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초월 식물 능력 도감 이야기 도감 5
이시이 히데오 지음, 시모마 아야에 그림, 김현정 옮김, 이나가키 히데히로 감수 / 웅진주니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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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주니어 신간 이시이 히데오 저자의 <상상 초월 식물 능력 도감>을 만나 보았습니다. 식물과 관련된 책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읽거나 구매하는 편입니다. 이번 책은 아이들이 읽기에 더없이 좋은 책이지만 성인이 읽어보아도 충분한 교양을 쌓을 수 있는 책입니다. 다양한 식물들의 신비롭고, 신기하고, 때론 무섭기도 한 능력들을 엿볼 수 있거든요. 그야말로 식물 어벤저스라 할 수 있겠네요. 다만 책 속에 실려있는 식물의 모습이 실사냐 삽화냐로 약간의 호불호가 나눠질 것 같습니다. 실사라면 보다 정확하면서도 생동감 있게 책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고, 삽화는 실사와는 다른 뭔가 귀엽고 아기자기한 멋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둘 다 좋네요 :)



<상상 초월 식물 능력 도감>에는 몇몇의 등장인물이 소개되어 나옵니다. 우리를 신비로운 식물들의 세계로 안내해 줄 멋진 식물 탐험가가 꿈인 웜뱃 '다로'와 탐험 중에 만난 짝꿍 왕관 앵무새인 '삐요' 마지막으로 식물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척척박사님인 '나무 선생님'까지 이렇게 세 등장인물들이 책 속 곳곳에 등장하여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들려줍니다. 책은 1장 <복잡한 속임수의 천재들>, 2장 <천적을 철통 방어하는 수비수>, 3장 <괴상한 모습의 별난 식물들>, 4장 <곤충과 동물을 잡아먹는 포식자>, 5장 <영일하게 번식하는 꾀돌이 식물들>, 6장 <누구보다 강한 생명력을 가진 생존자>까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목차만 봐도 정말 재미있을 것 같지 않나요?

부록으로 더 알고 싶다면! <기이하게 자라는 균류> 페이지도 실려있습니다. 각 장의 주제에 맞는 식물들이 간단한 설명과 함께 소개되어 있고, 페이지 중간중간 '꽃말'도 실려있습니다. 성인보다는 주 타깃층이 어린이이기 때문에 복잡하고 어려운 설명과 방대한 양의 지식보다는 '간단하면서도 간편한 정보'만 실려있습니다. 각 식물에 대한 정보 설명도 페이지 분량으론 2페이지 정도 내외이고요. 때문에 쉽게 읽힐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식물 입문자라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식물도감입니다. (꼭 알아야 할 식물 용어도 수록되어 있습니다!)

예전에 식물과 관련된 소설책 중 미우라 시온 작가님의 <사랑 없는 세계>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책 속 여주인공이 '애기장대'라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을 연구하는 연구원이었는데요. 바로 <상상초월 식물 능력 도감>에도 애기장대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 사뭇 반가웠답니다. 그런데 애기장대의 능력이 대단하더라고요. 애기장대의 천적은 잎사귀를 갉아먹는 배추흰나비 애벌레입니다. 애기장대는 특이한 방법으로 이 천적을 쫓아내지요. 최근 연구에 따르면 애기장대는 애벌레가 자신의 잎을 갉아먹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 소리를 듣고 쓴맛이 나는 화학 물질을 분비해 애벌레를 쫓아낸다고 하네요. 하지만 아직 애기장대가 어떻게 소리를 듣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진 않았다고 합니다. 크기도 작아 키우기 쉽고 자라는 속도가 빨라 유전학 연구에 많이 사용되는 식물이기도 하다네요. 

