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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손글씨 잘 쓰면 정말 좋겠다
공병각 지음 / 양문 / 2014년 7월
평점 :
제목 그대로! 나도 손글씨 잘쓰면 정말 좋겠다.
한동안 캘리그래피를 배워본다고 이것 저것 펜이며 책도 샀는데, 역시나 독학으로 뭔가를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꾸준한 노력과 기술이 필요한 것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나도 손글씨 잘쓰면 정말 좋겠다. 이 책은 기존에 캘리그래피 독학 책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제일 먼저 도구부터 설명하고 선긋기부터 시작하는 틀에박혀있는 순서와는 다른 것이 우선 마음에 들었다.
책으로 누군가의 노하우를 배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어느 순간, 아 나는 도저히 못하겠다. 이건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야라며 자포자기하게 되는데.
이 책은 그런 면에서 눈에 들어오는 책이다.
이 책은 캘리그래피 책인데 저자의 설명이 담긴 글밥이 정말 많다.
모두 공병각 저자의 폰트로 왠지 손수 한자 한자 썼을 것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A4 용지를 준비해서 저자가 하라는대로 하나씩 따라해가봤다.
중간부터 보지말고 처음부터 차근차근 보라고 말한다. 읽다보면 그 이유를 알게된다.
"선생님은 내게 노트에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글을 쓰라고 가르쳐 주셨다."
저자가 쓴 글을 보며 내 맘대로 적어본다. 컴퓨터로 필터도 입혀 이렇게 저렇게도 꾸며본다.
따라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씩 따라해가면서 오 이거 재미있는데를 연발하며 마지막 장을 덮었다.
단순하게 글자를 쓰는 법을 넘어 어떤 식으로 테두리를 생각하며 왜 써야하는지를 생각하며 쓰는 법을 배우게 되는 것 같다.
독학으로 캘리그래피를 배우고자한다면 한번쯤은 읽어보면 도움이 될 내용이 많이 들어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며 역시나 독학보다는 12주의 꽉 들어찬 수업을 한번쯤 들어보고 싶다는 충동이 마구 일어날지도 모른다.
얼마 전 캘리그래피를 배우러 동네상가를 찾았다가 12주에 30만원한다는 말에 뜨악하고 배우고 싶다는 욕망을 고이 접어서 왔는데.
기초부터 차근차근 시간을 내서 배우고 싶어졌다.
1주차수업부터 12주차 수업까지. 차근하게 따라가면서 진도를 나가면 되는 책이다.
개인의 수준에 따라 시간은 더 늘어날 수도 단축될 수도 있다.
누가 뭐라고 하는 것이 아니기에 차분하게 책을 보면서 연습을 해나가도 좋을 듯하다.
단순하게 다른 사람의 글씨체를 따라하는 것보다는 자신만의 글씨체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기존의 자기 글씨체를 버리고 탁월한 글씨체를 만드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습관을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니...
캘리그래피 역시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계속 꾸준하게 해보고 싶은 거라는 건 분명하다!
"잘 될때까지 물고 늘어지세요, 그리곤 다음주로 넘어가는 겁니다. 약속!"
네! 잘 될때까지 물고 늘어져보겠습니다. 취미가 아닌 습관처럼 써가야 실력이 는다고 하는데.
부단한 노력 뒤엔 좋은 결과가 있겠죠!
자음을 모음을 어떻게 써야하고 그런 것들도 중요하지만 기존 책들에선 알려주지 않는 저자만의 노하우와
이야기들이 흥미로웠다. 수전증이 느껴질땐 붓을 든 손 아래 손을 받춰주면 된다는 것, 전체적인 글 덩어리의 균형이 맞아야한다는 것.
처음 몇번은 책 전체를 쭈욱 따라가며 읽어보고 조금 익숙해지면 1주차부터 차근차근 시작해보면 유용할 것 같다.
책에서 알려주는대로 이것 저것 써보고 하다보니 쓰는 재미가 느껴진다.
그래 캘리그래피가 이런 맛이었지...
자신의 솜씨를 검증받고 싶다면 저자의 메일로 보내면 간단히 답도 해준다고 한다.
부지런히 연습해서 나도 한번 메일을 보내보고 싶다.
더 열심히 연습하세요라는 답변이 날아온다고 해도 영광일 것 같다!
페인트 마카로 병에 글씨를 적은 것을 보고 와!라는 감탄사가 나온다.
우리집 유리컵은 이제 남아나지 않을 것 같다. 빨리 페인트 마카를 사고 싶다!
저자가 책에 남긴 말이 너무도 인상적이어서 써봤다.
여러분의 값어치는 펜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의 손에서 나온다는 것을 잊지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과연 앞으로 내 손의 값어치는 얼마가 될지!
부지런히 습관처럼 연습해보고 싶다. 독학이라 아무래도 12주로는 턱없이 부족할 것 같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