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렸다. 산에도 가지 못하고, 차분히 과제물이나 하리라 했다. 불현듯 후배와 이주일 전에 잡아 놓은 약속이 생각났다.  

  두 분을 모시고 점심을 먹었다. 복탕을 먹는데 입에 맞지 않았다. 오랜만에 찾아 뵌 후배의 근황과 두 분의 반응들. 약속 장소로 가는 차 안에서 두 분이 나누던 짤막한 대화에 나의 신경은 집중되어 있었다.  

  이번 강의에서 학생들이 삼대 태평천하 등의 작품들을 일주일에 한 권씩 읽도록 할 생각입니다.  삼대 훌륭한 작품이지. 그런 좋은 작품들이  요즘은 없어. 요즘 작가들 소설 다 망치고 있어. 그러게 말입니다. 지나치게 인간적일 필요도 없지만 사람 죽이는 게 다반사고 인간을 통조림을 만드는 것 같습니다. 툭하면 환상으로 가버리고. 자본에 길들여져서 그래. 자본에 맞추는 작품을 쓴다고.     

  그들과 헤어져 비 오는 길을 걸었다. '살아 있는 한 쓸 것이다.'던  어느 이의 말이 내내 가슴에서 맴돌았다. 집에 도착하자 허기가 몰려왔다.

  사람을 만나는 일...... 늘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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