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첫 강의 시간관리 수업 - 하버드 청춘들의 꿈을 이루는 시간
쉬셴장 지음, 하정희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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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날 때부터 불공평으로 가득한 세상이지만 어느 누구에게나 공평한 것이 있다면 바로 시간입니다. 부자든 그렇지 않든, 대통령이든 어린아이든 똑같이 하루 스물 네 시간으로 살고 있으니까 말이죠. 아무리 권력이 있어도, 돈이 많아도, 노력해도 하루 스물 네 시간 이상의 시간을 가질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아무리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사람이라도 똑같이 스물 네 시간을 쓸 수 있기도 하죠. 


아이를 낳기 전에도 저는 기꺼이 "워커홀릭"이었습니다. 바쁘지 않으면 왠지 잘못 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죠. 캘린더에 스케쥴이 빡빡하게 들어차있지 않으면 무능하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다크서클이 턱밑까지 내려와있고 일주일에 사나흘은 밤샘 작업 정도 해줘야 "열심히 살고 있군"이라는 안도감(?)이 들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아이를 낳고 거의 모든 것이 변했죠. 일하고 있지 않으면 뭔가 꾸준히 자기계발을 했던 저인데 아이를 키우면 스스로에게 쓸 수 있는 시간은 거의 없으니까요. "이젠 난 엄마가 되었고, 이게 나의 새로운 삶이야"라고 인정하기 까지 2년 넘는 시간이 걸렸던 것 같습니다. 그때까지는 우울증과 자포자기, 분노의 연속이었던 것 같고요. 

아들이 만 세 살이 되면서 슬슬 다시 일을 시작했고, 요즘엔 아들이 유치원에서 돌아오기까지 열심히 일하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며 일을 하려니 시간에 쫓기며 살 수 밖에 없어요. 게다가 일정한 출퇴근이 있는 일도 아닌 창의적으로 작품을 쓰고, 콘텐츠를 계발하고 만드는 일이다 보니 아이를 재운 뒤에도 새벽까지 일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늘 잠이 부족한 상태로 하루를 보내게 되더라고요. 더이상은 안되겠다 싶어 책의 도움을 구하기로 했습니다. 세계 최고의 인재라 불리우는 하버드의 사람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어나가는 그들이 어떻게 시간을 관리하는지 알고 싶어 읽게 된 <하버드 첫 강의 시간관리 수업>입니다.




시간관리의 비법은 생산력 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시간을 잘 다루는 시간해결사가 되고 싶다면, 
자신의 업무 중점을 반드시 정리해야 한다. 
모든 업무의 중점을 찾아낸 다음 구체적인 선택을 하면 된다. 
자신을 단속하고, 순조롭게 시간관리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136 페이지)

사실 (저를 포함해서) 제가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 중 "시간이 없다",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진짜 시간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정신이 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유는 각양각색이었지만 자신이 도무지 감당하지 못할 일까지 짊어지거나, 계획하고 실행하는 능력이 부족하거나, 아니면 그냥 바쁘다고 말하는 그 자체를 즐기기 때문에 정신없는 상태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죠. 그렇게 사는 것이 멋지게 보일 수도 있고, 예전의 저처럼 취향이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주위 사람들과의 평화와 자신의 건강을 유지하면서 오랫동안 그렇게 살기는 정말 어렵다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하루 24시간이라는 공평한 시간 중 내가 어떤 것을 선택하고, 얼마나 생산적으로 그 일을 해나갈 것인지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자기 자신 뿐이라는 저자의 말이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 일하기 힘들다는 불평불만과 시간에 쫓겨 허덕이는 모습을 계속 유지할 것인지, 결단과 선택, 집중을 통한 계획을 통해 삶의 밸런스를 맞춰나갈 것인지 역시 저 자신밖에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어느누구도 대신 결정해줄 수 없고, 어느 누구도 저를 위해 살아줄 수 없는 것처럼, 그 책임은 전적으로 저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이 책은 총 일곱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 세 번째 파트인 "나만의 시간관리표를 만들자"를 가장 재미있게 읽었답니다. 구체적이면서도 쉽게 응용할 수 있는 시간관리 비법들이 나와있어 당장 실행해보기 좋더라고요. 아무리 좋은 시간관리 비법이라도 배우는 데 한참 걸리고 적용하는 데 연습이 필요하다면 과연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까 싶어요. 부족한 시간을 관리하기 위해 또 시간을 내서 배워야 하고 또 적응하기 위해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이건 뭐 책을 잘 읽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하는 그런 느낌? (시중에 이런 책들이 다수 나와있는 것이 함정이긴 하지만...) 

