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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第 二 部

 


 

 

 

 

 

 第 二 章

 

 그리고 또, 그런 사창가(私娼街)에는 보통 <진료소(診療所)> 같은 것이 마련되어 있기 마련이었다. 그래서 그는 마치 <직업병>처럼 그곳의 것에도 관심이 가고 있었다. 그것은 또 마치 어떤 외과의(外科醫)가 새로운 환자를 맞이해서 수술실로 들어가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과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고 할 수 있었다. 그래서 또 그때 그 외과의는 이미 앞의 수술에서 성공을 했기 때문에 앞의 그 환자에 대한 생각은 이미 그의 머릿속에서 지워져 있을 것이었고, 그 병실에서 느끼는 것이라고는 단지 수술이 빨리 끝나기만 기대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또 그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살았던 때, 그의 어머니가 처음에는 생사불명(生死不明)이었던 자기 아버지의 운명(運命)에 대해서 마구 푸념을 늘어 놓았다거나, 일부러 당신을 속이기 위해서 연극이라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고 의심을 하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가, 나중에는 케이크와 초콜릿 그리고 아이스크림 같은 것을 마구 먹어대던 것을 보았었다. 그래서 그는 인간의 감정(感情)이란 것은 <오르가슴(orgasme-남녀가 육체적으로 관계를 맺을 때에 쾌감이 절정에 이른 상태)>이나 <에클레르(eclair)> 같은 단순(單純)한 것으로도 치유(治癒)되거나, 진정(鎭靜)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것은 또 <찰리>의 예에서와 같이, 그리고 또 그것도 대화(對話)라고 할 수 있었다면, 어쨌든 그런 일방적인 이야기도 그와 맥(脈)을 같이 한다고 볼 수도 있었는데, 아무튼 그때 그는 갑자기 그런 생각이 났었고, 그러자 또 무슨 생각이 났다는 듯 옆에 있던 <테레사>에게 이렇게 물었었다.

 "여기 혹시 <마리아>라고 부르는 아가씨도 있나?"
 "네, 몇 명 있어요!"
 "그럼 <코르도바> 출신은?"
 "아, 아! 그 사람! 근데, 그 사람은 1년 전에 죽었어요!"
 "뭐? 죽었다고?!"
 "네, 그 사람 정말로 안됐었어요!"
 "왜?"
 "어떤 남자의 칼에 찔려서 죽였거든요!"
 "아!..."
 "그래서 그 남자는 감옥에 갔어요!"
 "아, 그랬구나..."

 그러자 또 그때, 마치 두 사람의 대화가 듣기 싫다는 듯 <사아베드라>가 이렇게 말을 했었다.

 "아 미안, 많이 기다렸지? 그럼 슬슬 방으로 들어가 볼까? 오늘은 이 교양(敎養) 있는 분과 문학(文學)에 대해서 한번 논해보려고 했는데, 때가 좀 좋지 못한 것 같군? 사실은 한잔 더 하면서 이야기를 계속해 보려고 했는데 말이야?"

 그러자 또 마치 <닥터 에드>가 그를 위로하듯이 이렇게 말을 했었다.

 "다음에 기회가 또 있을 것입니다."
 
 그러자 <사아베드라>가 머리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테레사>를 보면서 이렇게 또 말을 하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자 <테레사>! 그럼 우리는 슬슬 가볼까? 그리고 닥터는 여기서 잠시 기다려 주세요! 오늘밤에는 빨리 나올 것이니까!"

 그러자 <테레사>가 또 이렇게 말을 했었다.

 "제가 <살타>에 대해서 자세히 가르쳐드릴 게요!"

 그러자 또 <사아베드라>가 이렇게 말을 했었다.

 "응, 그래! 하지만 작가(作家)들에게는 언제라도 <이것으로 충분!>이라고 하는 순간이 있어! 그러니 너무 자세히 이야기하려 들지는 마?"
 "네, 알았어요! 그러니 어서 가죠?"

 그리고는 <테레사>가 <사아베드라>의 손을 잡고 자기 방으로 이끌었다. 그러자 <사아베드라>가 마치 못이기는 척하면서 <테레사>에게 끌려갔는데, 그래서 그는 그날 밤 <테레사의 성자(聖者-Teresa de Cepeda y Ahumada. 1515년 3월 28일 - 1582년 10월 4일. Teresa de Jesús라고도 불리며, 로마가톨릭의 신비자이자 수도원 개혁에 전념했던 인물=아빌라의 테레사)> 상(像) 아래에 양초가 켜져 있던 그 <테레사>의 방으로 들어갔고, 이어서 그 방의 문이 닫혔던 것이다.


 


<Teresa de Cepeda y Ahumada>


 

 그래서 또 그는 언젠가 <닥터 에드>에게 <소설가의 일이란 슬픈 것>이라고 말을 했던 것과 같이, 그의 <슬픈 일>은 그날도 이어질 것 같았는데, 아무튼 또 그날 밤에 그 <세뇨라 산체스>의 가게는 그렇게 조용하기만 했었다. 그래서 또 그날은 손님들이 거의 없었던 날로 생각되었고, 그래서 또 그곳의 빈방들은 문이 다 열려 있었지만, 그러나 <사아베드라>와 <테레사>가 들어갔던 그 방과, 앞의 그 <점박이 소녀>의 방만 문을 닫고 있었을 뿐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제법 지났다고 생각했어도 <사아베드라>는 나올 줄을 모르고 있었다. 그러자 그는 술을 다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는 그 시간 <사아베드라>가 <테레사>의 다리를 어디에서부터 얼마나 자를지를 고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테레사>의 방 쪽을 바라보다가 그 안을 둘러봤다. 그러자 <세뇨라 산체스>는 문 앞에서 계속해서 뜨개질을 하고 있었고, 그녀의 옆에는 언제 왔던지 그녀의 친구 한명이 와서 그녀와 함께 뜨개질을 하고 있었다.

