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스프
오치 미치오 지음 / 살림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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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W. 밀즈의 '파워 엘리트'를 생각하면서 이 책을 읽었습니다. 미디어의 조명을 화려하게 받았던 만큼 책 자체는 흥미롭습니다. 문화 다원주의를 겉으로는 지지하면서도 그 내부구조는 철저하게 성공의 경로가 제한되어 있는 미국의 이면적 상황을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죠. WASP 개념이 창시된 것부터 시작해서, '위대한 개츠비'와 컨트리 클럽으로 상징화되는 1920년대의 전성기, 그리고 WASP의 특성, 교육이나 문화, 종교관을 통한 재생산 구조, 마지막으로 현재의 WASP의 문제점과 진단을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책 자체가 학술적이고 엄격한 방법론을 통해서 WASP를 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실재성 자체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다소 회의적인 생각도 듭니다.

너무 사건이나 몇몇 인물을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하다보니 다소 선정적이라는 느낌도 들구요. 사실, WASP 자체는 상식적으로 미국 사회에서 실패할 꼬투리가 없기 때문에 성공하기 가장 쉬운 출발점(즉, 핸디캡이 없는 출발점)에 놓여 있다고 누구나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WASP가 그 사회 내에서 핵심이 될 수 있으며, 실제로 스스로를 그런 WASP 집단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되는지 좀 더 자세하게 말해줬어여 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 내에서도 그런 WASP와 같은 집단을 규정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그것은 대체로 태어날 때 부모님의 직업과 연줄망에 의해 형성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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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읽는 종속이론
염홍철 / 한울(한울아카데미) / 199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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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단 저자가 81년도에 출판한 '종속이론: 저발전의 정치경제학'의 개정판입니다. 당시에는 종속이론이 꽤 인기가 높았지만, 80년대 이후의 상황(예컨데, 종속 반전dependency reversal의 경우)과 '종속=저발전'이라는 기계적 해석의 탈피 움직임, 그리고 종속적 상황 하에서의 발전 가능성을 말하는 '연합종속적 발전'이나 '종속적 발전' 이론들의 등장은 종속이론의 위기를 낳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 세계체제라는 거시적 형태는 변하지 않았기에 여전히 종속이론은 연구의 가치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책 자체가 크게 개정된 바는 없지만, 재출간의 의미에 동의했습니다. 통계적 변화와 같은 미시적 부분만이 각주로 새로 처리되어 있고, 전반적인 틀은 변한 바가 없습니다.

초판의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즉, 국제정치경제학의 맥락에서 제기되었던 여러 이론들(자유주의 이론, 경제적 민족주의이론, 국제주의이론, 맑스-레닌주의적 이론)을 종속이론과 비교한 것이 앞 부분의 내용입니다. 그리고, 수입대체 공업화정책을 통해서 종속이론의 형성배경을 살펴보고 있으며, 종속학파를 구조주의자의 부류와 급지주의자의 부류로 나눠서 살펴본 후, 종속의 개념과 조건도 짚어봅니다. 책의 후반부에는 저발전으로서 종속이론의 의미를 부각시킨 후에 종속이론이 나온 후의 여러 비판들과 종합적 평가가 제시되어 있습니다. 새로운 논의가 좀 더 첨가되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그래도 책 자체는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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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노동자와 한국사회
설동훈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부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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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연구하는 분야는 사회학, 경제학, 인류학 정도이며, 주로 다루는 소재는 노동력, 문화, 인권 정도인 것으로 압니다. 이 외국인 노동자의 문제는 국제 노동력의 이동과정과 더불어, 외국인 노동자의 적응 등 여러 학술적인 배경과 더불어 사회적 문제의 측면도 가지고 있어서 많은 이슈가 되었습니다. 정부에서도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여러 정책을 최근에 활발하게 내어놓고 있구요. 제가 알기로 이 책은 국내에서 외국인 노동자 관련 분야 최고의 저작입니다.

