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해요!! 애착 놀이 - 부모와 영아보육교사를 위한
김영주 외 지음 / 학지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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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5개월 아기를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함께해요! 애착놀이>는 꼭 한 번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책을 받기 전까지는 꽤 두꺼운 책일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받고 보니 120page 정도의 얇은 책이라 놀라기도 했다. 애착놀이와 관련된 내용들을 이 얇은 책 안에 다 담을 수 있을까? 의구심을 갖고 책장을 넘겼는데 실제 아이와 함께 노는 다양한 사진들이 곁들여진 아주 알찬 책 임을 알게 되었다.

책은 크게 두 가지 파트로 나눠져있다. 첫 번째 파트는 우리나라 영아보육의 현황과 문제점, 애착놀이의 개념 및 특징 등 이론적인 내용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있다. 두 번째 파트는 실제로 아이와 함께 놀이할 수 있는, 총 9가지 애착놀이가 사진과 함께 실려있다. 애착이란 영아와 양육자 상호 간에 신뢰와 애정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생후 첫해 동안 양육자가 애정을 담아 일관되게 반응해 준 영아는 새로운 상황에 처했을 때 이전의 안정애착 경험을 바탕으로 더 잘 적응하고 자신감이 있으며, 덜 공격적이고 덜 불안해한다. 애착이 형성될 생후 1년 시기에 지속적으로 분리되거나, 반응성 부족, 무시하거나 거부, 비일관되게 반응하였던 엄마를 둔 아이는 불안정하게 애착을 형성하였다. 애착과 관련된 많은 연구에서 만약 영유아가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하지 못했다면 이는 행동, 정서적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이 될 것이라고 한다. -24page> 그만큼 애착은 굉장히 중요하다. 애착을 잘 형성하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양육자 혹은 보육자와 함께 하는 애착놀이이다.


영아보육에서 안정적인 애착을 주목표로 하는 활동은 특정 시기, 특정 주제와 활동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영아들의 일상생활에서 빈번하게 일정한 틀에 구애 없이 자유롭게 전개되어야 한다. -23page

애착놀이의 특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무엇보다 웃음을 동반한다는 것. 나도 매일 우리 아기와 함께 베이비 마사지를 한다거나 다양한 성대모사를 통해 (동물소리, 의성어 및 의태어를 동반한 소리 등등) 아이와 함께 놀아준다. 그러면 가슴까지 들썩이면서 얼마나 잘 웃는지. 그 모습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사진으로도 남기고, 동영상으로도 남기곤 한다. 다만 나이를 먹어선지; 체력이 달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지만. 보통 애착놀이를 생각할 때 특별한 장비나 놀잇감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지만, 애착놀이의 가장 큰 장점은 그런 것들이 크게 필요 없다는 것이다. 나처럼 베이비 마사지를 통한 아기와 양육자간의 스킨십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고, 엄마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려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애착놀이의 총 9가지 유형으론 <권한 전도 게임>, <분리 게임>, <비상식적 놀이>, <구체적인 소품과 주제를 가진 상징 놀이>, <신체 접촉이 있는 활동>, <비지시적 아동중심 놀이>, <우발적 놀이>, <퇴행 게임>, <협력적 게임과 활동>이 있다. 각각의 놀이를 통해 아이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경험들을 배우게 되고, 과거 겪었던 상처들도 치유할 수 있다. 실제 놀이 방법 장에는 활동 목표, 활동 자료, 활동 방법, 활동 시 유의점, 활동사진 등이 자세히 나와있다. 내 아이의 연령에 맞는 애착놀이를 찾아서 매일 조금씩 놀아보면 참 좋을 것 같다. 아이들은 같은 놀이를 반복적으로 해주어도 전혀 지겨워하거나 지루해 하지 않는다. 아이를 키우는 것이 처음이라 아이와 어떻게, 어디서, 무엇을 가지고 놀아줘야 하나 고민이 있었는데 이 책이 참 많은 도움이 되었다. 무엇보다 두껍지 않고 얇아서 (오히려 지금은 이것이 큰 장점이 되었다.) 자주 펼쳐서 참고해야겠다.


