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구조조정의 정치
조돈문 외 / 문화과학사 / 1999년 1월
평점 :
품절
'구조조정의 정치'는 세계 자동차 산업이 합리화되어 가는 과정 속에서 노동의 의미를 탐색해보는 책이다. 국내에서 이 분야로는 널리 알려진 조돈문 교수님, 이영희 교수님과 심상완, 이진동, 조성재 선생님께서 각각 파트를 맡아 책을 펴내셨다. 책의 큰 구성은 세계 자동차산업의 구조변화를 탐색해보겠다는 서론 하에 미국, 캐나다, 일본, 독일, 스웨덴, 영국, 이탈리아의 7개국 사례가 꼼꼼하게 분석되어 있다.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개별 챕터들이 하나의 논문으로 읽혀도 손색없을 만큼 완결적이고 밀도가 높다.
나는 비록 학부생이지만, 산업사회학에서 특히 중요하게 다뤄지는 자동차 산업 분야의 변화양상에 대해서 주목했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일본이 특히 포스트 포디즘의 한 사례일 수는 없다는 글이 많았으며, 진정한 포스트 포디즘의 양태로 스웨덴이 많이 언급되었다. 그런데, 이 책은 가장 최근의 변화 양상을 미국이나 독일은 물론, 캐나다, 이탈리아, 영국 등 자동차 대국이면서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잘 다뤄지지 않았던 국가들의 변화양상도 다루었다. 그 점 자체만으로도 이 책은 나에게 기쁨을 주었다.
현재의 변화양상은 대체로 생산성 향상, 생산비용, 특히 노동비용의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서 생산방식의 합리화와 고용조정, 기술체계와 작업조직에서의 합리화가 일어나고 있다. 90년대의 자동차 산업은 위기를 겪으면서 구조조정에 수시로 놓이게 되었으며, 고용창출 없는 성장이라는 새로운 상황을 맞이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합리화와 구조조정에 대해서 노동조합은 또한 노동의 인간화를 추구하면서 적극 개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팀 작업이 도입되고 그 팀의 자율성이 주요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긴 이야기를 다룰 수는 없지만, 이 책을 통해서 국가간 자동차 산업의 위기 해결 방안의 차이와, 향후 자동차 산업의 변화 방향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