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 二 部

 


 

 

 

 

 

 第 二 章

 

 그렇게 해서 두 사람은 술을 한 병 더 마시게 되었고, 그러자 또 그 <소설가>는 결국 자신의 그 <규율(規律)>이란 것을 하나 더 고백하고 말았는데, 그것은 또 그 <세뇨라 산체스(senora Sanchez)>의 가게를 매주 한 번씩 방문한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또 그의 설명에 의하면, 그는 단지 집요한 욕망에 빠지는 것을 극복하려는 것과 같이, 육체를 진정시키려는 문제만이 아니라, 매주 그곳을 방문하는 것으로 해서 인간의 본성에 관한 진실한 깨우침을 얻기 위한 것이라고 했던 것이다.

 

 그리고 또 그 <사아베드라>는 자신의 소설에 나오는 영웅적인 어부(漁夫)의 외눈박이 딸 <카를로타(carlota)>의 성격은 그가 <세노라 산체스>의 가게에서 만났던 어떤 여자아이를 모델로 했던 것이라고 했었다. 하지만 또 물론, 그녀는 양쪽 눈을 다 가지고 있었고, 거기다 아주 미인(美人)이라고 했었다. 그래서 그는 소설을 쓰려고 했을 때, 그녀의 아름다움 때문에 <카를로타>의 이야기가 진실(眞實)한 맛을 잃어버린 진부(陳腐)한 이야기가 되고 말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었다. 그것은 또 그 어부의 혹독했던 생활과는 완전히 어울리지가 않았기 때문이었다고 했었고, 그리고 또 <카를로타>를 폭행하는 인물의 성격과도 맞지가 않기 때문이라고 했던 것이다.

 

 그러나 <닥터 에드>가 생각했을 때, 그런 흔한 스토리는 말 그대로 어떤 작가의 글에서도 흔히 나올 수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런 이야기를 하던 중에 식사도 끝이 났고, 그러자 또 <사아베드라>는 그에게 자신의 <규율> 중 하나라고 했던 그 <세뇨라 산체스>의 집 방문에 동행해줄 것을 요구했던 것이다. 그러자 <닥터 에드>도 어느 정도 그곳이 궁금했던 참이었기 때문에 그에게 설득당했던 형식으로 그렇게 하기로 결정을 했고, 그래서 두 사람은 심야(深夜)에 그곳을 찾아가게 되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또 그때 <세뇨라 산체스>는 당연히 당국(當局)의 보호를 받고는 있었지만, 그러나 또 재수가 없다면 어떤 성실한 경관(警官)에게 차번호를 적힐 수도 있었기 때문에, 그래서 차를 다른 안전한 곳에 주차하는 것이 좋겠다고 <닥터 에드>는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 즉 <차번호를 경찰에 적히게 된다는 것>은 경찰의 파일(file)에 자신의 이름이 오르게 된다는 것을 의미했고, 그러면 또 다음에 혹시라도 안 좋은 일이 생겼을 때, 그 때문에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날, 그는 차를 안전한 곳에다 주차시키고 갔을 때 <사아베드라>는 잘 닦아 두었던 앞이 뾰족했던 구두를 신었던 채로 안짱걸음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러자 <닥터 에드>는 그 모습에서 마치 비둘기가 깡똥깡똥 뛰어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그는 또 마치 먼지가 잔뜩 쌓인 도로에서 비둘기가 족적을 남기듯이 <사아베드라>도 구두자국을 남기며 걸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을 정도였는데, 아무튼 잠시 후, 두 사람이 그곳에 도착하자 가게 앞의 흔들의자에 앉아서 뜨개질을 하고 있던 <세뇨라 산체스>의 뚱뚱했던 모습이 먼저 그의 눈에 들어왔었다.

 그때, 그녀의 통통했던 얼굴에는 보조개가 있었는데, 그러나 그들을 맞이하면서 웃었던 그 미소에는 환영의 의미로 보기에는 뭔가 기묘(奇妙)한 느낌이 있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또 당연히 친절한 느낌은 빠져있다고 그는 생각했는데, 그것은 또 마치 그들을 보기 바로 직전에 안경을 급히 쓴 것처럼, 그녀의 얼굴에는 으례적인 미소와 함께 굳은 표정도 함께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사아베드라>가 그를 그녀에게 소개했다. 그러자 그녀가 이렇게 말을 했었다.

