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ckers Grammar Smart (해커스 그래머 스마트) Level 1 - Smart, Useful, and Essential Grammar, with Workbook Hackers Grammar Smart
해커스어학연구소 지음 / 해커스어학연구소(Hackers)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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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스하면 영어! 영어 하면 해커스! 어느 집에나 해커스 보카, 문법, 토익 등등 꼭 한 권씩은 소장하고 있지요. 저도 마찬가지인데요. 이번 해커스어학연구소에서 레벨별로 분류된 문법책이 나왔습니다. 이름하여 해커스 그래머 스마트 레벨 1! 네, 저는 저 자신을 잘 알기 때문에 레벨 1부터 문법을 체계적으로 학습해 보기로 했습니다. 물론 레벨 1 전 단계인 스타터가 있긴 하지만. 흠흠 최근 중학 문법으로 어느 정도 기초를 닦았다고 생각했기에 레벨 1부터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스타터를 시작으로 레벨 1부터 레벨 3까지 구성되어 있는데요. 워크북까지 포함되어 있고 해커스 어플을 통해 원어민의 음성도 들을 수 있으니 일석일조죠. 저야 엄마표 홈스쿨(영어)을 위해 엄마인 제가 먼저 공부를 해야 한다는 신념 때문에 선택한 책이지만 중, 고등학교 학생들은 시험이라는 터널을 지나가야 하기 때문에 선택이 아닌 필수로 공부를 해야 하겠지요. 문법이 약한 친구들은 시중에 나와있는 어려운 문법책으로 공부를 하기 보다 해커스 그래머 스마트로 차근차근 공부해 나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무엇보다 학교 시험 기출 경향을 완벽 반영한 문제로 서술형 포함 내신 완벽 대비에 손색이 없는 문법책입니다. 하루 한 유닛씩 (2~3장 정도) 공부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부담도 없고요. 문법의 가장 기초인 품사, 문장성분, 구와 절을 시작으로 챕터 1에서는 be 동사를 공부하게 됩니다. 일반 동사, 시제, 조동사, 동사의 종류, 문장의 종류, 명사와 관사, 대명사, 형용사, to 부정사와 동명사, 전치사, 접속사까지요. 문법이 탄탄하면 독해나 회화에도 분명 도움이 되지요. 저 역시 아들에게 읽어 줄 리더스 북이나 챕터 북을 먼저 읽고 공부를 해보는 편인데요. 문법 지식이 약하다 보니 왜 이런 문장을 사용한 거지? 계속 질문이 거듭되다 보니 진도가 안 나가더라고요. 

아, 잠시 읽기를 멈추고 최소한 문법 지식은 터득해야겠다 싶었습니다. 그렇게 한 페이지씩 공부를 하고 강의를 듣다 보니 to 부정사 및 동명사의 차이를 알게 되고, 같은 단어라도 문장에서 성분이 달라진다는 것도 알게 되고. 원서를 읽는 속도가 예전에 비해서 조금 나아지더라고요. 그리고 문장을 읽다 보면 아, 이 문장은 3형식이네. 그냥 무의식적으로 감도 잡히더라고요. 

책에는 직접 쓰기가 싫어서 노트 한 권 펼쳐놓고 써보면서 공부를 했는데요. 육아맘이라 매일 공부를 할 수는 없지만 꾸준히 문법 공부를 하고 다음 레벨로 올라가고 싶네요. 해커스북 사이트에서 추가자료도 받을 수 있는 자료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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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비밀 노트 - 글로벌 금융 전문가가 알려주는
최재영.오정석 지음 / 시공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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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경제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지표이다. 그 흐름을 읽을 수 있는 비밀노트, 글로벌 금융 전문가가 알려주는 <환율비밀노트>를 만나 보았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경제침체는 가중되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금융자산 및 주식투자에 관심이 쏠리고 투자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국내 주식에 열을 올리던 우리 신랑도 더 큰 미국 시장으로 눈을 돌렸고, 유튜브 및 경제 기사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정보를 습득하고 있다.



