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의 3단계 통일론
아태평화재단 엮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0년 10월
평점 :
절판


1995년에 초판이 나왔고, 2000년에 중판이 나온 김대중 대통령의 '3단계 통일론'을 다룬 책이다. 최근에 말썽이 된 아태평화재단에서 나온 것이라서 지금 마주하니 착찹한 감은 있다. 그럼에도 나는 김대중 대통령의 통일관에 대채로 찬성한다.

특히 최근의 서해교전 후에 한나라당은 물론 노무현 후보까지 비판하고 나선 햇볕정책을 여전히 지지한다. 이 책을 근거로 말이다. 아시다시피 '평화공존, 평화교류, 평화통일'의 3대 행동강령을 실현하는 1단계 남북연합에서, 외교와 국방, 주요 내정이 연방정부에 귀속되는 2단계 연방제로, 마지막으로 이런 바탕에서 중앙집권제나 지역자치정부를 포함하는 것이 '남북연합 통일론'의 골자이다.

물론 어떤 제도가 최선이며, 어떤 과정을 거쳐 통일을 이뤄나가는 것이 최고인지에는 이론이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한민족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은 여전히 평화 속의 대화이며, 햇볕정책이다. 북한이 NLL을 침범하고 했던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이상, 정부와 민간 차원의 교류와 지원은 끊임없이 이어져야 한다. 이 책은 그런 바탕에서 전개된다. 빨리 통일이 왔으면 한다. 물론 북한의 행동과 전략에 대한 더 심층적인 연구와 그를 바탕으로 한 정책이 여기에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주부,그 막힘과 트임 또하나의 문화 6
또하나의문화 편집부 엮음 / 또하나의문화 / 199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의 내용보다는 이런 종류의 책이 나왔다는 그 의미에 대해서 별 다섯개를 주고 싶다. 일단 이것은 '또문' 동인의 힘일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꾸준히 문제의식을 보여주는 성실함의 표현일 것이다. 사실 국내 사회학계의 연줄망을 잘 분석해보면 또문을 중심으로한 페미니즘 계열의 연줄망의 상당히 강하다. 이것을 좋게 해석하고 싶다. 그들 덕분에 이렇게 '주부'도 하나의 담론으로 위상을 가졌으니까.

이 책은 주부와 그 생활공간인 가정을 중심으로한 사회학적 문제의식의 발현이다. 주부의 글이 있으며, 조한혜정, 박혜란 선생님의 분석(논설 형식을 띤)도 있다. 책 앞머리의 좌담을 통해서 일정한 공감대를 보여준 후에 진행되는 것이어서 무리가 없다. 게다가 책의 핵심으로 볼 수 있는(분량은 상대적으로 작지만) 현장연구 파트에서는 가정 폭력, 주부의 언어, 소비자 협동조합 활동을 중심으로 한 주부 운동, 학부모 교육운동 등이 연구되어 있다. 주부를 새로운 사회적 주체로 자리매김하려는 시도에 대한 '또문'의 활동에 대해서 공감한다. 그들의 실천이 계속되어 사회적 파장을 던져주기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로지르기 - 개정판
이정우 지음 / 산해 / 2000년 12월
평점 :
절판


이정우 선생님의 책을 많이 읽으신 분들이 아마도 이 책의 독자일 것이라 생각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책은 그의 주요한 저작들이나 번역서들의 중간다리를 놓는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겠다. 즉, 그의 박사학위 논문과 '시뮬라크르의 시대'와 같은 강의록 사이에 있는 저자의 실천철학적 면모라고나 할까.

그런데, 사실 좀 아쉬운 감은 있다. 나 역시 프랑스의 사유가 국내에 활기를 불어넣는 논의였을 때, 그 책들을 꽤 읽었었다. 그런데, 시간이 좀 지나고 그 열기가 사그러진 후에 다시 생각해보니 프랑스의 사유들, 예컨데 후기 구조주의 등이 프랑스 내에서는 일정한 맥락과 사회적 함의를 가졌던 반면에, 국내에서는 그런 뿌리내림이 없었던 듯 하다.