 "의사(醫師) 선생이라면 언제나 대환영이에요! 그리고 지금에서야 알게 된 것이지만, 우리 집 아이들은 전부 의사 선생에게 도움(?)을 받고 있다고 해요!"
 "네?"
 "아, 같은 의사(醫師) 분 <베네벤토(Benevento)>란 분이 여기 자주 오시는데, 이해심이 아주 많은 분이라 우리 아이들이 모두 그 분에게 도움을 받고 있다고 해요!"
 "아, 네! 하지만 나는 아직 만나보지는 못했는데?!..."

 그러자 또 <세뇨라 산체스>가 이렇게 말을 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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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第 二 部

 


 

 

 

 

 

 第 二 章

 

 그로부터 약 2년 정도가 지났을 때, 그는 그 <세뇨라 산체스(senora Sanchez)>란 여자가 경영하고 있다던 <매음굴(賣淫窟)>을 처음으로 방문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혼자는 아니었고 <찰리>나 <험프리즈>와 함께도 아닌, 그의 친구였고, 환자였으며, 소설가였던 <사아베드라(Saavedra)>와 함께였다.

 그날 <사아베드라>가 <호텔 나시오날>에서 딱딱한 <비프스테이크>를 먹으면서 스스로를 설명했던 바에 의하면, 자신은 매우 엄격한 규율(規律)을 지키는 것을 신조(信條)로 삼는 남자라고 했었다. 그것은 또 그때의 그의 단정했던 외관(外觀)만을 봤을 때는 누구라도 그 말을 믿었을 것이었다.

 

 그래서 또 그때 그의 외관에 대해서도 잠시 설명을 하면, 그는 온몸을 회색(灰色)으로 통일시키고 있었다. 그래서 그의 머리카락뿐만이 아니라 양복과 넥타이까지도 모두 회색이었다. 그리고 또 그는 그 <북부(北部)>의 혹서(酷暑)에도 불구하고 <수도(首都)>의 찻집에서 입고 다녔던 것과 같이 만들었던 것이라고 했던 아주 좋은 더블 조키(double jaque)도 입고 있었다. 그리고 또 그는 그것들을 만들었던 사람은 영국인이었다고 은근하게 자랑까지 했었다.

 그래서 또 그는 <닥터 에드>가 믿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10년간 입을 옷을 그 사람으로부터 다 만들어 두었다고도 했던 것이다. 그리고 또 그의 <일의 규율(規律)>에 관해서는, 그는 매일아침 식사 후에 500개의 단어를 쓰는 것이라고 했었고, 그래서 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쓰지 않는다고 몇 번이나 말을 했던 것이다.

 그리고 또 원래 <닥터 에드>는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편이었는데, 그것은 남의 말을 들어주는 훈련을 미리 했던 때문이었다. 그것은 또 중산층(中産層) 급(級)의 환자들은 거의가 단지 가벼운 독감(毒感) 같은 증상을 말할 때도, 아무리 안 되어도 10분 이상은 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댔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또 <침묵(沈黙)의 고통(苦痛)>과 함께 그 아픔의 정도(程度), 위치나 성질(性質) 등에 대해서 아무런 설명도 하지 못하고 그저 묵묵히 병을 앓고 있었던 사람들은 단지 빈민(貧民)지역의 사람들밖에는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또 그들은 이미 앞에서도 조금 소개가 되었지만, 그렇게 진흙탕과 양철로 지은 조그만 집에서 사는 열악(劣惡)했던 환경 속에서도 제대로 된 치료나,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던 채로 혼자서 그 병마(病魔)와 싸우고들 있었던 것이다.

 

 아무튼 또 그때 <사아베드라>는 이런 말도 했었다. 그러니까 자신의 그 <규율(規律)>이란 것은 다른 훌륭한 작가(作家)들 이상으로 자신에게는 필요한 것이라고 했었고, 그래서 또 다른 훌륭한 작가들에게서 재능(才能)이란 것이 있다면, 자신에게는 <다이몬(daemon-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일종의 守護神 또는 惡魔)>이란 것이 있다고 했던 것이다. 그래서 또 자신은 그 <다이몬>의 힘을 빌려서 글을 쓴다고도 했는데, 그래서 또 그는 그 <다이몬>이 파멸적(破滅的)인 것이라고 표현하면서, 그래서 또 역시 자신이 그 힘을 빌어서 쓰는 <창작의 고통>이란 실로 <닥터 에드>로서는 전혀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이라고도 했던 것이다.

