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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매일매일 환경 실천
정다빈 지음, 배누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5년 4월
평점 :
** 본 서평은 서평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된 글입니다 **
경기도에 거주하는 저희 가족은 요즘 ‘기후행동 기회소득’이라는 앱을 통해 생활 속 환경 보호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매일 기후 퀴즈를 풀며 탄소 발자국을 줄일 수 있는 지식을 쌓고, 다양한 환경 실천 팁도 얻을 수 있어요. 게다가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일정 걸음 수 이상을 걷게 되면 리워드까지 적립되어 동기부여가 확실하답니다. 앱 메인 화면에는 나의 ‘기후 행동’을 통해 얼마나 온실가스를 줄였는지가 수치로 나타나는데, 생각보다 큰 자극이 됩니다. 덕분에 요즘은 웬만하면 자동차는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도보로 이동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환경 보호와 건강, 두 가지를 동시에 챙길 수 있으니까요.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환경 보호는 그저 “물을 아껴 써야 해”, “쓰레기를 줄이자” 같은 다소 모호한 개념으로 배웠던 기억이 납니다. 아이가 실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정도라고는 냉장고 문 오래 열지 않기, 공책을 아껴 쓰기 정도였던 것 같아요. 물론 이런 행동도 중요하지만, 보다 본질적인 환경 보호에 대한 정보와 실천 가능한 구체적인 지식이 필요하다고 느껴왔습니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우리의 환경 인식은 아직도 과거에 머물러 있는 듯해 아쉬운 마음이 컸죠. 그런 가운데 아주 반가운 신간을 만나 기쁜 마음으로 읽게 되었습니다.
주니어RHK에서 출간된 <오늘부터 매일매일 환경 실천>은 현직 초등교사이자 환경 교육을 오랫동안 연구해온 정다빈 선생님의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책입니다. 하나의 주제를 두 페이지에 걸쳐 간결하게 다루고 있어 초등 저학년 아이들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어요. 일회용품 줄이기, 전기 절약 등 익숙한 주제뿐 아니라, 어른들도 헷갈려하는 재활용 쓰레기 구분법, 진짜 친환경 제품을 고르는 방법 등 꼭 알아야 할 실천 정보가 총망라되어 있습니다. 아이는 물론, 부모에게도 참 유익한 책이에요.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재활용을 제대로 하기 위해 기억해야 할 네 글자 ‘비헹분섞’. “비우고, 헹구고, 분리하고, 섞이지 않게 버리기”만 지켜도 재활용률이 훨씬 높아진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알고는 있었지만 명확한 기준 없이 실천하고 있었던 제게는 매우 실용적이고도 유용한 암기 방법이었답니다.
이 책은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우리가 왜 그런 행동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도 함께 설명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왜 편의점 간식과 일회용 물을 삼가야 하는지, 왜 전기 절약이 중요한지, 또 왜 지나친 육식이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지를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간결하고 명확하게 짚어주기 때문에, 아이와 함께 이야기 나누기에도 참 좋습니다. 단순한 도덕적 권유가 아니라, 실질적 변화를 만드는 중요한 선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기 때문이에요.
놀라웠던 정보도 있었어요. 스트리밍을 하는 행위가 대표적인 ‘디지털 탄소 발자국’을 남긴다는 사실이 그랬습니다. 스트리밍을 할 때 스마트폰은 지속적으로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많은 전기를 소모하기 때문에, 다운로드해서 보는 것보다 탄소 배출량이 훨씬 많다고 해요. 영상은 미리 내려받고 자동 재생은 해제하기, 화면 밝기 줄이기,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정해두는 것만으로도 탄소 발자국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하니, 꼭 기억해두려 합니다.
몇 년 전부터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며 깨달은 것이 있어요. 환경을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길은 “되도록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되도록 물건을 소유하지 않고, 한 번 소유한 물건은 오래오래 아껴 쓰는 것이 우리 자연에 불필요한 부담을 주지 않는 방법이더라고요. 특히 매 시즌 새 옷을 사고 헌 옷을 버리는 소비 문화는 반드시 바뀌어야 할 것 중 하나입니다. 의류 수거함에 넣은 옷은 대부분 재활용되지 못하고, 개발도상국에서는 버려진 옷들이 강처럼 쌓이는 풍경이 일상이 되었다고 하니까요. 값싼 옷의 생산 전쟁 이후, 이제 더 이상 옷이 없어 못 입는 나라는 거의 없기 때문이죠.
제로 웨이스트까지는 어렵더라도, 일상에서 조금씩 물건과 쓰레기를 줄여나가는 노력은 분명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 점에서 <오늘부터 매일매일 환경 실천>은 단순한 어린이 책이 아니라,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필요한 환경 실천 가이드입니다. 반복해서 읽고, 실천하고, 참고할 수 있는 소중한 책이에요. 어쩔 수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더라도, ‘몰라서 못하는’ 환경 실천은 이제 없었으면 합니다. 더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고, 함께 변화해 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