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금 다른 육아의 길을 걷는 중입니다 - ‘생각의 힘’과 ‘마음의 힘’을 길러주는 미래형 육아 철학
서린 지음 / 루리책방 / 2023년 2월
평점 :
+
사실 나는 육아서를 좋아하지 않는다. 일단 재미가 없기 때문이고 내가 좋아하는 장르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육아맘이기 때문에 나만 안 읽고 아이를 키우다간 뭔가 나만 뒤처질 것 같은 느낌? 혹은 잘못된 방식으로 아이를 키우고 있을지도 모를 불안감? 이런 여러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결국 의무감으로 읽어야 하는 분야가 육아서이다. 안타깝게도, 나에겐 말이다. 인스타그램 #힘세니툰으로 수많은 팔로워를 열광시키고 있다는 저자 서린. 역시나 나는 팔로우를 하지 않는다. 그런데 가끔 추천 게시물과 같은 방식으로 뜰 때가 있어서 저자의 웹툰을 몇 점 본 것 같기도 하다. 아무 생각 없이 웹툰을 보다가 찌릿찌릿 감전된 것 마냥 공감을 했었던 기억도 있는 것 같다. ('같다'라고 표현을 한 것은 정말 '찰나'의 순간이었고, 구독을 하지 않기 때문에 기억이 약간 가물가물하기 때문 ㅎㅎㅎ;;)
그런데 이런 내가 이 책을 펼쳐 들었던 이유는 '제목' 때문이었다. <조금 다른 육아의 길을 걷는 중입니다> 다른 길? 이 문장이 그냥 나를 끌어당겼다고나 할까? 대부분의 육아서들을 보면 다 비슷비슷한 이야기들 뿐이라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육아의 正道에 대해 이야기하는 느낌) 다른 길이면 도대체 어떤 길인 거지? 하는 호기심이 컸다. 그리고 책상에 앉아 읽기 시작했는데, 세상에나! 처음 마음은 잠깐 읽고 다른 거 읽어야지 했었는데,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반은 감탄하면서, 반은 약간의 질투감을 느끼면서 말이다. (으헝!! 난 마음의 크기가 작아........... 갑자기 자기반성 ㅠ)
<조금 다른 육아의 길을 걷는 중입니다>는 남편 후니의 장기간 혹은 잦은 출장으로 오롯이 독박육아의 길을 걷게 된 저자가 힘세니와 함께 하면서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 및 경험담들을 그림일기로 그리며 자신만의 육아 철학을 담은 책이다. 현재 8살인 힘세니의 7살까지의 기록이기도 하다. 사실 독박육아를 하게 되면 몸도 마음도 크게 지치고 엄청~ 힘들다. 뭔가 결승선이 없는, 끝이 없는, 마라톤을 하고 있는 느낌이랄까? 난 육아를 하다가 사람이 죽을 수도 있겠다란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일단 잠을 못 자니까.... 아이가 좀 크고 통잠을 자기 시작하니까 그때 비로소 좀 살겠더라.... 아, 전생 같은 기억이구나.
당시 저자도 모든 독박육아의 길을 걸었던 육아맘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한 가지! 저자는 아이를 내가 케어해야 할 대상이 아닌 '함께 마라톤을 달릴 팀원'으로 생각했다는 것이다. 캬~ 어떻게 이런 생각을!!! 이것이 지금의 힘세니 (말이 정말 청산유수... 와............. 나보다 말을 잘해 ㅠㅠㅠㅠㅠ)가 탄생하게 된 시발점이자 그녀만의 육아 철학의 시초였던 셈이다. 그렇게 생각을 바꾸니 모든 상황이 달라졌다. 그중 하나의 에피소드는 이렇다. 불과 3~4살 밖에 안 된 힘세니를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하면서, 팀원으로서, 집안의 커튼을 선택할 때 (보통은 그냥 엄마가 선택하잖아, 나도 그랬고;;;) 힘세니의 의사를 물어 힘세니의 선택을 반영했다는 것이다. 커튼 집 사장님도 놀라던 것은 덤이고. 그렇게 의사 결정이 습관이 되니까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없게 되었다고 한다.
힘세니를 대화 상대로 인정하면서 서로 질문을 주고받기도 하니 힘세니만의 독특한 언어 체계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저자 역시 '그때 그것처럼' 화법이나 '모든 것의 사연을 설명하는' 화법을 시전했더니 힘세니의 연결 능력이 태동 후 폭발하기도 했다. 와... 이건 나도 써먹어야겠다. 아이의 끊임없는 '역할 놀이' 요구에도 자연스럽게 참여했고, 왜?라고 질문하는 힘세니의 물음에도 귀찮아하지 않았다. (난 처음에는 좀 성실히 대답을 해주다가, 나중에는 아니 왜 저런 말도 안 되는 질문을 하는 거지? 짜증이 나서 영혼 없이 대답했던 적이 많았다. ㅠㅠ) 사실 아이들이 성인 입장에서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물어볼 때, 어이가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성인의 판단이었을 뿐 정작 '아이가 궁금해하는 포인트'는 따로 있었던 것이다. 이걸 깨닫게 된 저자의 공감 어린 웹툰도 정말 재미있었다.
물론 엄마는 슈퍼우먼이 아니기 때문에 이 모든 아이의 요구사항들도 엄마인 내가 언제까지나 편안할 때, 에너지가 있을 때 최선을 다했던 것이고, 정말 피곤하거나 힘들 땐 아이에게 자신의 상황을 단호히 이야기하기도 했다고 한다. 와, 일단 서평을 끝내야겠다. 여기서 다~ 썰을 풀다 가는 끝이 없을 것 같다. 정말 다양하고 신통방통한 이야기들이 가득 실려있는데, 궁금하다면 책으로 직접 읽어보길 추천한다. 난 책을 읽고 난 후에 내가 저자의 육아 철학을 좀 본받아야겠기에 잊어버리지 않게, 다이어리에 메모를 좀 했다. (네가? 육아서를 읽고 웬일?) 그리고 좀 현타가 오기도 했다. 나 역시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아이에게 상처 주는 말, 혹은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말, 아이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지 않았던 일 등등 주마등처럼 막 스쳐가는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생각하고 나부터 변화를 좀 시도해 봐야 할 것 같다. 모든 육아맘들 파이팅입니다!
.
.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