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거부하는 아이 아이를 거부하는 사회 - 입시문화의 정치 경제학
조한혜정 지음 / 또하나의문화 / 1996년 12월
평점 :
품절


조한혜정 선생님께 수업을 들으면서 이것저것 많이 생각한다. 물론, 책도 거의 다 읽었다. 그러나 책에 대해서는 딱히 덧붙일 말이 없다. 선생님의 열정을 잘 알고 있으니까. 그러나 문제는 도대체 무엇이 달라졌냐는 것이다. 입시제도 속에서 나 역시 그랬듯이 우연히 살아남거나, 공부를 잘 하면 다행이다. 그러면, 일단 그 시절을 잊어버린다. 마치, 군대에 처음 갔을 때, 정말 힘들었던 시절들이 지나면 추억(잔인한 추억!)으로 퇴색하듯이. 그래서, 지금까지 전혀 변한 것이 없다. 입시제도와 이 사회의 기득권 구조, 그리고 자본주의적 정치경제학은 모두 똘똘 뭉쳐 학창시절에 내려 앉는다.

태어날 때부터, 출세와 경쟁에 목을 맨다. 그리고, 학교를 다니다가 성적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서 자신의 꿈과 희망을 적당히 가진다. 정말 웃긴다. 공부 잘하면 꿈도 크다. 당차다. 자신감이 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본인은 힘들어서 헉헉거리지만, 적어도 사회는 그 학생이 큰 꿈을 가질 수 있도록 인정한다. 웃긴다. 공부를 못하거나 그러거럭하면, 그냥 평범하게 살라고들 한다. 그게 우리나라의 입시제도다. 도대체 왜 태어났는지 알 수가 없다. 이렇게 불평등한 사회라면. 나 역시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학창시절. 입시만을 생각하며 무뎐히도 고민했던 그 시절. 도대체 유년의 행복과 추억이란 없었다.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하고 싶은 생각도 했었다. 다만 태어만 났을 뿐 내가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었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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