이렇게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식물에 대해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의외의 정보와 이야기를 소개하는 <상상 초월 식물 도감>입니다. 동물들처럼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살아남기 위한 그들의 기상천외한 전략을 들여다보면 정말 생명의 강인함과 번식을 위한 치열한 자연의 섭리까지, 그저 경이롭고 경탄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한 번쯤 그들의 세계로 초대받아 들어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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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단편소설 45 - 중고생이 꼭 읽어야 할 수능.논술.내신을 위한 필독서
어니스트 헤밍웨이 외 지음, 박선희 외 엮음, 박찬영 외 편역 / 리베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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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르 출판사의 <중고생이 꼭 읽어야 할 세계단편소설 45>는 '중고생이 꼭 읽어야 할 시리즈' 중 하나이다. 한국 고전 소설, 현대 소설, 중장편 소설, 수필 등 다양한 시리즈가 있어 여러 작품들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나볼 수 있어 꽤 유용하며 수능, 내신, 논술 등에도 활용하기 좋은 책이다. 타이틀 자체가 중고생을 위한이라고 되어있지만 성인이 읽어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사실 나의 경우 부끄럽지만 고전 문학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다. 일단 뭔가 어렵고, 내가 좋아하는 장르소설 분야가 아니라 재미없다는 선입견도 한몫하는 것 같다. 무엇보다 진입장벽이 쉬운 편은 아닌데 워낙 유명한 작품들이 많다 보니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 본 내용이라 마치 읽은 것 같은 착각까지 갖게 되기도 하고 말이다. 

그래서 시험을 위한 학생들에게도 좋은 책이지만 나처럼 편독이 있고, 이번 기회에 다양한 영역으로 독서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은 성인들에게도 강추하는 책이다. 일단 구성이 정말 너무 알차고, 너무 좋다! 보통 고전 문학 작품을 읽을 때 저자 및 시대적 배경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읽기가 어려운 경험을 몇 번 했었다. 주석이 달린 책도 있지만 대부분의 책들은 그렇게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진 않는다. 그런데 이 책은 어려운 어휘는 풀이가 되어 있고, 본문 중간중간 주석을 달아 작품의 완전한 이해를 돕고, 저자 소개 및 작품 속 등장인물 소개, 작품 길잡이, 구성과 줄거리 등 고전 문학을 읽을 때 보다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다양한 장치들이 마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아기자기 삽화까지 수록되어 있어 책을 읽는 맛도 있고 말이다. 

이 책은 모든 연령대의 독자가 세계 여러 나라의 소설을 흥미롭게 접할 수 있도록

세계 고전 명작의 모든 것을 담았다. 각 작품을 읽으며 그 나라의 문화를 경험하고, 글로벌 시대에 대비해

다양한 국가와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책 속 목차를 살펴보면 각 나라 작가별로 작품들을 구분하였는데, 미국의 어니스트 헤밍웨이부터 영국, 프랑스, 독일, 폴란드, 러시아, 중국, 일본, 스페인 후안 발레라까지! 어떤 작품을 읽기 전 가장 첫 장은 항상 '작가에 대하여'를 먼저 읽어볼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작가에 대해 어느 정도 숙지한 후 작품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작품 길잡이, 인물 관계도, 구성과 줄거리 그리고 본격적으로 작품 전문을 읽으면 된다. 특히 인물 관계도 편에선 일러스트로 등장인물들을 표현하여 보다 시각적으로 효율적인 독서를 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이렇게 친절한 책이라니! 책을 읽고 반해버려서 다른 시리즈들도 한 권씩 야금야금 구매 후 읽어 볼 예정이다. 이렇게 다양한 영역의 문학 작품들을 두루 섭렵하다 보면 진입장벽이 더더더 높은~ 장편 고전 문학에 도전하기가 어렵진 않을 것 같다. 여담이지만 종이질이 또한 너무 좋다. 증말~ 약간 코팅지 느낌이 살짝 나지만 너무 눈부시지 않고 부드러우면서 뭔가 고급 진 느낌이랄까? 책을 읽으면서 넘기는 맛이 또 있네. 와...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는 야무진 책입니다. 시리즈들 한 권씩 빨리 모아야겠다! 소장 가치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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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기묘한 수학책 - 미로에서 퍼즐까지, 놀라움이 가득한 수학으로의 여행! 기묘한 수학책
데이비드 달링.아그니조 배너지 지음, 고호관 옮김 / Mid(엠아이디)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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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을 참 싫어했는데 이상하게 요즘 수학과 관련된 책에 꽂히고 있는 저입니다. 아마도 수학은 저 자신에게 '결핍의 학문'이라는 나름의 트라우마가 있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다만, 트라우마를 피하려는 것이 아닌 채우려고 하는 이 마음이 스스로 기특하기도 합니다. <더 기묘한 수학책>은 작년에 출간되었던 첫 권이 있더라고요. (왜 나는 몰랐지? ㅎㅎㅎ) 향후 전작도 꼭 읽어 볼 예정입니다. 때문에 이번 책은 후속작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루는 주제가 기존 책은 4차원에서 가장 큰 수까지, 수학으로 세상의 별난 질문에 답하는 법'이었다면 이번 책의 주제는 보다 흥미롭더라고요. 미로에서 퍼즐까지, 놀라움이 가득한 수학으로의 여행'입니다. 