대개 사람들은 굉장히 극적으로 생각하는지라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완벽주의를 버리라고 하면 매사에 설렁설렁 아무렇게나 사는 사람이 되어버릴 것만 같고, 거절하는 법을 배우라고 하면 매사에 No를 외치며 얄밉게 구는 사람이 될 것 같은 느낌에 꺼리게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렇게 드라마틱하게 살지않아도 충분히 시간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쓸 수 있고, 그렇게 쓸 때 비로소 내 삶의 키를 스스로 잡고 있다는 안도감이 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어쩌면 정신없이 살며 시간관리를 포기하는 것 역시, 자신의 선택에 책임지고 싶지 않은 일종의 회피가 될 수도 있으니 말이에요.


오스트리아에서는 "'Everybody's Darling' ist 'Everybody's Deppat'!"이라는 말이 있답니다. Deppat 은 빈 사투리로 "머저리", "바보"라는 뜻인데, 모두에게 사랑스러운 사람(Darling)은 모두의 머저리라는 것이죠. 누구에게나 친절한 사람이 되라고 교육받은 저에게는 다소 충격적인 말이었지만, 20대 후반이 넘어가면서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모두에게 막 대하라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남에게 싫은 소리 듣기 싫고 착하단 이미지를 포기하고 싶지 않아 이리저리 끌려다니면 모두에게 머저리처럼 보일 수밖에 없으니까 말이에요. 

거기에 하나 더 추가해서 "시간"에도 끌려다녀선 안되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선택하고, 집중하고, 결단한 뒤에는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의 가치를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성숙함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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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닥터 1 - 자폐증 천재 외과 의사의 휴먼 성장 스토리
박재범 지음 / 비단숲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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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한국에 들어온 이후 제가 본 한국 드라마는 단 두 개. 
첫번째가 <뿌리깊은 나무(2011)>였고 두 번째가 <시그널(2016)>이었으니, 정말 5년마다 한 번씩 보고싶었던 드라마가 있었던 것 같아요 (둘 다 조진웅 씨가 등장한 건 안비밀 ㅋ). 어마어마한 인기를 누린 작품도 5분 이상 볼 수가 없을 정도로 손발이 오글오글거리고 공감이 되지 않더라고요. 덕분에 드라마에 있어서 저는 지인들 사이에서 그야말로 "아싸(아웃사이더)"가 될 수 밖에 없었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드라마 <굿 닥터(2014)>의 대본집이 출간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문득 이 책을 읽고 싶어졌답니다. 다른 드라마였다면 별로 관심이 없었겠지만, 우리나라에서 방영 이후 무려(?) 미국으로 수출하여 제작된 드라마라고 하니 어떤 내용인지 궁금해지더라고요. 제목에 "닥터"가 들어간 것에 걸맞게 미국 드라마는 <닥터 하우스(2002-2014)> 제작진이 참여했다는 것을 읽고 더욱 원작이 궁금해지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소설이 아닌 오리지널 대본집이라는 것이 정말 매력적이었고요!


궁금해서 검색해보고서야 알게 되었지만, 이 드라마는 배우 주원 씨가 서번트 신드롬을 앓는 주인공을 연기해 화제가 되었던 드라마였다고 해요. 그외에도 기라성 같은 국내 드라마 배우들이 출연해서 탄탄한연기력을 바탕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고 합니다. 워낙 드라마를 좋아하지 않는지라 읽으면서 손발이 오그라들면 어떠지(...)하는 걱정이 있었는데, 굉장히 몰입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어요! 
사실, 가장 중요한 부분에서 끝나며 다음 화를 기대하게 하는 드라마가 아닌 완결된 대본으로 보는 것이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컴팩트하게 지나갔던 작품이랍니다. 20회가 숨가쁘게 흘러갈 정도로 지루하지 않게 구성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엔 수많은 캐릭터의 이름을 언제 다 외우나(...) 싶었는데, 나중엔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지더라고요. 