 

 "같이 왔던 분은 좋은 짝을 찾았나요?"

 잠시 후, 그가 밖으로 나가자 <세뇨라 산체스>가 이렇게 물었었다.

 "네."
 "그럼, 의사 선생은 마음에 드는 아가씨는 없었던가 보죠?"
 "아뇨, 그런 게 아니라, 식사를 하면서 술을 너무 마셨기 때문에..."
 "나중에 그 의사 분 <베네벤토(Benevento)> 씨에게 물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우리 아이들은 모두 다 깨끗해요!"
 "아, 그렇겠죠! 그럼 다음에 다시 오겠습니다."

 그러자 <세뇨라 산체스>는 앞의 예처럼 얼굴에 익은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인사를 했었다. 하지만 그가 그 집을 다시 찾아갔던 것은 그로부터 1년 이상이나 지났을 때였다. 그래서 그때는 그 <점박이 소녀>가 보이지 않았었다. 하지만 그때도 그는 아무런 감정, 즉 그 때문에 섭섭하다든가, 또는 어디로 갔을지 궁금하다든가 하는 마음도 전혀 들지가 않았었다. 그리고 그곳의 소녀들이나 분위기 등도 처음 찾아갔을 때와 달라진 것도 없는 듯했고, 그래서 한번 이야기를 나누었던 그 <테레사>와 만나서 잠시 1시간 정도 이야기만 나누고는 돌아갔던 것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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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第 二 部

 


 

 

 

 

 

 第 二 章

 

 

 "목요일 오후가 되면 오세요! 그러면 아이들이 모두 좋아하죠!"
 "네, 그렇군요!"

 "네, 그럼요!"

 그렇게 해서 <세뇨라 산체스>와 인사를 끝냈던 두 사람은 그 뒤편의 불빛 아래에 있던 좁은 문을 열고 그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그곳은 별로 특별하게 보이지도 않았고, 그래서 또 그가 <수도(首都)>에 있었을 때 가끔씩 찾아갔던 불법 사창가(私娼街)와는 많이 다르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그 <수도(首都)>의 사창가(私娼街)들에서는 셔터를 내리고 어둡게 해서 손님을 받고 있었는데, 그러나 <세뇨라 산체스>의 집은 평범한 가정집 같았던 것이다.


 그래서 또 그 안의 모습을 조금 소개하면, 그 안에는 우선 테니스코트 정도 크기의 통풍이 아주 좋았던 마당이 있었다. 그래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거나, 일이 끝난 손님들이나, 그곳에서 일하던 여자들이 쉬거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작은 정원 같은 것이 마련되어 있었다. 그리고 손님을 받는 방들은 그 마당을 중심으로 해서 죽 둘려져 있었는데, 그러자 <닥터 에드>는 그곳의 한 의자에 앉아서 그 안을 죽 둘러보았다.


 그러자 또 그때, 손님이 없었던지 문이 열렸던 방 두 개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 그 방들은 적어도 <닥터 험프리즈>의 방보다는 좋고, 청결했고, 멋있게 느껴졌다. 그런데 그 방들에는 여러 가지의 양초가 켜져 있던 작은 제단(祭壇)도 있었기 때문에, 그래서 오히려 그 깨끗한 실내와 함께, 그곳이 여자들이 몸을 파는 곳이 아니라 일반가정집 같은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또 <닥터 에드>가 앉았던 곳에서 조금 떨어졌던 곳의 한 테이블에는 일이 없는 여자들이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그 한구석의 베란다를 받치는 기둥에도 젊은 남자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던 여자들이 두 명 정도나 있었다. 그래서 또 그곳에서는 무엇인가에 통제당하고 있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으며, 그래서 또 서두는 듯한 느낌도 찾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또 바로 그런 것이 <세뇨라 산체스>가 엄격하게 지키고 있었던 <운영방침>이기도 했었다는 것이 <닥터 에드>에게는 놀라움이기도 했었다. 그래서 또 그곳을 찾는 남자들도 시간을 두고 천천히 즐기다 갈 수도 있었으며, 그래서 또 그곳에서는 자리에 앉아서 천천히 술을 마신다거나, 여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모두 가능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였던지 또 그때, 그 근처에는 혼자서 조용하게 술을 마시고 있었던 남자도 한명 있었는데, 그는 또 일용노동자차림의 한 남자가 여자들 몇 명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모습을 마치 부러워하는 눈빛으로 지그시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서 또 <닥터 에드>는 <그 남자에게 무슨 사연 같은 것이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했었는데, 그런데 또 그때 마침 <테레사(teresa)>라고 했던 여자가 와서 이미 잘 아는 사이였던 듯 <사아베드라>에게 이렇게 웃으면서 말을 했었다.

 "주문하시겠어요?"

 그러자 <사아베드라>가 이렇게 말을 했었다.

 "음, 위스키가 좋겠지? 브랜디보다는!"

 "네."

 그러자 <테레사>가 웃으면서 돌아갔다.

 그리고는 잠시 후 <사아베드라>가 주문했던 위스키를 가져와서 <사아베드라> 옆에 앉았다.

 그러자 또 <사아베트라>가 그에게 이렇게 말을 했었다.

 "<테레사>는 살타(salta-아르헨티나 북서부의 도시로 살타 주의 주도. 메트로폴리탄 지역을 따라 인구 46만 4천 678명이 거주를 하며, 아르헨티나의 규모면에서 여덟번 째에 해당하는 도시임) 출신입니다!"


