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답이다 - 내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몸과의 대화법
오세진 지음 / 새라의숲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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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에는 워낙 책이 많은 편이지만 유난히 비슷한 장르(?)의 책이 많기도 합니다. 다이어트와 운동에 관한 책이 대표적인데요, 신랑은 옆에서 "책을 사고 읽을 시간에 다이어트를 했으면 지금쯤 난민 수준이 되었을" 거라고 농담을 하곤 합니다. 부족한 정신력과 끈기를 자꾸 책으로 풀어내려 했던건지, 책장 한가득 꽃혀있는 다이어트 책들이 저에게 원망스러운 눈길을 보내는 것도 같아요. 


그러다가 <몸이 답이다>라는 책의 출간 소식을 들었답니다. "내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몸과의 대화법"이라는 부제가 마음에 확 와닿았던 것 같아요. 예전에 읽었던 <내 인생의 마지막 다이어트>가 생각났어요. 오랫동안 다이어트를 해보신 분들이라면 공감하실텐데요, 다이어트는 단순히 음식을 적게 먹거나, 가려 먹거나, 운동을 많이 하는 것이 아닌 심리적인 변화와 생각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책이죠. 

<몸이 답이다>의 저자 오세진 씨는 연이은 교통사고로 건강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해요. 그 이후로 그녀의 인생 역시 완전히 달라졌죠. 누가 시켜도 안하던 운동을 스스로 열심히 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삶의 질이 높아지고 자신감과 활력을 되찾게 되었다는 생생한 경험담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제법 두꺼운 책이지만 이 다섯 글자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운동하세요!
조금 더 글자 수를 늘리자면 아마 이렇게 되겠죠: 지금! 바로! 당장! 운동하세요!

마지막 장에 드디어(?) 공개된 오세진 씨의 모습을 보면 그녀가 밝힌대로 (우리나라 평균 키인) 162cm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에요. 황금 비율이라서 그럴까요? 그녀의 사진을 보면 말 그대로 정말 "우월합니다". 이런 그녀도 예전에는 다른 곳보다 두꺼운 허벅지와 납작한 엉덩이 때문에 신체적인 컴플렉스가 있었다니... 지금 모습만 봐서는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네요. 
시원시원한 그녀의 미소가 더욱 아름다워 보이는 것은 그녀가 권하는 운동의 이유가 날씬해지고, 예뻐져서 자존감을 찾는 것이 아닌, 자신의 몸을 제대로 알고 있는 그대로 사랑하며,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 운동하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세진 씨처럼 균형잡힌 멋진 몸매가 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운동을 해야 하는지 상세하게 적힌 운동 가이드를 기대하셨다면 이 책을 읽고 실망하실지도 몰라요. 실제로 (직접적인) 운동 방법에 대해선 단 1페이지도 할애하고 있지 않거든요.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가 왜, 지금 당장, 건강한 삶을 살아야 하며, 그러기 위해 운동을 해야하는 지 충분한 동기를 얻으실 수 있을 거에요. TV에 나오는 마른 연예인을 닮고 싶어서가 아니라, 운동을 하는 만큼 내 삶의 질이 올라가고, 그로 인해 원하는 꿈을 좀 더 가깝게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지금 바로 운동을 시작하라는 것이죠. 결국 나이가 들다 보면 체력이 전부다라는 생각을 하기 마련이니까요. 

책 곳곳에는 오세진 씨의 주장을 뒷받침해주는 여러 명언들이 소개되어 있는데, 그 중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그녀 자신이 말한 "하루 한 시간의 화장은 하루를 아름답게 만들고, 하루 한 시간의 운동은 평생을 아름답게 만든다"였답니다. 운동은 누구에게나 공평해서 시간과 노력을 들인만큼, 배신하지 않고 그 결과를 나타내주는 것이니만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아름다움을 위해 반드시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자가 책에서 말한 것처럼, 성형수술이나 비싼 한약, 보조제 등에는 기꺼이 돈을 지불하면서 왜 가장 기본적인 운동에는 관심이 없는지... 이젠 "최고의 성형"이라고 불리우는 운동을 통해 건강하고 아름다운 몸을 만들어나가야겠다고 결심했답니다. 


