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과자의 안
사카키 쓰카사 지음, 김난주 옮김 / 블루엘리펀트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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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과자의 안


예쁜 화과자 속에 이런 이야기들이 있었다니.

왠지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을 떠올리게 한다.

책과 사람을 잠깐 보고서 그 사람의 이야기를 딱 알아 맞추는 주인공이 너무 매력적이었는데.

'화과자의 안'에서도 그런 인물이 등장한다. 백화점 화과과점 '미쓰야'의 점장이다.

그리운 인물을 기다리고 있다는 그녀는 굉장히 유쾌하면서도 박력이 느껴지는 인물이다.

화과자를 사러 온 사람과 잠깐 이야기를 나누거나 사려는 화과자가 무엇인지만 알고서도 왜 사려는지, 그 사람이 어떤 상황인지를 간파한다!

정말 대단하다!


고등학교 졸업후 딱히 취업을 할 곳이 없던 열여덟살 소녀 안짱이 주인공이다.

시장통에서 자란지라 성격은 좋다. 사람들을 친절하게 배려로 대할 줄 아는 그녀는 통통한 외모의 소유자다.

자칭 뚱뚱해서 남자친구가 없다고 하지만 주변 사람들이 그녀를 귀엽다고 볼을 꼬집는 걸 보면 귀여운 외모다.

150CM에 57KG 소녀. 연예인이라면 과연 누가 잘 어울릴까? 떠올려보지만 쉽지가 않다.

동글동글하면서도 귀엽고 착한 이 소녀는 아르바이트자리를 찾던 중 백화점 지하 화과자코너에 면접을 보게된다.

먹는 거라면 미식가인 엄마에게서 물러받아서인지 좋아하기에 잘 어울리는 선택이었다.


안짱은 특유의 밝음과 친절함으로 화과자 '미쓰야'의 소중한 아르바이트생이 된다.

겉모습만 보지않고 안짱의 마음 씀씀이를 알고 뽑은 점장의 센스가 드러나는 곳이다.

예쁜 외모는 아니지만 자신과 딱 어울리는 이곳에서 안짱은 인정받고 사랑받고 일을 한다.

점점 화과자의 매력에 빠지는 안짱. 단순히 돈을 벌고 시간을 떼우기 위한 일이 아니라 화과자를 점점 좋아하게 된다.

화과자를 판매하며 그에 얽힌 이야기를 알아가고 사람들의 비밀스런 이야기를 밝혀가는 재미가 있는 이야기였다.


안짱과 매력넘치는 점장이 있는 이런 화과자점이라면 나도 단골을 하고 싶다.

조만간 예쁜 화과자하나 먹으러 백화점에 가야겠다!

미쓰야처럼 완벽하게 관리하고 내 이야기를 알아주는 화과자점이 없어서 실망스럽기도 하겠지만

혹시라도 책에서 나온 화과자를 만날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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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산장 살인 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산장 3부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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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산장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아! 이런. 또 실수를 하고 말았다.

추리 소설을 읽기 전에는 절대 스포를 봐서는 안된다!

띠지도 금물, 표지도 금물, 책 뒷면의 추천사등의 글도 금물, 역자 후기도 금물, 다 금물이다!

그런데 이 모두를 보고 말았다.

그리고 더 큰 실수는 맨 뒷부분의 '해설'을 읽어버렸다는 것!


해설을 읽으면서도 아. 이사람 은근 히가시노 게이고를 디스하는 것인가 싶으면서 자신의 책을 선전하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부러 해설을 달 필요가 없는 책이었을텐데라는 생각과 함께.

아마도 히가시노 게이고에 대한 애착이 깊기에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왠지 나는 뭐라고 할 수 있어도 남이 하면 싫어지는 그런 류의 느낌.


이 책에 쓰여진 서술 트릭을 간발의 차이로 자신도 쓰던 중이었다는 말에 어떤 책을 쓰는 작가인지가 궁금해졌다.

오리하라 이치. 서술 트릭의 대가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아직 한권도 이 작가의 책을 접해보지 못했기에 더욱 궁금증이 더해간다.

안타깝게도 요즘 그다지 구미가 당기지 않는 '트릭'이기에 언제 읽어볼지는 모르겠다.