이 드라마가 왜 그렇게 사랑을 받았고, 미국에서도 제작되었는지 알 것 같았답니다. 물론 서번트 신드롬을 앓고 있는 주인공이 하필 다른 것도 아닌 외과 의사로 성장해나간다는 특별한 설정이 굉장히 매력적이지만, 그것이 아니더라도 이 드라마는 참 따뜻한 것 같아요. 가족이나 이웃을 사랑하라는 교훈적인 내용이 담겼거나, 예전 방식의 권선징악이 강조된 것도 아닌데, 등장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이 결국은 연민할 수 밖에 없는 존재이고, 이유를 불문하고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 한 사람의 나약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효과적으로 풀어내고 있지 않나 싶었답니다. 

박재범 작가는 서문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굿 닥터> 리메이크의 성공을 통해 깨닫게 된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다. 
보편 타당한 인간의 감정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것이다. 상식적이면서 자연스러운 공감을 주는 스토리는 그 어떤 색이나 자극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통용된다. <굿 닥터>에서 제시하는 보편타당함의 가치는 인간에 대한 연민과 예의, 사회의 약자에 대한 인식과 태도에서 기인한다. (4 페이지)"

이것이야말로 <굿 닥터>를 가장 잘 설명한 것이 아닐까 싶어요. 드라마에서 주인공과 갈등을 빚는 수많은 캐릭터들을 결코 미워할 수 없는 것은, 그들 역시 연민과 사랑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작가가 조심스럽지만 분명하게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박재범 작가는 작가가 된 이후 다짐한 것이 '세상에 그다지 큰 득은 못 줘도, 해가 되는 작가는 되지 말자'였다고 합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수많은 드라마들을 보면, 드라마 작가로서 정말 대단한 결심을 한 것이라 생각해요. 자극적인 요소가 난무하고, 극단적이고 패륜적인 스토리까지 등장하며 시청률을 올리려 하는 드라마가 너무나도 많으니까 말이죠. 그의 이 한 마디가 그의 드라마만큼이나 따뜻하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대본을 읽는 재미! 
아무래도 캐스팅과 플롯, 대략의 상황 등이 설정되어 있는 상태에서 쓰는 대본이다 보니, 중간중간 "박시온" 대신 "주원"이 지문에 들어가 있는 것도 재미있었고, 어린아이에게 흉기로 무차별 공격을 가한 범인이 병원에 침입했을 때, 드라마 지문에서 "범인"이 아닌 "범인새끼!!"로 분노하고 있는 작가의 모습이 상당히 귀여워(?) 보였답니다. 

궁금해서 유투브에서 몇 개 클립을 찾아보았는데, 대본집을 읽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 들더라고요. 드라마를 보신 분들도, 저처럼 드라마를 보지 않으신 분들도 정말 재미있고 행복하게 읽을 수 있는 따뜻한 <굿 닥터>. 더욱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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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분 다이어리 - 작지만 확실한 행복
도미닉 스펜스트 지음, 김윤재 옮김 / 행성B(행성비)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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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처음에는 여러 종류의 필사 도서들이 크게 유행하더니, 몇년 전부터는 "5년 다이어리" 같은 일기 형식의 책들이 등장했어요. "책에는 절대 낙서하지 마라"는 저희 아빠의 말씀이 무색하게, 요즘엔 자신의 이야기로 채워나가는 책들이 참 많아졌습니다. 


저 역시 5년 다이어리를 한참 사용했었어요. 1년 365일 같은 질문을 5년에 걸쳐 대답하는 형식이었는데, 나중에 한꺼번에 보면 정말 재미있는 기록이 되겠더라고요. 그렇게 쓰기 시작했지만... 의외로 매일 몇 줄을 채우는 것이 쉽지가 않더라고요. 시간이 많이 들거나 어려워서는 아니었고, 단순히 기록물을 남기는 것 외에 크게 의의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안타깝게도 저의 5년 다이어리는 그렇게 미완성인 채로 벌써 1년 가까이 책상 한 켠에 쓸쓸히 머무르고 있답니다. 

그러던 중 좀 색다른 신간소식을 듣게 되었어요. "5년 다이어리"와 비교하면 말도 안되게(?) 짧은 시간인 <6분 다이어리>! 책 표지에 Das 6-Minuten Tagebuch라고 쓰여져 있는 것을 보니 아마 독일에서 처음 출간된 책이겠구나 싶었답니다. 이 책의 부제 "작지만 확실한 행복 - 인생이 바뀌는 아주 작은 반복"도 굉장히 매력적이었는데, 한번 어떤 책인지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드디어 베일을 벗은 <6분 다이어리>!


