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합니다 당신의 새출발을
오히라 미쓰요 지음, 김인경 옮김 / 북하우스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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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가 맨 처음 접한 저자의 책은 '그러니까 당신도 살아'였다. 나태하기만 했던 내 자신을 뒤돌아보게끔 해줬던 책이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독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머리도 비상하고 의지도 굳건하고, 과거의 경력 때문이 아니라 책에서 뿜어나오는 그 사람의 문체에서 느껴진 것으로 보통 사람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었는데...

그런데 이번 책을 통해서 오히려 상냥한, 그리고 주어진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하는 보통 사람이란 생각을 갖게 해줬다. 여기서 공개한 사시 합격 이후의 생활과 자신의 공부법은 이미 한 고비를 넘기고 적응과 준비를 해나가는, 조금은 나아진 모습이라고 할까... 자기 자신에 대해서 보다 더 확신을 갖게 되었고 더 노력하게 되었고 또 보람을 느끼게 된 한 사람의 담담한 서술이, 그를 독하다기 보다는 그냥 한 사람으로써 느끼게 해줬다.

여기서 공개된 그의 공부방법은 꼭 도움이 되지는 않을 수도 있다. 사람마다 저마다 맞는 방법이 따로 있기에, 그건 하나의 제안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녀가 드러낸 하겠다는 자신의 의지, 시간 활용법은 어떤 상황의 누구에게도 무슨 목적을 위해서든 적용이 가능한 얘기인 듯. 게으른 자들, 바로 나 같은 사람에게 좋은 일침을 가할 수 있는, 열심히 살아가는 방법을 읽은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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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타이트
비르기트 브란다우 외 지음, 장혜경 옮김, 조철수 감수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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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히타이트 하면 떠오르는 것은, '전쟁을 주로 한 민족이며 그들이 지나간 자리 뒤에는 풀뿌리도 남지 않았다'라는 한 줄의 묘사였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니 내가 중동의 고대문화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겠다. 그 말은 앗시리아를 묘사한 것이었지 히타이트가 아니었다는 것을.

오히려 그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며 인간적인 고대의 가장 오래된 히타이트의 법전은 감격까지 하게 해준다. 인류의 역사상 먼 과거에 더 찬란한 문화가 있었고, 서기 연력 시작에 가까와질수록 야만스러워지다가 서기 연력이 시작하면서 다시 조금씩 이성적으로 나가고 있다는 어떤 역사학자의 실없는 주장이 뜬금없이 생각났다.

저자의 책 속의 서술은, 히타이트 문명에 대한 경외감과 즐거움으로 가득하다. 저자를 따라서 걸어들어가는 고대 문명의 기행은 자세하면서도 옛날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즐겁기만 하다. 다양한 이름의 고대 대왕들과 전에 들어봤음직한 주변국가의 또 다른 대왕들의 이름이 같은 시대상으로 겹쳐서 나올 때는, 오늘날의 국가간의 관계와 세계연합을 연상시킨다. 그리고 다시 느낀다, 당시의 문화가 얼마나 발전하고 화려했던 시대였는가를...

어느 날 갑자기 흔적도 없이 한 국가, 한 민족이 통채로 사라진다. 히타이트 뒤를 쫓던 고고학자들은 그 의문을 풀 길이 없어서 항상 고심했었다. 외계인이 아닌 이상 전부 우주로 탈출했을 리도 없고, 남미의 어떤 문명과 함께, 히타이트의 갑작스러운, 흔적도 없는 사라짐은 고고학계의 오래된 불가사의 중 하나였다.

이 책의 끝에 그 부분이 해명되어있다. 히타이트 민족은 자신들의 수도를 버리고 떠났었다. 새로운 곳을 찾아서... 남은 도시는 약탈자 손에 의해서 그리고 자연의 힘에 의해서 불타고 완전히 폐허가 되었고, 떠나간 자들은 자신들의 뜻과는 달리 방랑하다가 주변국으로 조금씩 편입되면서 서서히 소멸해버린다. 한 문명의 덧없는 최후였다.

