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 처남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분당 '탈리'에서 인도요리를 먹었다. '탈리'는, '강가'의 횡포에 가까운 가격을 피하기 위해 찾아간 곳으로, '강가'에 비해서는 확실히 싼 듯했다. 그러나 여전히, 된장찌개를 먼 이국땅에서 20불 주고 먹는 것이 이런 느낌이 아닐까... 하는 '본전생각'이 머리속과 지갑속에서 돌고 돌았다.

수유+너머 세미나에서 스피노자의 <국가론>을 5장까지 읽었다. <미학 오디세이> 2권을 끝냈고, 3권을 읽고 있다. <Multitude>의 Part 2를 시작하려 한다.

MBTI 검사 결과 INFP형이 나왔다. 나와 같은 인물은 잔 다르크, 헬렌 켈러, 줄리아 로버츠, 세익스피어, 슈바이처, 김정일(응?), 그리고 이건희(헉!)란다. INFP형이 기업조직에는 그리 썩 좋은 유형이 아니라서(사실은 굉장히 안 좋다.), 검사지를 수거해 간 회사 인사부가 나를 내쳐버리는 것은 아닌지 내심 안도섞인 걱정을 하긴 했지만, '이건희'에서 잠시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이 초 쯤 후, '이건희'의 심리 검사결과가 INFP가 나오든 싸이코패스가 나오든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란 점을 깨닫고, 더군다나 나와 같이 평범한 직원이 '이건희'와 비슷한 성격유형이라는 사실을 아무도 신경쓰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깨닫고, 짚신벌레 정도 레벨의 미물에게서만 볼 수 있는 겸연쩍고 비굴한 썩소가 잠시 얼굴에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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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tus65 2008-08-06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왓! 저두 INFP와 ENFP 중간인데, 하이파이브^^
저처럼 얌전한 바람둥이셨군요. 어쩐지, 클클.
저 누군지 모르시죠? 생각해보세욤 자알.
아이엔에프피 유형이 엔지니어라니 참, 갑자기 존경스러워집니다.
기계와 조직문화를 어떻게 견디시는 건지.
글 몇 개 읽었는데, 재미난 것은 물론 군더더기 없는 글솜씨에
약간의 시기심이 일어나려고 합니다. 흠.^^
시간 날때 제 블로그에도 놀러오세요. http://rulurulu.tistory.com

전자인간 2008-08-18 16:47   좋아요 0 | URL
엄청 느린 댓글이네요. -.-a
블로그에 가지 않아도 누군지 알겠습니다.
저와 비슷한 MBTI 결과를 얻으셨다니, 약간 이해가 됩니다.
INFP가 회사원, 그것도 엔지니어라는 사실이 서글프네요.
자유롭게 사시는 님이 부럽습니다.
저도 탈주를 위한 모색중인데, 답이 없네요.
님 블로그에 잠깐 가봤는데, 아직 흔적은 남기지 않았습니다.
언제 시간내서 더 자세히 둘러보고 흔적도 남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