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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인생 - 평범한 삶이 아주 특별한 삶으로 바뀌는 7가지 이야기
구본형 지음 / 휴머니스트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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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소명과 숨겨진 재능을 깨닫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서는 항상 준비된 자세로 그것들을 찾아 헤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꿈에서도 갈망하면 어느 순간 축복처럼 소명이 자신을 찾아 올 것이다. 마치 저자에게 ‘변화 전문가’란 비전이 찾아오자 이를 소명으로 받아들이고 변화라는 주제에 일구월심 열정을 쏟자 재미도 따라온 사례처럼. 소명을 발견한 인생의 변곡점에서 도약하기 위해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얼까? 지금껏 밥을 쫓아 사노라고 존재가 울어왔다. 하나 이제는 소명을 찾았으니 존재를 따라 살아야 한다. 근데 문제는 존재를 따르자니 밥이 안되어 불안한 것이다. 이 불안을 잠재우고 소명을 따라 존재의 길로 가기 위해서는 참다운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여기서 참다운 용기란 것은 소명을 쫓은 무조건적인 결단이 아니라 스스로를 믿을 수 있는 징표로 고독한 10년의 자기수련의 길을 말하고 있다. 저자는 적어도 일만 시간을 자기 소명의 일에 투입할 것을 요구한다. 이는 하루 3시간 정도 10년을 하루도 빠짐없이 해야만 하는 분량인데 무림의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수련과정이란다. 아무리 ‘언젠가 번개에 불을 켤 사람은 오랫동안 구름으로 살아야 한다’고 하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일을 매일같이 10년, 이 철저한 고독을 일개 범인이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 저자의 답을 들어보자. “처음에는 강제된 훈련이었으나 점점 육화되어 기예가 되고, 깊어질수록 스스로 즐거움이 된다. 재능과 잘 일치된 훈련은 다른 것으로는 충족될 수 없는 몰입과 황홀함을 동반하게 되어 있다. 매일 하는 습관은 고통이 아니라 일상이다.” 자기수련이 일상의 몰입으로 승화될 때 비로소 창조성, 자연스러움과 간결함 같은 독창적인 작품에 필수불가결한 가치들이 자리매김하게 된다. 무림의 고수가 되는 비결로 저자가 강조한 매일 실천의 중요성을 여기 옮겨보자. “실천은 곧 시간이 누적적으로 쌓인 것이다. 나는 매일 새벽에 일어나 글을 쓴다. 나처럼 평범한 사람이 매년 한 권 책을 내는 비결은 여기에 있다. 매일이 모여 일년 만에 책 한 권이 되며, 매년이 모여 인생이 되어 나는 수십 권의 책을 쓴 작가가 되어 있을 것이다. 하루의 경영에 실패하면 화가가 그리다 만 그림처럼 꿈은 초라해진다. 한 줄기 무상의 바람이 불고 이내 꿈은 추억이 된다. 꿈은 흔적만 남아 미련이 되고 몸은 하루의 밥벌이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 우리는 불행하다.” ‘자, 이제 홀로서기에 성공했으니 너는 무슨 일로 네 삶이 의미 있음을 증명할 것이냐?’ 깊어진 인생의 마지막 관문에서 저자가 던진 화두다. 이에 대해 저자가 제시한 나눔의 마음에 대한 한 대목을 들어보자. “나누기 위해 꼭 부자가 되어야 할 이유는 없다. 돈이 있으면 돈을 나누고, 재능이 있으면 재능을 나누고, 따뜻한 마음이 있으면 그 마음을 나누면 된다. 절망한 사람에게 희망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아픈 이들에게 관심과 시간을 나누어 줄 수 있다면 이미 나눔에 나선 것이다. 진정한 영향력은 줄 수 있는 힘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마지막 화두에 대한 답으로 재능을 기부하고 사람을 얻은 저자가 마침내 자신이 고유한 이야기를 가진 빛나는 행성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대목이 마음을 울린다. ‘들이 파고 버무려서 지금 내 마음을 흔들고 있는 최고의 관심사에 대하여 감동 있는 책을 써라.’ 이 책이 내게 주는 메시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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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밥바라기별
황석영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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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밥바라기별

 
석영 작가의 사춘기부터 21살까지 청춘의 방황을 그렸는데 누구보다도 심한 홍역을 치룬 작가 자신의 이야기가 나 자신의 이야기 마냥 가슴을 울린다. ! 그래, 그 시절 나도 그랬었지.. 공감하기도 하고 이건 일탈이 좀 심하지 않나! 평범한 청소년기를 보낸 자에겐 소설이니까 가능한 이야기지 하는 부분도 있다. 어쨌든 퇴근 기차에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이따금 읽다가 멈추곤 차창 밖의 스치는 풍경을 응시하며 연상의 나래를 펴 곤하며 스스로 즐거워했다.

