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르켐 시공 로고스 총서 27
앤서니 기든스 지음, 이종인 옮김 / 시공사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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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무엇보다 뒤르켐과 기든스라는 걸출한 두 사회학자의 모습을 동시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 이 책은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특히, 기든스가 뒤르켐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짧은 시간에 압축적으로 볼 수 있겠죠. 아시다시피 뒤르켐은 경험적 조사를 통해서 새로운 사회학 방법론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이런 그의 연구는 구조주의와 기능주의에 많은 영향을 줬죠. 사회학 개론 시간에도 '자살론'이나 '사회분업론'을 언급하는 것은 필수이잖습니까. 여하튼 기든스는 뒤르켐을 근대 사회의 개인주의적 배경과 도덕론에 근거해서 살펴봅니다. '유기적 연대', '기계적 연대'와 같은 기본 개념에 대한 것이나, '억압적 규제', '배상적 규제'에 관한 개념들에 대해서도 그냥 설명이 아니라 그의 맥락 속에서 재-설명하려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그리고, 사회적 사실이 강조되는 '자살론'에서 사회학적 방법이 적용되는 것도 주의깊게 다룹니다. 예컨데, '사회적 구속의 전형적인 사례는 도덕적 의무감이다'(45쪽)라는 문장에서처럼, 그는 뒤르켐의 도덕 개념을 집중적으로 분석하려 합니다. 여하튼 분량과 가격에 비해서는 놓치지 말아야 할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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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사회학 나남신서 330
김용학 외 지음 / 나남출판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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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다시피 인문 사회과학에는 여러 방법론이 있지만, 그 가운데에서는 '비교'의 방법이 흔히 쓰입니다. 즉, 연구주제나 대상 간의 비교를 통해서 연구의 의미나 유용한 결론을 이끌어내는 것이지요. 이 책은 사회학에서 비교의 방법이 쓰이는 것을 꼼꼼하게 분석한 책입니다. 책의 앞부분에서는 비교사회학의 발달 과정을 다루고 있는데, 고전사회학, 기능주의, 구조주의, 역사학과의 관계 속에서 비교사회학이 정립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다음에는 콘, 래긴, 그림셔, 스카치폴, 소머즈, 틸리 등이 분류하고 있는 비교사회학을 정리하고 있으며, 비교사회학의 목적과 방법론상의 문제도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 문제로는 변수화 문제, 반사실적 조건문과 인과성 문제, 그리고 거시-미시의 문제가 있죠. 그 다음에는 토크빌, 맑스, 베버, 뒤르케임의 비교연구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 책의 핵심은 이 다음부터 나오는 비교사회학의 질적, 양적인 방법, 비교사 방법입니다. 전공자들에게 아주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책의 후반부에는 비교사회학이 적용되는 사례를 기어츠, 잉켈레스와 스미스의 연구, 스카치폴, 브레너, 강정구의 연구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조금 어렵긴 하지만, 대학원생들에게는 필수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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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거부하는 아이 아이를 거부하는 사회 - 입시문화의 정치 경제학
조한혜정 지음 / 또하나의문화 / 199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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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혜정 선생님께 수업을 들으면서 이것저것 많이 생각한다. 물론, 책도 거의 다 읽었다. 그러나 책에 대해서는 딱히 덧붙일 말이 없다. 선생님의 열정을 잘 알고 있으니까. 그러나 문제는 도대체 무엇이 달라졌냐는 것이다. 입시제도 속에서 나 역시 그랬듯이 우연히 살아남거나, 공부를 잘 하면 다행이다. 그러면, 일단 그 시절을 잊어버린다. 마치, 군대에 처음 갔을 때, 정말 힘들었던 시절들이 지나면 추억(잔인한 추억!)으로 퇴색하듯이. 그래서, 지금까지 전혀 변한 것이 없다. 입시제도와 이 사회의 기득권 구조, 그리고 자본주의적 정치경제학은 모두 똘똘 뭉쳐 학창시절에 내려 앉는다.