<더 기묘한 수학책>은 공동 저서로 데이비드 달링은 천문학 박사이자 35년 동안 프리랜서 과학 작가로 우주론, 물리학, 철학, 수학과 같은 주제로 50권에 달하는 책을 집필하셨다고 합니다. 아그니조 배너지는 인도 출신으로 어린 시절 뛰어난 수학적 재능을 인정받아 2018년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만점을 기록한 그야말로 수학 천재라고 합니다. 제목처럼 더 기묘한 수학책은 기존에 제가 읽어 보았던 수학책과는 결이 많이 달랐습니다. 아들과 함께 홈스쿨을 진행하다 보니 엄마인 제가 먼저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펼쳐들었던 수학 공부법과 관련된 책들이었거든요. 현재 교과 반영과 관련된 책들이 대부분이라 딱, 그냥 공부하는 느낌의 책들이었죠. (나쁘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ㅎ)



그런데 더 기묘한 수학책은 제목처럼 정말 기묘하고 심지어 재미있기까지 합니다. 첫 장부터 미궁과 미로의 어떤 점이 다를까? 와...미로는 미로고 미궁은 미궁이지... 별생각 없었는데 읽다 보니 나름 차이점이 있더라고요. 미로는 미궁과 달리 입구와 출구가 있는 반면 미궁은 막다른 길이 여러 개 있을 뿐 결국 길은 하나뿐이라고 하네요. 미궁하면 떠오르는 것이 있지요? 바로 '미노스의 미궁'! 그러면서 어떻게 수학적 접근방식으로 미로를 빠져나올 수 있을지 얘기를 해주는데요. 와우...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런 수학적 머리와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면 헤쳐 나오지 못할 것이 없겠다 싶었습니다. 수학은 단지 공식만 줄줄 외우고, 어려운 수식뿐인 재미없는 학문으로만 생각했었는데 말이죠. 

주변을 둘러보면 정말 수학 아닌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패턴을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특히 패션에도 관심이 많아서 옷에 표현된 다양한 패턴을 좋아하는데, 패턴은 단지 디자인일 뿐 수학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패턴 역시 수학이고, 이렇게 미술뿐 아니라 음악, 게임 등 어떤 영역에도 수학 아닌 것이 없더라고요. '수학은 우리를 둘러싼 우주의 모든 측면에 들어가 있고, 현실의 기반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우리는 매 순간 수학을 하는 셈이다'라는 말이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1장 '거기서 빠져나와라'를 시작으로 총 14장 '다른 수학도 있을까?'까지 구성되어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5장 예술을 위한 수학, 7장 타일링 : 수수하고 멋지고 완전히 독특하게, 8장 괴상한 수학자들, 12장 이상하고 멋진 도형, 13장 위대한 미지의 세계편이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곱씹으면서 읽어보아도 좋지만 관심있고 흥미를 끄는 주제를 선택해 읽어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역시나 제가 수포자였어서 중간 중간 어려운 수학적 용어가 나올 땐 조금 이해하기 어렵기도 했습니다.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습니다. ㅠㅠ) 

환한 대낮에 수학자들은 방정식과 증명을 확인하며 온갖 수단을 써서 엄밀성을 추구한다.