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잘못된 정보 습득으로 해를 입을 수도 있는데, 이 책은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길을 잃지 않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나의 기준점이 되어줄 것이다. 그렇다면 경제와 투자 관련 정보를 잘 선별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본 틀을 갖추는 데 필요한 지식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금리, 환율, 주가, 미국의 통화정책 총 4가지이다. 이 4가지 분야만 머릿속에 잘 정리되어 있어도 여러 논객들 사이에서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책이 상당히 두껍지만 시중의 수많은 환율 관련 서적과 달리 이 책은 환율을 좀 더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이론을 바탕으로 현실에 적용할 수 있도록 집필되었다.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 환율에 대한 기초적인 내용 정리, 2부 환율에 대해 아는 척하기 (1부보다는 난도가 높다), 3부는 가장 높은 난도로 소위 전문가와 맞짱 떠도 될 만큼 환율 고수되기 편이다. 경제 입문자 혹은 거시적 안목으로 세계 경제의 흐름을 처음부터 제대로 알고 싶은 독자라면 1부부터 차근차근 읽어나가길 추천해 본다. 단, 어느 정도 환율에 대해 알고 있는 독자라면 2부부터 읽어 나가도 좋을 것 같다. 

최근 신랑과 함께 장을 보러 마트를 갔는데, 불과 몇 주 전 1천 원대였던 파 값이 3천 원대로 오른 것을 보고 온몸으로 물가 상승률 체감을 경험했더랬다. 아, 경기가 정말 안 좋아졌구나. 장마의 영향도 있었을 테고. 이렇게 뭔가 직접적으로, 직감적으로 체감하게 되는 경제 상황인데, 사실상 환율은 온몸(?)으로 직감적으로 체감하기가 쉽지가 않다. 환율에 문외한이 나 같은 사람은 더더욱. 때문에 '환율이 오르고 있다'라는 기사를 보면 내가 마트에서 경험한 것과 같은 느낌이 들 수 있도록 환율에 대해 아주 쉽게 설명을 해주고 있다. 그렇다고 무작정 쉽게만 다룬 기초책은 아니다. 환율에 대해 기초부터 고급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각 장이 끝나는 마지막 페이지의 <환율 노트 핵심 정리>는 앞에서 읽었던 내용들 중 핵심적인 부분만을 다시 한번 콕 집어주니 반복 및 복습이 되어 좋다. 경제와 관련된 것은 무작정 재미없고 나랑은 상관없는 것이라 생각하며 살았었는데, (신랑이 미국 주식을 하면서 자꾸 나한테 썰을 풀다 보니 곁다리로 듣는 것도 있고 ㅎ) 최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으로 세계 경제 흐름이 예전과 달라진 것은 분명하고 또 틈틈이 뉴스를 보고 듣다 보니 뭔가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펼쳐 보게 된 책이다. 서평 마무리 후 다시 한번 천천히 읽어 보고 싶다. 여느 소설처럼 한 번 읽고 말 그런 책이 아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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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 기다려 줘! - 큰 고슴도치와 작은 고슴도치 이야기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18
브리타 테큰트럽 지음, 김서정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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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타 테켄트럽 작가님의 신간 <잠깐만 기다려 줘!>를 만나 보았습니다. 작가님의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스타일의 그림체를 좋아해서 한 권씩 야금야금 모으고 있는데요. 이번 신간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네요. 한 페이지씩 넘길 때마다 가슴 한곳이 따뜻해지는 느낌입니다. 큰 고슴도치, 작은 고슴도치가 어딘가로 향합니다. 목적지는 분명해 보이는데, 가는 길목마다 작은 고슴도치가 큰 고슴도치에게 "잠깐만 기다려 줘!"라고 말합니다.



호기심 많은 작은 고슴도치는 멈춰 선 곳에 서서 아름다운 풍경들을 감상합니다. 붉은 해가 저물 때까지, 푸른 달이 떠오를 때까지. 큰 고슴도치는 더 늦기 전에 가자며 말을 하지만 가던 길을 멈추고 작은 고슴도치와 함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죠. 가는 곳곳마다 작은 고슴도치의 이런 호기심은 그칠 줄 모릅니다. 들판에 아름답게 핀 꽃향기를 맡기도 하고, 부영이와 개구리에게 인사를 하기도 하고, 반딧불의 불빛을 따라 길을 벗어나기도 하고, 하늘에 떠 있는 수많은 별들을 하염없이 헤아리기도 합니다. 