 


 

 

 그리고는 손을 마치 크로크룸(Cloakroom-휴대품보관소)에 장갑을 맡기듯이 <테레사>의 손에 자신의 손을 맡겼다. 그러자 또 <테레사>가 이미 익숙하다는 듯이 그의 손을 잡고 앞뒤로 돌리면서 마치 또 옷의 올이 터진 것을 살피는 듯한 모습으로 찬찬히 살폈다. 그러자 또 <사아베드라>가 그런 그녀를 사랑스러운 눈길로 보면서 이렇게 말을 했었다.

 "나의 다음 소설은 <살타>를 무대로 하면 어떨까 생각 중입니다."

 그러자 <닥터 에드>가 이렇게 말을 했었다.

 "그럼, 당신의 <다이몬(daemon)>이 저 아가씨도 외눈박이로 만들지도 모르겠군요?"
 "네? 아, 하하하! 그 말씀이군요?"


 그러자 그가 농담이라는 듯 웃었다.

 그러자 또 <사아베드라>가 이렇게 말을 했었다.


 "네, 뭐... 나를 바보라고 생각해서 웃을지도 모르겠지만, 그것은 전적(全的)으로 그때 가 봐야만 아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작가(作家)의 상상력이란 경우에 따라서 어디로 튈지 전혀 알 수가 없다는 이야깁니다! 작가란 현실을 변화시키지 않으면 안 되니까요! 그리고 이 아가씨를 한번 보세요! 아주 큰 다갈색(茶褐色)의 눈과 부드러운 곡선의 조그만 가슴. 아주 예쁘지 않습니까?"

 그러자 또 <테레사>가 아주 기쁜 듯이 웃었다.

 그러자 또 <사아베드라>가 이렇게 말을 했었다.

 "그리고 <닥터>께서 봤을 때, 이 아가씨는 무엇을 상징(象徵)하는 것 같습니까? 그러니까 나는 지금 부인잡지의 연애이야기나 쓰려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나의 이야기에 나오는 인물들은 뭔가 본인 이상의 것을 상징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바로 지금 생각이 난 것입니다만, 예를 들어서 외다리로 설정한다면..."
 "그렇다면 폭행을 당하기가 더 쉬워질 텐데요?"
 "아, 이번의 소설에는 폭행은 나오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리가 하나뿐인 미소녀(美小女). 알겠습니까? 그것이 어떤 의미일지?"
 "글쎄요..."
 "네, 그러니까, 그런 위험한 다리를 가진 소녀. 그리고 절망의 순간. 그리고 그 소녀와 하룻밤을 보내는 것을 마치 은혜를 베푸는 것으로 생각하는 남자들. 그러나 오늘보다는 조금이라도 나을 것이라고 믿고 있는 그 소녀가 바라는 미래에의 희망. 하지만 사실 이런 것은 나에게선 처음인데, 아무튼 나는 지금 정치소설(政治小說)을 쓰려고 생각 중인 것입니다!"
 "네? 그것이 정치소설입니까?!"

 그러자 <닥터 에드>가 깜짝 놀라서 이렇게 물었었다. 그런데 또 마침 그때 어떤 방에서 문이 열렸고, 그 안에서 한 남자가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는 담배를 한 개 꺼내서 불을 붙여 입에 물고는 자기가 마시다가 남겨두었던 것인지 탁자로 가서 그것을 마저 들이켰다.

 

 그러자 또 그때, 그 방 안에서는 성자(聖者)를 모신 제단(祭壇) 아래서 침대를 정리하던 어떤 소녀의 모습이 <닥터 에드>의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또 잠시 후, 그녀도 밖으로 나왔고 그리고는 동료들이 앉아 있던 자리로 가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러자 또 그때, 기둥 옆에 섰던 한 남자가 그런 그녀를 마치 굶주린듯한 선망(羨望)의 눈빛으로 지그시 주시하고 있었다. 그러자 <닥터 에드>가 <테레사>에게 이렇게 물었었다.

 "저 남자는 누구인데 저렇게 저 아가씨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거지?"
 "네? 누구요?"
 "저기 서있는 저 남자!"
 "아, 여기 자주 오는 분인데, 돈이 없는 가여운 남자일 뿐이에요!"

 그러자 또 그때 <사아베드라>가 <테레사>에게서 손을 빼면서 또 이렇게 말문을 열었었다.

 "그러니까 나의 그 정치소설 말입니다만!..."
 "아, 네! 하지만 저는 그 <외다리>의 의미가 조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만?"
 "아, 그것은 하나의 심벌(象徵)입니다. 이 형편없는 우리나라의!... 그래서 우리는 그런 것에 희망을..."
 "하지만 그런 것을 과연 독자들이 이해해줄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네?"
 "그러니까 저를 비롯해서 독자들은 좀 더 현실적인 것을 읽기를 원하지 않을까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작년에 <로사리오>에서 일어났던 학생데모라든가?..."
 "하지만 닥터! 영원(永遠)의 가치(價値)를 가진 정치소설을 쓴다는 것은 하루하루 일어나는 구체적인 일상(日常)에 대해서 쓰는 것과는 다른 것입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암살(暗殺)이라든가, 유괴(誘拐)라든가, 수인(囚人)의 고문(拷問)이라든가 하는 것은, 이 10년간에 모두 일어났던 일들인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단지 이 1970년대 만을 위해서 쓰는 글은 쓰고 싶지가 않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스페인사람들이 죄수들을 고문했던 것은 벌써 300년도 전의 일이었지 않았습니까?"

 그리고는 <닥터 에드>가 자기도 모르게 앞의 그 방을 나왔던 그 소녀에게로 시선을 보냈었다.

 그리고 또 그때 <테레사>가 <사아베드라>에게 이렇게 말을 했었다.