 그래서 또 그의 표현을 빌자면 <오늘도, 내일도, 나는 계속해서 책상으로 향하며, 그리하여 펜을 쥐고, 고통과 아픔으로 글을 쓴다>라고도 했던 것이다. 그리고 또 그의 앞 작품에 나왔던 <카스틸로(Castillo 또는 가스티요)>라는 어부(漁夫)에 대해서도 말을 하면서, 그는 아주 적은 임금(賃金)을 받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바다와 싸우는 인물이라고 소개했었고, 그래서 또 어떤 의미로는 그가 바로 <예술가(藝術家)들의 초상(肖像)>이라고까지 말을 했던 것이다. 그래서 또 <그> 즉 <사아베드라> 자신이 매일 치러내는 고투(苦鬪)의 결과가 바로 그 500단어라고 했으며, 그것 역시 위의 <카스틸로>처럼 아주 적은 수확(收穫)이라고 했던 것이다. 그래서 또 <닥터 에드>가

 <아마도 그 '카스틸로'에게는 한쪽 눈이 보이지 않았던 딸이 한명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그런데 그녀가 어떤 괴한에게 폭행을 당하려고 했을 때, 그가 그것을 막으려다 술집에서 총에 맞아서 죽었던가... 그랬지요?>

 라고 물었었고, 그래서 또 두 사람의 대화가 잠시 이어졌었는데, 그래서 또 여기서 그 내용도 소개를 하면 다음과 같았던 것이었다.

 "네, 바로 그렇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그 한 눈의 거인(巨人) <키클롭스(Cyclops-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거인 족으로, 이마 한가운데 눈이 있다. 그리고 사람을 먹고, 양을 기르며, 대장일에 능했는데, 그들 중에서 폴리페모스가 오디세우스에게 눈을 찔려 맹인(盲人)이 된 이야기가 유명하다)>의 상징(象徵)에 대해서 이렇게 이해를 해주셨다니, 저로서는 무척이나 기쁩니다."

 

 

 "아, 그렇습니까?"
 "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소설가들의 기법(技法) 중 하나인 <심벌(symbol)>이란 것이지요! 그러면 왜 <한 눈기법>인가? 그것은 한 눈은 시력을 한곳에 집중한다는 뜻이고, 그래서 확산적(擴散的)인 작가(作家)들의 눈은 양목(兩目)이란 것입니다. 그래서 모든 것이 마치 영화(映畵)의 스크린(screen) 같이 시계(視界)에 달린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그 <폭행>하려고 했던 남자는 나의 우울증(憂鬱症)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인데, 어쨌든 나는 그 우울증(憂鬱症) 때문에 하루에도 몇 시간씩 고투(苦鬪)를 할 때도 있을 뿐만 아니라, 어떤 때는 몇 주간(週間)도 계속될 때도 있는 것입니다."
 "그럼, 제가 드렸던 약이 별로 효과가 없었습니까?"
 "아니요, 효과가 전혀 없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내가 자주 생각하는 것이지만, 그것은 내가 매일의 규율(規律)을 너무 엄격하게 지키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도 내가 아직 자살(自殺)을 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자살까지 생각하고 계신다니 무척 염려가 됩니다만, 그러나 그런 것은 바보 같은 짓입니다. 그런데 당신의 신앙(信仰)은 그런 것을 허락합니까?"
 "하지만 그렇게 암담(暗澹)한 기분이 들 때는 신앙 같은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지요! 그래서 남는 것은 암흑(暗黑), 그뿐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런 의미에서 어떻습니까? 술을 한 병 더 딸까요? 이 <멘도사(Mendoza) 와인> 정도는 괜찮을 것 같은데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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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第 二 部

 


 

 

 


<Union Flag>

 

 

 

 第 一 章

 

