고 그 경험을 토대로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시각과 경험이 그만큼 달라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저자는 책의 첫머리에 중요한 것은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사는 것, 그것뿐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는 열 권의 고전을 통해 를 향한 발걸음, 진짜 를 찾아가는 한 걸음을 이야기한다. 자신이 원하는 삶은 를 제대로 아는 것에서 시작된다. 우리가 책을 읽는 것은 결국 나를 만들어가는 길인 동시에 진정한 를 향하는 한 걸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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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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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네카의 말 - 주체적이고 행복한 삶을 위한 철학 에세이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지음 / 메이트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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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과 달리 예전에는 경구(警句) 혹은 잠언(箴言) 형식의 글을 접할 때가 많았던 것 같다. 문장은 짧고 간결했지만, 그 안에는 삶의 지혜와 진리가 담겨 있었다. 사람들이 경구나 잠언을 읽는 것은 그 짧고 간결한 글귀가 느슨해진 마음을 바로잡아주고, 좀 더 현명한 눈으로 세상을 살아가도록 깨우쳐주기 때문일 것이다.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는 그런 깨우침을 주는 철학자 중 한 명이다.

 

세네카는 후기 스토아학파의 대표적인 철학자이자 로마 제정시대의 정치가다. 그는 로마의 5대 황제였던 네로의 스승이기도 했지만, 폭정과 패륜을 일삼던 제자 네로의 손에 결국 죽임을 당하고 만다. 세네카는 엄격한 금욕주의에 바탕을 두고 내면의 덕을 기르는 것을 강조하였다. 세네카와 스토아학파는 이론에만 머무는 철학이 아니라 일상과 삶 속에서 직접 실천하는 미덕을 강조하였다. 이 책에 실린 세네카의 글에도 그러한 특성은 잘 드러나고 있다.



이 책은 세네카의 글을 편집하여 엮은 책이다. 엮은이는 세네카의 <대화편 (Dialogi)> 12편의 철학 에세이들을 추리고 엮어서 세네카의 인생론’, ‘세네카의 행복론’, ‘세네카의 화 다스리기로 편역하여 한 권으로 묶었다. 3부로 나뉘어진 책은 인생과 나, 미덕과 악덕, 화 다스리기 등에 대한 세네카의 심오하고 명료한 사상을 짧고 간결한 문장으로 전파한다. 세네카의 경구들은 답답한 현실과 알 수 없는 미래 앞에서 혼란과 방황, 우울과 불안의 감정이 다가올 때, ‘현실에 집중하고 충실하도록 일깨워준다.

 

하루가 충실한 사람들은 내일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p.54)

군중과 멀찌감치 떨어져 건강한 삶을 회복하자. (p.119)

가혹한 운명 앞에서도 결코 당황하지 말라. (p.173)

고결한 영혼은 악행에 쉽게 고개 숙이지 않는다. (p.292)

화를 내면서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고 소중하다. (p.356)

 


시대가 바뀌고 세상은 계속 변하지만, 시대 배경과 환경이 바뀔 뿐 사람들은 세상을 계속 살아가게 마련이다. 그렇기에 살아가는 동안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마음의 평안, 화와 용서, 삶과 죽음 등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문제 전반에 대해 우리는 늘 현명한 답을 찾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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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의 흑역사 - 아름다움을 향한 뒤틀린 욕망
앨리슨 매슈스 데이비드 지음, 이상미 옮김 / 탐나는책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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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Midnight in Paris>에는 남자 주인공 이 매일 밤 1920년대로 돌아가 당대의 예술가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장면이 나온다. 길은 1920년대가 바로 황금시대라며 1920년대를 동경하지만, 1920년에 살고 있는 애드리아나는 최고의 황금기는 벨 에포크 시대인 1890년대라며 그녀 역시 자기가 살고 있는 시대보다 앞선 시대를 동경한다.

 

<미드 나잇 인 파리>도 그렇고, <오만과 편견>, <마리 앙투아네트> 등 과거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을 보면 영화 줄거리도 줄거리지만, 당시 입었던 드레스나 장신구 등 아름다운 패션에 자주 시선을 빼앗기곤 한다. 그런 장면들을 볼 때면, 어떤 옷들은 여자라면 한 번쯤 입어보고도 싶은 공주 취향의 감성을 자극하기도 하고, 어떤 옷들은 저렇게까지 불편을 감수하면서 어떻게 살았을까 싶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그렇게 흥미와 시각적 아름다움을 주던 옷들의 이면에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흑역사가 숨어 있었다. 수은, 비소, 납 중독 같은 끔찍한 비밀이 아름답고 화려한 패션으로 포장되어 있었던 셈이다. 화학적 지식, 독극물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당시에는 옷이나 모자를 만드는 과정, 염색하는 과정에서 인체가 얼마나 많은 위험성에 노출되어 있는지 알지 못했던 것이다. 알고서는 절대 다루거나 입지 못했을 무서운 성분들이 패션이라는 미명하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중독과 사망에 이르게 했는지...