 "오늘밤에는 제 방에 오시지 않을 거예요?"

 그러자 <사아베드라>가 그때서야 생각났다는 듯이, 그녀에게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이렇게 말을 했었다.

 "아, 가야지! 하지만 조금 있다가! 지금은 이 분과 이야기를 조금 더 해야 하니까?!"

 하지만 그 사이에도 <닥터 에드>의 눈길은 그 소녀에게로 가있었고, 그것은 또 그 소녀의 이마에 나 있었던 회색의 작은 점 때문이었는지도 몰랐는데, 그것은 또 힌두교의 여자들이 자신의 계급(階級)을 나타내기 위해서 붉은 표시를 붙이는 위치와 비슷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아무튼 또 그때 <사아베드라>가 이렇게 말을 했었다.

 "대부분의 소설가들은 결국 시인(詩人)과 같을 수 있지만, 그러나 시인(詩人)은 절대적(絶對的)인 것만 추구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셰익스피어>의 경우에, 그는 당시의 정치와 그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쓰지를 않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또 그는 스페인의 <필립2세(Philippe 2)>라든지, 해적(海賊)이었던 <드레이크(Sir Francis Drake)> 등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고, 그래서 또 그는 과거의 역사를 재료(材料)로 했던, 그러니까 우리들이 말하는 추상화(抽象化)된 정치 바로 그것을 표현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날의 소설가들은 폭정(暴政)을 표현하지 않는다면 <파라과이>의 <스트로에스네르(Alfredo Stroessner-1912.11.3-2006.8.16)> 장군(將軍)의 행적(行蹟) 같은 것이나 묘사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된다면 또 그것은 <저널리즘(journalism)>이지 문학(文學)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시인(詩人)의 경우에서는 그런 것보다는 <로마>의 황제였던 <티베리우스(Tiberius Claudius Nero Caesar)> 쪽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더 낫다, 또는 더 좋은 제재(題材)가 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하는 것입니다!"

 "네..."


 

 

<​Alfredo Stroessner Matiauda>


 

 하지만 그 순간에도 <닥터 에드>는 오로지 그 소녀에게로만 관심이 가있었다. 그래서 <사아베드라>의 그런 열변(熱辯)에도 불구하고 건성으로 답했던 면도 있었는데, 그래서 또 그때 그는 <그 소녀와 함께 방으로 들어간다면 자신에게 어떠한 즐거움이 있을까?>를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또 그때, 그는 이미 여자와 동침을 했던지 1개월 이상이 지나고 있었을 때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의 성적 충동은 그곳을 가기 전에 이미 충분히 충족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또 남자의 <성적(性的) 관심>이란 거의 육체적인 쾌락에 불과했다. 아니,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그때 그 소녀의 회색 점만으로도 충분히 성욕(性慾)을 느끼고 있었던 것인데, 그것으로 봐서도 남자의 <성적 관심>이란 어떤 상황에서도 발흥될 수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여자가 다정하게 미소를 짓는 모습 외에도, 찡그린 모습이라든가, 화를 내는 모습, 또는 술을 마시는 모습 등에서도 그런 것을 느낄 수가 있는 것이 남자라고 할 수 있었는데, 아무튼 그러자 또 그때 <사아베드라>가 이렇게 말을 했었다.

 "내 이야기가 무슨 이야긴지 이해가 가시지요?"
 "네, 네! 물론입니다!"

 그러자 <닥터 에드>는 마치 자신의 그런 마음을 들킨 것처럼 급히 이렇게 대답을 했었다.

 그러자 또 <사아베드라>가 마치 그의 그런 태도에 실망이라도 했던 것처럼 이렇게 말을 했었다.

 "아, 물론! 이런 유의 이야기가 <닥터>에게는 별로 재미가 없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지요!"
 "아, 그런 게 아니라, 오늘은 좀 취한 것 같아서요!"
 "하지만 정치 이야기지 않습니까?"
 "네, 물론 저도 정치 이야기는 좋아합니다만, 하지만 아시다시피 저 역시 정치적인 망명자의 신분이고, 저의 아버지 역시도. 그리고 저는 지금 저의 아버지께서 살아 계신지, 아니면 이미 돌아가셨는지조차도 모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어쩌면 살해(殺害)를 당하셨을 지도 모르겠고, 아니면 국경 근처의 어떤 경찰서에서 감금되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어쩌면 또 그 경찰서에서 이미 돌아가셨을지도 모르는 것입니다."
 "네, 그러니까 우리들이 문제시(問題視)하는 것이 바로 그런 것입니다. 물론 <닥터>의 그런 처지를 동정은 하지만, 그렇다고 경찰서 등에 감금되어 있는 사람들을 상대로 예술작품화 한다는 것은 말이 되질 않는 것입니다!"
 "아, 그건 또 왜 그렇습니까?"
 "네? 그런 것은 특수한 경우이기 때문이죠! 그러니까 그런 것은 1970년대 특유의 상황이란 것이죠! 그래서 내가 쓰는 소설은 21세기에도 변함없이 읽히길 원한다는 것이고, 그래서 그 어부(漁夫) 즉 <카스틸로>는 시대를 초월한 인물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자 역시 <닥터 에드>는 건성으로 머리를 끄덕이고 있었지만, 그러나 속으로는 괜히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까지 꺼냈던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그것은 또 <사아베드라>에게 그런 말까지 했던 것에 대한 후회였다기보다는, 그럼에도 자신이 그 시간에 그리고 그런 장소에 앉아서 한가롭게 여자나 탐닉하려는 것에 대한 일종의 죄의식 같았던 것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또 그렇게 한다고 해서 아무 것도 달라질 것은 없었는데, 그래서 또 그는 이렇게 말을 했었다.