어떻게 범죄를 저질렀냐보다는 왜!라는 것에 더 눈이 가기에...


해설을 읽고나서 책을 보니 설마 이런 이야기가 아닐까 혼자서 이것 저것 생각하다보니

아! 결말이 나오기 전에 범인을 알아버리고 말았다.

마지막까지 범인을 밝혀내지못하고 뒷통수를 때리는 기가막힌 반전을 접하는 것이 추리소설을 읽는 맛인데!

그 재미를 놓치고 말았다.


전체적인 흐름은 어느 영화에서 이미 접한 트릭이다.

아니 추리만화에서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접한 적이 제법 있기에 그리 신선하게 다가오지는 못했다.

역시 트릭은 이제 그만 봐야할 것 같다. 범죄보다 사람이야기가 듣고 싶다.


추리소설은 절대로 아무것도 읽지말고 제목만 보고 그냥 읽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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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4 23: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꿀꿀페파 2015-01-25 23:02   좋아요 0 | URL
아~ 아니에요~ ㅎㅎ.
히가시노 게이고 책을 좋아하기에. 이상하게 찾아읽고 좋아하면서 별 다섯개를 주게되지 않아요!
다른 책들에 비해 별다섯개임에도 불구하고.
그만큼 더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단 뜻이기도 합니다요.
속마음은 그렇답니다. ^^
히가시노 게이고는 늘 기대치가 다른 책들보다 기대치가 너~~무 높아요!!!

[그장소] 2015-01-25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젠가 지인과 셰익스피어의 문학에대해 재해석한 연극을 보고 상당히 유명함에도 별점은 다섯이 많지않다..에 대해 얘기했는데요..
같은 맥락이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최고임을 알고.기대치도 높아요.하지만 자신도 그 부분에 있어 나름의 해석이 있고 100% 완전무결은 아니니까 자신이 연기한것이 아니고.(이.책의 경우는 우리 입장이 저자입장이 아니고?..혹은 편집자.내지는 출판사?^^) 음.한마디로
나도 널 안다면 꽤 안다는 사람이야..팬!
이만큼 안다고..식의...일종의 밀당..인 셈이죠.. ㅎㅎㅎ
아..이거..그러고 보니..내 남친은 워낙 비밀주의라. 나랑 사귀는 걸 몰라요 주변에서.(이럼서..현빈 이라던가..)하는
식의 미심썰 개그..같은거...같기도...
히가시노는 정작 모르는데..우리끼리..박터지게..별점 줘 말어..하고 협박수준..ㅋㅋ 생각하면 아주 웃기고 무섭고 썰렁한...아.저도 최근작을 좀 읽고싶네요.^^.

꿀꿀페파 2015-01-26 10:34   좋아요 0 | URL
아하하~ 마지막에 빵터집니다.
저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다 읽고 매번 협박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ㅎㅎ
작가님이 그만큼 애정하기에~ 더 잼난 책 달라고 하는 거라 생각해 주시기를 바라는 걸
아실 것 같아요. ^^
최신작 나오면 또 냉큼 열독!!모드로~ ㅋㅋ

2015-01-26 1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꿀꿀페파 2015-01-27 15:05   좋아요 0 | URL
ㅋㅋ 맞습니다. 돌아서면 어라? 또 신간이야~ 하게되네요.
그래도 계속 나와도 눈길이 가는 작가입니다. ^_^
 
나도 손글씨 잘 쓰면 정말 좋겠다
공병각 지음 / 양문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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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나도 손글씨 잘쓰면 정말 좋겠다.

한동안 캘리그래피를 배워본다고 이것 저것 펜이며 책도 샀는데, 역시나 독학으로 뭔가를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꾸준한 노력과 기술이 필요한 것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나도 손글씨 잘쓰면 정말 좋겠다. 이 책은 기존에 캘리그래피 독학 책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제일 먼저 도구부터 설명하고 선긋기부터 시작하는 틀에박혀있는 순서와는 다른 것이 우선 마음에 들었다.

책으로 누군가의 노하우를 배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어느 순간, 아 나는 도저히 못하겠다. 이건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야라며 자포자기하게 되는데.

이 책은 그런 면에서 눈에 들어오는 책이다.

