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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샤오링의 한국 리포트
왕 샤오링 지음 / 가람기획 / 2002년 3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빛과 그늘은 여러 독자님들께서 공감하시는 바와 같이 극명하게 갈리는 것 같다. 우선 빛은 그의 성실한 한국어 실력과 꼼꼼한 한국 관찰이다. 특히 한국어라는 외국어를 잘 구사하고 있는 점은 부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그늘도 있다. 그녀의 한국어 실력만큼 책의 깊이가 있진 않다는 것이다.
적어도 이런 책을 내려고 했으면 자신의 주장에 대해서 몇 번이나 다시 생각해봤어야 한다. 어느 일본인이 '맞아 죽을 각오를 하고서' 한국인에 대한 비판을 했던 것과는 달리 너무 쉽게 한국을 중국과 비교했기 때문에 실망스러운 점이 있다. 물론 책의 내용을 에피소드 정도로 받아들이고 한국을 다시 성찰해보자는 것쯤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의 나쁜 몇몇 부분을 중국의 좋은 몇몇 부분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단지 자신의 나라에서는 그렇지 않은데 한국은 그렇다고 이야기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나 역시 중국에 있어봤지만, 실망스러운 점도 많이 봤다. 그러나 그런 것을 책까지 써내면서 말해야 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것도 다수가 이미 아는 것들을. 한국 대학과 중국 대학, 한국 교수와 중국 교수, 한국의 문화와 중국의 문화는 그 맥락이 다르다. 저자의 관점으로 너무 쉽게 재단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