저는 올해 몰스킨의 가장 작은 미니 사이즈 데일리 다이어리를 쓰고 있답니다. 지금의 저에게 가장 이상적인 다이어리인 것 같아요. <6분 다이어리>는 일반 책 크기지만 두께는 몰스킨 데일리 다이어리와 비슷해 꽤나 묵직해요.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은 크게 두 파트로 나뉘어져 있는데, 첫 파트에서는 저자 도미닉 스펜스트가 <6분 다이어리>의 아이디어와 그것의 독창적인 효과를 필두로 하여 사용법을 아주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는 갑작스럽게 심각한 사고를 당해 4개월간 병원에서 보내게 되는데, 이 때의 경험을 토대로 <6분 다이어리>를 구상했다고 해요. 


사실 "6분"이라는 단어는 조금 과장된 면이 없잖아 있어요. 마치 집을 소개하면서 "역과 5분거리"라고 하는 것과 비슷하달까요? (우사인 볼트 정도의 체력이 있어야 5분만에 갈 수 있는 그런 곳인 경우가 대부분이니까요) 6분이라는 시간은 아침 저녁으로 총 여섯 개의 항목을 작성해야 하기 때문에 나왔는데, 이것은 각 항목을 작성하는데 1분 미만이 걸려야만 가능하니까요. 하지만 부담되지 않는 짧은 시간인 것만큼은 확실합니다. 

아침과 저녁으로 작성하게 되는 항목은 다음과 같아요. 

아침
1) 지금 감사한 일들!
2) 이렇게 멋지게 살자!
3) 이런 사람이 되겠어!

저녁
4) 어떤 좋은 일을 했나?
5) 이랬으면 더 좋았겠다!
6) 멋지고 행복했던 순간들!

매 주 첫 날에는 이것과는 별개로 한 주를 이끌어나가는 여러 질문들에 대답하게 되는데요, 6분 다이어리를 쓰는 22주동안 이 질문은 매 주 변하기 때문에 자신을 살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나중에 모아서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경험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이외에도 저자는 다이어리를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자세한 팁을 소개하는데, 취향에 따라 조금씩 변형해서 사용해도 좋을 것 같아요. 월말에는 자신의 한 달을 결산해보는 일종의 "성적표"를 만들어 볼 수 있습니다. 22주 동안 자신이 어떻게 변했는지 이 월간 체크리스트를 통해서도 알아볼 수 있지 않을까요.


<6분 다이어리>를 대표하는 해시태그를 두 개 고르라면 #긍정심리학 과 #UrBestSelf 가 아닐까 싶어요


후자인 UrBestSelf 중 Ur는 독일어로 기원을 뜻하는 말로서, 사회화가 되기 전, 문화나 어떤 사건에 의해영향받지 않은 본연의 자신을 뜻하는 것이랍니다. 거기서 가장 최고의 모습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6분 다이어리>와 만들어 가는 것이죠. 


22주라는, 너무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은 시간을 통해 만들어보는 긍정적인 습관. 무심결에 지나쳤던 것들도 감사하고 더 나은 것으로 만들어가려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멋진 다이어리 같아요. 

신랑에게도 한 권 선물해서 함께 시작해봐야겠어요. 하루하루 지날 때마다 조금씩 성장하는 자기 자신을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것은 덤일테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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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nd Up - 초급과 고급 과정의 실전 페미니즘
율리아 코르빅크 지음, 김태옥 옮김 / 숨쉬는책공장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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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월째 뉴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미투고백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참 심란해집니다. 우리 사회에 이렇게나 성폭력이 만연했다는 사실도 경악스럽지만, 그것을 대하는 사람들의 상반된 반응이 더 경악할 노릇이니까 말이죠. 게다가 이 모든 것이 여성인권운동과 "페미니즘"과 연결이 되면서 상황은 더욱심각해진 것 같습니다. 지지받고 도움이 필요한 성폭력 피해자들을 중심으로 젠더의 대립이 일어났으니 말이죠. 혹자는 이것이 "반드시 거쳐야 할 과도기적 사건"이라고 했지만, 불처럼 번져가는 사회적 현상이 결국 어디로 향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저는 페미니스트는 아닙니다. 이것은 제가 "실제로" 페미니스트가 아니라는 뜻이 아니라, 한국에서 통용되고 이해되는 "페미니스트"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마치 정치적으로 보수론자에 속하지만 한국에서는 "보수=자유한국당"으로 통하기 때문에 보수론자라고 말하지 않는 것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이번에 터진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서 (그리고 그것들이 조금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보면서), 페미니즘에 대한 구체적인 공부와 이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페미니즘이 무엇인지 모르면서 페미니즘이 옳다고 말할 수도, 옳지 않다고 말할 수도 없었기 때문이죠. 때문에 "초급과 고급 과정의 실천 페미니즘"이라는 부제에 이끌려 이 책 <스탠드 업(STAND UP)>을 읽게 되었어요. 


