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위의 새
로시오 아라야 지음, 김지연 옮김 / 너와숲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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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우리는 누구나 호기심도 많았고, 질문도 많았다. 엄마가 들려준 이야기에 의하면 어렸을 적 나는 유독 질문이 많았다고 한다. 동네 어르신 한 분이 내 눈에 포착되면, 붙잡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을 늘어놓기 바빴다고 한다. 보통의 어른들이 그렇듯 처음에는 질문하는 아이가 기특해서 성실히 대답을 해주다가 점점 지쳐서 급기야 도망치는 일들이 비일비재했다고 한다. 내가 그토록 질문이 많은 아이였다니.... 내가 기억하는 학창 시절 나는 손을 들고 질문하는 것을 어려워했고, 모르면 그냥 넘어가거나 했었는데. 엄마의 이야기는 참으로 놀라웠다. 그렇다면 그렇게 질문이 많았던 나는 어디로 사라져버리고,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렸을까? 아마도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


콜라주 형식으로 이어붙인 디자인이 돋보이는 <머리 위의 새>속 소피아는 질문이 참 많은 아이다. 소피아의 머리 위에는 수많은 질문들이 넘실거린다. 세상에 대한 궁금함과 끊임없는 호기심. 이를 새로 표현하였다. 궁금증이 해결되면 소피아의 머리 위 새는 하나씩 하나씩 넓고 푸른 하늘로 날아간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선생님의 머리 위에는 새가 없다. 세상에 대하 궁금한 것도 호기심도 없는 어른의 모습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와... 감탄이 절로...! 그런 선생님의 머리 위에 소피아는 새를 한 마리 올려준다. 

아이는 끊임없는 질문을 통해 자신만의 세상을 넓혀 나간다. 머리 위의 새는 아이의 상상력이자, 호기심이자 탐구 정신이다. 아이의 새가 넓은 하늘로 날아올라 더 높이, 더 멀리, 날아갈 수 있다면 그만큼 아이의 세상은 커질 것이다. 그런데 우리 어른들은 아이의 질문에 영혼 없이 대답을 하는 경우가 많다. 혹은 질문을 회피하고 공부나 하라는 둥, 숙제나 하라는 둥. 아이를 어떤 틀안에 가둬두려 한다. 결국 아이의 머리 위 새는 점점 사라질 것이고, 설사 하늘로 날아간다 해도 넓게, 높이, 멀리 날아가지 못할 것이다. 

우리가 아이였을 때, 우리 역시 머리 위에 수많은 새들이 살았을 것이다. 때론 멀리, 높이 날아갔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세상이 더 이상 궁금하지 않고, 모든 것이 마냥 당연해 보이기 시작했을 것이고, 호기심은 없어져 버렸을 것이다. 그렇게 머리 위 새는 사라져버리고 질문하지 않는, 정해진 규격에 맞게 살아가고 있는 재미없는 어른이 되어버렸다. 지금도 우리 아들은 끊임없이 질문을 한다. 왜요? 엄마 왜? 어른인 내 입장에서는 어이없고, 당연한 거 아니야? 아니 왜 그런 쓸데없는 질문을 하지? 생각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최대한 아이에게 정성을 다해 답을 해주자. 귀찮아하지 말자. 다짐을 해도 와... 이게 쉽지가 않다. 