하지만 밤이 되고 보름달이 뜨면 꿈속에서 별들 사이를 떠다니며 천상의 기적을 보고 놀라워한다.

수학자는 그렇게 영감을 얻는다.

꿈이 없다면, 예술도, 수학도, 삶도 없다.

- 마이클 아티야 -

수학은 이해하는 게 아니다. 그냥 익숙해지는 것이다

- 존 폰 노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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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에 온 손님 모든요일그림책 8
박혜선 지음, 이수연 그림 / 모든요일그림책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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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요일그림책 출판사의 여덟 번째 그림책! 우리 마을에 온 손님은 한국아동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등 유수의 문학상을 수상한 동화 작가 박혜선, 독자의 마음을 위로하는 작가 이수연이 함께 그려 낸 작품입니다. 평화롭고 아늑한 토끼 마을에 배가 고파서, 장마로 마을이 사라져서, 이웃 마을에서 싸움을 걸어와 살 곳을 잃어버려서 등 다양한 이유로 여러 동물들이 토끼 마을을 방문합니다. 그럴 때마다 토끼들은 이들을 살갑게 맞이해 주고 살 곳을 마련해 줍니다. 그러나 점점 많아지는 이웃들의 방문으로 먹을 것이 부족하진 않을지, 일자리를 잃게 되진 않을지 등 걱정거리 역시 늘어나게 됩니다. 급기야 토끼 마을 내부에선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합니다. 

소문의 근원지를 찾아 토끼 마을 사람들은 우르르~ 몰려가게 되고 현장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일까요? 소문과는 달리 이웃들과 함께 어우러져 잘 지내고 있는 젊은 토끼들의 모습! 결국 토끼 마을 사람들 내부에서 하나의 목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우리 역시 처음에는 누군가 내민 손길 덕분에 지금까지 평화로운 토끼 마을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이라고.... 토끼 마을 사람들은 떠돌던 소문만 믿고 이곳으로 온 이웃들을 배척하려 했던 자신들의 모습을 반성합니다. 그리고 힘차게 외칩니다! 언제든, 누구든, 토끼 마을에 올 분들을 진심으로 환영하겠노라고 말이죠 :)





<우리 마을에 온 손님>은 동물들을 의인화하여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난민 문제를 현실적이지만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낸 그림동화입니다. 저마다의 이유로 삶의 터전을 등지고 떠날 수밖에 없었던 난민들. 그리고 난민들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까지 책 속 동물들의 세계에 여과 없이 투영되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의 모습을 보는 듯하여 조금 부끄러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뜬 소문만 믿고 그들에 대해 편견과 선입견을 가졌던 날선 모습들이 말이죠. 이럴 때 떠오르는 사자성어가 있네요. 바로 '역지사지'입니다. 처지가 바뀐다면 우리 역시 '두꺼운 편견의 벽'이 아닌 ' 다정한 환대와 온기'를 바랄 것입니다. 

《우리 마을에 온 손님》은 우리 곁에 온 모든 손님에게 다정한 환대와 온기를 기꺼이 건네자고, ‘그들’의 이야기를 이제는 ‘우리’의 이야기로 끌어안자고, 그리고 마침내 ‘함께 살자’고 사려 깊은 목소리를 낸다. 그 어느 때보다 세계 시민 의식과 인권 감수성이 중요해진 시대에 우리 마음의 온도를 높여 줄 다정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자. - 책 소개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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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러 - 경계 위의 방랑자 클래식 클라우드 31
노승림 지음 / arte(아르테)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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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 하는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 신간 31권 <말러 - 경계 위의 방랑자>편이 출간되었다. 첫 권인 셰익스피어부터 최근 출간작까지 모두 소장하고 있는 나로선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다. 앞으로도 계속 출간될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는 기대 만땅이다. 이번 신간 말러는 솔직히 처음 들었을 때 누구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존 클클 시리즈의 인사들은 아무리 몰라도 최소한 이름 정도는 한 번쯤 들어봤을 인사들이었기 때문이다. 