 

 

 

이 책은 캘리그래피 책인데 저자의 설명이 담긴 글밥이 정말 많다.

모두 공병각 저자의 폰트로 왠지 손수 한자 한자 썼을 것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A4 용지를 준비해서 저자가 하라는대로 하나씩 따라해가봤다.

중간부터 보지말고 처음부터 차근차근 보라고 말한다. 읽다보면 그 이유를 알게된다.


"선생님은 내게 노트에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글을 쓰라고 가르쳐 주셨다."

저자가 쓴 글을 보며 내 맘대로 적어본다. 컴퓨터로 필터도 입혀 이렇게 저렇게도 꾸며본다.

따라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씩 따라해가면서 오 이거 재미있는데를 연발하며 마지막 장을 덮었다.

 

 


 

단순하게 글자를 쓰는 법을 넘어 어떤 식으로 테두리를 생각하며 왜 써야하는지를 생각하며 쓰는 법을 배우게 되는 것 같다.

독학으로 캘리그래피를 배우고자한다면 한번쯤은 읽어보면 도움이 될 내용이 많이 들어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며 역시나 독학보다는 12주의 꽉 들어찬 수업을 한번쯤 들어보고 싶다는 충동이 마구 일어날지도 모른다.

얼마 전 캘리그래피를 배우러 동네상가를 찾았다가 12주에 30만원한다는 말에 뜨악하고 배우고 싶다는 욕망을 고이 접어서 왔는데.

기초부터 차근차근 시간을 내서 배우고 싶어졌다.

 

 


 

1주차수업부터 12주차 수업까지. 차근하게 따라가면서 진도를 나가면 되는 책이다.

개인의 수준에 따라 시간은 더 늘어날 수도 단축될 수도 있다.

누가 뭐라고 하는 것이 아니기에 차분하게 책을 보면서 연습을 해나가도 좋을 듯하다.

단순하게 다른 사람의 글씨체를 따라하는 것보다는 자신만의 글씨체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기존의 자기 글씨체를 버리고 탁월한 글씨체를 만드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습관을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니...

캘리그래피 역시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계속 꾸준하게 해보고 싶은 거라는 건 분명하다!

 

 

 

"잘 될때까지 물고 늘어지세요, 그리곤 다음주로 넘어가는 겁니다. 약속!"


네! 잘 될때까지 물고 늘어져보겠습니다. 취미가 아닌 습관처럼 써가야 실력이 는다고 하는데.

부단한 노력 뒤엔 좋은 결과가 있겠죠!

 

 

 

자음을 모음을 어떻게 써야하고 그런 것들도 중요하지만 기존 책들에선 알려주지 않는 저자만의 노하우와

이야기들이 흥미로웠다. 수전증이 느껴질땐 붓을 든 손 아래 손을 받춰주면 된다는 것, 전체적인 글 덩어리의 균형이 맞아야한다는 것.

처음 몇번은 책 전체를 쭈욱 따라가며 읽어보고 조금 익숙해지면 1주차부터 차근차근 시작해보면 유용할 것 같다.

책에서 알려주는대로 이것 저것 써보고 하다보니 쓰는 재미가 느껴진다.

그래 캘리그래피가 이런 맛이었지...

 

 

 


 

자신의 솜씨를 검증받고 싶다면 저자의 메일로 보내면 간단히 답도 해준다고 한다.

부지런히 연습해서 나도 한번 메일을 보내보고 싶다.

더 열심히 연습하세요라는 답변이 날아온다고 해도 영광일 것 같다!

 

페인트 마카로 병에 글씨를 적은 것을 보고 와!라는 감탄사가 나온다.

우리집 유리컵은 이제 남아나지 않을 것 같다. 빨리 페인트 마카를 사고 싶다!

 

 



저자가 책에 남긴 말이 너무도 인상적이어서 써봤다.

여러분의 값어치는 펜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의 손에서 나온다는 것을 잊지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과연 앞으로 내 손의 값어치는 얼마가 될지!

부지런히 습관처럼 연습해보고 싶다. 독학이라 아무래도 12주로는 턱없이 부족할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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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01-24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못난 글씨채로 자기스탈 만들기..자기것만 가져도 어딘가...합니다.다 잘하는것도 좋지만 내것하나 갖는것 그것도 좋을거같아요..그게 우선.아닌가..하고요.