성미가 급한 고슴도치였다면 아마도 작은 고슴도치에게 화를 냈을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큰 고슴도치는 목적지로 향하는 발걸음을 작은 고슴도치에게 상기만 시킬 뿐. 언제나 작은 고슴도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멈추지 않았다면 보지 못하고, 그저 스쳐 지나갔을 아름다운 풍경들을 작은 고슴도치는 하나도 놓치지 않고 그 작은 눈망울에 담고, 가슴속에 담았던 것이죠. 큰 고슴도치와 함께. 우리도 매일을 치열하게 하루를 살아갑니다. 바쁜 현대인이라는 말이 이제는 당연한 수식어처럼 되어버린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죠. 이루고자 하는 목표, 목적을 위해 쉼 없이 달려갑니다.

빨리 달리지 않으면 뭔가 남들보다 뒤처질 것 같고, 불안하고... 하지만 가끔 멈춰 서서 하늘을 바라보면 어떨까요? 오늘은 하늘이 눈부시게 파랗더라고요. 새털처럼 흰 구름이 드높게 펼쳐져 있고 이제 무더운 여름도 지나가는구나. 그리움이 느껴지는 가을이 오는구나. 그런 생각을 했던 아침이었습니다. 바람에 나부끼는 나뭇잎의 속삭임, 발밑을 걸어가는 개미들의 행렬, 어제 내린 비로 인해 생긴 웅덩이 속 작은 생명체들의 활기찬 움직임까지. 지치고 피곤하고 힘든 육아맘인데 가끔 이렇게 멈춰 서서 주변을 한 번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세상은 참 아름답더라고요. 

두 고슴도치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요? 매일 바쁘고, 똑같은 일상이지만 가끔은 가던 길을 멈춰 서고 나를 둘러싼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 말이에요. 꼭 멀리 어디를 가야 하는 것이 아닌, 내 발길이 닿는 가까운 곳에서도 충분한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이요. 내가 보지 못했을 뿐. 아름다운 풍경은 늘 곁에 있었던 거죠. 아마도 큰 고슴도치는 작은 고슴도치를 통해 그런 일상의 아름다움을 발견했을 것 같네요. 그래서 작은 고슴도치에게 재촉하지 않고 미소를 지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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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 버스 - 제4회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 입상작 웅진 우리그림책 92
김소리 지음 / 웅진주니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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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주니어 유아 그림책 신간 <정글 버스>는 책 제목처럼 겉표지의 강렬한 빨강과 선명한 초록이 대비되어 시선을 끕니다. 정글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강렬한 색채로 표현된 책이지요. 무엇보다 유아기는 은은한 파스텔 색채보다 선명하고 비비드한 컬러가 시각적 감각을 깨우는데 더 좋다고 하네요. 자~ 그러면 정글 버스를 타러 출발해 볼까요!



버스 정류장에서 한 소녀가 집으로 가는 24번 버스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앗! 드디어 24번 버스가 도착했네요. 소녀는 버스에 올라탑니다. 그런데 버스의 승객들이 조금 남다릅니다. 같은 또래의 친구들이나 마을 사람들이 아닌 동물 친구들인 거죠. 그것도 정글에서나 볼 수 있는 친구들이요. 소녀가 버스를 제대로 탄 것이 맞을까요? 책장을 넘기면 버스 번호판에서 뭔가 변화가 일어납니다. 분명 24번 버스였는데.... 세상에나! 숫자 4에 있던 건 뱀 친구였네요. 스르르르륵~ 기어가니 버스의 정체가 드러납니다. 소녀의 집으로 가는 24번 버스가 아닌 21번 버스였네요. 네~ 21번 버스는 정글 버스입니다. 