설동훈 선생님의 주 전공이 바로 산업사회학에서 노동력의 이동과 외국인 노동자이기도 하구요. 노동력의 이동에 대해서는 선생님의 다른 저작도 있습니다(제목은 '노동력의 국제이동'). 여하튼 이 책은 인권이나 문화적 적응의 차이에 대한 것 빼고는 사회학적 관점에서 외국인 노동자 문제를 연구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담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실증적인 연구방법도 잘 짜여져 있고, 데이터도 방대합니다. 그리고 유입배경, 신분과 민족, 출신국 등 데이터 분류나 취업부문의 상황에 대한 분석도 자세하구요.

외국인 노동자가 유입되는 배경과 유입 과정, 그리고 직장 생활과 여가, 송출에 대해서도 체계적으로 접근이 되어 있습니다. 마지막 부분에는 정부의 정책도 언급하고 있구요. 백문이 불여일견입니다. 노동력의 이동이나 외국인 노동자(정확히 말해 3D 업종에서 일하고 있는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가 주 연구 대상입니다)에 대해서 관심 있는 분은 필독서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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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이민이나 갈까
편집부 / 랜덤하우스코리아 / 199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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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이민에 관한 서재 쪽에 우연히 들렀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그에 관련된 여러 책을 훑었는데, 그 가운데 이것이 가장 낫다고 판단되어서 쭉 읽어보았다. 이 책의 장점은 무엇보다 이민의 경험적 사례와 이민을 결정하는 객관정 정보, 그리고 이민했을 때의 유용한 팁을 모두 아우르고 있다는 점이다. 즉, 성공 이민자 12명의 사례와 역이민자 6명의 사례를 통해서 일단 이민에 대한 구체적인 간접 경험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각 나라의 복지, 교육, 사회보장제도 등을 소개하여 독자에게 이민이 과연 자신에게 적합한지를 판단하게끔 해준다.

게다가 이민 요건과 절차도 설명하고 있다. 한 마디로 여타의 책이 이 가운데 하나만을 다뤄서 가지는 단점, 즉 이민에 대한 판단을 저자가 하고 있다는 점을 극복하고, 다만 객관적 정보와 사례들만을 빼곡히 보여줘서, 결국 이민을 갈 것인지 안 갈 것인지를 독자 스스로 판단하게끔 한다. 대체로 다뤄진 나라는 캐나다, 호주, 미국, 뉴질랜드인데, 특히 역이민의 사례에서 일자리 구하기의 어려움, 언어 문제, 소외감, 사기 문제 등을 다뤄서 현실감도 잘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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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학대 가족폭력 - 사회복지학총서 36
알란 켐프 지음 / 나남출판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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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회학을 전공하는 학생이다. 사회학의 하위분야 중에서는 가족사회학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에 대한 관심의 일환으로 이 책을 읽었다. 물론 이 책은 사회복지학의 관점에서 쓰여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사회를 실질적으로 유지하는 최소한의 기능적 단위이자, 사회성원의 재생산과 교육, 연결망, 그리고 지위승계의 차원에서 가족이 가지는 의미는 매우 크다. 즉, 이혼과 독신자가 아무리 늘어도 여전히 가족은 현대 사회의 실질적인 단위란 말이다.

그런 점에서 가족 내의 갈등의 원인으로서 가족학대, 아동학대, 가정폭력, 노인학대를 주목하는 것은 필요하다. 나느 이런 관점에서 보았기 때문에 사회복지학에서 이 문제를 주목하는 이유와는 좀 시각이 틀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는 이러한 가족학대와 가족폭력의 현상황과 유형, 그리고 해결방법 등에 대한 접근이 잘 정리되어 있다. 책을 읽는 대상이 학부생이기 때문에 요약과 정리, 참고문헌 제시가 잘 되어 있으며, 여타의 실용적 효과도 있다고 판단된다. 다만 이런 연구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사례도 앞으로 좀 알 수 있으면 한다. 물론 이것은 이 책의 소임에서는 벗어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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