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한 작가에 빠져들면 그의 작품을 모두 구입하는 것부터 한다. 소설 공부를 시작하며 그 전의 독서는 없던 일로 하고 도스또예프스끼부터 읽기 시작했다. 인터넷 보급이 안 되었던 시절 나는 서울 서점가를 돌며 그의 작품들을 모두 사 모았다. 그것들을 어느 정도 다 읽었을 무렵 열린책들에서 그의 전집이 나왔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 전집을 구입했으나 다시 읽은 책은 [죄와 벌]과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뿐이다. 열린책들에서 나온 프로이트의 전집, 솔출판사에서 나온 융의 전집도 마찬가지. 

  이제 본격적으로 프로이트를 읽기 시작한다. 삼 년 계획을 세웠다가 무기한으로 돌렸다. 독학을 하는 것이니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우선 마르트 로베르의 [정신분석 혁명]과 [HOW TO READ 프로이트]부터 읽기 시작했다.   

 

   

 

 

 

 

 

 

 

   결혼을 한 가장으로서 이미 오랜 경력을 쌓은 그는 마흔두 살의 나이에 학문적 이유에서뿐만 아니라 위기의 순간에 자기 자신을 직접 알아야 되겠다는 욕구에 이끌려서 최초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되는 과거를 다시 살기에 이른다. [정신분석 혁명 p.32.] 

  프로이트는 내게 모든 위대한 인물들에서 느끼는 경이감 보다는 어떤 착각을 안겨 준다.(대단히 외람된 말이지만) 나는 문득문득 그의 삶에서 몹시 익숙한 내 삶과 내 모습을 보는 것같은 착각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것은 참으로 편안한 감정이다. 그것은 또한 너무 늦어버리지 않았나 하는 거의 확신에 가까운 절망을 할 때마다 내게 희망을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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