다이어트, 운동, 도전, 새로움, 사랑이라는 다섯가지 요소는
삶과 맞닿아 있다.
누군가에게는 삶의 존재 이유이자 전부가 된다. (...)
이 다섯 가지에 초점을 두면 스트레스에 대한
회복탄력성이 증가하고,
나이에 상관없이 정신을 명민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238 페이지)

거창하게 시작하려 하지 말고, 지금 당장 내 상황에서 손쉽게 시작할 수 있는 일부터 적극적으로 습관을 만들어 나가야겠어요. 바로 가시적인 효과가 보이지 않아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다보면 평생을 아름답게 유지할 수 있는 멋진 몸을 만들 수 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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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컨설팅 바이블 - 대한민국 CEO를 위한 법인 컨설팅 시리즈
김종완 지음 / 스타리치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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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을 읽게 된 건, 지금은 미약하기 그지없는 시작단계지만 언젠가 사업장이 커지고 규모가 적당해지면 법인으로 전환하는 데 도움을 얻고 싶었기 때문이었답니다. 지금은 모든 것에 있어 거의 백지 상태지만 꾸준히 공부를 하면 어느 정도 사업을 꾸려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 때문이었죠. 

목차를 읽을 때까지만 해도 어떤 위화감(?)을 느끼지 못했는데, 막상 본문을 읽기 시작하니... 얼마 지나지 않아 "아, 이건 확실히 내가 읽을 이야기가 아니구나!"라는 확신(?)이 들었답니다. 저와는 전혀 다른 리그(League)의 이야기더라고요 ㅎㅎ 

저자 김종완 씨는 자신을 부자/CEO/상속증여/사업승계 전문가라고 소개합니다. 감 잡으셨나요? 이 책에서 말하는 대한민국 CEO는 적어도 자산 규모가 몇십 억에서 몇천 억 정도 되는, 소위 VVIP 고객을 뜻하는 것이었어요. 저자의 프로필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저자의 "전문 분야는 사업승계, 상속증여, 절세전략, 은퇴설계, 자산관리, VIP 마케팅이다. 특히 법인 CEO, 개인 CEO, 임대업 CEO, 전문직, 고소득 경영자들의 행복한 미래를 돕기 위한 컨설팅 및 강의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법인을 세우고 키우며 관리해나가는 노하우가 담긴 책인 줄 알았는데, 이미 사업에 성공한 CEO들이 자식들에게 사업을 승계하거나 자산을 증여할 때 합법적으로 세금을 적게 낼 수 있는 비결과 그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변수를 계산하고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말하고 있는 책이었어요. 

이 책은 이미 지난 2015년에 처음 발간되었는데 총 두 권으로 나뉘어져 있었다고 해요. 개정판을 내면서 보다 읽기 쉽고 컴팩트하게 한 권으로 묶여 나왔다고 하는데, 3년만에 개정판이 나올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책이구나 싶었답니다. 굉장히 진지해보이는 커버와는 달리 전면 컬러로 구성된 내용 곳곳에 만화같은 일러스트가 삽입되어 있어요. 뭔가 어울리는 듯 어울리지 않는 재미있는 구성이더라고요. 

