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론. 모순론 외 범우문고 117
모택동 지음, 김승일 옮김 / 범우사 / 200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순론]

1937년 44세의 모택동은 항일 민족통일전선을 위한 2차 국공합작의 와중에  변증법적 관점에서의 중국 상황의 이해와 앞으로의 투쟁 방향을 보이기 위해 이 글을 썼다. 그의 모순론은 사실 자본주의적 사고에 대한 비교로서 쓰여졌다기보다는, 실천적 공산주의 입장에서 교조주의적 색채를 띠거나  기회주의적 모습을 보였던 공산주의 내부의 혼란을 정리하고 단일하고 과학적 방법으로 중국적 상황을 타개하고자하는 의도로 쓰여진 고찰이며 반성이다.

변증적 유물론 사고가 가지는 모순의 절대성과 보편성 이외에 모택동은 시대 상황과 충돌하는 힘의 다양성으로 인한 특수성을 제시한다. 이 특수성은 자칫 혼란스런 무원칙성을 초래할 수 있으나 모택동은 이 미로에서도 한 가닥 실과 같은 역할을 하는 주요모순과 모순의 주요 측면의 파악의 길을 보여준다. 사물의 성질은 주로 지배모순의 주요측면에 의해 규정되므로 이것을 붙잡음으로써 혁명적 당이 정치적 군사상 전략전술의 방침을 결정하는 중요한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모순의 두 대상은 그 위치가 바뀔 수도 있다. 지배자와 피지배자, 일을 하는자와 노동의 대가를 누리는 자. 그러나 변함 없는 것은 그 과정의 투쟁이다. 이 끝없는 투쟁이라는 것이 꼭 항상 적대적 관계와 전쟁의 상태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모순의 양측에 선 국공은 서로 투쟁의 단계에 있음에도 서로 일본이라는 주요모순 앞에서 서로 합작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이 제거된다면 그들간의 적대의 표출이 불가피함도 당연한 역사발전의 방향이라는 것이다.

이런 모택동의 상황이해와 이론은 복잡하기 그지없는 1930년대의 중국 상황을 공산주의적 입장에서 명쾌히 설명해내는 힘을 가지고 있다. 역사와 사회란 해석하는 자의 힘에 의해 움직이는 것임을 다시금 보여준다. 한국의 2000년대는 어떤 해석을 필요로 하는가? 1930년대의 중국해석이나 1960년대의 미국해석이 보편성과 절대성을 가지고 있진 않을 것이다. 현대의 중국과 미국이 매달리지 않는 이런 해석보다 우리에겐 우리를 살리는 역사에 대한 맑은 물에 씻기운 새로운 눈이 필요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