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열 유월하늘의 함성이여
이한열추모사업회 / 학민사 / 198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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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추도시와 추도사, 추모노래를 시작으로 이한열 열사의 삶과 죽음, 그의 글, 그리고 기타 자료들과 성명서 등이 실려 있다. 이한열 열사와 같은 이가 있었기에 우리가 고난의 80년을 넘어서 지금의 민주주의를 맞이할 수 있었음을 새삼 기억하게 하는 책이다. 책을 가만히 읽고 있노라면 당시의 상황과 함성, 그리고 급박한 상황이 온전하게 재현되는 것만 같다. 아직도 당시 최루탄 피격의 순간이나 열사의 연보를 읽으면 가슴이 답답해온다. 나는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

개개인의 힘은 체제에 구속되고 강압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런 힘들이 모이고 연대하면 체제를 바꾸고 역사를 바로잡을 수 있다. 우리도 그러한 질곡의 현대사를 겪어왔다. 그 속에는 이 책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많은 사람의 희생이 있었다. 그들이 물려준 고귀한 이름인 '민주주의'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말로 쓰기에는 이미 가슴으로 아주 많은 것을 영향 받았던 책이다. 대학생들이라면 싫든 좋든 한 번은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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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 - 시공 로고스 총서 32 시공 로고스 총서 32
켄틴 스키너 지음, 신현승 옮김 / 시공사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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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세개를 줬지만, 이 책은 읽어볼만한 책이다. 우리가 흔히 안다고 생각하는 인물, 오해하고 있는 인물을 제대로 공부하는 것은 공부하는 중요한 방법 가운데 하나인데, 이 책은 그런 측면에서 쓰여졌기 때문이다. 즉, 저자인 퀜틴 스키너는 군주의 국가 통치를 너무 강력하게 주장했던 마키아벨리의 부정적 측면 속에서 그의 긍정적 측면을 찾아보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애국자적인 측면이나 근대 정치 사상의 초석이 된 측면을 살펴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

게다가 우리에게 흔히 알려진 '군주론' 이외에도 '로마사론'과 '피렌체사'의 논의도 간접적이지만 살펴볼 수 있어서 즐겁다. 사실 역사는 무조건 오늘날의 입장에서 재단해서는 안된다. 그 당시의 맥락을 고려하여야 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무엇이 진보인지를 판단하기가 곤란한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여하튼, 이 책은 깊게 생각하면서 읽을 수도 있고, 마키아벨리에 대해서 짧게 정리해본다는 측면에서 읽을 수도 있다. 좋은 참고문헌과 마키아벨리의 핵심개념인 비르투스(virtus)를 잘 설명하고 있는 점은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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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주의는 야만이다
이득재 지음 / 소나무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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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저자의 용감함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한국에서 들뢰즈의 사유가 많이 받아들여졌음에도 불구하고, 그 구체적 적용은 거의 없었음을 고려해볼 때, 이 책의 가치에 대해서도 박수를 쳐주고 싶다. 아시다시피 이 책은 들뢰즈와 가타리의 '앙띠 오이디푸스'의 논의에 많이 기대고 있다. 그것을 바탕으로 한국의 상황을 해석한 것이다. 사실, 들뢰즈는 소수자와 유목민의 '노마드'를 주장하지만, 그것의 뚜렷한 특징은 실제로 파악하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그런 대안을 내놓게 된 이유인 근대적 주체, 동일자, 오이디푸스에 대한 비판은 날카롭다. 들뢰즈와 가타리의 공동 저작들을 일단은 읽은 후에 이 글을 읽어보신다면 흥미롭게 읽으실 수 있을 것이다.

가족주의는 가족에 대한 비판이라기보다는 가부장적 체제와 근대적 주체, 그 권위의 재생산에 대한 비판이다. 가족이 형성되는 것은 생물학이나 인류학적인 차원에서 발생한 것이기에 그렇게 비판할 점은 없다. 그러나, 그것이 가족주의의 이미지를 낳고, 혈연과 구속으로 작용할 때에는 문제가 된다. 예를 들어, 헐리우드 영화에서 다수가 가족간의 사랑과 가치를 천편일률적으로 주입하는 것은 문제가 된다. 그것은 봉건적 권위의 재생산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하튼, 우리가 일단 인정하고 사는 이 가족이라는 틀을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흥미롭다. 물론, 들뢰즈와 가타리를 공부하시는 분이나 푸코, 동즐로, 아리에스를 공부하시는 분도 읽어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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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향 장기수 - 0.5평에 갇힌 한반도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62
최정기 지음 / 책세상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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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푸코를 직접 적용해서 우리나라의 사례를 연구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일전에 부르디외를 적용한 사회학 박사 학위 논문을 본 적이 있는데, 그때도 그런 기분이었다. 그 이유는 푸코나 부르디외의 이론이 국내에 수용되면서도 그 특유의 실증적인 연구는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저자가 보여주는 '교도소의 수형자 진료 업무 흐름도(92쪽)'나 '독거 감방의 모습(57쪽)'은 눈길을 끌었다. 물론 책 자체의 구성이 흥미롭다.

저자의 개인적 경험에서 시작한 연구 동기가 충분했기 때문인지 한국의 반체제범 감옥 체제의 역사적 변화과정이나 비전향 장기수에 대한 사회적, 제도적, 법률적, 일상생활의 통제, 마지막으로 비전향 장기수의 대응과 같은 것들은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는 것이었다. 저자의 박사학위 논문도 '감옥체제와 사상범의 수형생활 연구'라니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냥 감옥만 연구했어도 읽어보고 싶었을 것인데, 비전향 장기수를 대상으로 하니 냉전 체제와 분단의 의미까지 다시 새겨보게 되어서 얇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그 충격이 컸다.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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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사회를 위하여 - 게릴라총서 14
홍성태 지음 / 문화과학사 / 199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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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게 읽었다. 경쟁주의적이고 과학주의적인 정보사회 대신에 친환경적 생태사회와 탈노동의 문화사회를 주장하는 내용인데, 현재의 생태위기를 감안한다면 이런 패러다임 전환은 고려되어야 할 논제이다. 특히 생물계와 비생물계가 같이 상호관계를 형성하고 변화해 간다는 공진화 논리에 따르면 경제적 합리성에서 생태적 합리성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책에 따르면 생태학의 법칙은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모든 것은 어디엔가로 가야 하며,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자기정보의 체계로서 자연의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인간중심주의는 생태주의로 확장되어야 한다. 그것이 공동의 미래를 창출하는 방법인 것이다. 이에 따라 저자는 생태적 불균등 발전에 대한 연구나 인구문제도 거론한다. 개인적으로 생태문제에 관심이 많았는데, 그 논의를 간단하게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좋았다. 관련된 연구와 또 그에 상응하는 가시적인 실천과 움직임도 많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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