 "아니, 아무것도 기억이 나질 않아! 이게 무슨 좋지 않다는 징후(徵候)인가?"
 "아니요,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이라도 술을 많이 마셨을 때는 그런 일이 흔히 일어나니까요!"
 "사실, 좀 전에 자네와 처음 마주쳤을 때, 어디선가 한번 본 사람이라는 느낌은 들었어! 그래서 나는 잠시 자네에게 뭘 사고서 돈을 지불하지 않았나 하고 생각했지! 아, 아무래도 나는 술을 조금 마셔야할 것 같네! 그러니 자네는 여기서 잠시 기다려주게!"
 "제가 볼 때,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닙니다."
 "전에도 몇 번 그런 일이 있기는 했었지만, 요즘은 좀 더 이상해져가는 것 같아. 하지만 사실 잊어버리고 싶은 일들도 많이 있기는 하지. 그러니까 아주 옛날에 내가 말에서 떨어졌던 적이 있었어. 그 바보 같은 말이 갑자기 뒷다리로 벌떡 일어서 버렸던 거지. 하지만 나는 그때 겨우 여섯 살이었어. 그러니까 그 멍청한 말도 내가 너무 어렸다는 것을 알았던 거지. 하지만 또 그때 집 바로 옆의 베란다에 아버지가 앉아 계시다가 그런 나를 보셨던 거지. 그러자 나는 아버지가 화를 낼까봐 너무도 무서웠었어. 하지만 그보다 더 무서웠던 것은 땅바닥에 자빠져 있던 나를 아버지는 내려다 보시면서도 내가 누군지를 몰랐다는 거야."

 "네? 그 정도로?..."

 "응, 그래서 나는 당연하게 꾸중을 들을 줄 알았는데 너무도 당황스러웠었지. 그러자 또 아버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셨던 채로 노여움인지, 당혹감인지, 아니면 걱정스러운 표정인지를 짓고 계시다가 자리에 다시 앉으셔서는 술잔을 드셨던 거야. 그러자 나는 아버지의 뒤를 돌아서 슬그머니 부엌으로 갔었어. 그래서 그때부터 요리가 좋아졌고, 말(馬) 같은 것은 쳐다보기도 싫어졌던 거야. 물론, 지금은 그때와 다르지만, 어쨌든 아버지와 내가 닮았던 것이 있었다면 바로 그 술만 마시면 기억을 전혀 못한다는 것이었어. 그런데 자네, 결혼은 했나?"
 "아니요!"
 "아, 그렇군! 근데 난 했던 적이 있었어!"
 "네, 그것도 들었습니다."
 "아, 그래?"
 "네!"
 "음! 하지만 우리가 헤어졌을 때, 그때 나는 아주 기뻤었네! 하지만 그 전에 나는 아이를 갖고 싶어 했었지! 그런데 또 어떤가? 대체적으로 아이를 가질 수 없을 때는 남자 쪽에 책임이 더 많지?"
 "아뇨, 저는 반반이라고 생각합니다."
 "아, 그런가? 하지만 나에게는 그런 능력이 없는 것 같아! 근데, 올해는 또 어떨지?..."
 "네?"
 "응, 이 나이에도 괜찮을지 싶어서..."
 "네, 그건 별로 걱정을 안 하셔도 될 것입니다."
 "음, 그건 또 왜지?"
 "남자가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그런 능력도 다 없어진다고 할 수는 없으니까요!"
 "음, 그런가? 하지만 나에게도 아들이 있다면, 나는 우리 아버지처럼 그렇게 하지는 않을 거야! 그러니까 공포심(恐怖心)을 극복하라는 말은 하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생각을 해보게! 공포심이란 것도 모두 인간의 본성(本性) 중의 하나가 아닌가?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극복한다는 것은 곧 인간의 본성(本性)을 극복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지 않나? 하지만 그것은 자연의 법칙에 위배(違背)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또 내가 옛날에 책을 한번 봤던 적이 있었는데, 그런데 그 안에 이런 내용의 글이 있었어! 그러니까 이 세상에 있는 거미들을 모두 다 죽인다면 인류(人類)는 어쩌면 파리 떼에 파묻혀서 질식사(窒息死)할지도 모른다는... 뭐, 그런 내용이었는데, 근데 자네는 자식이 있나 에드?"
 "아니요, 없습니다."
 "음, 그렇군! 그리고 나와 같은 영국인이지?"
 "네, 하지만 저는 반만 영국인입니다. 그리고 아버지께서는 지금 감옥에 갇히셨거나, 혹은 돌아가셨을지도 모릅니다."
 "응? 자네 부친(父親)께서?!..."
 "네!"
 "그럼, 자당(慈堂)께서는?"
 "네, 지금 <부에노스아이레스>에 계십니다."
 "음, 자네는 행운아군?"
 "네?"
 "음! 아직 모실 분이 계셔서 말이네! 우리 어머니께서는 나를 낳으시다 돌아가셨어!"
 "네, 그러셨군요. 하지만 그렇다고 술을 그렇게 많이 드시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아, 어머니 이야기는 그냥 한 것이야! 그러니까 뭔가를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친구란 것이 의미가 없지 않는가 말일세!"
 "하지만 친구란 것은 그렇게 좋은 정신병의(精神病醫)는 되지 못합니다."
 "하, 왜 그렇게 냉정하게 말을 하는가 에드? 자네는 사랑이란 것을 해본 적이 없었나?"
 "사랑(愛)이라면, 그 단어에 한정해서 하시는 말씀입니까?"
 "자넨 분석(分析)이 너무 심한 사람이군?"