이 책의 저자 율리아 코르비크는 1988년 생으로, 젊은 페미니스트이자 <더 유러피언>의 편집자입니다. "남자아이들만큼이나 팔굽혀펴기를 잘한다"는 체육선생님의 칭찬을 거북하게 느꼈던 그녀는 대학에서 유럽학, 커뮤니케이션학, 그리고 신문방송학을 공부하면서 남자 저자들의 책만 실어놓은 것에 화가 났다고 합니다. 새로운 반향을 이끌고 있는 30대의 대표적 페미니스트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녀의 문체는 다소 공격적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제가 아는) 다른 페미니스트들에 비해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입장을 고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느낌이 들었던 책이었습니다. 물론 혼전성관계나 낙태, 성소수자에 대한 그녀의 의견은 우리나라에서 그 자체만으로도 거북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이것은 어쩔 수 없는 문화적 장벽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책에서 등장한 TV 프로그램 <Germany's Next Top Model>이나 특히 <Bachelor> 같은 프로그램을 직접 보면 저자가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도 정말 무리는 아니다 싶으니까요. 성적으로 대단히 개방적이지만 그것이 상당히 남자들에게 유리하게 국한되어 있고, 많은 여자들이 그러한 "개방된" 문화 안에서 역차별을 당하거나 성적인 유린대상이 되어버리는 것은 - 적어도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합니다. 거기에서 우리나라 정서와 공통분모를 찾는 것부터 무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런 불편한 감정과 선입견을 내려놓고 이 책을 읽는다면 "아, 페미니즘이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고자 하는구나"의 맥락을 알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이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모든 말에 동의하지도 않았고, 마음이 불편한 때가 없었다고 한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필요한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적어도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한 명의 여자 - 그리고 아내, 아들을 가진 엄마 - 로서 조금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행동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볼 수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이런 자아성찰과 고민은 현대를 살아가는 누구나 가슴 속에 담아두어야 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페미니스트들은 "당신도 페미니스트이며, 이제 그것을 인정하라!"고 수없이 권하지만, 저는 아직까지도 제가 페미니스트라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물론 페미니즘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정신 - 사람은 누구나 성별(젠더)에 관련없이 동등한 기회를 부여받아야 한다 - 에는 전적으로 동의하며 그렇지 않은 불의가 일어날 때 분노합니다. 하지만 "페미니즘"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지지하고 그 편에 서기에는 페미니즘 역시 너무나도 많은 모순과 자기합리화에 물들어있다는 생각에 쉽지 않아요. 


저자는 - 상당히 적은 부분이긴 하지만 - 여자들이 차별받는만큼 남자들 역시 자신의 성 때문에 많은 차별을 받고 있고, 이것 역시 시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굉장히 공감되는 부분이에요. 자신에게 유리한 이권은 그대로 누리면서, 차별당하는 것만 억울하다고 주장한다면, 우리나라에서건 어디에서건 페미니즘 운동은 결코 범국민적인 지지와 이해를 얻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부터도 공감할 수 없으니까요. 

책을 읽던 중, 지금의 "미투 사태"에 맞는 구절도 찾을 수 있었어요.


그러나 이는 우리가 생각하던 틀에 맞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경험한 것을 강간에 포함시켜야 하는지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는 피해자가 많다. 게다가 그들에게도 책임이 있는 것인지의 여부까지. 칼을 든 낯선 사람이 수풀 속에서 튀어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은 가해자에게 연대의식을 느끼며 보호하고 싶어 하는지도 모른다. 그는 원래 좋은 사람이었어! 아무도 자신을 믿어 주지 않을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차라리 관계를 유지시키려는 것이다. '진짜' 강간의 신화는 여성들이 친분관계를 끝내고, 연락을 끊고, 고소하는 일을 어렵게 만든다. (272 페이지)


개인의 잘못이나 실수, 범죄, 이례적인 일이라고 치부하지 말고, 이것을 사회적으로 분석해보고 어떤 변화가 필요할지를 생각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서로가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배려하는 가운데"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성 자체를 적으로 간주하고 뭐든지편을 갈라 적대관계를 조성한다면, 과연 이것이 성숙한 인격적인 성장을 위한 것이 될 수 있을까요?

