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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근대철학
서양근대철학회 엮음 / 창비 / 2001년 3월
평점 :
오래전부터 칸트연구회나 헤겔연구회 등의 이름은 들어봤지만, 정작 그들의 철학적인 근원이 되었던 서양근대철학에 대한 국내의 연구모임이나 연구성과물은 들어보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에 위의 책이 출판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사서 읽어보았다. 이 책의 장점과 단점을 적어보자면 이렇다. 우선, 장점은 서양의 근대철학사를 대개는 철학자들 중심으로, 그것도 몇몇 유명한 철학자만을 중심으로 소개해 온것과 달리, 이 책은 르네상스와 중교개혁, 그리고 과학혁명과 같은 근대의 주요한 사건들의 맥락을 통해서 근대철학을 이해하려 했다는 점이 강점이다.
당연히 그랬어야 하는 것인데, 국내의 연구는 물론, 국내에 번역된 대부분의 서양근대에 관한 책들은 이 부분을 소흘히했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주목할 만 하다. 아울러 이 책은 말브랑슈, 빠스깔, 루쏘, 리드, 멘 드 비랑 등을 다루었다. 즉, 근대철학의 형성에 매개가 되었던 또다른 중요한 철학자들을 소개했다는 점이 장점이다. 그리고 본문 속에서도 이들의 관계를 최대한 엮어내려 한 점이 돋보인다. 아울러, 이 책의 집필진이 우수한 전공자들로 꼼꼼하게 짜여진 것 같아 기뻤다. (여기에 대해서는 이들의 석, 박사 학위 논문을 읽어보면 대체로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단점도 몇 가지 눈에 띤다. 그 가운데 가장 큰 것은 이 책이 전공자와 비전공자 어느 부분을 독자로 맞춰 썼는지가 모호하다는 점이다. 아마 비전공자인 것 같으나, 그렇게만 보기에는 전공자들도 생소한 부분이 있다. 특히 이 문제는 이 책에 각주를 통한 인용을 밝히는 작업이나, 각 철학자마다 참고문헌과 최근의 연구저작들을 첨부해 놓았으면 하는 강한 아쉬움이 남는다. 그것은 전공자는 물론이거니와 비전공자에게도 전공자처럼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었을거란 생각에 아쉬움이 더 크다. 이 책을 시작으로 시리즈가 계속되어 나온다고 하니 다음을 기약해 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