신에게 바치는 노래이기에 역사를 기록하는데 전혀 과장이나 거짓을 섞지 않으려 노력했던 민족, 공과 사의 구분이 명확해서 법의 판결이 공명정대하게끔 노력했던 민족, 아량을 베풀고 적을 용서하며 그 여생을 돌볼 줄 알았던 민족. 분명 신에게 사랑받기에 부족함이 없었을 한 화려했던 고대문명은 그렇게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수천년이 지난 지금, 이 책 속은 그 사라진 문명을 우리들 머릿속에 부활시켜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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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전혜린 에세이 1
전혜린 지음 / 민서출판사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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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어린 시절, 우연히 집에 꽂혀있던 전혜린씨의 이 책을 읽고나서 그 냉소적이면서도 자로 잰 듯한 정확한 문체에 감탄을 금치 못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삶에 대한 끓어오르는 열정과 그 열정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는 사회적 여건 속에서 냉소적인 회의주의로 흐르는 것은, 시대를 잘못 만난 천재가 쉽게 선택할 길인 것일까. 마침 아버지가 전혜린씨의 대학 후배이기도 하시기에, 이 사람을 아시는가 어린 마음에 여쭤봤다. 유명한 사람이었다고, 당시 한국여성치고는 보기 드물게 자기 사고와 생각이 확고했었는데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 부딪힌 여러가지 제약과 보이지 않는 벽 속에서 신음하다가 스스로 삶을 마감한, 아까운 사람이라 말씀하셨다.

그가 아까운 사람이란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었던, 책 속에서 드러난 정확/사실적인 문체, 그리고 그 속에 녹아있던 철학과 사고의 깊이는, 실로 그의 죽음이 몇십년 전의 일이 되어버린 지금까지도 그의 이름을 우리 곁에 남겨주게 된 이유가 아닐까. 난 그가 법학을 그만두고 독문학으로 옮겨간 이유조차도 의심스럽다. 누구보다도 냉철한 법관의 길을 걸어갈 수 있었을 텐데, 아마 그는 누군가를 법이란 것으로 대하기에는 스스로의 사상이 의심스러웠는지도 모른다. 스스로에게 가혹할 정도로 정직하고 그로 인한 현실과의 괴리감을 견디지 못 했던 한 천재는, 그렇게 자살로 내몰려졌던 것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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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키가하라전투 1 - 히데요시의 죽음
시바 료타로 지음, 서은혜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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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 료타료의 작품세계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말하는 것이 정상이겠지만, 그의 역사서적에 대해서는 언제나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하는데는 주저함이 없다. 이는 그의 역작, <대망>을 읽고나서부터 품게 된 생각이다. 철저한 고증과 각 인물의 세심한 마음의 움직임까지 잡아내는 그의 필력과, 그 긴 호흡 사이 사이에 잠시 멈춰가게끔 끼어드는 그림을 그려내는 듯한 경관과 주변 묘사... 대작이라는 느낌을 충분히 갖게 해줬던 대망을 처음 그의 작품으로 접해서인가, 나로서는 <세키가하라 전투>의 저자가 시바 료타료라는 것만으로도 선택하는데 주저할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정작 주문해서 받아본 이 책을 읽으면서 실망이 앞선 것은 내 개인적인 상념 탓이었을까. 우선, 책의 조잡한 출판. 꼭 과거의 이름 없는 출판사가 찍어낸 조잡한 무협지를 보는 듯한 표지와 인쇄 구성으로, 이것이 과연 요즘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출판업계의 작업인가 의심스럽게 했다.

그 다음으로는 번역자의 이상한 번역 기법. 일문학을 읽으면서 일본의 고어를 알게끔 해주고자하는 의도는, 일어학도로서의 진지한 시도인지는 모르겠지만, 굳이 '꿇어앉는 자세'를 일어로 읽는대로 한글로 발음 표기를 하고, 밑에 주석처럼 그 용어 설명을 따로 달아놓았다던가 (그럴 바에는 차라리 한자로 제대로 쓰고나서 괄호를 열고 원어 발음과 해석을 달아주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여러 관직을 일어 발음 그대로 써놓고 오히려 한자는 생략해버린 이상한 형태의 번역과, 일어의 표현을 그대로 직역한 듯한 껄끄러운 번역 스타일 등등... 대망을 썼던 같은 작가의 소설이라면, 각 인물들의 상황에 따른 세밀한 심경 묘사와 상황 묘사 등, 여러가지로 행간을 읽게 하는 구절이 많았을 터임에도 불구, 이번 작품을 읽으면서는 그와 같은 내용은 하나도 보여지지 않았다. 오히려 읽는 독자로 하여금 꼭 한국어를 잘 모르는 일본인이 쓴 작품인지 아니면 그 반대인지를 끊임없이 생각하게 만든, 어설프게 옮겨진 반쪽짜리 작품을 보는 느낌을 줄 정도로 행간은 커녕 활자화 되어있는 문장조차도 전혀 매끄럽지 못 하게 되어있었다.