꿀꿀페파 2015-01-24 18:42   좋아요 0 | URL
자기스타일~ 그게 최고죠!! ^^

[그장소] 2015-01-24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v 예~!!

해피북 2015-01-24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2주에 30이면 무지 비싸네요ㅠㅜ 저두 캘리그래피 배우고 싶었는데 독학으로다가 이 책 구입해봐야겠어요^~^

꿀꿀페파 2015-01-24 22:29   좋아요 0 | URL
안타깝게도.. 넘 부담되서 수강은 포기했어요.
 
이구아나가 귀찮은 날들
사토 다카코 지음, 홍창미 옮김 / 수린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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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이랑 도서관에  갔다. 어른들 책 속에서 심심해 하길래 엄마가 읽을 책 한 권 골라달라고 하니 이 책을 건넨다.

"이구아나가 귀찮은 날들". 아! 제목이 딱 고를만했단 생각이 들었다.

몇번 제목만 보고서 지나쳤는데. 이 좋은 책을 아이가 아니었으면 못만났을 뻔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책을 방금 다 읽었는데 마음 속이 마구 간질간질거려서 뭔가 이 책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흐뭇하고 따뜻한 이야기라고 할까.


이 책의 주인공은 12살 초등학교 여학생이다. 다소 까칠하고 매사에 야다 (싫다)를 무의미하게 내뱉고 사는 아이.

딱 사춘기에 들어서기 시작하는 아이다.

어느 날 아빠의 직장 상사가 생일선물로 줄게 있다며 "이구아나"를 가져온다.

진짜 이구아나. 초록색의 발톱도 무시무시한 이구아나.

마침 소녀의 집에는 멋진 썬룸을 만들었는데 이를 안 아빠의 직장 상사는 처리하기 귀찮아진 이구아나를 떠넘긴 것이다.

멘붕에 빠진 가족들. 아빠는 목이 잘리지않기 위해서 냉큼 수락했지만 가족들은 초록색 괴생명채에 당황한다.

아빠도 엄마도 소녀에게 이구아나 돌보는 일을 모두 맡겨버린다.

새벽 6시에 일어나서 갖은 야채로 아침샐러드를 준비해줘야한다. 이구아나는 저녁에 음식을 먹으면 소화를 시키지 못한다.

기르기 정말 예민하고 까다로운 생명체.

잘못하면 죽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아빠는 실직을 하게 되고 우리집은 가난뱅이가 된다.

이런 생각으로 참고 이구아나를 돌보기 시작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을 하고 있어서 일까? 아빠는 소녀의 뺨을 날리는 거침없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엄마도 살갑게 소녀를 챙기는 것 같지 않아보인다. 소녀의 눈으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기에 정확하게 어떤 입장인지 왜 그런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 가족 뭔가가 많이 삐걱거리는 중이라는 것은 알 수 있다.

이랬던 가족이 이구아나를 키우게 되면서 서로를 더 잘 이해하고 아껴주는 가족으로 변화한다.

아니 원래 이런 가족이었을 것 같다. 그런데 마음의 문을 닫고 있던 소녀의 눈에 그렇게 보인 것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정말 위기의 순간에 소녀의 편이 되어주는 아빠 그리고 엄마. 이들은 서로에게 애틋한 가족이었다.

소녀만 그걸 잘 느끼지 못하고 있었을 뿐.


이 책은 산케이아동문학상, 일본아동문학협회상, 로보노이시상 등 권위있는 청소년, 아동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라고 한다.

책을 덮고나니 상을 받은 이유를 알 것 같다.

아이들에게도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영화로도 나오면 아이들이 참 좋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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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 - 평범한 인생을 송두리째 뒤바꾼 50편의 비밀스러운 이야기
에덤 고프닉.조지 도스 그린.캐서린 번스 엮음, 박종근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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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 50편의 비밀스러운 이야기


"현실은 소설보다 훨씬 더 기이하고 더욱 강렬하다!"