 그리고는 또 <찰리>가 이렇게 말을 했었다.

 

 "그건 젊은 사람들의 악벽(惡癖)이야! 그러니 그렇게 돌덩이 들추듯이 하지 말게나! 그리고 그것이 바로 나의 모토(motto-信條)야! 그래서 또 말이지만, 그 아래 뭐가 들었을지 누가 알 것인가?!"
 "하지만 또 그것이 바로 저의 일입니다. 진단(診斷)을 하지 않고 그냥 추측만 할 수는 없으니까요!"
 "좋아! 그럼 자네의 진단은 어떻게 나왔나?"
 "네, 처방(處方)을 써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술을 조금이라도 줄이지 않으신다면 그것도 아무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는 <닥터 에드>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는 앞의 그 사무실로 돌아갔는데, 그런데 그때, 그는 괜히 시간만 낭비했다는 느낌에 기분이 별로 좋지가 않았었다. 그것은 또 왜냐하면, 그런 <찰리>처럼, 그러니까 자기연민(自己憐憫)에 빠져있는 사람에게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빈민(貧民)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서너 명 더 보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지만, 그래서 또 그는 책상에 앉아서 처방전(處方箋)을 쓰고 있던 중에도 그 시간조차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또 마치 자기의 어머니를 만나러 갔을 때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최고급의 찻집에서 <에클레르(프:éclair-초콜릿을 바른 갸름한 슈크림. 또는 크림을 넣고 위에는 보통 초콜릿을 씌운 길쭉한 케이크)>를 가득 담은 접시를 앞에 두고, 하염없이 당신의 고독(孤獨)과 두통(頭痛)에 대해서 호소를 하던 그 어머니의 넋두리를 듣고 있었을 때의 심정과 같았던 것이었다.

 


 

 

<에클레르의 예>


 그리고 또 그때, 그의 어머니는 항상 자신의 아버지로부터 버림 받았다는 의미로 이야기를 자주 하곤 했었는데, 그것은 또 남편이라면 당연히 처자(妻子)를 중요시 하는 것이 의무(義務)이기 때문에, 그래서 또 그때, 그러니까 그의 아버지가 망명을 떠났을 때 가족이 모두 같이 떠났어야 옳았다는 의미였던 것이다.

 아무튼 <닥터 에드>가 그 처방전(處方箋)을 다 쓰고 사무실을 나왔을 때 <찰리>가 또 이렇게 말을 했었다.

 "벌써 가려고?"
 "네, 처방전은 책상 위에 두었습니다."
 "왜 그렇게 서두는가? 같이 한잔하고 가지?"
 "아, 기다리는 환자가 있어서요!"
 "나 역시도 환자인 것은 마찬가지야!"
 "더 급한 환자가 많습니다. 그리고 약은 1개월분으로 했으니, 그때 다시 만나 뵙기로 하겠습니다!"

