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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한 채 있었어요 ㅣ 시원주니어 어린이 동화 9
필립 네스망 지음, 김수영 옮김 / 시원주니어 / 2023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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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환경문제는 더욱더 심각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기후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더불어 북극곰 등 다양한 동물들의 서식지마저도 파괴되고 있다. 꿀벌들은 실종되고 이는 곧 인류의 재앙을 의미하기도 한다. 필립 네스망 저자의 <집이 한 채 있었어요>는 집이라는 공간을 환경이라 가정하고 이야기를 풀어나간 그림동화이다. 한 집에 살고 있는 여러 동물들이 살충제 남용, 규제 없는 벌목, 기후온난화,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등으로 하나씩 하나씩 집에서 사라져 간다. 처음 동물이 사라질 땐, 나머지 동물들이 걱정을 하지만 곧 언제 걱정을 했냐는 듯 잊어버리고 만다. 우화 같기도 하지만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지금 인류의 모습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 같아 마음이 뜨끔했다.
크게 한 번 이슈가 되면 경각심을 가지다가도 이슈가 사그라들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잊어버리는 우리처럼 말이다. 그러다 정말 재앙에 가까운 수준이 되어서야 정신을 차릴 것인지... 인간 빌비는 사라진 동물들을 대신해 다른 동물들을 더 많이 데려오는 방법으로 사태를 무마하려 한다. 그러나 몇 남지 않은 동물들 마저 사라지자 인간은 깨닫게 된다. 집이 너무 조용하다는 사실을. 한때는 맑은 공기 속 푸른 나무들 사이를 정답게 뛰어다녔던 동물들. 그러나 이제 이 집은 온갖 화학약품 냄새가 진동을 하고, 쓰레기 더미와 함께 죽은 나뭇가지들만이 회색빛 우울한 그림자로 남아 있다. 빌리는 생각한다. 아직 늦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아이러니하게도 지구를,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이 인간이지만 또 인간이기 때문에 지구를, 환경을, 자연을, 다시 회복시킬 수도 있다. 빌리는 집 안의 창문들을 모두 열어 환기를 시키고, 화학 물질들을 치우고, 실내 정원에 아름다운 나무를 심는다. 그리고 기다린다. 자연은 스스로 정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까. 빌리의 진심이 통했을까?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꿀벌이 집 안으로 날아들어온다. 이제 다시 시작인 것이다. 이대로 침몰하는 배를 지켜만 볼 것인지 희망을 갖고 침몰을 막을 것인지는 우리 인류에게 달려있다. 그리고 나 한 사람 한 사람이(겉으로는 크게 드러나 보이지 않겠지만) 실천을 할 때 더 빛을 발하겠지. 알고 있다. 지금도 어디선가 환경 복구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제발 우리 다음 세대들에게는 암울한 회색빛 지구가 아닌 푸르고 아름다운 행성, 지구를 선물해 주고 싶다. 내 아이들에게, 내 자식들에게.
아름다운 일러스트가 무색할 정도로 책 속에 담겨있는 이야기는 참으로 묵직하다. 하지만 이야기는 비극으로 끝나지 않는다. 아직 희망이 남아있다는 것이겠지. 아직 포기하기에는 이르다는 것이겠지. 나부터라도 지구를 위해, 환경을 위해 작은 것부터 실천할 것이다. 블로그를 하면서 쌓이는 콩을 모아 환경 캠페인에 기부를 하고 있는 것도 작지만 좋은 출발이라 생각한다. 맑은 공기, 초록빛 숲의 청명함, 푸른 하늘, 따사로운 햇살. 이 모든 것을 온전히 오래도록 느끼고 싶다. (하지만 오늘 미세먼지는 너무 안 좋고 ㅠ 내 마음은 우울하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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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