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공간 한울공간환경 14
데이비드 하비 지음, 최병두 외 옮김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1년 11월
평점 :
절판


데이비드 하비는 비록 지리학과에 소속되어 있지만, 오늘날의 자본주의 사회를 분석하고 미래의 자본주의 사회를 통찰하는 탁월한 능력 때문에 폭넓게 읽히는 학자이다. 나 역시 도시사회학과 공간사회학에 관심을 가지면서 그를 만나게 되었다. 하비의 책은 매우 심오하고 어려운 것도 있지만('자본의 한계'가 그런 예이다), 또한 교양인이면 누구나 읽을 수 있는 흥미로운 것도 있다('포스트 모더니티의 조건'이 그런 예이다). 이 책 '희망의 공간'은 후자에 가까운 책이다. 여기서 그는 70년대 이후의 지리학 주제들 가운데에서 '신체'에 초점을 맞춘다.

물론, 이 책의 부제는 '세계화, 신체, 유토피아'이다. 그러나, 세계화는 일찍이 그가 주목해온 주제였고, 유토피아는 인문사회 분야의 학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제시하는 우리의 미래상이다. 그렇다면, 그가 결국 주목하는 것은 신체라는 미시적 차원이다. 세계화가 공간조정을 통해서 자본축적에 유리하게끔 세계를 재편시키는 과정인 이상 이러한 공간조정은 필수적이다.

그리고, 이런 재편은 '지리적 불균등발전'을 야기한다. 여기에는 공간적 규모의 변화와 지리적 차이의 생산이라는 요소가 전제되는데, 여하튼 이런 자본의 속도에 의한 공간의 재조정은 필히 우리의 유토피아를 다른 곳으로 이끌어가고 있다는 것이 그의 요점이다. 지리적 불균등발전에 대해서 우리의 보편적 권리는 무엇이며, 세계적 공간 속에서, 그리고 축적전략 속에서 정치적 개인과 신체의 의미는 무엇인지 그는 묻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사회적 과정과 다원성, '유적 존재'의 회복을 호소하고 있다. 지리학의 매력이 그렇듯이, 이 책은 우리 주변의 현장을 꼼꼼하게 포착하고 있기 때문에,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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