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신경 해설
칼 바르트 지음, 신경수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01년 5월
평점 :
절판


바르트는 20세기 최고의 신학자이자 목회자로 [하나님 말씀의 신학]으로 불리우는 하나님 중심적 신학으로 대표되는 분이다. 혹자는 그의 신학이 인간에 대한 균형 감각이 없다고 하나 그의 논지가 인간 중심의 극단으로 치닫는, 그래서 인간 자신을 결국 상실하게 하는  20세기적 삶의 상황을 바라보는데 그 배경이 있음을 본다면 오히려 참된 균형이 있는 것이라고 옹호되기도 한다. 또한 그의 성경관이 성경무오설과 축자영감을 파괴한다하여 이단시 하기도 하나, 그의 진정한 인간에 대한 이해가 하나님과의 비교하에 이루어진 앞의 배경을 본다면 굳이 16세기를 하나님께 돌아오게 하고자 했던 종교개혁자들과 비추어 비판받아야 할 이유는 없는 듯하다. 더욱이 20세기를 철저히 이해하고자 한 그의 신학은 도리어 우리에게 더 큰 유익을 준다.

바르트는 1886년 스위스 바젤에서 출생하여 인본주의적 신학을 배워 35세까지의 그는 자유주의적 신학관을 따랐다.  1919년 출판된 로마서 강해 제 1 판은, 이후 1922년 제2판에서는 [전적인 타자 the otherness of God]인 하나님에 대한 생각으로 다시 씌여졌다. 또한 1927년 괴팅겐, 뮌스터 교수 시절의 [기독교교의학 Christliche Dogmatik]은 1932년 믿음과 이성에 대한 그의 견해가 수정되면서 본 대학에서 [교회교의학 Kirchliche Dogmatik]으로 다시 바뀐다. [기독론적 집중Christological concentration]으로 불리는 이 견해는 이후 일관되게 바르트의 입장을 대변한다 할 수 있다.

이 책은 이런 그의 신학적 입장이 정리된 1935년 씌여진 사도 신경에 대한 해설로서, 교회교의학의 바르트의 입장을 비추어 볼 수 있는 개괄로서의 역할을 하는 책이다. 2000년  다산글방에서 나온 다른 번역은 현재는 구할 수가 없어 1997년 초판본의 2003년 중쇄본인 이 책으로 대신 했는데 직역된 부분이 많아 독서가 용이치 않은 어려움이 있었다. 2000년의 다른 번역본을 구해볼 기회가 있길 바란다. 이 책에서 바르트는 사도 신경의 세 조항, 성부, 성자, 성령과 교회의 부분을 철저히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중심으로 설명한다. 그리스도의 속죄의 사역이 나타내는 계시의 빛 아래, 은폐되어져 왔던 성부가 참으로 알려지며, 다시 은폐되어진 중간시대의 성령의 의미와 역할이 알려지기 때문이다. 결정적 계시 이후 다시 시작된 유보의 시기를 교회와 성령의 빛아래 살되, 직접적으로 드러난 그리스도를 아는 능력 아래 있게 하신 것이다.

바르트를 어떻게 말할까? 혹자는 [자유주의자들이 놀고 있는 놀이터에 던져진 핵폭탄]이라고도 하지만, 나에게 그의 글은 현재를 사는 나자신과 세상 사이에 심연을 보여준 조명탄이라는 느낌이다. 세상의 방법과 이성을 엮어 무엇무엇의 선한 것을 얻으리라는 생각이 싹 사라지는 느낌이다. 나자신의 죄라는 것, 나의 선함이라는 것의 정체, 이상적 삶의 방식과 의지, 이 모든 것을 십자가로 끌고 간다. 그리고 그리스도를 목격하며 다시 처음 그분을 보던 자리에 무릎 꿇게 한다. 세상에 대한 충분한 대안이신 그리스도를 부인하는 나, 승천하시고 숨겨지신 그의 능력을 무시하는 나, 은폐된 그의 나라의 다시 오심이 아닌 영원한 중간계의 지속을 누리며 사는 나를 본다. 오늘도 나에게 hurt 하는 자를 참지 못하고 복수로 응답하는 나를 보며  [주여, 제가 믿사오니, 나의 믿음 없는 것을 도와주소서]라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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