프롤로그와 첫 파트를 읽으면서 이미 이 책은 저의 상황과 전혀 맞지 않는 책이라는 확신이 들었지만, 궁금한 마음에 끝까지 읽어봤어요. 자산가가 은퇴하려면 생각할 것도 참 많고, 가족관계도 그리 쉽지만은 않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답니다. 수많은 컨설팅 경험을 가지고 있는 저자는 풍부한 사례를 통해 CEO가 궁금해 할만한 내용들을 설명하고 있는데, 그 중에는 다른 누구에게 상담하기 힘든 복잡한 가족관계라던가, 혼외자식을 위한 상속 절차라던가, 은퇴를 앞두고 세금 폭탄을 피하기 위해 점차적으로 사업 규모를 줄이는 등 쉽게 접할 수 없는 테마들이 많았어요. 또 세무조사에 대한 설명과 실전 사례들에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상황에 맞추어 절세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왜 끝까지 읽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흥미로웠던 책. 
당분간... 아니 어쩌면 평생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그들만의 리그"를 탐방하고 온 것 같은 묘한 기분이 들었던 책이네요. 뼛속까지 서민인 저로서는 상상하기도 벅찬 엄청난 세계인 것만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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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 복잡한 세상을 만나다 -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지식인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
완웨이강 지음, 이지은 옮김 / 애플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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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찰력.

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저자는 어떻게 이런 통찰력을 가지게 되었을까 감탄하게 됩니다. 번지르르한 말로 자신의 이론을 펼쳐놓고 모든 것을 끼워넣는 것이 아닌, 다방면으로 분석해보고 가설을 세운 뒤 그것을 증명해보이는 저자의 넓고 깊은 지식과 지혜가 놀라울 따름이에요. 

<지식인 복잡한 세상을 만나다>의 저자 완웨이강은 현재 미국 콜로라도대학교 연구원으로 활동중인 물리학자이자 칼럼니스트라고 합니다. 저자의 전공은 물리학이지만 철학과 사회학, 통계학, 교양학, 정치학 등 수많은 분야를 넘나드는 방대한 지식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명문대학교인 콜로라도대학교의 연구원이면서 저자는 스스로 "어디 가서 직업이 물리학자라고 말하기에는 차마 부끄러운 성과를 내는 데 그치고 있을 뿐"이라고 평가합니다. 바꾸어 이야기하자면 자신의 진짜 경쟁력은 물리학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여러 분야에 걸쳐 문제를 다각적으로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라 할 수 있죠. 

몇 년 전 유행하던 팟캐스트 방송인 "지대넓얕(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을 떠오르게 하는 이 책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진정한 인재(엘리트)가 되려면 결국 인문학과 예술에서 그 답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또한 이 모든 학문들은 단지 으스대거나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있어 보이기 위한 소품들이 아닌 인생에 직결되는 지혜라고 강조하죠. 

사실 인성교육의 본질은 뛰어난 실용성에 있다. 
평생의 짝을 찾기 위한 연애의 기술 따위가 갖는 
실용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삶을 살아나가며 무엇을, 어떻게 결정해야 하는지 
배우게 해준다는 뜻이다. (...)
자유학의 본질은 올바른 결단을 내리기 위한
학문이라는 데 있다.
(21 페이지)

또 다른 중요한 메시지는 (얼마 전부터 이미 많은 책들이 언급한 바 있듯이) 한 분야에서 뛰어난 스페셜리스트가 되는 것보다는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는 제너럴리스트가 이 시대에 맞는 지식인이라고 주장합니다. 이 "복잡한 세상에서 한 가지 분야의 지식만을 활용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사실상 극히 적다(11 페이지)"는 것이죠. 우리나라에서도 유행(?)하기 시작한 "전인적 교육"이나 "통합교육", "융합"과 같은 맥락으로 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하나의 초식이 통하지 않으면 재빨리 다른 초식을 펼칠 줄도 알아야 한다.
똑같은 문제를 놓고 경제문제 또는 정치문제, 심지어 물리문제로
여길 줄도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23 페이지)

때문에 자식들에게 왜 공부를 해야만 하는지 설득하는 데 있어 부실하고 어줍잖은 근거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면, 이 책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끊임없이 공부하며 자신의 지평선을 넓혀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 책에 담겨 있으니까요. 