 "하지만 그런 일이 있을까요?"
 "네? 그건 또 무슨 말입니까?"
 "그러니까, 그 어부(漁夫)가 시대를 초월해서 살아남을 것이란 것 말입니다."

 그러자 <사아베드라>가 잠시 말이 없었다.

 그러자 그는 곧 그 말을 했던 것을 후회했었다.

 그래서 또 급히 이렇게 말을 했었다.

 "자, 우리 술이나 한잔 더 할까요? 당신의 사랑스러운 여자를 실망시킬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러자 또 <사아베드라>가 이렇게 말을 했다.

 "아, 그보다 중요한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리고는 다시 자신의 손을 <테레사>에게 주면서 이렇게 또 말을 했었다.

 "그런데 <닥터>는 마음에 드는 여자가 없습니까?"
 "아, 있습니다! 저기, 그런데 다른 손님이 있는 것 같군요?"

 그러자 <사아베드라>와 <테레사>가 마치 <어떤 여자인가?> 하듯이 <닥터 에드>가 가리키던 곳을 쳐다봤는데, 그런데 또 그때, 그 점박이 소녀는 다른 남자와 함께 자신의 방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소녀는 앞에 상대했던 남자의 옆을 지났을 때, 그 남자에게 눈길도 한번 주지 않았는데, 하지만 그 남자 역시 자기 뒤에 또 어떤 남자가 그 여자와 함께 하는지에 대해서 관심도 없는 듯 보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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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第 二 部

 


 

 

 

 

 

 第 二 章

 

 그렇게 해서 두 사람은 술을 한 병 더 마시게 되었고, 그러자 또 그 <소설가>는 결국 자신의 그 <규율(規律)>이란 것을 하나 더 고백하고 말았는데, 그것은 또 그 <세뇨라 산체스(senora Sanchez)>의 가게를 매주 한 번씩 방문한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또 그의 설명에 의하면, 그는 단지 집요한 욕망에 빠지는 것을 극복하려는 것과 같이, 육체를 진정시키려는 문제만이 아니라, 매주 그곳을 방문하는 것으로 해서 인간의 본성에 관한 진실한 깨우침을 얻기 위한 것이라고 했던 것이다.

 

 그리고 또 그 <사아베드라>는 자신의 소설에 나오는 영웅적인 어부(漁夫)의 외눈박이 딸 <카를로타(carlota)>의 성격은 그가 <세노라 산체스>의 가게에서 만났던 어떤 여자아이를 모델로 했던 것이라고 했었다. 하지만 또 물론, 그녀는 양쪽 눈을 다 가지고 있었고, 거기다 아주 미인(美人)이라고 했었다. 그래서 그는 소설을 쓰려고 했을 때, 그녀의 아름다움 때문에 <카를로타>의 이야기가 진실(眞實)한 맛을 잃어버린 진부(陳腐)한 이야기가 되고 말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었다. 그것은 또 그 어부의 혹독했던 생활과는 완전히 어울리지가 않았기 때문이었다고 했었고, 그리고 또 <카를로타>를 폭행하는 인물의 성격과도 맞지가 않기 때문이라고 했던 것이다.

 

 그러나 <닥터 에드>가 생각했을 때, 그런 흔한 스토리는 말 그대로 어떤 작가의 글에서도 흔히 나올 수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런 이야기를 하던 중에 식사도 끝이 났고, 그러자 또 <사아베드라>는 그에게 자신의 <규율> 중 하나라고 했던 그 <세뇨라 산체스>의 집 방문에 동행해줄 것을 요구했던 것이다. 그러자 <닥터 에드>도 어느 정도 그곳이 궁금했던 참이었기 때문에 그에게 설득당했던 형식으로 그렇게 하기로 결정을 했고, 그래서 두 사람은 심야(深夜)에 그곳을 찾아가게 되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또 그때 <세뇨라 산체스>는 당연히 당국(當局)의 보호를 받고는 있었지만, 그러나 또 재수가 없다면 어떤 성실한 경관(警官)에게 차번호를 적힐 수도 있었기 때문에, 그래서 차를 다른 안전한 곳에 주차하는 것이 좋겠다고 <닥터 에드>는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 즉 <차번호를 경찰에 적히게 된다는 것>은 경찰의 파일(file)에 자신의 이름이 오르게 된다는 것을 의미했고, 그러면 또 다음에 혹시라도 안 좋은 일이 생겼을 때, 그 때문에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날, 그는 차를 안전한 곳에다 주차시키고 갔을 때 <사아베드라>는 잘 닦아 두었던 앞이 뾰족했던 구두를 신었던 채로 안짱걸음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러자 <닥터 에드>는 그 모습에서 마치 비둘기가 깡똥깡똥 뛰어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그는 또 마치 먼지가 잔뜩 쌓인 도로에서 비둘기가 족적을 남기듯이 <사아베드라>도 구두자국을 남기며 걸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을 정도였는데, 아무튼 잠시 후, 두 사람이 그곳에 도착하자 가게 앞의 흔들의자에 앉아서 뜨개질을 하고 있던 <세뇨라 산체스>의 뚱뚱했던 모습이 먼저 그의 눈에 들어왔었다.

 그때, 그녀의 통통했던 얼굴에는 보조개가 있었는데, 그러나 그들을 맞이하면서 웃었던 그 미소에는 환영의 의미로 보기에는 뭔가 기묘(奇妙)한 느낌이 있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또 당연히 친절한 느낌은 빠져있다고 그는 생각했는데, 그것은 또 마치 그들을 보기 바로 직전에 안경을 급히 쓴 것처럼, 그녀의 얼굴에는 으례적인 미소와 함께 굳은 표정도 함께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사아베드라>가 그를 그녀에게 소개했다. 그러자 그녀가 이렇게 말을 했었다.

