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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우리의 가장 빛나는 순간 - 사진가 안웅철의 시선
안웅철 지음 / 파람북 / 2020년 11월
평점 :
누구나 각자의 느낌대로 바라보는 시선이 있고, 생각하는 감성이 있으며, 담고 싶은 순간이 있다. 자기 안의 감성과 시선을 누군가는 음악으로 풀어내고, 누군가는 그림이나 사진으로 표현하고, 또 누군가는 글로 끄집어내기도 한다. 표현 수단만 다를 뿐, 마음이 움직인 순간을 포착해서 다른 사람이 공감할 수 있게 밖으로 표현해내는 점은 예술의 공통된 특성이다.

이런저런 일로 바쁘다 보면 보고 싶은 전시회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북촌에서 열렸던 안웅철 작가의 개인전 <가花만사성>도 그중 하나였는데, 그때의 사진들을 포함해 책으로 나왔다고 해서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지금이 우리의 가장 빛나는 순간>은 사진작가인 안웅철 작가가 여행하며 만난 장면들을 모아놓은 사진에세이다.
책에는 여행과 사람, 도시와 자연, 꽃과 동물, 음악과 영화가 사진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다. 그는 뉴욕, 페루, 홍콩, 아이슬란드 등 세계의 도시를 여행하며 만난 풍경과 그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 제목에서처럼 작가가 만난 ‘가장 빛나는 순간’은 그의 렌즈에 포착되었고, 그 사진들은 전시회로, 음악 앨범 자켓으로 대중들과 만나왔다.

24개의 컬럼처럼 쓰인 글은 ‘도시와 여행’ / ‘그, 그녀 그리고 나’ / ‘다시 보기’ /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에서’ 등 네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도시와 여행’에서는 여러 도시에서의 사진과 촬영 당시의 이야기 등을 들려주는데, 글을 통해 도시마다 다른 각각의 느낌이 전해져서 좋았다. 두 번째 파트는 안웅철 작가가 촬영한 음악가, 예술가 등 유명인의 사진과 관련 에피소드 등이 실려 있다. 후반부에서는 다양한 사진과 함께 사진 작업에 대한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작가는 이 책을 ‘사진을 빌미삼아 떠난 여행, 스치듯 깊은 인연으로 만난 사람들, 귀 기울여 들었던 음악, 인상 깊게 봤던 영화에 대한 내 이야기이자 나의 전시 목록’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의 소개처럼 책은 사진 전시회를 보며, 그 사진을 찍을 때의 에피소드를 작가에게서 듣는 듯한 느낌이다.
오래도록 여행길이 막힌 지금. 여행에 대한 그리움은 계속 커져만 가는데 예전처럼 자유롭게 오가는 여행이 언제쯤 가능해질지 너무도 막연하다. 작가의 말처럼 ‘해가 바뀌면 먼 곳으로 촬영 여행을 떠날 계획’을 세우고 싶지만, 말 그대로 세상 사정이 허락해주려는지...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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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