작가는 글 쓰는 재주와 차치하고라도 청소년기에 평범한 사람은 엄두도 못 낼 다양한 인생경험을 스스로 선택하여 행한다. 당시는 길을 찾기 위한 방황이었는지 모르지만 그것이 소설에 현실감과 생동감을 불어넣어 살아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

내 생애 전부만큼 나는 사랑하지 못하였네

철이 들기도 전부터 너무 남에게 휘둘리고 자랐으니 제 눈으로 보는 기술을 습득하려고..

우리는 어째서 경치 좋은 호숫가나 모래사장이 근사한 해수욕장에 가면 아무생각도 안 나고, 지저분하고 시끌벅적한 부둣가나 뱃사람들의 선술집에 가야  정서가 발동되는지..

나는 나중에 베트남에 가서 산과 바다의 아름다운 경치가 얼마나 밋밋하고 의미가 없는지 알게 되었다. 어디에서나 기억은 거기 있는 사람과 함께 남는다.

인호나 나처럼 온몸을 던지는 일은 곁에서 지켜보기에는 신나는 모험이었지만 그들 자신은 끝내는 신중한 충고를 하며 한걸음 비켜섰다.

이를테면 연애와 결혼, 성공과 실패, 출세와 낙오, 사랑과 야망 따위의 전형들이 결국은 한강을 둘러싼 자본주의 근대화 사회의 풍속도를 그려내고 있음을..

그 길은 내가 어릴 적부터 어렴풋하게, 이건 빌딩가의 대로처럼 너무도 뻔하고 획일적이라고 느껴왔던 삶으로 가게 될 확실한 도정이었다. 그러나 벗어났을 때의 공포는 당시에는 견디기 힘들었다.

막걸리 사발이 몇 잔씩 돌아간 뒤에야 이야기가 활발해졌고 술집 안은 눈발을 머리에 얹고 들어선 젊은이들로 가득 찼다.

잉크병 얼어드는 이러한 밤에
어쩌자고 잠을 깨어
그리운 곳 차마 그리운 곳
눈이 오는가 북쪽엔
함박눈 쏟아져내리는가

언제나 충족되지 않는 미열의 나날. 나는 그녀가 해를 떠오르게 하는 사람이 있었으면 하던 말들을 그제서야 실감했지

밤에 어둠이 짙어지면 방 안에 남포등을 켜놓고..

마당이나 별채로 이동하는 낭하에서 부딪치면 밤새 함께 자고 일어났는데도 마주 웃으며 인사한다. 안녕. 어디 가요? 저 뒤 뜰에요. 내가 그리운 것은 이런 애틋함이다.

대단한 건 아니구 그저 이렇게 사는 걸 한번 바꿔보려고 해. 말하자면 기러기라든가 산토끼라든가 다 스스로 알아서 살잖아.

그에게 산다는 게 두렵거나 고생스러운 것도 아니고 저 하늘에 날아가는 멧새처럼 자유롭다. 이른 봄에는 바닷가 간척공사장을 찾아가 일하다가, 오월에 보리가 팰 무렵이면 시골마을로 들어가 보리 베기를 도우며 밥 얻어먹고, 여름이면 해수욕장이나 산간에 들어가 일자리를 찾고, 늦여름부터 동해안에 가서 어선을 탄다. 오징어떼를 따라 남하하다 다시 농촌으로 들어가 가을추수를 거든다. 황금들판에서 들밥에 막걸리 마시고 논두렁에 누워 곤한 낮잠 한숨 때리면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단다. 그리고 겨울에는 다시 도시로 돌아온다. 쪽방을 한 칸 얻고 드럼통과 손수레 세내어 군고구마 장수로 나선다.

살아 있음이란, 그 자체로 생생한 기쁨이다. 대위는 늘 말했다.
사람은누구든지 오늘을 사는 거야.

뭘 하러 흐리멍텅하게 살겄냐? 죽지 못해 일하고 입에 간신히 풀칠이나 하며 살 바엔, 고생두 신나게 해야 사는 보람이 있잖어.