 "의사(醫師) 선생이라면 언제나 대환영이에요! 그리고 지금에서야 알게 된 것이지만, 우리 집 아이들은 전부 의사 선생에게 도움(?)을 받고 있다고 해요!"
 "네?"
 "아, 같은 의사(醫師) 분 <베네벤토(Benevento)>란 분이 여기 자주 오시는데, 이해심이 아주 많은 분이라 우리 아이들이 모두 그 분에게 도움을 받고 있다고 해요!"
 "아, 네! 하지만 나는 아직 만나보지는 못했는데?!..."

 그러자 또 <세뇨라 산체스>가 이렇게 말을 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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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第 二 部

 


 

 

 

 

 

 第 二 章

 

 그로부터 약 2년 정도가 지났을 때, 그는 그 <세뇨라 산체스(senora Sanchez)>란 여자가 경영하고 있다던 <매음굴(賣淫窟)>을 처음으로 방문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혼자는 아니었고 <찰리>나 <험프리즈>와 함께도 아닌, 그의 친구였고, 환자였으며, 소설가였던 <사아베드라(Saavedra)>와 함께였다.

 그날 <사아베드라>가 <호텔 나시오날>에서 딱딱한 <비프스테이크>를 먹으면서 스스로를 설명했던 바에 의하면, 자신은 매우 엄격한 규율(規律)을 지키는 것을 신조(信條)로 삼는 남자라고 했었다. 그것은 또 그때의 그의 단정했던 외관(外觀)만을 봤을 때는 누구라도 그 말을 믿었을 것이었다.

 

 그래서 또 그때 그의 외관에 대해서도 잠시 설명을 하면, 그는 온몸을 회색(灰色)으로 통일시키고 있었다. 그래서 그의 머리카락뿐만이 아니라 양복과 넥타이까지도 모두 회색이었다. 그리고 또 그는 그 <북부(北部)>의 혹서(酷暑)에도 불구하고 <수도(首都)>의 찻집에서 입고 다녔던 것과 같이 만들었던 것이라고 했던 아주 좋은 더블 조키(double jaque)도 입고 있었다. 그리고 또 그는 그것들을 만들었던 사람은 영국인이었다고 은근하게 자랑까지 했었다.

 그래서 또 그는 <닥터 에드>가 믿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10년간 입을 옷을 그 사람으로부터 다 만들어 두었다고도 했던 것이다. 그리고 또 그의 <일의 규율(規律)>에 관해서는, 그는 매일아침 식사 후에 500개의 단어를 쓰는 것이라고 했었고, 그래서 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쓰지 않는다고 몇 번이나 말을 했던 것이다.

 그리고 또 원래 <닥터 에드>는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편이었는데, 그것은 남의 말을 들어주는 훈련을 미리 했던 때문이었다. 그것은 또 중산층(中産層) 급(級)의 환자들은 거의가 단지 가벼운 독감(毒感) 같은 증상을 말할 때도, 아무리 안 되어도 10분 이상은 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댔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또 <침묵(沈黙)의 고통(苦痛)>과 함께 그 아픔의 정도(程度), 위치나 성질(性質) 등에 대해서 아무런 설명도 하지 못하고 그저 묵묵히 병을 앓고 있었던 사람들은 단지 빈민(貧民)지역의 사람들밖에는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또 그들은 이미 앞에서도 조금 소개가 되었지만, 그렇게 진흙탕과 양철로 지은 조그만 집에서 사는 열악(劣惡)했던 환경 속에서도 제대로 된 치료나,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던 채로 혼자서 그 병마(病魔)와 싸우고들 있었던 것이다.

 

 아무튼 또 그때 <사아베드라>는 이런 말도 했었다. 그러니까 자신의 그 <규율(規律)>이란 것은 다른 훌륭한 작가(作家)들 이상으로 자신에게는 필요한 것이라고 했었고, 그래서 또 다른 훌륭한 작가들에게서 재능(才能)이란 것이 있다면, 자신에게는 <다이몬(daemon-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일종의 守護神 또는 惡魔)>이란 것이 있다고 했던 것이다. 그래서 또 자신은 그 <다이몬>의 힘을 빌려서 글을 쓴다고도 했는데, 그래서 또 그는 그 <다이몬>이 파멸적(破滅的)인 것이라고 표현하면서, 그래서 또 역시 자신이 그 힘을 빌어서 쓰는 <창작의 고통>이란 실로 <닥터 에드>로서는 전혀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이라고도 했던 것이다.

 그래서 또 그의 표현을 빌자면 <오늘도, 내일도, 나는 계속해서 책상으로 향하며, 그리하여 펜을 쥐고, 고통과 아픔으로 글을 쓴다>라고도 했던 것이다. 그리고 또 그의 앞 작품에 나왔던 <카스틸로(Castillo 또는 가스티요)>라는 어부(漁夫)에 대해서도 말을 하면서, 그는 아주 적은 임금(賃金)을 받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바다와 싸우는 인물이라고 소개했었고, 그래서 또 어떤 의미로는 그가 바로 <예술가(藝術家)들의 초상(肖像)>이라고까지 말을 했던 것이다. 그래서 또 <그> 즉 <사아베드라> 자신이 매일 치러내는 고투(苦鬪)의 결과가 바로 그 500단어라고 했으며, 그것 역시 위의 <카스틸로>처럼 아주 적은 수확(收穫)이라고 했던 것이다. 그래서 또 <닥터 에드>가

 <아마도 그 '카스틸로'에게는 한쪽 눈이 보이지 않았던 딸이 한명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그런데 그녀가 어떤 괴한에게 폭행을 당하려고 했을 때, 그가 그것을 막으려다 술집에서 총에 맞아서 죽었던가... 그랬지요?>

 라고 물었었고, 그래서 또 두 사람의 대화가 잠시 이어졌었는데, 그래서 또 여기서 그 내용도 소개를 하면 다음과 같았던 것이었다.

