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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개척자들
로버트 웨버 지음, 주관식 외 옮김 / 전파과학사 / 1992년 12월
평점 :
품절
나는 인문학을 공부하는 학생이다. 그래서, 이 책의 서평을 쓰는 것이 적절한지 자못 망설여진다. 그러나, 나는 내가 인문학을 공부하기 때문에 오히려 이 책을 더 추천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어릴 적 꿈은 과학자였고, 실험과 발명을 좋아했다. 그러나 문학을 좋아하고 역사를 좋아면서 대학의 전공을 그 방면으로 택하였다. 그런데, 내가 새내기였을 때, '과학사' 강의를 듣게 되었다. 그때 교수님은 워낙 열정적인 분이어서 많은 책을 읽게 하였는데, 그 가운데 한 권이 바로 이 책 <과학의 개척자들>이었다. 나는 우연히 손에 집어 들었지만, 놀라운 흡입력으로 순식간에 읽어버렸다. 아마 어릴적의 과학에 대한 열망이 아직 남아있었던 모양이었다.
이 책은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들을 약 2장의 분량으로 짧게 요약하여 대략 200명 정도의 유명한 과학자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즉, 그들의 생애와 연구분야, 그리고 수상 당시 업적 등을 재미있지만, 또한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다. 참 문장이 깔끔하다. 그리고, 과학을 전공하려는 학생들이 이 책을 읽어봄으로서 자신의 적성과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게 하는 힘이 대단하다. 그래서 나는 이 책에 별 다섯 개를 줬다. 저자는 상당한 배려로 후학들이 자신의 세부전공을 잘 선택하도록 이끌어주고 있는 것이다. 나 역시 많은 학자들의 연구 분야에 호기심을 느꼈다. 그러니 이과 학생들이야 오죽하랴?
또한 저자는 책을 구성함에 있어서 과학자들의 생애를 적절히 기술해 줌으로써 발명과 실험으로 단계적인 비약을 이룩했던 과학사의 특성을 잘 이해시켜 주고 있다. 그리고 부수적인 효과로 위인전기 식의 분위기도 풍겨나왔다. 아마 한권의 위인전기가 주는 감동이 또다른 한명의 위인을 만든다는 것을 저자는 잘 알고 있는 듯하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장점을 꼽자면, 대학 새내기 뿐만이 아니라 그 분야 공부를 어느 정도 한 학생들도 이 책을 통해 과학 전반의 풍부한 지식을 쌓을 수 있을뿐더러, 꼼꼼하게 제시되어 있는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들의 대표적인 저술 목록을 통해 좋은 참고문헌 리스트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어느 저자의 연구에 호기심이 생겨 그 분야를 공부하려 할 때 도서관에서 그의 책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는 것이 또한 이 책의 미덕이라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