책에 등장하는 몇몇 인물은 "여성, 남성이라는 말 자체를 없애야 한다"라고 주장하는데, 쉽사리 이해가 가지 않았던 부분이에요. 저는 "한국인"이고 무엇이 어떻게 되건 끝까지 "한국인"으로 남을 거에요. 설사 언젠가 국적을 바꾼다 하더라도 제가 "한국인"이라는 데에는 변함이 없을 테니까요. 마찬가지로 저는 "여성"이고, 제가 무슨 일을 하건 어디에 가건 "여성"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것을 부정하거나 지우려 하는 것은 "여성"이라는 것 자체가 마치 열등하거나 감추어야 할 것처럼 치부하는 것 아닐까요. 저는 여자이고, 이대로가 좋아요. 제 남편과 아들이 남자이고, 그대로가 참 좋은 것처럼요. 여성이 여성으로서 존중받고 싶다면 남성을 남성으로서 존중해야 하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보수와 진보 만큼이나 이번 미투 사태는 남성과 여성의 대립구도 속에 그 본질을 잃어가고 있지 않나 걱정이 됩니다. 성경은 "사랑은 이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고전13:7)"라고 말합니다. 서로에 대한 존중과 이해, 그리고 사랑이 있다면 거쳐야만 하는 이 힘든 상황을 성숙하게 해결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많은 남성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도 불편하고 "욱" 치밀어 오르는 순간도 있겠지만, 적어도 "반대되는 입장의 사람들의 생각"을 알기 위해 한번쯤은 읽어볼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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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점프한다 - 좋아하는 일, 꿈꾸던 일, 돈 되는 일로 JUMPING!
마이크 루이스 지음, 김보미.송민교 옮김 / 움직이는서재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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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대학 강의를 접으면서 당분간은 학생들을 만날 일이 없겠구나 싶었는데, 의도치 않게(?) 다시 교편을 잡게 되면서 세 명의 학생의 전공레슨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과 만나고 함께 수업하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인데, 알게 모르게 부담이 되고 마음이 무거워지는 건 그 누구도 함부로 예측할 수 없는 미래 때문입니다. 불과 열 살 남짓 어린 아이들인데도, 제가 살아온 시대와 그 아이들이 살아갈 시대는 너무나도 다르기 때문이죠. 이러니 부모님 세대와 우리 세대의 차이는 오죽할까요. 

2017년, 소울메이트같은 작가님과 함께 사업자등록을 하면서 가장 두려웠던 것이 무엇이었을까 생각하면 "원하지 않는 일을(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게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었던 것 같아요. 그것이 싫어서 사업체를 만든 것인데, 이것마저도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갈까봐, 그래서 무료하고 힘든 일상이 반복될까봐 가장 걱정이 되었던 것이죠. 물론 여기에는 "원하지 않는 일을 하면서 돈까지 못 벌면 어떡하지?"라는 상당히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걱정도 포함이 되어 있었습니다. 

저같은 사람들을 위해, 혹은 아직 직장에 있지만 매일 다른 생활을 꿈꾸며 쳇바퀴같은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인생에서 "점프"를 감행한 마이클 루이스가 집필한 <나는 지금 점프한다>라는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좋아하는 일, 꿈꾸던 일, 돈 되는 일로 JUMPING!"이라는 부제 하나만으로도 얼마나 가슴이 설레던지. 과연 이게 가능한 일일까요?

저뿐만이 아니라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은, 이상하리만치 위로가 되는 일입니다. 모두들 자기 길을 잘 찾아가고 있는데 혼자 방황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상황과 내용은 달라도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고민을 하고 비슷한 경로와 비슷한 모험을 거쳐 자신이 원하는 길을 향한 도전을 하고 있다는 것은 지금까지 읽었던 많은 책들보다 훨씬 구체적인 희망을 보여주는 것 같았답니다. 