나이가 한살, 두살 늘어가면서 언제부턴가 판타지를 멀리하게 되었습니다. 왠지 나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세상이라는 생각과 함께 그래서 뭐. 지금의 나는 그대로인걸이라는 한탄이 반복되다보니 내가 언젠가는 체험해 볼 수 있을거라는 막연한 희망이라도 갖게되는 현실의 이야기에 눈을 돌리게 됩니다. 그만큼 마음의 여유가 없이 빡빡하게 살아가고 있단 뜻이기도 하겠죠. 그래서 이 문구가 더 강렬하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현실은 소설보다 훨씬 더 기이하고 더욱 강렬하다! 띵하고 머리를 치게되는 문구였습니다. 요즘엔 소설보다 정말 더 기이한 일들이 많이 생기는데 내가 너무 내 틀에 갇혀서 마음의 문을 닫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유연하지 못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닌지를 돌아보게 됩니다.





"모스의 수많은 이야기들은 고백이라는 마술을 사용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에 대해 말하고 싶어한다. 틀림없는 사실이다. 우리 시대의 교회와 성당은 둘어주는 의무를 이미 오래전에 저버렸지만, 사람은 남들에게 자신의 사연과 심정을 털어놓고 싶을 때가 있다. 모스는 바로 그런 욕구를 채워준다. 모스에서 듣는 최고의 이야기들은 자기 고백이나 사과와 같은 진솔한 이야기가 상당수를 차지한다." - 6page


베스트셀러작가, 노벨상 수상자등 15,000명이 출연하는 스토리텔링 콘서트 모스 (The Moth). 그곳에서 들려주는 평범한 일생을 송두리째 뒤바꾼 50편의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궁금해집니다. 유명인뿐아니라 자신만의 특별한 이야기가 있다면 누구나 열려있는 대회라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모스는 스토리텔링의 예술성과 기법을 탐구하는 비영리단체로 소설가 조지 도스그린에 의해 1997년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요즘,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걸 필요로하는 사람들이 많기에 모스가 유명해진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작은 동네에서 두런두런 모여앉아서 집안 일이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떠올립니다. 그게 사람사는 정이겠죠. 먹고 사느라 시간에 쫓기며 조심조심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겐 사람사는 정이 필요해진 것 같습니다. 판타지처럼 어마어마하고 충격적인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진실한 이야기는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뭔가가 있는 듯합니다.


왜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하는가를 격하게 느끼게 하는 이야기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살인사건에 연루되어 사형선고를 받고 18년간을 억울하게 사형수로 살아야했던 사람의 이야기.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다는 걸 그들이 깨달았기 때문입니다."라는 문구가 인상적이었는데요. 억울한 상황이거나 위로가 필요하거나 위험에 쳐했을때도 마찬가지로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면, 나쁜 일을 하려는 사름은 감히 함부로 행동할 수 없고 누군가가 나를 지켜본다는 사실 하나로 위안을 받고 희망을 갖을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다른 사람에게 온정을 갖고 따뜻한 눈으로 지켜보고 귀를 기울여야하는 것이 왜 필요한지를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였어요. '모스'가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들에게 꺼내놓기 힘든 이야기에서부터 정말 소소해보이는 이야기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엄마가 다른 남자의 아기를 갖은 것을 알게 되고, 결국 부모님이 이혼하지만 사랑스러운 아기를 보며 미워할 수는 없었다는 이야기, 아이와 비밀번호를 공유하며 그들만의 공감대가 있다는 것을 깨달은 이야기, '바비 인형의 집'에서는 눈물이 울컥 나오기도 했는데요. 어린 시절 엄마와 친구와 같이 한 외출에서 교통사고가 납니다. 다행히 엄마와 나는 무사했지만 친구는 영영 눈을 뜨지 못했습니다. 어린 나이였을 때는 제대로 모르고 있던 친구의 죽음이 시간이 오래 지난 후에 급작스럽게 다가왔을 때의 그 슬픔에 관해 느끼게 했습니다. 심장을 관통하다라는 말이 바로 여기에 쓰이는 말인가봅니다.


누군가는 이 책을 읽으며 희망을, 또 누군가는 사랑을 위안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쭉 읽을 필요없이 짬이나는대로 부담없이 아무페이지나 손이 가는 곳을 펼쳐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는 것만으로도,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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