 "네, 바로 그렇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그 한 눈의 거인(巨人) <키클롭스(Cyclops-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거인 족으로, 이마 한가운데 눈이 있다. 그리고 사람을 먹고, 양을 기르며, 대장일에 능했는데, 그들 중에서 폴리페모스가 오디세우스에게 눈을 찔려 맹인(盲人)이 된 이야기가 유명하다)>의 상징(象徵)에 대해서 이렇게 이해를 해주셨다니, 저로서는 무척이나 기쁩니다."

 

 

 "아, 그렇습니까?"
 "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소설가들의 기법(技法) 중 하나인 <심벌(symbol)>이란 것이지요! 그러면 왜 <한 눈기법>인가? 그것은 한 눈은 시력을 한곳에 집중한다는 뜻이고, 그래서 확산적(擴散的)인 작가(作家)들의 눈은 양목(兩目)이란 것입니다. 그래서 모든 것이 마치 영화(映畵)의 스크린(screen) 같이 시계(視界)에 달린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그 <폭행>하려고 했던 남자는 나의 우울증(憂鬱症)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인데, 어쨌든 나는 그 우울증(憂鬱症) 때문에 하루에도 몇 시간씩 고투(苦鬪)를 할 때도 있을 뿐만 아니라, 어떤 때는 몇 주간(週間)도 계속될 때도 있는 것입니다."
 "그럼, 제가 드렸던 약이 별로 효과가 없었습니까?"
 "아니요, 효과가 전혀 없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내가 자주 생각하는 것이지만, 그것은 내가 매일의 규율(規律)을 너무 엄격하게 지키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도 내가 아직 자살(自殺)을 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자살까지 생각하고 계신다니 무척 염려가 됩니다만, 그러나 그런 것은 바보 같은 짓입니다. 그런데 당신의 신앙(信仰)은 그런 것을 허락합니까?"
 "하지만 그렇게 암담(暗澹)한 기분이 들 때는 신앙 같은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지요! 그래서 남는 것은 암흑(暗黑), 그뿐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런 의미에서 어떻습니까? 술을 한 병 더 딸까요? 이 <멘도사(Mendoza) 와인> 정도는 괜찮을 것 같은데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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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第 二 部

 


 

 

 


<Union Flag>

 

 

 

 第 一 章

 

 "아니, 아무것도 기억이 나질 않아! 이게 무슨 좋지 않다는 징후(徵候)인가?"
 "아니요,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이라도 술을 많이 마셨을 때는 그런 일이 흔히 일어나니까요!"
 "사실, 좀 전에 자네와 처음 마주쳤을 때, 어디선가 한번 본 사람이라는 느낌은 들었어! 그래서 나는 잠시 자네에게 뭘 사고서 돈을 지불하지 않았나 하고 생각했지! 아, 아무래도 나는 술을 조금 마셔야할 것 같네! 그러니 자네는 여기서 잠시 기다려주게!"
 "제가 볼 때,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닙니다."
 "전에도 몇 번 그런 일이 있기는 했었지만, 요즘은 좀 더 이상해져가는 것 같아. 하지만 사실 잊어버리고 싶은 일들도 많이 있기는 하지. 그러니까 아주 옛날에 내가 말에서 떨어졌던 적이 있었어. 그 바보 같은 말이 갑자기 뒷다리로 벌떡 일어서 버렸던 거지. 하지만 나는 그때 겨우 여섯 살이었어. 그러니까 그 멍청한 말도 내가 너무 어렸다는 것을 알았던 거지. 하지만 또 그때 집 바로 옆의 베란다에 아버지가 앉아 계시다가 그런 나를 보셨던 거지. 그러자 나는 아버지가 화를 낼까봐 너무도 무서웠었어. 하지만 그보다 더 무서웠던 것은 땅바닥에 자빠져 있던 나를 아버지는 내려다 보시면서도 내가 누군지를 몰랐다는 거야."

 "네? 그 정도로?..."