어부들은 양은그릇에 찰찰 넘치게 소주를 부어 단숨에 마시곤 했다. 나는 겁이 나서 반그릇쯤 채워서 마셨는데 처음에는 술이 확 올랐다가 작업하면서 대번에 깨버렸고 혼몸에 활기가 돌았다.

대위와 뱃전에 나란히 서서 파랑새담배 한 대씩 물고 멀리 가물거리던 항구의 불빛을 바라보던 때, 나는 내 힘으로 살고 있다는 실감 때문에 담배연기를 길고 거세게 내뿜곤 했다.

소주 두 병을 박스에서 뽑아다 아직도 꿈틀대는 오징어 한 마리를 식칼로 쑹덩쑹덩 서너 토막으로 큼직하게 썰어서는 쟁반 위에 던져놓았다. 우리는 병째로 들고 꿀꺽이며 소주를 넘기고 오징어를 초장에 찍어 우물우물 씹었다. 그제서야 일 끝난 뒤의 나른한 피로가 기분좋게 어깨와 장딴지로 퍼져갔다. 목마르고 굶주린 자의 식사처럼 맛있고 매순간이 소중한 그런 삶은 어디에 있는가.

땅거미 질 무렵의 아름다운 고즈넉함을 더욱 연장하고파.. 섬뜸, 달여울 다락골

나느 이제 스무살이 넘어서야 책을 벗어나 고되게 일하는 삶의 활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것은 도회지로부터 멀리 떨어진 벽지에서 우리네 산하의 아름다움과 함께 자신을 다시 발견해 가는 과정이었다. 나는 불과 몇 달 동안에 수많은 낯선 사람들을 내 가슴 깊숙이 끌어안았다.

헤어지며 다음을 약속해도 다시 만났을 때는 각자가 이미 그때의 자기가 아니다. 이제 출발하고 작별하는 자는 누구나 지금까지 왔던 길과는 다른 길로 갈 것이다.

변변한 일자리는 다 끝났다. 독립된 성인이 되는 길은 한정 없이 늘어나버렸다. 젊음이란 불확실성의 안개에 둘러싸여 있는 존재이고 선택에 따라서는 무한한 자유와 엄청난 억압에 짓눌려 있다. 성인이 되는 길은 독립운동처럼 험난하고 외롭다. 대부분 그 무렵의 연애는 첫사랑이라고 불리면서 애처롭게 좌절하게 되어 있다.

너희들 하고 싶은 대로 하라. 하고픈 일을 신나게 해내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태어난 이유이기도 하다.

저녁 무렵 해가 지자마자 서쪽하늘에 초승달과 더불어 나타나던 정다운 나의 별, 개밥바라기별(새벽에 뜨면 샛별). 땅거미 질 무렵은 세상이 가장 적막하고 고즈넉해지는 순간이다.

젊음의 특성은 외면과 풍속은 변했지만, 내면의 본질은 지금도 별로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나는 개밥바라기별의 이미지가 독자의 가슴 속에 물기 어린 채로 달려 있게 되기를 바란다.”

읽으면서 밑줄 친 부분을 적어놓고 보니 이 소설은 청소년이 태어난 이유를 찾아가는 방황의 여정을 아프게 펼쳐 놓았다. 사람살이의 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우선 자신이 두려워하는 것에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는 것, 또한 우선 가기 편한 길이 아니라 자신의 생명을 온전히 불태울 수 있는 자신만의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러기나 산토끼 조차도 다 스스로 알아서 자연스럽게 산다. 그런데 하물며 인간이 그리 살지 못하겠는가? “살아 있음이란, 그 자체로 생생한 기쁨이다. 사람은… 누구든지 오늘을 사는 거야.” 지금 이순간 살아있음을 실감하며 사는 것이 삶의 목적이라고 대위의 입을 통하여 작가는 말하고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인생을 그렇게 살아 갈 수 있을까? 답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자신이 유일한 존재인 만큼 자신에게 맞는 삶의 방식도 제각각 일 터이다.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든 살아있음을 뼈저리게 느끼며 사는 삶이 좋은 삶임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청춘이여 그 길을 찾아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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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
다닐 알렉산드로비치 그라닌 지음, 이상원.조금선 옮김 / 황소자리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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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사랑하는 자는 그의 삶을, 인생을 사랑하는 자이다.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세히 기록하여 분석한 시간통계법에 따라 무려 56년간을 초지일관 살아온 류비셰프는 자신이 인생을 사랑한다는 것을 이로써 증명했다.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을까? 주어진 생명의 시간동안 가능성의 끝까지 활화산같이 태우며 멋있게 살 수는 없을까? 그렇게 살려면 신이 자신을 이땅에 보낸 목적을 알고 그 목적에 맞게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사용해야한다.