 그리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 영사관(領事館)을 나왔던 것이었는데, 그런데 또 그때의 기분이란, 그가 역시 그의 어머니를 마지막으로 만나고 돌아왔을 때와 같았던 것이었다. 그러니까 결국, 그 당시의 그에게서는 그런 일들은 모두 시간 낭비 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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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第 二 部

 


 

 

 


<Union Flag>

 

 

 

 第 一 章

 

 하지만 그렇게 해서 갔던 침실도 앞의 사무실과 마찬가지로 장식품 같은 것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리고 침대도 오수(午睡) 후에 정리하지 않은 상태 그대로였으며, 베개도 창가에 아무렇게나 놓여 있었다. 그리고 또 그 침대 위의 벽에는 승마복을 입고 짙은 구레나룻을 길렀던 남자의 사진이 여왕(女王)사진 대신으로 걸려 있었다.

 잠시 후 <찰리>가 침대 위에 아무렇게나 깔아 놓았던 모포(毛布) 위에 몸을 앉히고는 팔을 내밀었다.
 그러자 <닥터 에드>가 혈압을 재기 위해서 <찰리>의 팔에 고무 밴드를 감았다.
 그러자 또 <찰리>가 이렇게 말을 했었다.

 "이런 두통이 진짜로 몸에 좋지 않는 것인가?"

 그러자 <닥터 에드>가 시간을 확인하면서 이렇게 말을 했다.

 "제 생각에는 연세에 비해서 술을 좀 많이 드시는 것 같습니다만?"

 그리고는 혈압기구에서 공기를 뺐는데, 그러자 또 <찰리>가 이렇게 말을 했다.

 "두통은 우리 집안의 내력이야! 아버지께서도 아주 심한 두통을 앓으셨지! 그리고는 심장마비로 돌아가셨어. 바로 저 사진이 그 분이야!"

 그리고는 침대 위의 사진을 턱으로 가리켰다.

 그리고는 또 계속해서 이렇게 말을 했다.

 "그리고 아버진 말의 명인(名人)이셨는데, 그래서 아버지는 나도 그렇게 되기를 원하셨어. 그러나 나는 그 우둔(愚鈍)한 동물이 딱 싫어서 말이야!"
 "하지만 명마(名馬)를 가지고 있다고 하셨던 것 같은데요? <포트남의 프라이드 호>라고 하셨던가요?"
 "응? 아, 그건 말이 아니야! 그건 농장에서 쓰는 지픈(jeep)데, 내가 그렇게 부르는 것이지! 그런데 어떤가? 죽는다고 해도 좋으니 어디 말을 해보게!"
 "이 기계는 신안특허(新案特許)를 받은 것이지만, 그런 것까지 알려주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 반대로 제일 좋다는 것도 가르쳐주지는 않지만, 그러나 어쨌든 혈압이 조금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니 약을 좀 드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럼, 술은 계속 마셔도 괜찮은가?"
 "그것은 아무래도 조금 절제하시는 것이 좋겠지요!"
 "하지만 그것은 의사들이 늘 하는 말이 아닌가?! 그러니까 우리 아버지도 그런 말씀을 하셨던 적이 있었지! 같은 말을 캬, 캬, 하고 반복하느니, 차라리 앵무새에게 돈을 주는 편이 더 낫다나? 아무튼, 그래서 나 역시도 우리 아버지의 아들이기 때문에 그 아버지와 닮았다고 할 수 있지. 하지만 말(馬)은 조금 다른데, 그래서 나는 지금도 그 말을 보면 무서워! 그래서 아버지는 내가 어렸을 때 그런 나를 보고는 항상 이렇게 소리를 지르곤 하셨지! <찰리! 공포심(恐怖心)에 져서는 안 된다! 안 그러면 말에게 지는 것이야!> 그런데 자네 이름이 정확히 뭐라고 했었지?"
 "네, 에드워드라고 했습니다!"
 "아, 에드워드! 우린 이제 친구니까 앞으로 나를 <찰리>라고 부르게! 나도 자네를 <에드>라고 부를 테니까, 응?"
 "네, 그러시죠!"

