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된 글입니다 ***
2017년에 개봉한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코코>는 코로나 이전, 아들과 함께 마지막으로 영화관에서 본 기억에 남는 작품입니다. 당시만 해도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것이 자연스러웠지만, 코로나 이후 몇 년간은 극장을 찾지 않고 집에서만 영화를 보게 되었어요. 그 영향인지 아들은 어느새 영화관에 가는 걸 부담스러워하게 되었고, 그 후 미디어를 접하는 방식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시간에 맞춰 극장을 방문하고, 팝콘과 음료를 사서 편안한 좌석에 앉아 스크린을 바라보는 일은 단순한 콘텐츠 소비를 넘어서 하나의 체험이자 추억이었는데, 이제는 그런 경험이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아 참 아쉬워요.
그래서인지 <코코>의 완역 대본집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꼭 읽어보고 싶었답니다. 물론 단순히 추억 때문만은 아니에요. 감동적인 스토리와 환상적인 음악,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전개, 그리고 멕시코 전통을 바탕으로 한 독특한 세계관까지, <코코>는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완성도 높은 작품임에 분명하니까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듯 픽사의 애니메이션은 수년에 걸친 기획과 수정을 거쳐 완성되며, <코코> 역시 2010년부터 개발이 시작되어 긴 시간 동안 다듬어진 작품이에요. 대사 하나하나에도 섬세한 고민이 담겨 있기 때문에, 그 대본을 직접 읽는 일 자체가 하나의 수준 높은 경험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대본집은 총 두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영화 전체의 대사를 담은 스크립트북이고, 다른 하나는 중요한 표현 100가지를 정리한 워크북이에요. 스크립트북에는 주요 장면의 스틸컷이 함께 수록되어 있어, 영화를 떠올리며 대사를 따라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왼쪽에는 영어 대사, 오른쪽에는 한글 번역이 나란히 실려 있어 비교하며 읽기 편하고, 영어 원문만 보고 싶을 때는 책을 반으로 접어서 활용할 수도 있어요. 무엇보다 길벗 홈페이지에서는 디즈니가 추천한 성우가 녹음한 전체 스크립트 오디오북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 듣기 연습에도 도움이 됩니다.
이번 <코코> 대본집을 통해 처음 디즈니 픽사 스크립트북 시리즈를 접했는데, 책날개를 보니 인사이드 아웃, 엘리멘탈, 겨울왕국 등 다양한 작품의 대본집이 이미 출간되어 있더라고요. 각 책마다 추천 학습 난이도와 활용 목표가 안내되어 있어, 디즈니 픽사 팬이라면 재미있고 효과적으로 영어 학습에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어 공부가 주목적인 분들은 물론, 영화의 감동을 다시 한 번 텍스트로 되새기고 싶은 분들께도 충분히 가치 있는 책이라 추천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