저자인 마이크 루이스는 젊은 나이에 확보한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프로 스쿼시 선수로 데뷔한 사람입니다. 여기서 벌써 조금 괴리감이 느껴지긴 했어요. 사실 우리나라의 상황을 보자면 일을 그만두는 것은 고사하고 "안정적인 직장"을 얻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게 보일 때가 많으니까 말이죠. 
하지만 저자의 사례를 비롯하여 이 책에서 소개되는 수많은 사례들을 읽으면서 "점프"라는 것은 결코 불가능하지도 않고, 추상적이거나 이상주의적인 것이 아니라고 확인할 수 있었어요. 저자는 현재 글로벌 커뮤니티인 <When to jump(점프해야 할 때)>를 통해 인생의 터닝포인트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는 사람들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요. 아마 이 책에 수록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커뮤니티를 통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사람일거고요. 

책의 서두에서도 이미 말하고 있듯 이 책에 소개된 사례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돈 많이 벌고, 사업에 성공하고, 그후로 계속 행복하게 살았다는) 성공과 거리가 있는 경우도 있어요. 모든 점프가 성공하리라는 보장도 없죠 (반대의 경우가 더 많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혹은 가지게 되었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의지와 끈기로 결국 일구어나갔다는 거에요. 여기에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용기와 인내가 필요했고요. 

저자는 점프의 단계를 네 개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1단계: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여라
2단계: 계획을 세워라 
3단계: 스스로 운이 좋게 하라 
4단계: 뒤돌아보지 말라 

총 네 단계에 거쳐 자신의 점프를 소개하는 한편, 각 단계에서 도움이 될만한 다른 사람들의 여러 실제 사례를 소개하는 것으로 이 책은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부분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는데, 저자 혼자 이 책을 집필했다면 그저 "인생의 반전에 성공(?)한 한 사람"의 이야기로 끝났을 것 같아요.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서로 다른 모습으로 "점프"를 하는 것을 읽으며 많은 용기도 얻었고, 반성도 했고, 앞으로의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며 가슴설렐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인상적인 것은 모두 "점프"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갔는데, 이 점프라는 개념과 그것을 준비하는 과정, 실행하는 과정, 유지하는 과정이 사람에 따라 미묘하게 달랐던 거에요. 여기에서 다시금 "모두에게 완벽한 솔루션"은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무작정 다른 사람이 하는 대로 따라할 것이 아니라 충분한 내적 준비과정을 거친 후에 신중하게 점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제로 이 책에서 소개된 사례들을 보면,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무모하기 짝이없는 시도였다 하더라도, 당사자 본인은 철저하게 계산하고 준비한 경우가 많았어요. 절벽 아래로 점프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계획과 검증을 거친 후에 용기있게 실행하는 것이죠. 책에는 예술을 비롯하여 여러가지 직업으로 점프한사람들의 많은 사례가 소개되어 있으니, 자신이 꿈꾸는 방향이 있다면 그 사례를 중점적으로 연구해봐도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답니다. 

당신의 가치를 알라.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믿고 더욱 집요하고 끈기 있게 밀어붙여라. 
점프를 통해 나는 처음으로 나 자신을 진정으로 신뢰했다. 
(302 페이지)

책을 읽는 도중에도 자꾸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라 잠시 책을 내려놓고 메모를 하기도 했답니다. 말도 안되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믿고, 자신이 해낼 수 있는 일에 대한 신뢰로 어려움을 헤쳐나갔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니 마음속이 뜨거워지는 것이 느껴졌어요. 다른 누구의 허락이 필요한 일도 아니고, 세상이 나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신경쓸 일도 아니었던 것 같아요.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이루어나갈지인데 말이죠. 

주변 사람들에게 몇 권 사서 선물해주고 싶을만큼 유익한 책이었답니다. 여러 사례가 소개되어 있어 이야기를 읽듯 단숨에 읽어내려갈 수 있는 책이기도 했어요. 마지막으로 저와 여러모로 상황이 비슷했던 한 사람의 글을 소개할까 합니다.

점프가 두려울 수도 있겠지만, 그래서 점프를 하지 않는 선택은 더 나쁘다. 
좋아하지 않는 일에 더 오래 머무르는 만큼 
더더욱 덫에 갇힌 기분이 들 것이다. 
우리 인생은 한 번뿐이고 나만 해도 벌써 서른다섯 살이다. 
어쩌면 앞으로 35년을 더 일할 수도 있을 테고, 
35년이면 내가 그동안 살아온 만큼의 시간이다. 
나는 그 시간을 즐기고 싶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 
그리고 내 아들이 관심도 없는 일을 하는 엄마를 보며 자라는 것은 
원치 않는다. (323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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