애착 놀이는 영유아와 양육자가 함께 웃고 즐거움을 나누며 여러 가지 상황으로 인해 야기되는 긴장을 줄일 수 있는 놀이이다. 이 괴정에서 애착이 강화되며 행동, 정서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애착놀이를 통해 안정된 애착 관계를 형성할 수 있고, 안정적으로 형성된 애착은 더 견고해질 수 있다. -27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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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100배 좋아지는 어메이징 미로 찾기 : 신화와 괴물 - 사고력과 집중력을 키우는 똑똑한 두뇌 트레이닝 머리가 100배 좋아지는 어메이징 미로 찾기
조 워스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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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고력과 집중력, 관찰력을 키워주는 <머리가 100배 좋아지는 어메이징 미로찾기> 신화와 괴물편 만나 보았다. 오랫동안 녹슨 머리를 굴려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이 책으로 두뇌 트레이닝도 하고, 다양한 신화 속 괴물들도 만나보고~! 미로를 찾아 헤매다가 골인 지점까지 도달하는 재미와 성취감도 느껴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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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작가 조 워스는 일곱 살에 미로를 그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열네 살에는 만화 전문가가 되었고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메이즈툰을 만들어 손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미로를 그린 세계 기록 보유자라고 한다. 미로찾기는 별 하나부터 별 다섯까지 단계별로 구성되어있고, 총 50가지 미로찾기가 있다. 책의 상단에는 신화 속 괴물들이 어떤 이름의 괴물들인지 간단하게 설명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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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이도가 가장 높은 별 다섯 개의 미로찾기! 딱 봐도 뭔가 복잡해 보인다. 자~ 그럼 작가의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미로찾기에 도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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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구경을 하고, 신랑은 1단계에 도전을 했는데 처음에는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을 했는지 태도가 영~ 건성건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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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뭔가 쉽지 않음을 깨달았는지 책을 부여잡고 집중하는 태도로 나온다. 나도 같이 찾아 봤는데 1단계라고 무시하면 안 되겠더라. 정말 집중하지 않으면 쉽게 목표지점까지 다다를 수 없겠다. 이러니 집중력과 관찰력, 사고력을 키워준다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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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뒷장에는 정답지가 실려있다. 내가 제대로 목표로 한 지점까지 도달했는지 확인을 할 수 있고, 가다가 막히면 살짝~ 정답지를 보고 참고해도 되겠다. 그래도 쉽게 정답지를 보지 말고, 차근차근 집중하면서 도전하는 것을 추천한다. 아이가 조금 더 크면 함께 하는 재미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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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나랑 - 배려 네 생각은 어때? 하브루타 생각 동화
세바스티앙 브라운 지음, 전성수 감수 / 브레멘플러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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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랑 나랑> 글, 그림 세바스티앙 브라운 작가님의 책이다. <네 생각은 어때?>라고 질문하는 그림책인데, 단순히 그림을 보여주고 이야기를 읽어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하면서 질문하고, 답하며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책이다. 바로 하브루타 학습방법이다. 이는 유대인의 전통적인 학습방법으로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하브루타 학습방법과 관련된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 하브루타 : 교사-학생간의 관계와 달리, 하브루타 학습에서는 각자가 분석하고 자신의 생각을 조직화하여 상대방에게 설명하며,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질문하면서, 때로는 전혀 새로운 관점을 발견하기도 한다. (이하 생략)