그러나 말이 쉽지 그렇게 살기는 참으로 어렵다. 그런데 시간통계법이라는 도구를 사용하여 자기 인생의 가능성을 완전연소 시킨 류비셰프라는 인물이 있어 한줄기 희망의 빛을 비춰준다. 그는 누구보다도 더 많이 읽고 쓰고 더 잘 이해하고 더 깊이 생각했으며 영화와 음악, 수영과 산책, 자연을 즐기며 건강하게 장수했으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수많은 저작물을 이땅에 남겼다. 이만하면 행복한 삶 아닌가.

이러한 그의 인생이 시간통계법이라는 지극히 단순한 시간기록의 습관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그의 기록이 증거로 남아 있으니 이는 결코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다. 그렇다면 밑져야 본전, 한번 그를 따라 한번 해 봄직한 일이 아닌가. 자녀에게도 이 시간통계법을 가르쳐 행하게 하는 일이 중요할 것이다.

자신의 삶이 시간으로 이루어져 있으니 시간을 기록하고 분석함으로써 자신이 무슨 일에 많은 시간을 쓰고 있는지 알게되고 그 시간을 가치있는 일에 많이 배당하고 자신의 능력을 앎으로써 적절한 계획을 세우고 평가도 가능할 것이다. 이렇게 하여 보다 나은 인생을 만들어 간다는 것이다.

자! 그러면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젠 실천만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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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 일상에서 발견하는 창의력의 8가지 원천
조던 아얀 지음, 박종안 옮김 / 21세기북스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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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만 다섯 살 난 아들이 하나 있다. 그는 하고픈 이야기를 곧 잘 그림으로 그려내는데 처음에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아도 설명을 듣고 나면 “아하!” 소리가 절로 나온다. 그래서 나도 한번 시도해 보았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그것이 그렇게 어려울 수가 없었다. 물론 말이나 글로는 수월하게 나타낼 수 있지만 그림의 영역으로 넘어가면 내게는 어려운 창조적인 예술의 경지가 되는 것인가? 하여튼 어린아이 들이 어른보다 더 창조적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호기심, 개방성, 위험감수, 에너지 등이 창조성의 씨앗들인데 가만이 보면 모두 어린이의 특질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창조적이 되려면 그림일기라도 쓰면서 어린이의 천진난만한 사고를 닮아 가야 할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어른들이 잃었던 창의성을 되찾고 고도의 창조적인 삶을 누리기 위해서 크게 여덟 가지 장(場) 을 제시하고 있다. 즉 사람, 환경, 여행, 놀이와 유머, 독서, 예술, 직관이나 심상 따위의 제6감, 생각의 도구 등을 통해서 우리의 창의성을 고취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여덟 가지 장(場) 생활전반이 창조의 장이 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창조적으로 사는 길이 아닐까?

창의성을 불러오는데 있어 다른 사람과의 연결이 영감과 피드백을 얻고 훈련을 받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라는 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리고 사고와 에너지가 흐를 장소로서의 환경적 요소로 가령, 미풍에 흔들리는 잎새들의 다양한 빛깔, 숲을 스치는 바람소리, 낙엽 타는 내음, 그루터기 나무의자의 감촉 등 오감으로 느끼는 신선한 주변의 분위기, 혹은 여행 길에 만나는 새로운 사람들과 관습, 풍경은 우리의 창의성에 영감을 주기에 손색이 없다.

놀이나 유머, 독서, 예술 – 이 모든 것 들의 공통점은 즐거움이다. 심각한 연구 대상이나 반드시 달성해야 할 저 높은 고지가 아니라는 말이다. 창의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의 하나가 노는 능력이다. 유머 만화 모으기 등의 새로운 취미생활을 시도해 보기도 하고, 세상살이가 힘겨울수록 많이 웃고 웃기며, 읽은 것을 실제의 삶에 대입해 가면서 독서의 기쁨을 느끼기도 하며, 때론 스스로 작품을 만들기도 하는데 이 모든 것들이 과정에 몰두하여 자기 손으로 무언가 만들어 내는 창조의 즐거움과 경이로움을 맛보기 위한 행위이다.