 

​ 그러니까 술을 마시지 않았던 <찰리>는 그때서야 제 정신을 찾은 것 같았다. 하지만 그 때문에 두 사람은 다시 초면으로 돌아갔다. 그러자 또 <닥터 에드>는 그것으로 <찰리>와 싫든 좋든 지인(知人)의 관계가 되었다는 것을 실감했었다. 그리하여 또 <닥터 험프리즈>와의 관계도 그것으로 굳어졌다는 생각을 했는데, 아무튼 또 그때 <찰리>가 이렇게 말을 했었다.

 "자네, 이 동네엔 영국인이 한명 더 있는데 <험프리즈>라고 하는 작자야! 그리고 자칭 영어교사라고 하는 사람인데 혹시 만난 적이 있었던가?"

 그러자 <닥터 에드>는 <찰리>를 계속 그런 상태로 둔다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이렇게 말을 했었다.

 "그날의 일이 전혀 기억이 나지 않으십니까?"

 그러자 또 <찰리>가 깜짝 놀라는 표정으로 이렇게 말을 했었다.

 "응? 그날? 왜? 무슨 일이 있었던가?"
 "네, 그날 우리 세 사람이 <이탈리안 클럽>에서 만났고, 그래서 제가 차로 이곳까지 모셔다드리지 않았습니까?"
 "뭐?! 그런 일이 있었던가?..."

 그러자 <찰리>가 거의 공포(恐怖)에 가까웠던 표정으로 이렇게 말을 하고는 <닥터 에드>를 쳐다봤다.

 그리고는 또 이렇게 또 말을 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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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第 二 部

 


 

 

 


<Union Flag>

 

 

 

 第 一 章

 

 "오전에 한번 다녀갔었습니다만!"

 그러자 일단 <닥터 에드>가 이렇게 먼저 말을 했었다.

 그러자 <찰리>가 여전히 밝지 못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을 했다.

 "아, 내가 항상 자리에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보다시피 조수(助手)도 한명도 없고, 그 외 여러 가지 공무(公務)가 많기 때문에..."
 "네..."
 "음, 그리고 오늘 아침에는? 아, 지사(知士)가 불러서 갔다 왔네! 근데 왜?..."
 "네, 서류에 서명을 받을 것이 있어서요!"
 "아, 그런가?"
 "네!"

 그러자 <닥터 에드>가 이렇게 답을 하고는 그 서류를 꺼냈다. 그러자 또 <찰리>가 몸이 무거운 듯 의자에 엉거주춤 앉아서 그것을 주의 깊게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봉투와 내용물을 분리해서 마치 <체스>의 말처럼 늘어놓고는 도장과 볼펜을 꺼냈다.

 하지만 <닥터 에드>가 봤을 때, 그것은 거의 사무적인 태도나 모습으로 보였고, 그래서 진지하게 보는 것 같지는 않았는데, 그것은 또 <닥터 에드>가 생각했을 때, 그는 그 내용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닥터 에드>는 그런 <찰리>의 모습을 보면서 <찰리>가 일을 끝낼 때까지 기다렸다. 그러자 <찰리>가 심사를 다 끝냈던지 서류에 사인을 하고 도장을 찍었다.

 < Q Fortnum >

 이것이 그의 서명(署名)이었는데, 그리고는 <찰리>가 이렇게 말을 했었다.

 "천(千) 페소(peso)야! 그리고 이 Q자(字)에 대해서는 묻지를 말아주게, 비밀로 하고 있으니까!"
 "네!"

 그리고 <닥터 에드>가 천(千) 페소(peso)를 지불했을 때, 그는 영수증은 주지 않았다.

 하지만 <닥터 에드>는 그에 대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그러자 또 <찰리>가 이렇게 말을 했었다.

 "지금 내가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픈데, 왜 그런지 알겠는가?"
 "혹시, 술을 드셨습니까?"
 "아니, 바로 이 신경질 나는 기후(氣候) 때문일세! 이 더움과 이 습도(濕度) 때문에 말이야! 그런데도 우리 아버지는 왜 이런 곳에서 사시다 가셨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돼! 남부(南部)에 살았다면 더 좋았을 텐데 말이야? 아니, 여기만 아니라면 어디라도 좋을 것 같아!"
 "그러시면, 다른 곳으로 옮겨보시는 것은 어떻습니까?"
 "너무 늦었네! 내 나이 벌써 내년이면 육십 하나야! 그러니 61세라면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는 나이란 이야기지! 그런데 혹시, 아스피린 같은 거 가지고 있나?"
 "네, 드릴까요?"
 "응!"
 "그럼 물은?"
 "아니야 됐네! 나는 그런 것은 씹어서 먹는다네. 그게 효과가 더 빨리 오거든!"