아이의 세상을 보다 넓게 만들어주고 싶다면, 아이 머리 위 새들이 더 많아질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면 아이의 질문을 회피하지 말자. 두려워하지 말자. 귀찮아하지 말자. 때론 역으로 질문도 해보자. 내 아이가 나와는 달리 더 아름답게, 더 넓게, 더 높게, 더 생생하게 자신만의 찬란한 세상을 구축해 나갈 수 있도록 말이다. 문득 예전에 읽었던 어떤 소설 속 한 문장이 생각난다. 정확한 구절은 생각나지 않지만.... 의미를 되새겨보면... 우리 모두는 어린 시절 왕국이 있었다. 어느 순간 어린 시절 왕국을 떠난 건 다른 누구도 아닌 어른이 된 우리였다는 것. 재미없고 질문하는 법도 잃어버린 어른이 되었지만, 내 아이의 질문엔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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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쉬운 재미있는 물리 - 계산식 하나 없는 발칙한 물리 수업
미사와 신야 지음, 장재희 옮김, 송미란 감수 / 미디어숲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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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숲 출판사의 계산식 하나 없는 발칙한 물리 <세상에서 가장 쉬운 재미있는 물리>를 만나 보았다. 물리는 학창 시절 배웠던 과학 영역인 지구과학, 생물, 화학 중 내가 가장 싫어하고, 가장 재미없다고 생각한 과목이었다. 나의 사고 체계도 문과 체질이라 이과 영역은 뭐, 그냥 넘사였다. 수학보다 더 싫어했던 과목이 물리였으니 물리라면 물릴 정도로 싫어했던 내가, 언제까지 싫다고 피하기만 할 것인가? 란 생각이 들었다. 이제 시험 볼 학생 신분도 아니고 정말 편안하게~ 물리와 관련된 재미있는 책을 부담 없이 읽으면 좋지 않을까? 뭔가를 더 알게 되는 지적 내공도 쌓을 수 있고 말이다. 그런 가운데 만나게 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일단 책도 얇고 본문 구성도 요즘 유행하는, 1일 1페이지 식의 구성처럼 한 가지 주제로 쉽게 풀이되어 있어 나처럼 물리를 극혐하거나 (극혐하지만 도전해 보고 싶은 초보) 과학 영역의 이과적 사고체계를 한 스푼 머릿속에 넣고 싶은 분에게 권하고 싶다. 그렇다면 물리란 무엇인가? (사실 이 책을 보기 전까진 물리란 뜻이 뭔지도 몰랐.......관심도 없었........) 사전을 참고해 보니 다음과 같이 정의되어 있다. '모든 사물의 이치' 물리학은 '우주, 물질, 전기, 열, 에너지, 힘, 공간, 생명, 복잡계 등 자연에 대한 근본적인 원리와 이를 바탕으로 모든 자연 현상이나 응용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자연과학. 한자 그대로 만물의 이치를 탐구하는 학문이다. 와.... 이건 그냥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속 이야기잖아! 맞다. 우리는 물리가 지배하는 세상 속에 살고 있다. 매일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는 물리와 대면했던 것인데, 무지한 나는 그냥 그런가 보다~ 하며 아무 생각 없이 살고 있었던 것.


사람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그동안 몰랐거나, 그냥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이 책을 통해 하나하나 알게 되니 참 신기하고, 세상을 보는 관점이 조금은 달라졌다. 저자 '미사와 신야'는 물리학 전공 후 물리 교사로 재직하며 많은 학생들을 가르쳤다고 한다. 그런데 역시나, 나처럼 물리하면 질색하는 학생들이 참 많았나 보다. 그런 학생들을 위해 물리는 결코 어렵거나, 재미없는 학문이 아니란 것을 알리기 위해 이 책을 펴냈다고 한다. 물리가 어려웠던 가장 큰 이유는 (수학 공식도 어려운데 ㅠ) 외계어인지 모를 어려운 수식들이 교과서를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어려운 수식이 하나도 없다. 물론 물리라는 영역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언젠가는, 어려운 수식과도 만나야 할 것이다. 그러나 먼저 물리라는 영역에 충분히 재미를 붙인 후에라도 늦진 않을 것이다. 

책의 구성을 들여다보면 일생 상활 곳곳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사례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역시나 물리는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에 놓여있는 영역인 것이다. 1장 <사물의 움직임에 숨은 비밀>, 2장 <보이지 않는 힘이 곳곳에서 작용하고 있다>, 3장 <우리 생각보다 훨씬 심오한 온도의 세계>, 4장 <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은 파동이 지배한다>, 5장 <전기와 자기로 가득 찬 세상>, 6장 <우리 삶을 편리하게 만드는 전자기>까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에 적합한 세부적인 주제들이 나열되어 있다. 관심이 가는 부분부터 읽어보아도 좋고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어보아도 좋다. 신기했던 것은 최근 아들과 함께 자석에 대해 공부를 했었는데 자석은 왜 항상 N 극과 S 극이 있는 것일까? 그냥 N 극만 있거나 S 극만 있는 것도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세상에! 이 궁금증이 여기서 풀렸다. 