 "응, 그래서 나는 당연하게 꾸중을 들을 줄 알았는데 너무도 당황스러웠었지. 그러자 또 아버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셨던 채로 노여움인지, 당혹감인지, 아니면 걱정스러운 표정인지를 짓고 계시다가 자리에 다시 앉으셔서는 술잔을 드셨던 거야. 그러자 나는 아버지의 뒤를 돌아서 슬그머니 부엌으로 갔었어. 그래서 그때부터 요리가 좋아졌고, 말(馬) 같은 것은 쳐다보기도 싫어졌던 거야. 물론, 지금은 그때와 다르지만, 어쨌든 아버지와 내가 닮았던 것이 있었다면 바로 그 술만 마시면 기억을 전혀 못한다는 것이었어. 그런데 자네, 결혼은 했나?"
 "아니요!"
 "아, 그렇군! 근데 난 했던 적이 있었어!"
 "네, 그것도 들었습니다."
 "아, 그래?"
 "네!"
 "음! 하지만 우리가 헤어졌을 때, 그때 나는 아주 기뻤었네! 하지만 그 전에 나는 아이를 갖고 싶어 했었지! 그런데 또 어떤가? 대체적으로 아이를 가질 수 없을 때는 남자 쪽에 책임이 더 많지?"
 "아뇨, 저는 반반이라고 생각합니다."
 "아, 그런가? 하지만 나에게는 그런 능력이 없는 것 같아! 근데, 올해는 또 어떨지?..."
 "네?"
 "응, 이 나이에도 괜찮을지 싶어서..."
 "네, 그건 별로 걱정을 안 하셔도 될 것입니다."
 "음, 그건 또 왜지?"
 "남자가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그런 능력도 다 없어진다고 할 수는 없으니까요!"
 "음, 그런가? 하지만 나에게도 아들이 있다면, 나는 우리 아버지처럼 그렇게 하지는 않을 거야! 그러니까 공포심(恐怖心)을 극복하라는 말은 하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생각을 해보게! 공포심이란 것도 모두 인간의 본성(本性) 중의 하나가 아닌가?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극복한다는 것은 곧 인간의 본성(本性)을 극복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지 않나? 하지만 그것은 자연의 법칙에 위배(違背)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또 내가 옛날에 책을 한번 봤던 적이 있었는데, 그런데 그 안에 이런 내용의 글이 있었어! 그러니까 이 세상에 있는 거미들을 모두 다 죽인다면 인류(人類)는 어쩌면 파리 떼에 파묻혀서 질식사(窒息死)할지도 모른다는... 뭐, 그런 내용이었는데, 근데 자네는 자식이 있나 에드?"
 "아니요, 없습니다."
 "음, 그렇군! 그리고 나와 같은 영국인이지?"
 "네, 하지만 저는 반만 영국인입니다. 그리고 아버지께서는 지금 감옥에 갇히셨거나, 혹은 돌아가셨을지도 모릅니다."
 "응? 자네 부친(父親)께서?!..."
 "네!"
 "그럼, 자당(慈堂)께서는?"
 "네, 지금 <부에노스아이레스>에 계십니다."
 "음, 자네는 행운아군?"
 "네?"
 "음! 아직 모실 분이 계셔서 말이네! 우리 어머니께서는 나를 낳으시다 돌아가셨어!"
 "네, 그러셨군요. 하지만 그렇다고 술을 그렇게 많이 드시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아, 어머니 이야기는 그냥 한 것이야! 그러니까 뭔가를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친구란 것이 의미가 없지 않는가 말일세!"
 "하지만 친구란 것은 그렇게 좋은 정신병의(精神病醫)는 되지 못합니다."
 "하, 왜 그렇게 냉정하게 말을 하는가 에드? 자네는 사랑이란 것을 해본 적이 없었나?"
 "사랑(愛)이라면, 그 단어에 한정해서 하시는 말씀입니까?"
 "자넨 분석(分析)이 너무 심한 사람이군?"

 그리고는 또 <찰리>가 이렇게 말을 했었다.

 

 "그건 젊은 사람들의 악벽(惡癖)이야! 그러니 그렇게 돌덩이 들추듯이 하지 말게나! 그리고 그것이 바로 나의 모토(motto-信條)야! 그래서 또 말이지만, 그 아래 뭐가 들었을지 누가 알 것인가?!"
 "하지만 또 그것이 바로 저의 일입니다. 진단(診斷)을 하지 않고 그냥 추측만 할 수는 없으니까요!"
 "좋아! 그럼 자네의 진단은 어떻게 나왔나?"
 "네, 처방(處方)을 써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술을 조금이라도 줄이지 않으신다면 그것도 아무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는 <닥터 에드>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는 앞의 그 사무실로 돌아갔는데, 그런데 그때, 그는 괜히 시간만 낭비했다는 느낌에 기분이 별로 좋지가 않았었다. 그것은 또 왜냐하면, 그런 <찰리>처럼, 그러니까 자기연민(自己憐憫)에 빠져있는 사람에게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빈민(貧民)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서너 명 더 보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지만, 그래서 또 그는 책상에 앉아서 처방전(處方箋)을 쓰고 있던 중에도 그 시간조차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또 마치 자기의 어머니를 만나러 갔을 때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최고급의 찻집에서 <에클레르(프:éclair-초콜릿을 바른 갸름한 슈크림. 또는 크림을 넣고 위에는 보통 초콜릿을 씌운 길쭉한 케이크)>를 가득 담은 접시를 앞에 두고, 하염없이 당신의 고독(孤獨)과 두통(頭痛)에 대해서 호소를 하던 그 어머니의 넋두리를 듣고 있었을 때의 심정과 같았던 것이었다.

 


 

 

<에클레르의 예>


 그리고 또 그때, 그의 어머니는 항상 자신의 아버지로부터 버림 받았다는 의미로 이야기를 자주 하곤 했었는데, 그것은 또 남편이라면 당연히 처자(妻子)를 중요시 하는 것이 의무(義務)이기 때문에, 그래서 또 그때, 그러니까 그의 아버지가 망명을 떠났을 때 가족이 모두 같이 떠났어야 옳았다는 의미였던 것이다.

 아무튼 <닥터 에드>가 그 처방전(處方箋)을 다 쓰고 사무실을 나왔을 때 <찰리>가 또 이렇게 말을 했었다.

 "벌써 가려고?"
 "네, 처방전은 책상 위에 두었습니다."
 "왜 그렇게 서두는가? 같이 한잔하고 가지?"
 "아, 기다리는 환자가 있어서요!"
 "나 역시도 환자인 것은 마찬가지야!"
 "더 급한 환자가 많습니다. 그리고 약은 1개월분으로 했으니, 그때 다시 만나 뵙기로 하겠습니다!"

 그리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 영사관(領事館)을 나왔던 것이었는데, 그런데 또 그때의 기분이란, 그가 역시 그의 어머니를 마지막으로 만나고 돌아왔을 때와 같았던 것이었다. 그러니까 결국, 그 당시의 그에게서는 그런 일들은 모두 시간 낭비 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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