태어날 때부터, 출세와 경쟁에 목을 맨다. 그리고, 학교를 다니다가 성적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서 자신의 꿈과 희망을 적당히 가진다. 정말 웃긴다. 공부 잘하면 꿈도 크다. 당차다. 자신감이 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본인은 힘들어서 헉헉거리지만, 적어도 사회는 그 학생이 큰 꿈을 가질 수 있도록 인정한다. 웃긴다. 공부를 못하거나 그러거럭하면, 그냥 평범하게 살라고들 한다. 그게 우리나라의 입시제도다. 도대체 왜 태어났는지 알 수가 없다. 이렇게 불평등한 사회라면. 나 역시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학창시절. 입시만을 생각하며 무뎐히도 고민했던 그 시절. 도대체 유년의 행복과 추억이란 없었다.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하고 싶은 생각도 했었다. 다만 태어만 났을 뿐 내가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었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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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쓰는 청소년 이야기 1 또하나의 문화 13
또하나의문화 편집부 / 또하나의문화 / 199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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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이런 서평을 쓴다는 것은 좀 안 맞을지도 모른다. '또문'에서는 그래도 충실하게 청소년을 위한, 그리고 그들 자신의 이야기를 다루려고 했으므로, 나처럼 비판하는 것은 억울한 이야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 속에는 청소년과 대학생들이 직접 등장해서 구체적인 청소년과 그들의 문제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은 지루하다. 그 사진이나 이야기, 소재 등은 모두 식상하단 말이다. 왜 그럴까? 나는 적어도 나의 청소년기를 되돌아볼 때(현재는 대학3학년), 이 책 속에서 말하는 청소년들의 이야기가 대체로 낯설다. 즉, 책 자체는 다양하고 자유로운 의식을 가진 것 같지만, 실제로 들여다보면, 몇몇 청소년의 집단만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느낌이 온다.

아주 공부 잘하는 학생들(그들도 소외된다), 그리고 대다수의 평범한, 아무런 특색도 없는 그런 평범한 학생과 청소년은 이 책에 없다. 흔히 눈에 띄는 그런 청소년만 있단 말이다. 그들에 주목하는 담론은 많았다. 그리고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았다. 내가 바라는 것은 정말 다수인 일반 학생들의 문제와 고민을 다뤄줬으면 한다는 것이다. 해결할 수 있어 보이는 것만 드러내지 말고(물론 이들도 실제 해결된 것은 거의 없다), 해결할 수 없더라도 그 모습 그대로의 청소년을 다뤄 줬으면 한다. 답답한 비판처럼 보일지라도, 나의 느낌 그대로가 그렇다. 여기에 내 학창 시절의 나와 내 친구들은 없었으니까. 평범해서 보이지 않는 학생들은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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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결에서 공존으로
정봉화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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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꽤 좋은 책입니다. 보통 이런 소재를 다루고 있는 책이 반공 이데올로기와 레드 콤플렉스 때문에 저자의 지위나 소속, 경력에 따라 어떤 정치적 색채를 지닌 경우가 다분한데, 이 책은 그런 것에서 객관성을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습니다. 즉, 학술적으로만 일관되게 접근했고, 서술 자체도 절제가 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일단 북한의 대남정책을 '흡수통일을 위한 공세적 대남정책'(1948-1959) 시기, '남조선 혁명을 위한 양면적 대남정책(1960-1988)' 시기, '공존과 체제생존 차원의 대남정책(1989-2000)' 시기로 구분하여 전반적으로 북한 대남정책의 변화과정과 앞으로의 전망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책의 1/4 가량을 차지하는 부록에는 여러가지 북한 관련 공동보도문이나 보고문이 수록되어 있구요. 일단 저자는 책 속에서 북한의 대남정책을 통일정책과의 상관관계 속에서 이해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대외적 요인, 대내적 요인, 남한 요인 등으로 구분해서 북한의 대남정책의 구도와 관계, 그리고 주도세력 등을 잘 분석하고 있습니다. 분석틀도 그려져 있으니(55쪽) 유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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