S 극 N 극 둘 다 있는 것을 다이폴이라 하는데 하나의 극만 있는 것을 '모노폴'이라고 한다. 이론상으론 모노폴이 존재하지만 실제론 존재할 수 없다고 한다. 아니 그냥 막대자석 파란 부분이랑 붉은 부분 반으로 자르면 되는 거 아니야? 그런데 잘라도 다이폴이 된다고 한다. 왜냐! 한 개의 자석 안에는 사실 '미니 자석'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 또 된장국에 데면 물에 데었을 때보다 화상 피해가 크다!, 삶은 달걀을 회전시키면 제멋대로 선다, 체중계로는 진짜 체중을 잴 수 없다, 골프공은 저항을 줄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휴대전화가 사용하는 것은 어떤 전파일까? 등등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주제들이 가득하다. 어느 것 하나 우리의 일상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것들이다. 매일 물리가 지배하는 하루를 살았으면서도 무지했기 때문에 그냥 지나쳤던 수많은 사물의 이치와 현상들! 이제는 똑같은 나의 일상이라도 뭔가 조금씩 달리 보게 될 것 같아 조금 설레기도 하다. 앞으로 내가 싫어하지만 회피하지 않고 계속해서 알아가도록 도전을 해야겠다. 다음은 화학이다! 읔 화학도 싫지만 또 재미있는 책을 찾아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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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한 채 있었어요 시원주니어 어린이 동화 9
필립 네스망 지음, 김수영 옮김 / 시원주니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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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환경문제는 더욱더 심각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기후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더불어 북극곰 등 다양한 동물들의 서식지마저도 파괴되고 있다. 꿀벌들은 실종되고 이는 곧 인류의 재앙을 의미하기도 한다. 필립 네스망 저자의 <집이 한 채 있었어요>는 집이라는 공간을 환경이라 가정하고 이야기를 풀어나간 그림동화이다. 한 집에 살고 있는 여러 동물들이 살충제 남용, 규제 없는 벌목, 기후온난화,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등으로 하나씩 하나씩 집에서 사라져 간다. 처음 동물이 사라질 땐, 나머지 동물들이 걱정을 하지만 곧 언제 걱정을 했냐는 듯 잊어버리고 만다. 우화 같기도 하지만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지금 인류의 모습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 같아 마음이 뜨끔했다. 

크게 한 번 이슈가 되면 경각심을 가지다가도 이슈가 사그라들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잊어버리는 우리처럼 말이다. 그러다 정말 재앙에 가까운 수준이 되어서야 정신을 차릴 것인지... 인간 빌비는 사라진 동물들을 대신해 다른 동물들을 더 많이 데려오는 방법으로 사태를 무마하려 한다. 그러나 몇 남지 않은 동물들 마저 사라지자 인간은 깨닫게 된다. 집이 너무 조용하다는 사실을. 한때는 맑은 공기 속 푸른 나무들 사이를 정답게 뛰어다녔던 동물들. 그러나 이제 이 집은 온갖 화학약품 냄새가 진동을 하고, 쓰레기 더미와 함께 죽은 나뭇가지들만이 회색빛 우울한 그림자로 남아 있다. 빌리는 생각한다. 아직 늦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아이러니하게도 지구를,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이 인간이지만 또 인간이기 때문에 지구를, 환경을, 자연을, 다시 회복시킬 수도 있다. 빌리는 집 안의 창문들을 모두 열어 환기를 시키고, 화학 물질들을 치우고, 실내 정원에 아름다운 나무를 심는다. 그리고 기다린다. 자연은 스스로 정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까. 빌리의 진심이 통했을까?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꿀벌이 집 안으로 날아들어온다. 이제 다시 시작인 것이다. 이대로 침몰하는 배를 지켜만 볼 것인지 희망을 갖고 침몰을 막을 것인지는 우리 인류에게 달려있다. 그리고 나 한 사람 한 사람이(겉으로는 크게 드러나 보이지 않겠지만) 실천을 할 때 더 빛을 발하겠지. 알고 있다. 지금도 어디선가 환경 복구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제발 우리 다음 세대들에게는 암울한 회색빛 지구가 아닌 푸르고 아름다운 행성, 지구를 선물해 주고 싶다. 내 아이들에게, 내 자식들에게. 

