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 一 章 하지만 그렇게 해서 갔던 침실도 앞의 사무실과 마찬가지로 장식품 같은 것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리고 침대도 오수(午睡) 후에 정리하지 않은 상태 그대로였으며, 베개도 창가에 아무렇게나 놓여 있었다. 그리고 또 그 침대 위의 벽에는 승마복을 입고 짙은 구레나룻을 길렀던 남자의 사진이 여왕(女王)사진 대신으로 걸려 있었다.
잠시 후 <찰리>가 침대 위에 아무렇게나 깔아 놓았던 모포(毛布) 위에 몸을 앉히고는 팔을 내밀었다. 그러자 <닥터 에드>가 혈압을 재기 위해서 <찰리>의 팔에 고무 밴드를 감았다. 그러자 또 <찰리>가 이렇게 말을 했었다.
"이런 두통이 진짜로 몸에 좋지 않는 것인가?"
그러자 <닥터 에드>가 시간을 확인하면서 이렇게 말을 했다.
"제 생각에는 연세에 비해서 술을 좀 많이 드시는 것 같습니다만?"
그리고는 혈압기구에서 공기를 뺐는데, 그러자 또 <찰리>가 이렇게 말을 했다.
"두통은 우리 집안의 내력이야! 아버지께서도 아주 심한 두통을 앓으셨지! 그리고는 심장마비로 돌아가셨어. 바로 저 사진이 그 분이야!"
그리고는 침대 위의 사진을 턱으로 가리켰다. 그리고는 또 계속해서 이렇게 말을 했다.
"그리고 아버진 말의 명인(名人)이셨는데, 그래서 아버지는 나도 그렇게 되기를 원하셨어. 그러나 나는 그 우둔(愚鈍)한 동물이 딱 싫어서 말이야!" "하지만 명마(名馬)를 가지고 있다고 하셨던 것 같은데요? <포트남의 프라이드 호>라고 하셨던가요?" "응? 아, 그건 말이 아니야! 그건 농장에서 쓰는 지픈(jeep)데, 내가 그렇게 부르는 것이지! 그런데 어떤가? 죽는다고 해도 좋으니 어디 말을 해보게!" "이 기계는 신안특허(新案特許)를 받은 것이지만, 그런 것까지 알려주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 반대로 제일 좋다는 것도 가르쳐주지는 않지만, 그러나 어쨌든 혈압이 조금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니 약을 좀 드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럼, 술은 계속 마셔도 괜찮은가?" "그것은 아무래도 조금 절제하시는 것이 좋겠지요!" "하지만 그것은 의사들이 늘 하는 말이 아닌가?! 그러니까 우리 아버지도 그런 말씀을 하셨던 적이 있었지! 같은 말을 캬, 캬, 하고 반복하느니, 차라리 앵무새에게 돈을 주는 편이 더 낫다나? 아무튼, 그래서 나 역시도 우리 아버지의 아들이기 때문에 그 아버지와 닮았다고 할 수 있지. 하지만 말(馬)은 조금 다른데, 그래서 나는 지금도 그 말을 보면 무서워! 그래서 아버지는 내가 어렸을 때 그런 나를 보고는 항상 이렇게 소리를 지르곤 하셨지! <찰리! 공포심(恐怖心)에 져서는 안 된다! 안 그러면 말에게 지는 것이야!> 그런데 자네 이름이 정확히 뭐라고 했었지?" "네, 에드워드라고 했습니다!" "아, 에드워드! 우린 이제 친구니까 앞으로 나를 <찰리>라고 부르게! 나도 자네를 <에드>라고 부를 테니까, 응?" "네, 그러시죠!" 그러니까 술을 마시지 않았던 <찰리>는 그때서야 제 정신을 찾은 것 같았다. 하지만 그 때문에 두 사람은 다시 초면으로 돌아갔다. 그러자 또 <닥터 에드>는 그것으로 <찰리>와 싫든 좋든 지인(知人)의 관계가 되었다는 것을 실감했었다. 그리하여 또 <닥터 험프리즈>와의 관계도 그것으로 굳어졌다는 생각을 했는데, 아무튼 또 그때 <찰리>가 이렇게 말을 했었다.
"자네, 이 동네엔 영국인이 한명 더 있는데 <험프리즈>라고 하는 작자야! 그리고 자칭 영어교사라고 하는 사람인데 혹시 만난 적이 있었던가?"
그러자 <닥터 에드>는 <찰리>를 계속 그런 상태로 둔다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이렇게 말을 했었다. "그날의 일이 전혀 기억이 나지 않으십니까?" 그러자 또 <찰리>가 깜짝 놀라는 표정으로 이렇게 말을 했었다. "응? 그날? 왜? 무슨 일이 있었던가?" "네, 그날 우리 세 사람이 <이탈리안 클럽>에서 만났고, 그래서 제가 차로 이곳까지 모셔다드리지 않았습니까?" "뭐?! 그런 일이 있었던가?..."
그러자 <찰리>가 거의 공포(恐怖)에 가까웠던 표정으로 이렇게 말을 하고는 <닥터 에드>를 쳐다봤다. 그리고는 또 이렇게 또 말을 했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