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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 셀프 트래블 - 2015~2016 최신판 ㅣ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16
박정은 지음 / 상상출판 / 201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올 여름, 남편의 해외출장으로 집을 비우는 때에 맞춰서 나는 만 6살 생일을 코 앞에 둔 아들과 단 둘이서 프라하로 일주일 여행을 가기로 했다. 처음에는 프라하라는 도시 자체에 별 생각이 없었는데 역시 여행날짜가 다가오기 시작하니 그 나라의 역사는 둘째치고 그 도시에서는 무엇을 봐야하는지, 아니 그 나라의 화폐단위는 무엇인지조차도 모르는 내 자신이 신경쓰여 급하게 여행준비용으로 책자를 검색했더랬다. 의외로 프라하에만 집중된 여행책자는 별로 없었는데 그 중 한 권인 이 책에 그래도 품평 좋은 리뷰가 달려있어서 인터넷으로 구매했다. 받아보고 나니 프라하에서 무엇을 중심으로 봐야할지는 알겠는데(그런데 그건 인터넷 상 블로그나 여행관련 동호카페에서도 충분히 검색가능한 수준의 정보였고), 동선의 구성이라든가 각 관광포인트의 거리관계, 역사적 배경 등이 그다지 체계적이지 않은 점이 눈에 띄었다. 하긴 실질적 정보부분에서도 그다지 높은 점수를 줄 수 없는 것이, 가령 도시의 전체적 지도의 경우 앞에도 있고 중간에도 나오기는 하지만 어느 건물을 설명해놓은 페이지에 가서 보면 해당 위치가 다른 설명에 가려있다든가, 여하튼 일목요연하게 들어오게끔 깔끔한 지도가 없다보니 동선을 짜면서도 이것이 실제로 효율적인 계획인지 아니면 지그재그로 돌아가고 있는 것인지 구분이 안 되어 답답했었다. 물론 워낙 오래된 도시이다 보니 걷다가 길을 잃는 것도 묘미라고 누누히 설명은 되어있지만, 어린아이를 끌고 마냥 길을 잃는 것이 즐거움만의 연속은 아닐 테니까 말이다. 여하튼 숙소는 남산에 있는데 오전에 코엑스에 갔다가 낮에 종로로 올라갔는데 저녁에는 다시 가로수길로 내려갈 수는 없지 않겠는가..(프라하가 서울 정도의 크기란 것은 아니고 가령 예를 들어서 말이다.)
그래도 여행책자들이 다 거기서 거기려니 하고 이 정도 "수준"의 지식을 기본으로 하고 그냥 그 도시에 가서 i에서 지도 얻고 다시 확인해보자 하고 말았는데.. 아무래도 모르고 있을 때보다는 조금씩 블로그 등을 통해서 얻은 짜집기 지식으로 알게 된 "천년의 고도"란 것이 마음에 걸리기 시작했다. 천년의 세월을 그냥 품고 있는 慶州를 갈 때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갈 텐데(경주에 대해 뭐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프라하는 그 세월동안 내내 주요도시와 수도를 담당해왔기에) 주마간산식 수준의 설명은 아니지 않는가. 그러니까 이 책으로는 천년의 고도에 대한 설명은 커녕 백년짜리 도시에 대한 배경지식도 채 전달해주지 못 하는 수준이라고나 할까. 2~3일 정도 머물다가 다른 도시로 얼른 빠질 여행객에게는 어떨지 모르겠으나, 그래도 천년동안 수도의 품격을 갖고 존재해온 도시에 간다며 일주일씩 머물며 느껴보려는 나로서는 너무 아쉬운 얘기이기에 다른 책들을 찾아보게 되었다. 웬걸.. 프라하에만 집중한 책으로 각 포인트에 얽힌 역사얘기와(결국 나와 아들이 함께 흥미를 느끼고 감상할 수 있는 동기부여의 옛날이야기들), 꼬마한테 얘기해주면 쪽쪽 빨아먹을 흥미진진한 야사들에 건물 자체의 감상포인트에 대한 자세한 지식까지 구역별로 잘 설명된 책이 있었다! 그 책을 접하고 살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란 생각과 함께, 나처럼 쓸 데 없이 출발 전부터 여기저기 돈 쓰는 여행객이 나타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굳이 이 리뷰를 남겨본다.
물론 내 앞에 리뷰를 쓴 독자는 이 책에 대해 찬탄을 금하지 못 했더랬다. 그러니 결국 이 책에 대한 내 감상은 나만의 것이지 절대적인 것은 결코 아니란 점을 분명히 하며.. 하지만 내 知人에게는 이 책 말고 다른 책을 권할거란 것도 또한 분명하니까.. 혹 지나가는 누군가는 극과 극의 리뷰를 보며 한 번 더 찬찬히 생각해볼 여유를 갖게 해준다면 그것도 괜찮지 않을까.
그리고 참, 이건 사족이지만 프라하 관광을 계획하는 이에게 체코관광청에서 제공하는 "프라하카드" 사이트를 한 번 가보라고 하고 싶다. 프라하카드를 살 때와 안 살 때의 가격비교를 하는 페이지가 있는데 의외로 그 곳에 나온 리스트 자체가 훌륭한 정보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 특히 프라하에서 제공하는 각 투어들 중에는 탐나는 것들도 많았다. 가령 야밤의 프라하성 내부 투어라든가 지하세계 투어라든가(마치 파리의 하수도길 투어같이), 또는 유령투어(영국의 고도에 가면 있는 ghost spot 둘러보기 같은) 등등.. 동행자가 6세 생일을 코 앞에 둔 어린아이가 아니라면 정말 참여해보고픈 투어들도 많았다. 나는 언젠가 아이가 더 크면 참여해볼 예정이지만, 나홀로 여행객이라든가 사랑하는 친구나 연인과 함께 하는 사람이라면 여러가지 종류들이 있으니 한 번쯤 확인해보고 참여해보라고 권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