<출처 :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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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나랑> 그림책은 아빠 곰과 아기 곰이 다양한 활동을 통해 아기곰이 아빠의 사랑을 느끼게 되는 따뜻한 감성동화이다. 아침 햇살에 아빠 곰이 아기 곰을 깨워주고, 맛있는 밥도 주고, 목욕도 시켜주고, 숨바꼭질도 함께 한다. 책을 보다 보면 중간중간에 책 속 작은 달팽이 그림이 나오는데, 이는 책 읽기를 잠시 멈추고 어떤 장면인지 아이에게 꼼꼼히 살펴보게 해주라는 표시이다. 바로 <하브루타 생각놀이터 활용방법>이다. (책 뒷면에 활용방법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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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아직 어려서 한글을 모르지만, 아빠 품에 꼭 안겨서 책 속 그림도 보고, 아빠 목소리로 책 속 이야기도 들었다. 단, 이맘때의 아기들은 집중력이 짧아서 오래 읽어주거나 하면 금방 싫증을 내기 때문에 짧게 임팩트있게 해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내 욕심대로 오랫동안 붙잡고 있었더니 몸을 틀고 짜증 내고 난리도 아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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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 총 4장의 생각+ 카드가 들어있다. 카드를 한 장씩 꺼내서 어떤 장면인지 다시 떠올려 보게 한 다음, 카드 뒷면의 질문을 아이에게 해 주면 좋다. 또는 아이가 직접 질문을 만들어 볼 수 있도록 엄마나 아빠가 이끌어 주면 더 좋다. 이 역시 <하브루타 생각놀이터 활용방법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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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맨 뒷면에는 QR 코드가 있는데 네이버에서 QR 코드 스캔하는 기능을 활용해 촬영을 해보면 위와 같이 인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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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QR 코드를 활용한 애니메이션이 재생된다. 음악도 나오고, 성우의 목소리로 질문을 통한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우리 아이에게도 들려주었더니 무슨 소리인지도 모르면서 음악이 나오니 신나한다. 책은 얇지만 작가님의 따뜻한 일러스트와 다양한 하브루타 활용방법을 통해 아이에게 따뜻한 마음과 배려, 인성과 관련된 다양한 감정들을 느끼게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아이가 조금 더 크면 엄마랑 아빠랑 함께 적극적으로 활용을 해볼 생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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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월지
김안연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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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의 책표지에 이끌렸다. 책도 꽤 두꺼운 편이라 뭔가 오랜만에 고전적 느낌의 판타지 소설에 빠져들 수 있겠구나란 생각에 설레기까지 했다. 만월지(滿月地)란, 보름달이 뜨는 매월 15일, 30일에 모습을 드러내는 연못이라해서 만월지라는 이름이 붙었다. 책 속의 시대적 배경도 참 독특한데, 일단 22세기라는 시대적 설정에 신분사회가 존재한다. IT 가속화가 매일 진행되는 도시 태상과 피지배층들이 모여사는 천하로 나뉜다 태상은 또 왕남, 왕서, 왕동 세 곳으로 나뉘는데, 왕남은 양반, 왕서는 중인, 왕동은 상민들로 구성되어 있다. 만월지는 바로 이 두곳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만월지의 역할은 (지금도 비슷한 풍습이 있다) 이 연못 속에 각 신분계층에 맡게 태상지역은 금화를 던지고, 천하지역은 구슬, 조개껍질, 조약돌 등을 던져서 자신이 원하는 소원, 즉 염원을 빌면 이뤄주는 곳이다. 단, 모든 사람들의 염원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가장 영향력 있는 염원 3가지를 선택해서 들어주는데 그 선택을 하는 사람 역시 각 지역마다 둘씩 존재한다. 태상지원은 만월왕자, 천하지역은 천월왕자가 관장한다.

천민출신이지만 태상지역의 여느 과학자보다 뛰어난 능력을 갖춘 과학자 벡터, 그리고 그의 연인 등불시인 매화가 소설 속 주축이 되어 등장한다. 매화는 태상지역의 양반출신이지만 가난한 양반이기 때문에 단 한 번도 금화를 가져 본 적도 없고 때문에 만월지에 염원을 빌어본 적도 없다. 소설은 SF적 요소와 판타지적 요소의 경계선상에 있다 하지만, 솔직히 SF를 읽어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평가하기가 애매하다. 판타지적 요소로 치자면 작가의 상상력엔 어느 정도 표를 주고 싶다. 하지만 솔직히 소설을 읽는 내내 조금 당혹스럽고 심지어 괴롭기까지 했다. 여태껏 책을 읽으면서 처음 겪어본 신선하다 못해 충격적인 경험이었달까?


