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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장 선거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공중그네>의 작가 오쿠다 히데오의 <면장선거>를 읽었다. 장편소설이라기에 진짜인 줄 알았는데 전작과 비슷하게 전혀 다른 몇 편의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다만 각 에피소드들이 길다는 것, 그리고 표제작인 ‘면장선거’는 거의 100페이지 가까이 된다. 그전 책에서도 그랬지만 사람들은 이 책에 호의적이다. 현대 사회가 추구하는 것과 반대로 가고 있는 주인공 이라부의 기행이 자본주의의 톱니바퀴에서 신음하는 자신들에게 위안을 줘서가 아닐까 싶은데, 이미 수많은 리뷰가 붙은 이 책에 내가 하나를 더 보태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생각이 들어 리뷰를 빙자한 엉뚱한 짓을 하나 해본다. 다름아닌 <면장선거>를 영화화할 때 있어서 누굴 캐스팅할까 하는 것.
먼저 주인공 이라부. 그는 이런 특징들을 가졌다.
1) 겉보기에 40대쯤으로 보이는 투실투실 살이 오른 사내(19쪽)
2) 이라부는 마치 숲속에 숨어사는 요괴처럼 웃어댔다(98쪽)
3) 덜렁덜렁 흔들리는 육중한 턱살(109쪽)
4) 뚱뚱한 의사가..뭔가를 게걸스럽게 먹고 있었다(152쪽)
5) 톤이 높은 이상야릇한 목소리였다(153쪽)
6) 콧구멍을 벌렁거리며 주사놓는 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봤다(158쪽)
7) 툭 튀어나온 배를 북북 긁어대며...(159쪽)
8) 머리가 부스스한 게 덩치 큰 곰 같은 모습이었다(206쪽)
1) 3) 6) 8)에서 떠오르는 인물은 정원중 씨였다. ‘미스터!Q'에서 변태섭 역을 맡았던 그라면 이라부 역도 잘 어울릴 것 같다. 2) 5)에서는 이상하게 오달수 씨 생각이 났다. 물론 그는 턱살이 육중하진 않지만, 살만 더 찌운다면 무난히 해낼 수 있지 않을까? 4) 7)에서는 박상면 씨를 생각했다. 뭔가를 먹는다는 말만 나오면 자동적으로 그가 생각난다. 정 하나를 고르라면 당연히 정원중!
정원중
오달수

간호사인 마유미는 이번 책에서 역할이 제법 커졌는데, 그녀의 특징은 아래와 같다.
1) 흰색 미니 가운을 입은 육감적인 간호사(88쪽)
2) 간호사가 포르노에 나오는 여배우처럼 싸늘한 미소를 짓더니 혀로 입술을 핥는 시늉을 했다(90쪽)
이 두 개만 보면 딱 떠오르는 인물이 있지 않은가? 김혜수 말고 과연 누가 또 있는지 모르겠다. 이 책에서는 록밴드를 결성, 기타를 치는 등 김혜수스럽지 않은 모습도 보이지만, 영화하한다면 난 무조건 김혜수를 캐스팅하리라. 물론 영화로 만들어질 확률은 희박해 보인다. 이야기가 너무 소박해서 흥행을 할 것 같지 않으니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