아름다운 일러스트가 무색할 정도로 책 속에 담겨있는 이야기는 참으로 묵직하다. 하지만 이야기는 비극으로 끝나지 않는다. 아직 희망이 남아있다는 것이겠지. 아직 포기하기에는 이르다는 것이겠지. 나부터라도 지구를 위해, 환경을 위해 작은 것부터 실천할 것이다. 블로그를 하면서 쌓이는 콩을 모아 환경 캠페인에 기부를 하고 있는 것도 작지만 좋은 출발이라 생각한다. 맑은 공기, 초록빛 숲의 청명함, 푸른 하늘, 따사로운 햇살. 이 모든 것을 온전히 오래도록 느끼고 싶다. (하지만 오늘 미세먼지는 너무 안 좋고 ㅠ 내 마음은 우울하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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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다른 육아의 길을 걷는 중입니다 - ‘생각의 힘’과 ‘마음의 힘’을 길러주는 미래형 육아 철학
서린 지음 / 루리책방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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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육아서를 좋아하지 않는다. 일단 재미가 없기 때문이고 내가 좋아하는 장르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육아맘이기 때문에 나만 안 읽고 아이를 키우다간 뭔가 나만 뒤처질 것 같은 느낌? 혹은 잘못된 방식으로 아이를 키우고 있을지도 모를 불안감? 이런 여러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결국 의무감으로 읽어야 하는 분야가 육아서이다. 안타깝게도, 나에겐 말이다. 인스타그램 #힘세니툰으로 수많은 팔로워를 열광시키고 있다는 저자 서린. 역시나 나는 팔로우를 하지 않는다. 그런데 가끔 추천 게시물과 같은 방식으로 뜰 때가 있어서 저자의 웹툰을 몇 점 본 것 같기도 하다. 아무 생각 없이 웹툰을 보다가 찌릿찌릿 감전된 것 마냥 공감을 했었던 기억도 있는 것 같다. ('같다'라고 표현을 한 것은 정말 '찰나'의 순간이었고, 구독을 하지 않기 때문에 기억이 약간 가물가물하기 때문 ㅎㅎㅎ;;)


그런데 이런 내가 이 책을 펼쳐 들었던 이유는 '제목' 때문이었다. <조금 다른 육아의 길을 걷는 중입니다> 다른 길? 이 문장이 그냥 나를 끌어당겼다고나 할까? 대부분의 육아서들을 보면 다 비슷비슷한 이야기들 뿐이라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육아의 正道에 대해 이야기하는 느낌) 다른 길이면 도대체 어떤 길인 거지? 하는 호기심이 컸다. 그리고 책상에 앉아 읽기 시작했는데, 세상에나! 처음 마음은 잠깐 읽고 다른 거 읽어야지 했었는데,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반은 감탄하면서, 반은 약간의 질투감을 느끼면서 말이다. (으헝!! 난 마음의 크기가 작아........... 갑자기 자기반성 ㅠ)

<조금 다른 육아의 길을 걷는 중입니다>는 남편 후니의 장기간 혹은 잦은 출장으로 오롯이 독박육아의 길을 걷게 된 저자가 힘세니와 함께 하면서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 및 경험담들을 그림일기로 그리며 자신만의 육아 철학을 담은 책이다. 현재 8살인 힘세니의 7살까지의 기록이기도 하다. 사실 독박육아를 하게 되면 몸도 마음도 크게 지치고 엄청~ 힘들다. 뭔가 결승선이 없는, 끝이 없는, 마라톤을 하고 있는 느낌이랄까? 난 육아를 하다가 사람이 죽을 수도 있겠다란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일단 잠을 못 자니까.... 아이가 좀 크고 통잠을 자기 시작하니까 그때 비로소 좀 살겠더라.... 아, 전생 같은 기억이구나. 