책을 읽다보면 조금은 의아할 수 있는 저자의 관점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인성도 여가도 모두 포기한 채공부에만 집중하는 중국 학생과 봉사활동도 하고 자신만의 취미생활도 계발해나가며 명문대에 진학하는미국 학생은 결국 비슷한 부류라는 주장은 얼핏 들어서는 전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흔히 전자는 "잘못된" 교육의 단면으로, 후자는 "바람직한" 전인적 교육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저자는미국 학생이 그렇게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스펙을 쌓아나가는 것은, 그가 사는 사회 가운데서 그것이 인정받기 때문이라고 꼬집습니다. 공부만 잘하면 장땡인 중국 사회와는 달리, 미국에서는 적어도 그 정도는(?) 해줘야 인재라고 인정을 받는다는 것이죠. 즉, 전자가 나쁘고 후자가 좋다는 것이 아니라 전자와 후자 모두 사회에서 요구하는 기대치에 수동적으로 부응하는 아이들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480 페이지에 육박하는 분량을 자랑하는 이 책의 내용은 쉽게 분류할 수 없는 분야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복잡한 세상에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해 저자가 얼마나 많은 노력과 연구를 거듭했는지 대략이나마 알 수 있는 부분이에요. 사실 저자는 지식인(知識人)이 아닌 지식인(智識人)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후자는 전자를 통해 많은 정보와 지식을 얻을 수 있지만, 지식을 아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자신의 경험과 지성을 더해 지혜롭게 판단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흔히 우리가 콘텐츠를 만들 때, 1차원적인 나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다른 장르 혹은 학문과 융합하여 새롭고 지극히 개인적인 콘텐츠를만들어야 한다고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해박한 지식과 통찰력을 가진 다른 사람들이 쓴 책과는 달리, 이 책의 저자는 어느 한 이념이나 정책, 문화나 관습 등을 놀라우리만치 비판하지 않습니다. (거의) 모두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신랄하게 비판해도 전혀 놀랍지 않을텐데 지극히 중립적인 입장에서 팩트만 정리하는 식이죠. 이것 또한 어떤 무언의 메시지가 있는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로요. 

저자의 많은 지혜를 배우면서 반성하며 결심했던 것 중 하나는, 저 자신의 편협적인 배움이나 경험을 토대로 섣불리 가설을 세우거나 판단해선 안된다는 것이었어요. 예술인으로서, 엄마로서, 제가 아는 것은 지극히 일부분일 뿐인데 나이가 들어갈 수록 마치 그 일부분이 전부인 양 착각할 때가 많아지는 것 같아요.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 전에 충분히 검증하고, 객관적인 이유가 될 수 있는 자료들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답니다. 정말 두고두고 읽으면서 배울 수 있는 좋은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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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경영에 숨겨진 101가지 진실 - 개정증보판
김수헌 지음 / 어바웃어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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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엄마가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그랬을까요? 맘만 먹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살았던 때가 있었답니다. 흔히들 하는 변명처럼 "할 수 있는데 안 하는 거야"는 식이었죠. 어느덧 삼십 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니, 안 해서 안 되는 것이 아니라 노력해도 안 되는 것이 참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답니다. 


그중 하나가 경제관념이에요. 우스갯소리로 "이솝우화 중 '개미와 베짱이'에 나오는 그 베짱이가 딱 나"라고 말하곤 하는데, 속마음은 마냥 편하지 않답니다. 뭔가 미래를 위해 저축도 하고, 개미코딱지 같은 재산이라도 관리를 시작해야 할텐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기만 하거든요. 

그러다가 이 책, <기업경영에 숨겨진 101가지 진실>을 만나게 되었어요. 단어의 뜻도 몰랐던 "공시"의 교과서라고 불리는 책입니다. 이번에 출간된 것은 개정증보판이고, 이미 5년 전 출간된 후 소위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가 되어 투자를 시작하려는 많은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준 책이라고 합니다. 저처럼 주식의 "주"자도 모르고, 투자의 "투"자는 더더욱 모르는 사람도 흥미롭게 읽을만한 책이었어요!