무엇보다 소설 속에 의성어, 의태어, 감탄사가 너무 많이 나온다. 각 캐릭터들의 멋진 설정에도 불구하고 이런 의성어, 의태어, 감탄사들의 잦은 등장은 책을 읽는 매 순간 흐름을 끊기게 하고, 캐릭터들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역할까지 한다. 뭔가 굉장히 작위적인 오버액션 연극을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나의 경우 책을 읽으면 책 속 등장인물들의 감정선에 굉장히 깊게 빠지는 편인데, (그래서 좀 힘들 때도 있다. ㅠ) 만월지 속 등장인물들의 감정선엔 쉬이 닿을 수가 없었다. 그냥 헛웃음만 나왔달까. 일례로 벡터와 매화가 연인으로 등장하는데, 모종의 이유로 벡터가 매화에게 화를 내고, 매화를 버리고 떠나는 장면이 있는데 (뭔가 애절하고 슬퍼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네 본연이라 했다!!!!! 본연의!!! 양반의!!! 너의 사랑이!! 믿음이 그거야? 뭐가 부끄러운데!!! 너흰 하늘의 최상을 선택받은 지배층이다! 소녀여! 양반 소녀여!! 그깟 금화!!! 켁!!! 내가 내 능력으로!! 오로지 내 과학으로 다 거머쥐겠어!!! 양반들 니네!!!! 망해 버려!!!!"


"흑흑...벡터!..........군!!"  "꺼져!!! 비켜!!!"  "꺄아~~!!!"  "으헥~~!!!"  "앗....하핫!...네"


소설 속 대화체가 대부분 꺄악! 으헉! 으헛! 에엣? 이런식으로 나오니 뭔기 진중하게 집중할 수가 없다. 또한 캐릭터들이 어딘가로 이동할 때 꼭 문장 말미에 '다다다다닥' 이런 식의 걷는 소리까지 곁들이니 아주 죽을 맛이다. ~의라는 말도 너무 자주 등장한다. 특히 본연의. 이 본연이란 말을 작가가 너무 좋아하는 것 같다. 그러나 진정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본연은 나는 이해를 할 수가. 책의 표지도 좋고, 소재 자체도 참 좋았으나 이를 표현하기에 아직까지 작가의 역량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 아니면 이런 식의 표현을 선호하는 것일지도?!  정말 참고 읽기가 너무 버거웠고 자괴감마저 느껴졌던 만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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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곡
윤재성 지음 / 새움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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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성의 <화곡>이라는 소설은 실제 지명인 화곡동에서 발생한 화재를 시작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화곡동의 '화'자가 '火'자는 아니지만 소설 전반의 주요 소재인 '불'도 연상케하는 중의적 느낌이라 작품의 제목으로써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변변한 직장은 없지만 경찰이 되겠다는 꿈을 갖고 있고, 가진 것 없어도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청년 형진은 그날도 화곡동 골목길을 자진해서 순찰하고 있었다.


일은 순식간에 벌어졌다. 손쓸 틈도 없이. 방화범에게 테러를 당한 형진은 온몸에 화상을 입고, 화곡동 일대를 불태운 화재는 동생 진아의 목숨마저 빼앗아 갔다. 이 사건을 계기로 형진은 뒤틀린 괴물이 되었다. 물론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화곡동 화재의 유일한 목격자인 자신이 방화범을 잡고, 동생의 복수를 위해 불이 난 곳이 있다면 어디든 달려갔고, 미친놈 마냥 소방차가 출동하는 날이면 뒤를 쫓았고, 경찰서, 방송국의 힘도 빌려 보았지만, 그에게 돌아온 건 좌절과 분노, 상처뿐이었다. 또한 일그러진 얼굴과 몸은 세상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자신 앞을 지나가는 선량한 양떼들의 행복한 웃음을 이 손에 들린 라이터로 소멸해 버리고 싶었던가. 그렇게 형진의 내면은 예전의 선량한 자신과 화상 후 생긴 비열한 방화범과의 싸움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형진은 서서히 괴물이 되어갔고, 결국 술로 자신의 육체와 영혼이 잠식 당하도록 내버려 둔 체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격리시키고 노숙자로서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그렇게 8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후드를 내리자 일그러진 살덩어리가 유리창에 비쳤다. 그를 보는 괴물과 마주 보며, 형진은 불현듯 깨달았다. 그가 정말로 잃은 것은 집도 가족도 아니었다. 방화범이 앗아간 것은 인간의 자격이었다. -34page

