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내용보다는 이런 종류의 책이 나왔다는 그 의미에 대해서 별 다섯개를 주고 싶다. 일단 이것은 '또문' 동인의 힘일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꾸준히 문제의식을 보여주는 성실함의 표현일 것이다. 사실 국내 사회학계의 연줄망을 잘 분석해보면 또문을 중심으로한 페미니즘 계열의 연줄망의 상당히 강하다. 이것을 좋게 해석하고 싶다. 그들 덕분에 이렇게 '주부'도 하나의 담론으로 위상을 가졌으니까.이 책은 주부와 그 생활공간인 가정을 중심으로한 사회학적 문제의식의 발현이다. 주부의 글이 있으며, 조한혜정, 박혜란 선생님의 분석(논설 형식을 띤)도 있다. 책 앞머리의 좌담을 통해서 일정한 공감대를 보여준 후에 진행되는 것이어서 무리가 없다. 게다가 책의 핵심으로 볼 수 있는(분량은 상대적으로 작지만) 현장연구 파트에서는 가정 폭력, 주부의 언어, 소비자 협동조합 활동을 중심으로 한 주부 운동, 학부모 교육운동 등이 연구되어 있다. 주부를 새로운 사회적 주체로 자리매김하려는 시도에 대한 '또문'의 활동에 대해서 공감한다. 그들의 실천이 계속되어 사회적 파장을 던져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