 

캐나다의 패션스쿨 교수이자 전문 연구자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화려한 패션에 숨겨진 <패션의 흑역사>를 이야기해준다. 책은 우리가 영화나 명화를 통해 자주 접했던 패션 복식과 함께 그 뒤에 숨겨진 비밀을 다루고 있다. 보통 패션이나 복식사를 다룬 책을 읽을 때 복식의 아름다움, 장신구의 화려함에 주로 눈길이 가던 것과 달리 이 책은 섬뜩하고 끔찍하기까지 한 패션의 비밀에 더 집중하게 된다. 이러한 비밀의 잔혹함은 여성의 발을 작게 하려고 천으로 발을 꽁꽁 묶어 키웠던 중국의 전족(纏足)이나 각종 염증과 통증, 골절 위험 등이 있는 현대의 하이힐 정도에 비할 바가 아니다(사실 하이힐도 고대 역사에서부터 시작된 것이긴 하다).



(오늘날에도 다수의 립스틱에서 검출되곤 한다는) 납 성분이 든 화장품, 세균으로 뒤범벅된 옷, 패혈증 스커트, 수은이 든 모자, 중독성 강한 니트로벤젠이 주성분인 얼룩 제거제와 구두약 등에 대한 이야기는 놀랍기 그지없다. 특히 매혹적이고 생생한 녹색의 드레스와 머리 장식이 움직일 때마다 당사자는 물론 주위 사람들에게까지 비소 가루를 떨어뜨리는 주범이었다든지, 화려하게만 보이는 퍼킨스 퍼플의 보라색이 독성 가득한 아닐린이었다든지, 인화성 섬유와 가연성 재료로 만들어져 화상 사고의 주범으로 자주 등장하곤 했던 발레리나의 튀튀와 크리놀린은 안타까움과 충격의 연속이다.

 

완벽하게 차려입다 : 지옥에서 병원까지’(p.28)라는 표현처럼 패션의 아름다움은 옷 제작, 염색업 등 관련업 종사자들과 그 옷을 입은 향유자들까지 세상 모두를 치명적인 중독과 사망에 이르게 한 주범이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는 약품이나 소재만 조금씩 달라졌을 뿐, 현대를 사는 우리도 자유로울 수만은 없는 게 현실이다.

 

저자는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자료를 가지고 우리가 몰랐던 다양한 패션과 그 패션의 흑역사에 대해 들려준다. 흑역사임에도 책이 무척 재미있게 읽히는 이유다. 차마 믿어지지 않는 사실을 한눈에 이해시켜주는 증거(?) 사진과 관련 자료들이 풍부한 점 또한 좋았다. 기존에 알고 있던 패션 지식과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이 합해져 생각의 폭을 넓히게 된 독서가 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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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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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백합의 도시, 피렌체 여행자를 위한 인문학
김상근 지음, 하인후 옮김, 김도근 사진 / 시공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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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는 많은 도시가 있지만, 그중에서 한 번이라도 다녀왔거나 가볼 계획이 있는 도시라면 한층 더 관심이 가게 마련이다. 더구나 오랜 역사와 문화의 숨결이 살아있는 도시라면 더더욱 그럴 테고. 플로렌스라고도 하는 피렌체는 그런 도시 중 하나다

이탈리아 여행을 하게 되면 로마를 거쳐 베니스나 밀라노 등 이탈리아 북부의 도시로 가기 전에 관문처럼 꼭 거치게 되는 곳, 피렌체. 역사와 문화, 예술을 이야기할 때, 피렌체는 메디치 가문,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마키아벨리 등과 더불어 항상 언급되는 중요한 도시이기도 하다.



<붉은 백합의 도시, 피렌체>는 피렌체 여행에 대한 추억, 다시 가보고 싶은 그리움, 미처 못 보고 온 피렌체의 이모저모에 대한 아쉬움 등으로 선택하게 된 책이다. 이탈리아 여행 중에 다른 도시들도 모두 인상적이었지만, 피렌체는 도시 곳곳에 녹아있는 특유의 분위기 때문이었을까. 뭔가 모르게 더 편안하고 고풍스러웠으며, 도시 곳곳에서 문화와 예술의 향기가 은연중에 느껴지곤 했다. 피렌체 일정을 이틀밖에 잡지 않은 것이 어찌나 안타깝던지. 그래서인지 피렌체는 다시 한번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도시 중 하나다.