말러라는 제목 위에 그의 정확한 이름 '구스타프 말러'를 읽는 순간 '구스타프 클림트'가 먼저 생각나기도 했고 말이다. 동시대를 살았던 이 둘은 한쪽은 음악 또 다른 한쪽은 미술로 활동한 점이 다르긴 하지만 말이다. 거장들의 발자취를 따라 여행하듯 떠나는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는 전문가의 폭넓고 해박한 배경지식과 해설이 책을 읽는데 큰 도움을 준다. 해당 인물에 대해 잘 몰라도 책장을 넘기며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그 인물에 대해 알게 되고, 이해하게 된다. 더불어 진한 감동까지 말이다. 인물과 관련된 다양한 지역과 나라에 대한 생생한 사진은 간접적으로나마 랜선 여행을 떠나는 기분도 느낄 수 있다. 이것이 내가 클래식 클라우드를 애정 하는 이유다.



유대인이었던 말러는 1860년 체코에서 태어나 이흘라바에서 유소년기를 보냈다. 가부장적이었던 아버지는 선술집을 운영했는데 결혼 생활 내내 불륜을 저지르고 어머니를 학대하곤 했다. 14명에 달하는 형제자매들은 병을 앓거나 사망하기도 하는 등 말러의 유소년기는 그리 아름답지 못했다. 어머니를 닮아 감수성이 풍부하고 예민했던 말러는 어느 날 부모님이 소리를 지르며 거칠게 싸우는 모습에 겁에 질려 집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때 들려온 유쾌하면서도 경쾌한 음악 소리. 당시 말러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이 삶의 비극적 아이러니를... 말러는 매 순간, 비일비재하게 겪었다고 하니, 그 시절 그가 경험하고 감당해야 했을 감정의 부조화는 꽤 깊었으리라 생각된다.

"가장 괴롭고 슬픈 상황에 가장 즐거운 배경음악이 울려 퍼지는 정서 부조화의 순간은 이 집에 비일비재했다. 죽임이라는 극단적인 비극이 부재할 때도 이 집안은 그리 화목한 편이 아니었다." "말러의 음악에서 슬프고 비극적인 선율에 반드시 해학적인 웃음이 뒤섞이는 이유는 이처럼 어린 시절 가장 슬프고 우울한 순간에 즐거운 노래가 배경음악으로 존재하는 상황을 일상적으로 경험했기 때문이다."

지휘자이자 작곡가인 말러는 빈 최고의 오페라 지휘자로 평가받음과 동시에 최악의 작곡가로 평가절하를 당하기도 했다. 정서적으로 불안했던 유소년기부터 미치광이로까지 불릴 정도로 완벽주의를 추구하며 전성기를 보낸 빈 국립오페라극장 시절과 딸 마리아의 죽음 그리고 아내 알마의 남성 편력까지. 말러의 생애를 둘러싼 비극적이면서도 불합리하고 이질적인 것들이 응축되어 말러, 그 자신만의 고독하지만 독창적인 예술의 길을 걷지 않았나 싶다. 

“그는 만물 안에서 살았고, 만물은 그의 안에서 살았다.” 구스타프 말러(1860~1911)의 제자이자 동료로서 그의 교향곡 전곡을 녹음하기도 한 명지휘자 브루노 발터의 이 말처럼 말러는 세상에서 가장 비천한 것에서부터 가장 고귀한 것에 이르기까지 만물을 두루 포용한 음악 세계를 보여 주었다.

Ps. 이제는 알 것 같다. 말러를 왜 경계 위의 방랑자라고 표현했는지 말이다. 삶과 죽음, 비극과 희극... 그 경계 위 어디선가 방랑하고 있을 말러의 모습이 그려지는 듯하다. 이율배반적이게도 삶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다만 너무 일찍 이 사실을 알게 된 소년 말러가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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