한때 신문사 에이스였던 기자 김정혜는 형진에 대한 정보에서 특종의 냄새를 맡고, 노숙자들을 상대로 그를 수소문한 끝에 형진과 마주하게 된다. 그러나 형진은 그녀가 기자임을 알고 접근을 거부한다. 이에 질세라 정혜는 형진에게 술 사주고, 밥도 사주면서 끈질기게 그에게 다가간다. 그러던 어느 날 방화 사건이 발생하고, 형진은 본능적으로 '놈의 짓'임을 직감한다. 이 사건으로 형진과 정혜는 한 팀이 되어 활약하게 된다. 형진은 놈을 잡기 위해, 정혜는 특종을 낚기 위해. 서로의 목적은 다르지만, 이후 여러 차례 발생하는 화재 현장에서 단서를 발견하게 되고, 놈을 따라 하는 또 다른 모방범이 있음을 알게 되는데, 이는 다름 아닌 방화를 통해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는 어두운 정치세력과 이에 기생하는 조직폭력단이었던 것.

판이 점점 커진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형진은 방화범으로 몰리고, 정혜는 범인 은닉죄로 지명되기에 이른다.  그렇게 낮에는 경찰에 쫓기고, 밤에는 조직폭력단에 쫓기는 신세가 되고 마는데... 형진과 정혜는 악의로 가득 찬 불의 소용돌이 속에서 각자의 목적을 이루고,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을까? 그리고 저들, 어두운 세력들을 단죄할 수 있을까?


윤재성의 <화곡>은 방화로 정신과 육체가 잠식당한 형진과 신문기자 정혜의 활약상과 캐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서로에게 드세게 받아치는 대화 속에서 알게 모르게 싹트는 우정 어린 애정을 독자 입장에서 지켜보는 것도 책을 읽는 즐거움 중 하나다. 또한 방화, 불이라는 소재를 통해 인간의 욕망이 과연 어디까지 뻗어나갈 수 있는지 보여준 작품이기도 하다. 한번 붙으면 쉽게 꺼지지 않고, 주변의 모든 것들을 다 태워버리고 마는 뜨거운 불처럼. 초반부터 속도감 있게, 몰입감을 가지고 읽어나간 소설 <화곡>이다. 다만 몇 가지 아쉬운 부분은 있다. 형진의 불사조와도 같은 부활 능력이랄까? 뭐, 이는 소설 속 주인공이니 그렇다 처도 방화범이 너무 강력하게 그려진 반면, 경찰은 다소 무력하게 그려졌다는 점. 그리고 마지막 결말부에선 (한국영화 대부분이 좀 그렇듯) 감성을 자극하는 신파적 요소로 마무리했다는 점?! 정도 ㅎㅎ


어째서 손을 멈췄던가. 차후 자문해봤으나 이유를 고르기가 어려웠다. 술은 입에도 안 댔건만 사시나무처럼 떨리던 손 때문이었나, 소나타 차창에 붙은 가족사진 탓이었나. 그 뒤로 한동안 번화가를 바라보며 라이터 뚜껑을 열었다. 닫았다 하는 버릇이 생기기도 했다. 소주병이 없는 날에도 라이터는 늘 주머니 속에 있었다. 사표를 챙겨 다니는 직장인처럼, 세상을 향해 장전된 그의 총탄이었다. -75page


"방화범을 잡고 동생의 원수를 갚은 다음에요. 하고 싶은 게 있어요?"

형진은 자기 잔을 내려다봤다.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질문이었다. 놈을 쫓고 놈에게 분노하고, 놈과 맞서 싸우는 일만이 삶의 유일한 이유였으므로, 놈은 추방당한 세상에 그를 머물게 하는 족쇄였다. -167page


몸이 수십 갈래로 찍기는 기분이었다. 한쪽에는 철없이 선량했던 예전의 그가 있었다. 다른 한쪽에는 증오로 활활 타는 방화광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 또다시 갈등하는 자신이 있었다. 산 몸도 죽은 시체도 아닌 채로, 8년 전의 적과 8년 동안의 적 중 누구를 태워야 할지 고뇌하면서. -242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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