그래서 정말 아쉬운 말이지만, 한때의 유행처럼 휩쓸고 지나가버린 듯한 기분이다. 이 책 역시 후기 구조주의에 관한한 국내에서 손꼽히는 이정우 선생님이 그 사유틀을 사회적 맥락과 교접시키기 위해서 쓴 것이다. 그러나 그 색체가 너무 옅어서 교접이 실패했단 느낌이 든다. 이정우 선생님께서는 그런 맥락과 상관없이 자신의 글쓰기라고 하실지 모르겠으나 '감성적 언표'와 같은 개념들은 분명 그 프랑스 담론의 토양에서 나온 것일텐데, 적절한 뿌리내림이 없어 보인다. 안타깝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동양과 서양 사이 - 개인으로부터 공동체로 동문선 현대신서 36
뤼스 이리가라이 지음 / 동문선 / 200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창 프랑스의 담론이 국내에 소개되었을 때, 크리스테바까진 번역이 많이 되었으나 뤼스 이리가라이는 잘 소개되지 않았다. 다만 나는 그녀가 다른 어떤 책에서 다른 일련의 현대 프랑스 사상가들과 함께 난해함으로 인해 비판받는 것을 본 것이 전부였다. 그래서 이 책을 읽기는 했으나 사실 그녀의 이론에 대해서 아는 것이 전무했기 때문에 단편적인 생각을 훑는데 그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역자가 해설을 해 놓지 않은 점이 무척 아쉬웠다)

이 책을 가르는 몇 개의 대칭선들이 있는데, 남자-여자, 개인-공동체, 동양-서양이 그것이다. 그녀의 독특한 사유를 볼 수 있는 구절을 한 개만 옮긴다면 서양의 전통적 합리화 개념을 바꿀 것을 제안하면서 '자립적이고 추상적이지만 실제로는 객관적이지 않은 인식의 방법을 단념하고 서구의 의식, 서구적 주체, 우리의 '나라는 존재'와 '우리라는 존재'가 남성 주체만의 조정에 굴복하는 것임을, 그리하여 실제로는 보편적이지도 중성적이지도 않은 것임을 파악해야 한다.

또한 인간적 본성으로서의 자연이 남성적인 것과 여성적인 것 이 둘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그리고 이 자연이 가꾸어지기 위해서는 이중의 주관성, 이중적인 '나의 존재'를 요구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103-104)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 이외에도 '타인인 너의 초월성'(131) 등을 지적하는 부분은 새롭다. 이런게 정말 현대 프랑스적 사유가 아닌가 싶기도 했을 정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타메이커 - 다큐멘터리스트 임종태의 대중문화비평
임종태 지음 / 창작시대 / 2001년 11월
평점 :
품절


잠정적으로 이 책의 매력은 대중문화비평에서 조금 비껴난 사람이 조금 비껴난 생각으로 바라본 대중문화비평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내가 이 책을 보게 된 동기는 무엇보다 책 속에 있는 비평대상이 다양하고 참신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저자는 '태조 왕건'을 통해서 한일 문화를 비교하고, 도무지 한데 묶기에는 번잡해보이는 도울 김용옥, 개그 콘서트, 메이저리그, TTL 임은경, 이원혁 PD, 김중배 사장, 김주하 앵커 등을 소재로 다룬다. 공통점이 없다보니 일단 읽는데 지루한 감은 없다. 문화비평으로 받아들이기 이전에 방송가의 뒷이야기를 보는 느낌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점이 이 책의 통일성의 떨어뜨리고 깊이 읽는 맛을 없앤 감이 크다. 책 겉면에 '대중문화비평'이라는 부제를 달았으면 그에 걸맞는 날카로움과 일관적인 논리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방송 관련 소재에서는 그것을 소개하는 측면이 강하고 그 바깥의 것에 대해서는 비판하고 생각한다. 다 읽고 생각해봐도 '스타메이커'라는 제목과 '대중문화비평'이라는 제목은 잘 안 어울리는 것 같고. 궁극적으로는 저자가 바라본, 혹은 다루고 있는 현상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비판의 칼날이 부족한 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