끝으로 창의력의 보고인 초감각을 ‘제6감’이라 하자. 그러면 여기까지 오면서 거론한 모든 강줄기가 ‘제6감’이라는 바다에 이르기 위한 여행이라 할 수 있겠다. ‘제6감’의 중심에 ‘척 보면 아는 것’ 즉 직관이 있는데 그 특징으로는 “입체적, 유연함, 놀이 자유로움, 반복되는 생각, 본능적 느낌, 갑작스런 생각, 비전” 등이 있다. 이러한 직관의 신호로 갑작스런 통찰력을 경험한 순간을 잡아 그것을 명확하게 쓴 후 나중에 찾은 진실과 비교하며 직관적 경험의 일기를 써 보면 어떨까?

결론적으로 창의력을 키우려면 매사에 깨어있는 정신으로 호기심과 관심을 갖고서 세밀하게 관찰하고 오감 아니 제육감까지 동원하여 느끼며 생활하고, 계획성, 끈기, 열정으로 아이디어를 행동으로 옮기는 것에 달려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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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두뇌에 날개를 달아주는 생각의도구
가토 마사하루 지음, 박세훈 옮김 / 21세기북스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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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잘 하는 것이 인간 만사의 기본이 된다는 믿음에서 그 방법을 찾아 헤매던 중 발견한 책이다. 생각하는 기법을 총 망라한 책인데 저자가 제시한 21가지의 방법들 중에서 저자의 말대로 딱 10% 정도 건질게 있었다.

포토리딩이 그 중의 하나인데 책을 읽을 때 마치 페이지 사진을 찍듯 읽고 글자가 아닌 그림으로 입력하라고 한다. 책에서 건질 타겟을 미리 설정하고서 그것을 찾아 읽는 것이 아니라 찍어 나간다는 것이다. 이 기법은 여러 번 반복해야 효과가 있는데 빠른 속도로 목표를 갖고서 계속하다 보면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의 구분이 가능해지므로 강약을 조절하여 가려가며 집중적으로 읽을 수 있게 된다. 그림이 글자보다 직관적으로 이해가 되며 머리에 깊이 각인된다는 점에서 훈련을 해 봄직하다.

또 하나는 만다라트 기법으로 ‘목표달성기술’이라고 번역되는데 9칸짜리 바둑판 모양의 사각형 칸의 중앙에 주제나 제목를 쓰고 나머지 칸들에 유추하여 관련된 생각들을 적어 나가는 기법이다. 이 기법은 머리를 쥐어짜서라도 적어도 9칸은 메워야 한다는 반 강제성을 도입하여 아이디어를 창출한다는 것이 시스템상 강점이다. 주제의 질문을 바꿈으로써 얼마든지 아이디어의 핵분열을 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이 기법의 매력이다.

그리고 모든 생각의 도구 중에서도 가장 쉽게 또한 가장 많이 쓰고 있는 도구가 입체형 메모이다. 그림과 기호, 선, 도형, 색깔, 선의 굵기 등 모든 요소를 사용하여 입체적으로 그리되 여백의 미를 살리고 종이를 아끼지 마라고 주문한다. 메모하기 위하여 손을 사용하는 것이 목적이란 말은 또 하나의 신선한 충격이다. 사실 누구나 손을 써서 이리저리 낙서하듯 그리다 보면 뜻하지 않던 좋은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기도 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들 일지라도 파워포인트 등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하나의 기획서로 만들고 이를 발표한 후 기획 결정자들로부터 공감을 불러 일으키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기획자는 기획서를 그림으로 보여 줄 수 있어야 하며 그 그림이 기획 결정자들의 그림과 일치해야 성공적인 프래즌테이션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자면 그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발표능력 또한 요구되는 것이 사실이다.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이들을 선별하여 기획서를 작성하며 이를 행동으로 옮기기 위하여 발표하여 타인의 공감을 얻어 실행을 하거나, 다른 피드백을 받아 다시 아이디어를 확장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순환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생각의 열매가 주렁주렁 열리지 않겠는가?

결과적으로 이 모든 생각의 도구들은 두뇌의 창조를 돕는 도우미일 뿐이다. 하지만 손과 함께 마음을 자유롭게 풀어 두면 날개 단 마음이 손을 따라 여기저기 날아 다니다가 어떤 순간에 확하고 창조의 불꽃을 일으키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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