세키가하라 전투라면 일본의 근대사를 열게끔 해준 토대를 만들게 된 첫걸음, 가장 오래 된 안정된 정치역사가 가능했던 도쿠가와 막부의 초석이 된, 일본 전체 역사상으로 살펴보아도 매우 중요한 전투 중 하나이다. 그와 같은 전투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그 뒤에 얼마나 많은 암투와 두뇌전과 다양한 인간군상 간의 얽히고 섥힌 정사와 야사가 있을까. 실제로 세키가하라 전투에만 관해서 얼마나 많은 일본사학자들과 소설가들이 쓴 책은 부지기수이다. 하물며 작품 하나를 쓰기 위해서는 철저한 고증과 장고를 거쳐서 쓰기 시작한다는 그 시바 료타료에 의해서 선택되어진 소재가, 이 번역작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전혀 장대함과 세밀함은 느끼지 못 할 정도로 그렇게 조잡하게 씌여졌을 거라고는 도저히 믿겨지지가 않는다. 아무래도 번역의 실패라고 밖에는...

이 번역작은 한 마디로 매우 실망스러운 작품이었지만, 그래도 아직은 시바 료타료의 '세키가하라 전투'란 작품 자체가 실망스러운 시도였다고 섣부른 추측을 하고 싶지는 않다. 언젠가는 정성스럽게 제본된 출판물로, 제대로 된 번역작으로 읽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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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스텔 2005-02-19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죄송하지만 시바 료타료가 대망 쓴 것은 조금 착각이신 것 같네요.

라캉 2005-07-14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망은 야마오카 소하치 아닌가요? 좋은 리뷰인데 착각하셨군요.

대지에못박힌부유초 2007-02-06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 말씀이신지.. 시바 료타로가 아사히신문이었나요, 여하튼 신문 연재소설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막부설립기를 그 호흡 길게 쫓아가면서 적은 것이 "대망"이란 이름으로 연재되었고, 그것이 또 그 제목 그대로 번역되어 나온 것이죠. 야마오카란 사람이 또 뭘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시바 료타로의 대망은 아마 한국에서도 한 40권 정도 되는 전집으로 어딘가서 번역/출간되었을 것입니다. 시바 료타로의 대망은 시공을 초월하여, 어쩌면 과거의 중국의 삼국지연의에 비견될 정도로 워낙 유명한 작품이니 일견의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이번 기회에 꼭 한 번 구해서 읽어보시기를..

soniarose 2007-08-21 0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대망은 시바 료타로가 아닌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책 낼 때 제목을 통일해버려서 그런 건지 모르겠는데요,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대망은 야마오카 소하치가 맞는 거 같구요. 한국의 동서문고에서 대망이란 제목 아래 36권으로 출간한 전집은 작가 셋이 세 시대를 나눠다룬 걸로 알고 있어요. 시바 료타로와 야마오카 소하치 그리고 다른 한 사람. 그 중에 도쿠가와 막부 얘기는 야마오카고 메이지를 다룬 게 시바 료타로입니다.

Jo 2007-08-24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대망이란 소설을 여러 사람들이 쓴 것을 묶어서 냈고, 그에 대해서 한국에서 이름 잘 팔린 사람으로 선전한 것에 제가 착각했나보군요. 참고로 아래는 네이버지식에서 가져온 내용입니다. 여하튼 네이버 지식을 통해서 하나 배운 것은, 원래 "세키가하라 전투"도 시바 료타로의 대표작 중 하나라는 것이네요. 그렇다면 이 책의 번역은 정말 엉망이란 것에 대해서 다시 한 번 확인시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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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문화사'의 '대망' 13권부터 36권까지는 도꾸가와 시대 이후를 배경으로 하는 다른 소설을 시대별 시리즈로 연결한 것입니다. 마지막 36권은 러일전쟁을 배경으로 한 '시바료타로'의 소설 '언덕위의 구름'으로 끝납니다.



다시 말하면 '동서문화사'의 '대망'은 도쿠가와 시대 16세기 중반에서 20세기 초까지의 주요 역사 소설을 시리즈로 묶은 책이니 '솔' 출판사의 '도쿠가와 이에야스' 1-36권을 읽은 후 그 이후가 궁금한 분들은 '동서문화사'의 '대망' 13권 부터 사서 보시면 됩니다.