 그러자 <닥터 에드>가 가방에서 아스피린 하나를 꺼내서 그에게 주었다.

 그러자 또 <찰리>가 그것을 씹어서 먹는 것을 보면서 이렇게 말을 했었다.

 "맛이 나쁘지 않습니까?"
 "괜찮아, 습관이 돼서! 그렇게 말을 해서 하는 말이지만, 솔직히 나는 이 물맛이 더 안 좋아!"
 "네..."
 "그나저나, 아아... 오늘은 정말로 기분이 별로군?"
 "혈압(血壓)을 한번 재보시죠?"
 "왜? 뭔가 잘못된 느낌이 드는가?"
 "아니요, 그런 게 아니라, 연세가 드신 분들은 자주 확인해 보는 것이 좋죠!"
 "하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야!"
 "네?"
 "그보다 사는 것이 더 문제야!"
 "혹시, 과로(過勞) 같은 것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뭐, 꼭 그렇게 말을 할 수는 없지만... 아무튼, 새로 온 대사(大使)가 시끄러운 이야기를 자꾸 해대니까 말이야..."
 "네? 어떤 이야기를?..."
 "아, 이 지방의 <마테 차(茶)> 산업(産業)에 대해서 보고를 하라는 둥... 뭐, 그런 이야기지!"
 "네..."
 "그런데 자네, 우리 고국(故國)에서 그 <마테 차(茶)>를 마시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
 "글쎄요..."
 "하지만 나는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조차도 없네! 그런데도 나는 그 덜컹거리는 길을 1주일이나 돌아다니면서 그에 대한 조사를 해야 할 판이야! 하지만 그들은 내가 2년마다 신차(新車) 1대를 수입할 필요가 뭐가 있냐는 둥 트집을 잡는데, 하지만 그것은 나의 권리가 아닌가?! 그러니까 그것은 외교관으로서의 당연한 권리인 것이야! 그렇기 때문에 나도 돈을 지불하고 그것을 수입하고, 그리고는 다른 사람에게 파는 것인데, 그래서 또 그것은 당연히 나 개인의 문제인데도 대사(大使)가 그것을 신경 쓸 필요가 뭐가 있겠느냐는 것이지! 그리고 또 내가 그 <마테 차(茶)>의 조사를 위해서 나의 그 <포트남의 프라이드(pride) 호(號)>를 타고 돌아다니는데, 그러나 나는 그에 드는 비용은 단 한 푼도 청구를 하지 않아! 그것은 또 순전히 그 사람들 때문에 하는 일인데도 말이야? 그러니 그 사람들은 완전히 쩨쩨하고 치사한 작자들이란 말인 것이지! 거기다 또 그들은 이 집에서 집세가 얼마나 나가는지에 대해서는 아예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단 말인 것이지!"

 그러자 <닥터 에드>가 머리를 끄덕이면서 왕진가방을 열었다.

 그러자 또 <찰리>가 갑자기 하던 말을 끊고 이렇게 말을 했었다.

 "뭐하려고 그러나?"

 그러자 <닥터 에드>가 혈압을 재는 기구를 꺼내서 이렇게 말을 했었다.

 "네, 아무래도 혈압을 한번 재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러자 또 <찰리>가 수긍을 하겠다는 듯, 머리를 끄덕이고는 이렇게 말을 했었다.

 "음, 그렇다면 아무래도 침실 쪽이 좋겠지?"
 "네? 왜요?"
 "응, 여긴 하녀(下女)가 들어올지도 모르니까! 그 애는 완전히 밥맛이야! 그래서 나의 이런 모습을 보면 당장에 소문이 온 동네에 퍼질걸?"
 "네?"
 "아, 내가 곧 죽게 될 거라고 말이야! 그렇게 되면 청구서(請求書)들이 마구 날아들 것이고! 아무튼, 침실로 가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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