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층버스와 버버리코트
정미선 지음 / 김영사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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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런 류의 책에서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것과 또 받을 수 있는 것은 에피소드와 작은 정보들이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독자들이 원하는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일단 눈에 먼저 들어오는 것은 책 자체가 참 이쁘게 만들어졌다는 점이고, 다음으로 월별로 영국에서만 볼 수 있거나 느낄 수 있는, 혹은 영국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정리해 놓았다는 점이다. 나는 영국에 가 본 적이 없지만, 책을 읽고 있으면 정말 재밌는 곳이겠다 하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그곳의 새해맞이, 발렌타인데이, 어머니날, 만우절, 뱅크 홀리데이, 윔블던 테니스대회, 홍차, 프레미어리그, 추수절, 버버리코트, 가이폭스데이, 크리스마스...이국의 취향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개인적으로 좀 아쉬운 점은 사진이 있었으면 하는 것이었는데, 이 책에는 그것이 전혀없다. 그래서 머릿 속으로 상상만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원하는 작은 것을 이 책은 잘 전달해주고 있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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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샤오링의 한국 리포트
왕 샤오링 지음 / 가람기획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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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빛과 그늘은 여러 독자님들께서 공감하시는 바와 같이 극명하게 갈리는 것 같다. 우선 빛은 그의 성실한 한국어 실력과 꼼꼼한 한국 관찰이다. 특히 한국어라는 외국어를 잘 구사하고 있는 점은 부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그늘도 있다. 그녀의 한국어 실력만큼 책의 깊이가 있진 않다는 것이다.

적어도 이런 책을 내려고 했으면 자신의 주장에 대해서 몇 번이나 다시 생각해봤어야 한다. 어느 일본인이 '맞아 죽을 각오를 하고서' 한국인에 대한 비판을 했던 것과는 달리 너무 쉽게 한국을 중국과 비교했기 때문에 실망스러운 점이 있다. 물론 책의 내용을 에피소드 정도로 받아들이고 한국을 다시 성찰해보자는 것쯤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의 나쁜 몇몇 부분을 중국의 좋은 몇몇 부분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단지 자신의 나라에서는 그렇지 않은데 한국은 그렇다고 이야기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나 역시 중국에 있어봤지만, 실망스러운 점도 많이 봤다. 그러나 그런 것을 책까지 써내면서 말해야 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것도 다수가 이미 아는 것들을. 한국 대학과 중국 대학, 한국 교수와 중국 교수, 한국의 문화와 중국의 문화는 그 맥락이 다르다. 저자의 관점으로 너무 쉽게 재단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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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군대야!
김삼석 지음 / 살림터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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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몇 번 본적이 있던 군대관련 내용(주로 추억담을 담았던)의 책과는 달리 이 책은 메시지가 있다. 저자의 경력도 참 인상적이었기에 책을 주의깊게 읽을 수 있었다. 책의 내용으로 들어가면 일단 머릿부분에서는 군대입영의 과정과 우리나라 사병의 생활을 다루면서 가볍게 시작한다. 그러나 이것은 책 속에서 국방의 의무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끔 유도하는 구실을 한다.

그 다음에 책의 중반부에서는 80년 이후 군역사 바로 세우기의 문제를 제기한다. 파격적이라 할 수 있다. 국가보안법, 의문사, 광주민중항쟁에서의 아픈 기억들, 국군기무사 등이 다뤄지고 있다. 나 역시 군대를 다녀온 사람으로 이 중반부부터는 눈이 번쩍 뜨였다. 저자는 그냥 군대를 추억거리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결코 아니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저자는 군 가산점제 문제와 양심적 병역거부 등을 거론하면서 한국 군대를 한 차원 업그레이드 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다. 병무비리 문제, 국방예산 문제, 그리고 징병제의 근간인 '북한 위협론'을 거두라는 지적까지 한다. 정말 속시원한 지적들이다. 한국군의 위상을 제대로 정립하고자 하는 저자의 노력이 보인다는 말이다. 말미에서는 이보다 더 나아가 미국의 군사복합체적 성격을 비판한다. 군대를 가려는 젊은 청년들에게 기본 정보와 올바른 군대를 알려주며,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에게는 한국 군대의 문제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킬만한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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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천년을 여는 통일운동론
전상봉 지음 / 살림터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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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이 충실해서 마음에 듭니다. 저자의 주장에도 공감할 수 있고, 부록이나 참고자료도 잘 되어 있네요. 일단 저자는 민족통일의 당위성 문제를 고민하면서 서두를 시작합니다. 현실적인 조건 등을 꼼꼼히 따지고 있죠. 그 이후에는 분단고착의 역사를 정리합니다. 사실 분단구조는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군사와 이데올로기적인 영역까지 가장 강한 영향 요인이었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연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예컨데, 지금의 미국과 우리나라의 관계는 바로 분단구조에서 결정되어 있죠.

여하튼 저자는 7.4남북공동성명은 물론, 민중주체의 통일운동이 확산되는 과정, 그리고 범민족대회와 남북합의서에 대해서 조목조목 이야기해줍니다. 책의 중반에는 북한의 통일정책의 변천사도 다루고 있습니다. 통일자체가 서로 소통하고 조절해나가는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의 통일관을 아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 다음에는 통일의 원칙과 주체, 분단체제의 성격, 평화체제의 구축 방안 등을 논의합니다. 민족공동체 통일방안과 고려민주연방제안도 비교 검토하죠. 책의 말미에는 독일, 예멘, 베트남의 통일경험도 비교 제시합니다. 아주 좋은 책입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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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원리로서의 자아
F.W.J.셸링 지음, 한자경 옮김 / 서광사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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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 학위를 두 개나 받을 정도로 연구를 깊이있게 하시는 한자경 교수님에 대한 관심의 일환으로 이 책을 읽었다. 물론 헤겔보다는 셸링에 대한 관심도 컸던 동기도 있었지만. 사실 독일관념론으로 불리는 일련의 사조는 주체-객체의 정립과 통합에 대해서 최고로 심오한 사유를 보여준다. 어떻게 보면 그것이 바로 근대적인 이성의 동일성의 완성지점이겠지만, 관념으로 자아의 단일성, 불변성, 절대성을 보여주는 것이 이보다 더 할 수 있을까. 물론 이것을 내가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관념론의 극단은 유아론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즉, 소통과 언어, 물질성에 대한 이해가 없는 철학은 무제약자 속에 세상을 다 포월한 것처럼 오인하지만, 실은 아무 것도 없다. 경험적 자아와 초월적 자유는 여전히 병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하튼, 자아의 문제는 곧 철학의 본질적 문제이다. 자아 연구를 일관되게 해오신 한자경 교수님의 다른 번역서와 연구서도 읽어보시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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