(출처 : '대망(동서문화사) 도쿠가와 이에야스(솔)' - 네이버 지식iN)


Jo 2007-08-24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수정) 시바료타로씨 책들에 대해서...

일본의 대표 역사소설가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그지만, 이 분의 책 대부분이 절판이
되거나 도중 하차하거나 하여서 처음 책을 접하려는 분들이 많이 고생하시는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그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저, 한번 제가 아는 선에서 정리를 해볼까 합니다.
우선 국내 출판 된 책들 목록을 보자면요..

전집 시리즈
1. 후대망 1~15권 ☆
2. 대망 1~15권 ☆
3. 대업 1~15권 ☆
4. 국운 1~10권 ☆ (후대망의 10권과 겹침).
5. 대하실록 대야망 1~5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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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 료타로로 찾아보니 많이 나오네요. 이번 기회에 저도 시바상 책을 좀 더 사서 읽어야겠단 생각이 듭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마틴 루터킹 / 예찬사 / 198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간혹 시대의 인물들을 보면서 느끼는 것이 있다. 저들은 그 시대가 필요로 하기에 일부러 그 곳에 그렇게 태어나서 나타나게 된 것이라고. 그러다가 문득 놀랄 때는, 그 정도의 인물이라면 으례껏 오랜 역사 속에 묻혀있는 느낌 속에서 지극히 현대에까지도 그렇게 존경할 만한 인물이 있었다는 것을 발견할 때다.

킹 목사에 대해서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몇 가지 사실 외에는 아는 점이 없었다. 시민법에 인종차별 금지 조항을 미헌법에 개정시킨 시민운동가, 죽음으로서 그 불길을 당긴 흑인을 위한 흑인 지도자.. 뭐 그런 정도일까. 그런 내게, 그의 모습이 전율로 다가올 일이 있었다. 어디서 우연히 집어들었던 킹 목사의 워싱턴 집회에서의 연설 원문...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라는 저 유명한 문구와 함께 시작된 글을 조용히 읽어내려가면서 나도 모르게 가슴이 뜨거워졌던 것은, 흑인도 아니고 그 시절에 같은 나라 사람에게서 다른 피부색이란 이유만으로 박해를 받아본 적도 없는 나에게까지 대체 뭘 전해줬기 때문이었을까.

그 때의 의문을 풀 길이 없던 차에, 몇 년 뒤 우연히 접하게 된 이 책을 산 것은, 그 때 내가 느꼈던 감동을 다시 살려주면서 킹 목사를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은 욕구 때문이었다. 그리고 알았다, 내가 얼마나 킹 목사를 모르고 오해했었는지를. 그의 자서전을 읽기 전까지는, 나는 단지 킹 목사를 흑인목사로 그의 동포인 흑인을 위해서 투쟁하다가 흑인을 위해서 목숨을 잃은 사람으로 알았었다. 하지만 그의 자서전에서 드러나오는 그의 고뇌와 인품은, 그의 시민운동이 단순히 흑인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실은 자기 나라인 미국과 또 그 나라가 소속되어있는 이 세계를 위해서였다는 것을 내게 일깨워줬다. 가해자와 피해자는 결국 신 앞에서는 똑같은 피해자라는 것을, 피해자의 육체가 멍이 들 때 가해자의 정신도 함께 멍들어간다는 것을, 그러기에 그 삶이 멍들어가는 것이라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하는 어리석은 중생들을 상대로, 지친 몸과 가장 불리한 피부색을 띄고 그는 역설했다, 언젠가는 사람들이 그것을 깨달을 것이라고, 나에겐 바로 그 꿈이 있다고...

이 책을 덮으면서, 신이 일부러 한 위대한 영혼을, 그 시대를 구하기 위해서 가장 불리한 피부색을 가지고 그곳에 태어나게 한 것은 아닐까 한 부질없는 생각도 잠깐 해보았다. 그러지 않고서는, 결코 그 시대상황으로는 갖기 어려웠을 그의 깊은 박애주의와 넓은 통찰력을 이해하기 어려우리라... 신이 그와 같은 인물을 일부러 내줬다면, 그건 그 동시대 사람들 만을 위해서는 아니리라... 그렇기에 우리는 지금도 그의 꿈에 함께 가슴이 뛰는 것이 아닌가, 저 불타오르는 '조지아 주의 붉은 언덕에서 노예의 후손들과 노예 주인들의 후손들이 형제처럼 손을 맞잡고 나란히 앉게 되는 꿈'을... 인류가 '피부색을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하지 않고 인격을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나라에서 살게 되는 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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