당시 저자도 모든 독박육아의 길을 걸었던 육아맘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한 가지! 저자는 아이를 내가 케어해야 할 대상이 아닌 '함께 마라톤을 달릴 팀원'으로 생각했다는 것이다. 캬~ 어떻게 이런 생각을!!! 이것이 지금의 힘세니 (말이 정말 청산유수... 와............. 나보다 말을 잘해 ㅠㅠㅠㅠㅠ)가 탄생하게 된 시발점이자 그녀만의 육아 철학의 시초였던 셈이다. 그렇게 생각을 바꾸니 모든 상황이 달라졌다. 그중 하나의 에피소드는 이렇다. 불과 3~4살 밖에 안 된 힘세니를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하면서, 팀원으로서, 집안의 커튼을 선택할 때 (보통은 그냥 엄마가 선택하잖아, 나도 그랬고;;;) 힘세니의 의사를 물어 힘세니의 선택을 반영했다는 것이다. 커튼 집 사장님도 놀라던 것은 덤이고. 그렇게 의사 결정이 습관이 되니까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없게 되었다고 한다. 

힘세니를 대화 상대로 인정하면서 서로 질문을 주고받기도 하니 힘세니만의 독특한 언어 체계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저자 역시 '그때 그것처럼' 화법이나 '모든 것의 사연을 설명하는' 화법을 시전했더니 힘세니의 연결 능력이 태동 후 폭발하기도 했다. 와... 이건 나도 써먹어야겠다. 아이의 끊임없는 '역할 놀이' 요구에도 자연스럽게 참여했고, 왜?라고 질문하는 힘세니의 물음에도 귀찮아하지 않았다. (난 처음에는 좀 성실히 대답을 해주다가, 나중에는 아니 왜 저런 말도 안 되는 질문을 하는 거지? 짜증이 나서 영혼 없이 대답했던 적이 많았다. ㅠㅠ) 사실 아이들이 성인 입장에서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물어볼 때, 어이가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성인의 판단이었을 뿐 정작 '아이가 궁금해하는 포인트'는 따로 있었던 것이다. 이걸 깨닫게 된 저자의 공감 어린 웹툰도 정말 재미있었다. 

물론 엄마는 슈퍼우먼이 아니기 때문에 이 모든 아이의 요구사항들도 엄마인 내가 언제까지나 편안할 때, 에너지가 있을 때 최선을 다했던 것이고, 정말 피곤하거나 힘들 땐 아이에게 자신의 상황을 단호히 이야기하기도 했다고 한다. 와, 일단 서평을 끝내야겠다. 여기서 다~ 썰을 풀다 가는 끝이 없을 것 같다. 정말 다양하고 신통방통한 이야기들이 가득 실려있는데, 궁금하다면 책으로 직접 읽어보길 추천한다. 난 책을 읽고 난 후에 내가 저자의 육아 철학을 좀 본받아야겠기에 잊어버리지 않게, 다이어리에 메모를 좀 했다. (네가? 육아서를 읽고 웬일?) 그리고 좀 현타가 오기도 했다. 나 역시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아이에게 상처 주는 말, 혹은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말, 아이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지 않았던 일 등등 주마등처럼 막 스쳐가는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생각하고 나부터 변화를 좀 시도해 봐야 할 것 같다. 모든 육아맘들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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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사용빈도 다반사 영어회화 구동사 미국인 사용빈도 다반사 영어회화 구동사 1
김아영.Jennifer Grill 지음 / 사람in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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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in 출판사의 영어회화 이디엄 시리즈를 출간한 김아영 저자의 미국인 사용빈도 다반사 <영어회화 구동사> 신간이 출간되었다. 학창 시절 숙어를 달달 외웠듯 구동사가 구동사인지도 모르고 시험을 위해 마냥 외웠던 기억이 난다. 따분하고 지루한 구동사 리스트가 나열된 책을 베개 삼아 의무적으로 공부를 했던 시절. 하~ 그렇게 시험이 끝나면 신기하게도 머릿속에서 자연스럽게 증발했던 것은 덤이고. 그런데 김아영 저자 역시 그런 시절이 있었고 자신이 구동사를 가르친다면 절대 재미없고, 따분하고, 지루하게 가르치지 않으리라 결심했단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지금까지도 시중에 나와있는 대부분의 구동사 책들은 예전 책들과 별반 다를 게 없다. 그런 이유로 외국어 분야 베스트셀러이자 제니퍼 그릴 박사와 공저한 <영어회화 이디엄>과 같은 포맷으로 구동사 시리즈를 써 보라는 제안을 사람 in을 통해 받았고 덕분에 우리 곁에 쉽고, 재미있고, 지루하지 않은 김아영 저자의 <영어회화 구동사>책이 나오게 되었다. 짝짝짝!


