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영에 숨겨진 101가지 진실 - 개정증보판
김수헌 지음 / 어바웃어북 / 201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렸을 때 엄마가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그랬을까요? 맘만 먹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살았던 때가 있었답니다. 흔히들 하는 변명처럼 "할 수 있는데 안 하는 거야"는 식이었죠. 어느덧 삼십 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니, 안 해서 안 되는 것이 아니라 노력해도 안 되는 것이 참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답니다. 


그중 하나가 경제관념이에요. 우스갯소리로 "이솝우화 중 '개미와 베짱이'에 나오는 그 베짱이가 딱 나"라고 말하곤 하는데, 속마음은 마냥 편하지 않답니다. 뭔가 미래를 위해 저축도 하고, 개미코딱지 같은 재산이라도 관리를 시작해야 할텐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기만 하거든요. 

그러다가 이 책, <기업경영에 숨겨진 101가지 진실>을 만나게 되었어요. 단어의 뜻도 몰랐던 "공시"의 교과서라고 불리는 책입니다. 이번에 출간된 것은 개정증보판이고, 이미 5년 전 출간된 후 소위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가 되어 투자를 시작하려는 많은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준 책이라고 합니다. 저처럼 주식의 "주"자도 모르고, 투자의 "투"자는 더더욱 모르는 사람도 흥미롭게 읽을만한 책이었어요!


공시 해설서의 개척자로서, 책을 더욱 많이 팔기 위해 
공시만 알면 주식투자로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식으로 광고할 수도 있었다.
또 조금만 공부하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내용을 
자신만의 비법인양 포장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책 몇 권 더 팔자고 독자를 우롱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 책의 필자로 드릴 수 있는 말씀은
공시를 제대로 이해하면 투자에서든 기업 경영에서든
더 나은 선택과 판단을 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머리말 중)

저자가 이 책을 집필하면서 어떤 마음으로 신중하게 글을 써내려갔는지 느낄 수 있는 구절이었어요. 이 책이 나오기 전 기업 공시를 다루었던 책이 없었다고 해요. 저 역시 이 책을 읽으면서 공시라는 것이 있고, 그것을 어떻게 읽고 판단하느냐에 따라 투자의 방향이 굉장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사실 주식이나 투자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을 뿐더러, 주식이 어떠한 원리로 거래되고 오르거나 내리는지 조차 몰랐기 때문에 초반에는 힘겨웠어요. 나름(?) 초보자들도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했으니 적어도 주식의 가장 기본적인 용어를 정리한 챕터 정도는 있을 줄 알았는데 전혀 없더라고요 ㅎㅎ 대신 대부분의 용어들이 개별적인 챕터에서 자세히 다루어지기 때문에 일독을 하고 나면 어느 정도 개념이 정리되고 연관성을 이해할 수 있었답니다. 미지의 세계였던 주식이 게슴츠레 하게나마 보여진다고나 할까요. 

불과 며칠 전에도 삼성증권의 주식이 유령회사를 통해 불법적으로 거래되었다는 뉴스가 나왔죠. 이 책을 읽기 전이라면 "그런가보다" 하고 넘겼을 뉴스였는데, 자세히 보니 이 책에서 다루었던 꼼수가 여럿 생각나더라고요. 그래봐야 제대로 이해하려면 아직 멀었지만, 처음으로 경제 관련 뉴스를 들으면서 흥미롭게 추적해본 경험이 되었답니다. 조금만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 말이죠. 

이 책은 무엇보다도 저자가 끊임없이 파헤치고 연구한 실제 기업의 사례들이 수없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생동감있게 읽을 수 있어요. 가끔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낯익은 사건들이 나오기도 하고, 이해할 수 없었던 합병이나 인수, 모자기업 관계 등을 유추해볼 수 있는 단서도 등장합니다. 무엇보다 서로 경제적인 이익을 따질 수밖에 없는 이해관계에 놓인 수많은 기업들이 때로 손해를 보고, 때로 리스크를 감당하면서 경영하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어요. 경영 능력은 타고나는 것일까 싶을 정도로 저는 상상도, 엄두도 안 나는 세계였지만 말이에요. 


저와 비슷하게 빼박 예술인인지라 주식에 관심이 없는 신랑에게도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해주었답니다. 중반 정도 읽고 나니 이 책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주식을 시작해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더라고요. 물론 (집안 망할까봐) 실천에 옮기는 것은 아마도 먼 훗날이 되겠지만, 새삼 주식이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는지, 무엇을 주의하고 공부해야 할지 어렴풋하게나마 생각해볼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