 

이 책은 여행자를 위한 인문학이라는 부제가 붙어있지만, 여행자보다는 인문학 쪽의 무게가 훨씬 더 묵직하다. 저자는 EBS 세계테마기행, JTBC 차이나는 클라스 등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신학을 전공한 교수이기도 하다. 저자는 서문에서 피렌체 이야기와 함께 하인후 번역가와의 만남에 대해 이야기고 하고 있다. 말하자면 이 책은 피렌체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저자와 마키아벨리의 <피렌체사> 번역을 한 하인후 번역가의 콜라보인 셈이다.

 


책은 피렌체의 주요 장소를 중심으로 1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한편으로는 평민의 시대(1216~1434)’메디치 가문의 시대(1434~1525)’로 크게 나뉘어 있다. 그런 시간과 장소의 조합 속에 마키아벨리, 단테, 메디치 가문, 조반니, 미켈란젤로, 조르조 바사리,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 우리가 역사와 문화, 예술을 통해 아는 인물들이 다수 등장한다.

 

이 책은 그저 여행 안내서나 단순히 여행 정보를 제공하는 책이 아니다. 피렌체를 중심으로 한 이탈리아의 역사와 문화, 예술을 다루는 인문여행서이며, 마키아벨리의 피렌체사를 비교적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놓은 책이다. 피렌체를 깊이있게 알고 싶은 독자라면 진득하니 읽어보기에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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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말의 탄생 - 서양 문화로 읽는 매혹적인 꽃 이야기 일인칭 5
샐리 쿨타드 지음, 박민정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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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도 사람들이 꽃말에 크게 관심을 갖지 않지만, 예전에는 잡지 등을 보다 보면 한쪽 귀퉁이에 꽃말 코너 같은 것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초등학교 때, 매월 받아보던 걸스카우트 잡지에는 한두 페이지에 걸쳐 꽃말과 꽃에 관한 스토리가 실려 있었다. 잡지에 어떤 것들이 실렸는지 다른 내용은 다 잊어버렸는데 꽃말 코너는 여전히 기억이 난다. 나중에 그 코너가 사라졌을 때는 내심 얼마나 서운했던지....

 

그 코너가 재미있었던 것은 장미=사랑, 카네이션=감사하는 식의 단순한 꽃말 나열이 아니라 꽃말과 함께 그 꽃말을 갖게 된 스토리가 있어서였다. 그때는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읽었는데, 지나놓고 보니 꽃말 이야기가 결국은 그리스 로마 신화와 연결되어 있거나 역사나 문학적 상징에 관한 이야기였다. 예를 들면, 나르시스와 수선화, 해바라기와 아폴론 혹은 모란과 설총의 화왕계 등등.

 


<꽃말의 탄생>은 그래서 무척 반가워하며 읽은 책이다. 오랜만에 보는 꽃말 책이기도 했고, 그새 많이 잊어버린 꽃말들에 대해 궁금하기도 했다. 채색화로 아기자기하게 그려진 그림도 함께 있어 보기에도 좋았다. 책은 흔히 보는 수선화, 팬지, 민들레, 장미, 연꽃부터 헬레보어 Hellebore, 에키네시아 Echinacea, 보리지 Borage처럼 처음 들어보는 꽃들까지 50여 종의 꽃들을 다루고 있다.

 

책은 의외로 꽃과 꽃말을 명확하게 제시하여 보여주지는 않는다. 꽃을 소개하는 서두에 수선화=자기애하는 식으로 꽃말을 보여줬으면 그 꽃의 꽃말이 무엇인지 금방 알았을 텐데 책은 꽃말 자체에 대해서는 본문 사이사이에 숨겨두었다. <꽃말의 탄생>이라는 제목처럼 책은 꽃말 자체보다는 꽃말에 얽힌 배경이나 스토리나 혹은 문학작품에 쓰인 예 등을 보여주는데 집중한다.



구성이 세심하지는 않아서 조금 아쉬운 부분들도 있다. ‘행운을 빌어주는 꽃들(p.134)’에는 대표적으로 클로버, 은방울꽃, , 헤더, 튤립이 소개되어 있는데, 바로 이어지는 본문에는 헤더부터 나오는 등 순서가 뒤죽박죽이다. ‘회복을 기원하는 꽃들(p.240)’에는 캐모마일, 라벤더, 서양톱풀, 에키네시아, 레이디스 맨틀이 소개되어 있지만, 그 뒤에는 백합과 재스민 두 가지만 실려 있고 끝이다. 에키네시아는 엉뚱하게 앞부분의 사랑을 고백하는 꽃들에 해당되는 p.92에 실려 있다.

 

꽃은 자연이 만들었지만, 꽃말은 인간과 인간의 문화가 만들어 낸 상징이다. 그래서 꽃말에는 신화와 역사, 문학과 문화의 상징 등이 곳곳에 녹아들어 있다. 신화나 문학 속 꽃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한 독자들이라면 재미있게 읽힐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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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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