그렇다면 구동사는 무엇인가? 일단 구동사는 '구'가 뒤에 붙는 동사구와 동사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문법적으론 완전히 다르다. 동사구는 둘 이상의 단어가 문장에서 동사 역할을 하는 것을 말하고 구동사는 <동사+전치사>, <동사+부사>의 형태로 되어 있는 동사 형태를 말한다. 예를 들면 look for, look at, take up, take in 같은 형태로 이루어진 동사를 말한다. <영어회화 구동사>는 미국 구어체 영어에서 가장 빈번히 쓰이는 250여 개 구동사를 25개 상황별로 선별했다. 전화 통화, 쇼핑, 여행, 음식, 날씨, 업무, 학교, 감정, 가족, 연애, 우정, 운전, 운동, 패션 등 정말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주제들로 말이다. 

책의 구성을 보면 왼쪽 페이지에는 각 주제에 맞는 원문이 실려있고, 오른쪽 페이지는 번역본이 실려있다. 상단 큐알 코드를 통해 원문의 내용을 들을 수 있는데, 음성 파일을 매일 꾸준히 듣는 것이 이 책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리고 반드시 소리 내여 읽어보고, 한글만 보고 영어 문장으로 말하기 혹은 단어를 바꿔 응용해 보는 방법도 있다. 다음 장을 넘기면 원문에 실렸던 구동사를 한 번 더 짚어볼 수 있게 구성하였고, GRAMMAR POINT, VOCABULARY POINT는 기본이고 CULTURE POINT까지 짚어주어 주제에 맞게 미국 문화 속 구동사가 어떻게 표현되는지 알 수 있다. 언어는 그 나라의 문화를 반영하는 거울이기도 하기에 이 부분은 정말 타 교재와 차별되는 강점이랄 수 있다. 마지막은 다음 주제로 넘어가기 전 POP QUIZ 코너를 통해 내가 얼마나 구동사에 익숙해졌는지 스스로 체크해 볼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책은 처음부터 차근차근 공부할 수도 있고, 내가 당장 써먹거나 관심이 가는 주제부터 선택해서 공부를 할 수도 있다. 책의 가장 마지막엔 영어 키워드 INDEX, 한글 키워드 INDEX가 알파벳순과 가나다순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찾고 싶은 구동사를 사전처럼 찾아볼 수 있기 때문에 편리하기도 하다. 또 기회가 된다면 저자의 다른 회화 시리즈 책과 <영어회화 구동사>를 함께 공부한다면 영어 공부를 함에 있어 더 큰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나 역시 온라인 서점 장바구니에 살짝~ 담아 두었다. 2023년! 영어 공부는 일단 재미있게, 효율적으로 시작해 보자! 미국인 사용빈도 다반사 <영어회화 구동사>와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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