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더 하겠다고 했을 때 주위 몇 분들은 내가 소설을 쓰는 것과 관련하여 반대 하였는데 이유는 학문이 문학적(자유로운) 상상력을 고갈시킨다는 것이었다. 바로 그 점 때문에 처음에는 힘들었다. 양 세계를 구분해놓고 어느 쪽으로도 발을 담그지 못하고 서성거렸다.
결과적으로 상상력을 고갈시킨다는 것은 우려일 따름이고 문제는 어느 하나도 장악하지 못한 채 서성거리는 데 있었다.
우선은 소설을 우위에 두고 오직 치열하게 공부하는 데 의미를 두기로 하였다. 그러다보니 의외로 경계도 풀리고 재미가 있다.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던 '감동'이라는 감정도 종종 느낀다. [민족이란 무엇인가]도 그런 책 중의 하나였다.
[민족이란 무엇인가]는 르낭의 텍스토 가운데 가장 유명하며 현대 정치인들이 자발적 혹은 의도적으로 즐겨 인용하는 것이다. 또한 대부분의 프랑스 문학 선집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