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 만화
베르나르 베르베르 글, 파트리스 세르 그림,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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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보다 한국에서 더 인기있는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적어도 나에게는 별로였다. 아주 옛날, 그러니까 그의 '개미'가 처음 나왔을 때, 그것을 덥석 3권 전부 사 버렸지만, 처음에 몇 장 읽다가 못 읽고 그냥 서재에 진열해버린 나였으니까.

그러다가 세월이 한참 지난후에 피치 못할 사정상 만화로된 '개미', 그러니까 이 책이나마 읽게 되었다. 그런데, 정말 이 놀라움이란! 마치 스스로를 개미처럼 보여주는 이 상상력에 대해서 나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사실, 개미를 전공한 곤충학자라도 이렇게 생각할 수 있을까? 아마 이 정도까지 리얼하게 스스로를 동일시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개미의, 개미만의 세상과 세계관(?), 그리고 일상생활을 흥미진진하게 보여준 이 책에 대해서 찬사를 보낸다.

물론 개미에 대해서 내가 생각하는 바라고는 '걸어다닐 때 밟지 말자' 정도였기 때문에, 그가 말하는 개미의 세계가 어디까지가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누가 이 흥미진진함을 부인할 수 있을까. 오늘부터 책장에 묵혀둔 그의 책 '개미' 세 권을 제대로 읽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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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날드 닭 - 이우일의 명랑만화
이우일 작화 / 홍디자인 / 199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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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해야할까? 미완의 대기? 이런 건 좀 적절하진 않지만, 힘이 좀 달리는 듯하면서도, 평균 이상은 차고 넘치는게 이우일의 '도날드 닭'이라고 생각한다. 평소 신문의 만평이나 그런 류의 시사만화를 읽었지만, 이우일은 이우일식의 관점이 분명하다. 보통 '허무'라고 말하지만, 꼭 그렇게 그 개념으로만 포착되지 않는 생각이 그 만화 속에 있다.

뭐, 도날드 닭이라는 캐릭터는 크게 새롭거나 매력적이진 않다. 오히려 캐릭터는 신뽀리가 더 나아 보인다. 그러나 만화의 스토리나 메시지는 결코 이우일을 무시하지 못할 것 같다. 그 파격이나 솔직함, 그리고 날카로움이란. (이런 측면으로 이우일을 확실하게 보고 싶은 분께는 '존나깨군'을 추천한다). 여하튼, 즐겁다. 몇 편들은 혼자보기 아까워 친구에게 보내줄 생각이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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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당 인생
함성호 지음 / 마음산책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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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다치바나 다카시의 책에서 그는 책을 읽는 것은 관련 서적을 여러권 동시에 섭렵해야 하기 때문에 딱 몇 권을 추천받아서 그것만 읽고 치우는 식이어서는 안된다는 말을 본 적이 있다. 나 역시 동의한다. 그러나, 적어도 그건 상황에 따라서는 적용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특히, 나처럼 만화 대본소 자체가 학생들에게 금기시되는 출입장소라고 굳게 믿고 살았던 사람에게는 정말 만화 추천이 필요했다. 살아가면서 만화에 대한 무식한 오해는 걷혔지만, 이 나이에 만화에 취미를 붙이기에는 상황이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에 함성호씨의 이 책을 읽었다. 여기에는 박홍용, 이우일 등을 비롯해서 많은 일본 작가와 해외 만화가 소개되어 있다. 보통 이런 서평만을 읽고는 쉽게 흥미를 붙이지 못했는데, 지금 만화가 너무 읽고 싶다. 내일부터라도 시간이 나면 저자가 소개해 준 만화들을 찾아봐야겠다. 정말 활자로 쓰여진 책이 아니라 그림으로 그려진 만화가 더 심오할 수 있음을 이제서야 느끼게 된 것 같다. 만화 마니아든 만화 문외한이든 적극적으로 추천할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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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과 동양이 127일간 e-mail을 주고받다 대담 시리즈 2
김용석 외 지음 / 휴머니스트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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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인들의 솔직한 대화만으로 이 책을 봐서는 안 될 것 같다. 책을 찬찬히 읽고 있으면, 그냥 지식인들이 새로운 형식으로 끈기있고 진지하게 토론을 했다고 결론내리는 것보다 더 후한 점수를 줘야 한다고 느낄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전공자들이 전공에 대해서 공격적인 대화를 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있었다 하여도 이렇게 공개적으로 '소통'을 위해서 대화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소통'이라 함은 각각의 대화 당사자가 가지고 있는 입장과 토대를 드러내고 그것이 상대방과 다른 차이점과 장점, 우월함을 말하여, 궁극적으로 가장 좋은 해결점이나 지향점에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다. 적어도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지식인들의 소통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는 전공자들의 토론이란 세부 전공들을 각각 나눠서, 같은 전공이라 하더라도 세부 전공에 따라서 '-부분은 oo님이 잘 아니까' 건드리지 않는 성역(일종의 밥그릇)을 서로 인정해주고 또 보호받는 형식이었다. 그래서 우리 사회만큼 권위주의와 독단이 쉽게 뿌리내릴 수 있는 사회도 없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두 저자가 진지하게 철학 일반에 대한 성찰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훌륭한 성과를 일궈냈다. 두 분의 용기와 도전에 대해서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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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76
제롬 카린 지음 / 시공사 / 199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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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를 발견하고 맨하튼을 사들인 것에서 시작해서 뉴욕이 하나의 도시로 성장하고 더 나아가 세계의 중심으로 자리잡는 과정이 설명되어 있는 책이다. 그 도시의 사람들이나 건축물이 변해가는 과정이나 역사적 사건들이 전개되어 가는 과정을 읽고 있으면 뉴욕이라는 한 도시가 세계사와 역동적으로 작용하는 과정도 알 수 있다.

특히 이 책에서 뉴욕의 과거, 현재, 미래를 보면서 중심되는, 그리고 다소 충격적인 사실 하나는 뉴욕이야말로 빈민이 중심이 되었던 도시라는 것이다. 또한 인종주의와 흑인의 저항이 면면했던 도시라는 것이다. 할렘이나 기록적인 범죄율도 바로 이 인종주의에서 파생된 것이리라. 따라서 이 책은 단지 우리가 겉으로만 보았던 금융과 세계질서의 중심지로서 뉴욕의 이면에 있는 성찰적 시각도 갖추게 한다. 다양한 문화, 인물, 사건, 그리고 갈등 속에서 성장하는 도시의 연대기. 미국을 동경하는 분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만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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