도심 속 어딘가에 펼쳐져 있는 정글로 가는 버스지요. (와우! 도심 속 정글이라니요!) 소녀는 정글 친구들과 같은 버스를 타고 정글을 향해 달립니다. 정차역에 정차할 때마다 정글 친구들이 한 명씩 내리는데요, 각자 서식지도 다르고, 특색도 다르니 영~ 버스가 속도를 내지 못합니다. 나무늘보가 내릴 때는 세월아~~ 내월아~~ 악어가 내린 곳은 늪지대고... 원숭이들은 심한 장난꾸러기로 버스 안에서 야단법석.... 아이코.... 지루할 틈이 없는 정글 버스입니다. 그런데 지난밤에 내린 비로 인해 버스 길이 사라졌습니다. 버스는 무사히 정글을 빠져나올 수 있을까요? 무엇보다 소녀는 21번 정글 버스를 타고 집에 도착할 수나 있을까요?

미지의 낙원인 정글로 가는 정글 버스. 도심 속 정글 버스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나요?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태곳적 자연 그대로를 느낄 수 있는 곳. 그곳으로 갈 수만 있다면 저도 정글 버스를 타고 싶네요. 아, 물론 정글 동물들의 좌충우돌 변수들은 감내해야겠지만요.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정글 속 동물들의 생태 환경도 이해할 수 있는 정글 버스. 무엇보다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사라진 길을 벗어난 정글 버스. 소녀는 당장 집에 도착하지 않는다 해도 설레는 마음만은 감출 수 없을 것 같네요. 아들과 여러 번 읽어 보았는데, 오늘 한 번 더 읽어봐야겠습니다. 다시 정글 버스 탑승하러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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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면 나와 결혼할까? - 매일 조금씩 나아지는 나를 응원해
후이 지음, 최인애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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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면 나와 결혼할까? 다소 도발적인 제목의 책을 보자마자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던 물음에 이리저리 생각을 해보았다. 나라면 나와 결혼할까? 대답은 No! 일단 같이 놀기에는 좋다. 취미 생활도 비슷하고, 책과 공연, 문화를 사랑하고 즐기는 면모도 비슷하겠지. 나이에 맞지 않게 이런저런 엉뚱한 공상도 하고, 수다스럽게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밤새도록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뭐랄까? 유유자적 흐르는 강물처럼 그저 떠오르는 태양을 벗 삼아 주야장천 산천 놀이도 즐기고. 좋게 말해 풍류인 또 다른 말로는 한량? ㅋㅋㅋ 

하지만 생각해 보아라. 이런 생활을 하려면 자본주의 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돈이다. 돈 없이 어찌 이런 풍류를 즐길 수 있으랴. 옛 선인들도 있는 양반들이나 유유자적 풍류를 즐겼더랬다. 평민들은 그저 허리가 굽어라 생업에 육신과 영혼을 탈탈 털었더랬지. 지금 우리 신랑이 그렇다. 나의 이런 유유자적한 생활의 밑바탕에는 신랑의 노고가 있는 것이다. (아, 물론 나 역시 육아맘이라는 3D 업종에 무보수로 365일 밤낮으로 일하고는 있지만) 후이 작가님의 에세이도 내 방 책상에 앉아 커피 한잔하면서 읽을 수 있는 것이고. 신랑이 아니었다면 나 역시 다크서클 달고 회사 컴퓨터 앞에 앉아 늘어진 뱃살을 키보드 위의 받침대 삼아 워리어 노릇하고 있었겠지. 결론은 모든 '돈 버는 인류'는 마땅히 존경받아야 할 인류라는 것.



책 제목에 너무 꽂혀서 썰이 참 길어졌다. 어쨌든 평일 낮 유유자적 책을 읽고 서평을 쓸 수 있도록 해준 신랑아 고마워. 돈 더 많이 벌어와야 해! 히힛. 나도 결혼 전에는 월요일이 두려운 직장인이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세상 내가 제일 불행한 것 같고, 회사는 그저 지옥 같고. 출퇴근 지하철은 그냥 지옥철이고. 퇴근 후 늦은 저녁 친구랑 소주 한잔하면서 상사 뒷담화로 그날의 피로를 풀곤 했던 평범한 직장인이자 지극히 현실적인 자본주의 노예. 그런데 또 그런 생활이 그런대로 삶의 애환이 가득 담겨 있어서 나름 현자가 되기도 했었더랬지. 소주 한 잔, 신세 한탄, 친구와의 허탈한 농담에 피식 웃곤 했던. 그렇게 다시 훌훌 털어내면 다시 시작할 수 있었던 하루하루. 