공시 해설서의 개척자로서, 책을 더욱 많이 팔기 위해 
공시만 알면 주식투자로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식으로 광고할 수도 있었다.
또 조금만 공부하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내용을 
자신만의 비법인양 포장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책 몇 권 더 팔자고 독자를 우롱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 책의 필자로 드릴 수 있는 말씀은
공시를 제대로 이해하면 투자에서든 기업 경영에서든
더 나은 선택과 판단을 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머리말 중)

저자가 이 책을 집필하면서 어떤 마음으로 신중하게 글을 써내려갔는지 느낄 수 있는 구절이었어요. 이 책이 나오기 전 기업 공시를 다루었던 책이 없었다고 해요. 저 역시 이 책을 읽으면서 공시라는 것이 있고, 그것을 어떻게 읽고 판단하느냐에 따라 투자의 방향이 굉장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사실 주식이나 투자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을 뿐더러, 주식이 어떠한 원리로 거래되고 오르거나 내리는지 조차 몰랐기 때문에 초반에는 힘겨웠어요. 나름(?) 초보자들도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했으니 적어도 주식의 가장 기본적인 용어를 정리한 챕터 정도는 있을 줄 알았는데 전혀 없더라고요 ㅎㅎ 대신 대부분의 용어들이 개별적인 챕터에서 자세히 다루어지기 때문에 일독을 하고 나면 어느 정도 개념이 정리되고 연관성을 이해할 수 있었답니다. 미지의 세계였던 주식이 게슴츠레 하게나마 보여진다고나 할까요. 

불과 며칠 전에도 삼성증권의 주식이 유령회사를 통해 불법적으로 거래되었다는 뉴스가 나왔죠. 이 책을 읽기 전이라면 "그런가보다" 하고 넘겼을 뉴스였는데, 자세히 보니 이 책에서 다루었던 꼼수가 여럿 생각나더라고요. 그래봐야 제대로 이해하려면 아직 멀었지만, 처음으로 경제 관련 뉴스를 들으면서 흥미롭게 추적해본 경험이 되었답니다. 조금만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 말이죠. 

이 책은 무엇보다도 저자가 끊임없이 파헤치고 연구한 실제 기업의 사례들이 수없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생동감있게 읽을 수 있어요. 가끔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낯익은 사건들이 나오기도 하고, 이해할 수 없었던 합병이나 인수, 모자기업 관계 등을 유추해볼 수 있는 단서도 등장합니다. 무엇보다 서로 경제적인 이익을 따질 수밖에 없는 이해관계에 놓인 수많은 기업들이 때로 손해를 보고, 때로 리스크를 감당하면서 경영하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어요. 경영 능력은 타고나는 것일까 싶을 정도로 저는 상상도, 엄두도 안 나는 세계였지만 말이에요. 


저와 비슷하게 빼박 예술인인지라 주식에 관심이 없는 신랑에게도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해주었답니다. 중반 정도 읽고 나니 이 책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주식을 시작해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더라고요. 물론 (집안 망할까봐) 실천에 옮기는 것은 아마도 먼 훗날이 되겠지만, 새삼 주식이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는지, 무엇을 주의하고 공부해야 할지 어렴풋하게나마 생각해볼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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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당신이 죽는다면 - 괴짜 과학자들의 기상천외한 죽음 실험실
코디 캐시디 & 폴 도허티 지음, 조은영 옮김 / 시공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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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요?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누구든 죽기 마련이지만, 그 죽음을 의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정말 몇 되지 않는 것 같아요. 시대와 지역, 문화에 따라 죽음에 대한 생각에 차이가 있지만, 죽음을 가지고 농담을 할 수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이죠. 특히 대다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말이라면, "죽음"이란 주제는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은 정말 골때리는 책이에요! 
<그리고 당신이 죽는다면>. 원제는 And Then You're Dead. 직역하면 <그럼 당신은 죽습니다> 정도가될까요? 번역된 한글 제목보다는 원제가 이 책의 내용을 좀 더 잘 표현했단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의 어느 챕터를 읽는다 하더라도 결국 마지막에 당신은 죽거든요!