후이 작가님의 에세이가 그렇다. 제목부터가 너무 현실적이지 않은가? 지칠 대로 지쳐 내 방 침대에 그대로 쓰러져 누웠는데, 그 잠깐의 쉼에 몸은 노곤노곤해지고 이대로 그냥 몇 날 며칠 푹 자고 싶은 기분. 현실 속에서 지치고 지친 내 몸과 영혼에 아주 찰나의 순간이지만 그 속에서 힐링이 되는 순간을 만난 기분. 작가님 역시 치열하게 삶을 사셨고, 그 속에서 느끼고 만나고 경험한 빛나는 순간들을 이 페이지에 가득 실어내었다는 느낌이, 읽는 내내 들었다고나 할까. 첫 번째 속삭임을 시작으로 네 번째 속삭임까지 구성되어 있는데 큰 제목 그대로 누군가 내 옆에서 자신이 겪었던 일들을 소곤소곤 속삭이는 느낌이 든다. 

때론, 그래 맞아. 그랬지. 그래, 그럴 수 있어. 소주 한잔하면서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는 내 모습도 그려지고. 읽으면서 나와 너무 맞닿아서 그랬나?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이 있다. 이건 정말 내가 평생 되새기며 가져야 할 문장 같아서 아래 적어두려 한다. 

'친화력이 좋다'라는 것은 장점이지만 절대적 무기는 아니다.

친화력이라는 무기가 빛을 발하는 순간은 내가 생각하는 거리와

상대가 생각하는 거리가 일치할 때뿐이다.

와, 정말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를 쓸 때 내가 항상 빼먹지 않고 적었던 내 장점이 친화력이었는데, 솔직히 나의 이 강점 때문에 사람한테 대차게 뒤통수 맞은 적이 몇 번인가 있었더랬지. 그땐 몰랐는데, 이 문장을 보니 이제 알겠다. 사람과의 적정한 선을 내가, 혹은 그 사람이 넘었기 때문이구나. 예전 웹디자이너로 일을 했을 때 나보다 한참 어린 (거의 20살 정도?) 남자 직원이 있었는데, 그렇게 상사 욕을 잘 하는 친구였었다. 직급은 내가 높았지만 권위적이고 딱딱한 느낌을 싫어해서 진짜 친누나처럼 그 남자 직원을 대했었다. 같이 밥 먹고 산책도 하고 (물론 단둘이 아닌 몇몇 동료들과 함께) 당연히 상사 욕도 같이 하면서 더욱더 친해졌었는데. 어느 순간 그 화살이 나에게 오더라. 뭔가가 자기 마음에 안 들었었던지, 내가 자기 보다 한참 연장자임에도 불구하고 대놓고 비아냥거리는데... 와.. 나 지금 잘못 들은 거 아니지? 싶었었지. 그러더니 다른 동료들하고 의기투합해서 거의 나를 투명 인간 취급을 했는데.. 참나...

서평 쓰면서 또 갑자기 열받는 건 처음이네. 어쨌든 내가 상사로서 선을 지키지 못했었던 거다. 권위를 꼭 지키자는 게 아니라, 사람과의 적정한 선을 지켰어야 했는데. 친화력이라는 무기를 앞세워 너무 나갔던 거다. 어쨌든 후이 작가님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지난 내 삶과 미묘하게 교차되는 부분들이 많고, 떠올라 새삼 울컥하기도 하고, 이제는 그렇게 살지 말아야지. 다짐하게도 되고. 그랬다. 지금의 신랑을 만나기 전까지 나도 참 인간 같지 않은 인간들을 만났었는데, 돌이켜보면 그들 때문에 내가 사람 보는 눈이 생긴 건 참으로 고마운 점이다. 지나간 삶을 후회하지 말고 그것을 앞으로의 내 삶의 자양분으로 삼아 <나라면 나와 결혼할까?>라는 물음에 조금은 응, 괜찮지 않을까? 정도의 대답을 들을 수 있는 나 자신이 돼보고자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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