이 책의 공동 저자인 고디 캐시디와 폴 도허티는 각각 편집자/작가와 과학자입니다. 이들은 놀랍게도 마흔 여섯 가지의 기상천외한 죽음에 대해 연구를 했는데, 대부분 일반인은 흉내는 커녕 시도조차 해보기 힘든 죽음이에요 (이 책을 읽고 앞으로 자살하려는 사람들의 방법이 다양해질 거라는 걱정은 고이 접어두셔도 될거에요). 운석과 충돌한다거나, 블랙홀로 뛰어든다거나, 우주에서 스카이다이빙을 하는 등 공상과학에서 나올 법한 상황을 현재 가능한 과학적 추론과 가설로 설명해보이는가 하면, 고층 빌딩 꼭대기에서 떨어진 동전을 맞는다던가, 산 채로 땅 속에 묻힌다던가, 백상아리의 공격을 받았을 때처럼 아주아주 드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가능하지는 않은(!) 상황에서의 죽음도 실감나게 묘사합니다. 사실이 두 사람이 죽음의 과정을 묘사하는 것은 실감나는 것을 넘어 어떤 희열과 감탄마저 느껴지게 하는데요, 두 저자가 "세상에, 이런 죽음이라니, 이건 정말 어마어마하게 기발하잖아! 대박!" 하며 기쁘게(?) 써내려간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사실 몇 가지 죽음은 예전부터 궁금했던 내용이에요. 비행기에서 창문이 열리면 큰일이라고 하는데, 도대체 왜 큰일이고 창문이 열리면 모두가 속절없이 죽는건지, 살아남을 가능성은 아예 없는건지 궁금했었거든요. 또 왜 우주복을 입지 않고 달에 가면 안되는지, 운석이 떨어진다면 왜 머리에 맞기 한참 전에 이미 죽을 수 밖에 없는지 아주 상세하게 알 수 있답니다. 



좋은 소식은, 당신의 마지막 순간이 
아주 멋지게 마무리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지구에서 보면 당신은 하늘을 가로지르는 한 줄기 빛으로,
어떤 별똥별보다 밝게 빛날 것이며 낮에도 보일 겁니다.
그리고 별똥별처럼, 적어도 처음에는
당신 몸의 그 어느 한 조각도 지구까지 내려오지는 못합니다. 
대신 이온화된 플라스마가 공중에 퍼지겠지요.
("우주에서 스카이다이빙을 한다면?", 111 페이지)

저를 포함한 친정 식구들은 블랙 코미디를 아주 좋아하는 편인데, 그래서 가족 중 누가 죽는다면 박제해서 안방에 전시해 놓을 거라고 농담을 하곤 해요. 누군가는 지나치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죽음에 대해아무렇지 않게 농담을 꺼내는 순간 많은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느낌이 들거든요. 그런 저희 친정엄마가 제가 어렸을 때 (솔직히는 얼마 전까지도) 몇 번 궁금해하셨던 게 있어요. 만약 동화속에 등장하는 거인이 실제로 존재해서, 우리들을 잡아다가 거대한 믹서기에 넣고 주스를 만들어 먹으려 하면(!!)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문제였죠. 지금까지 나온 답변 중 가장 그럴싸한 건 "믹서기 중앙에 위치한 기둥을 꼭 붙잡는다"였는데, <그리고 당신이 죽는다면> 저자들이 이 책의 속편을 낼 때를 대비해서 한 번 사연을 보내볼까 생각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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