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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철학수고
칼마르크스 지음 / 이론과실천 / 1992년 6월
평점 :
품절
서평을 쓰기 위해서 '경제학-철학 수고'를 검색했다. 그러면서, 내가 이 책을 샀던 때로부터 시간이 많이 흘렀음을 새삼 느꼈다. 이론과 실천 출판사의 '경제학-철학 수고'는 절판이 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내용만을 읽기 위해서는 박종철 출판사의 편집이 훨씬 좋다. 그러나, 언제였던가? 신문에서 한 사회과학 분야 헌 책방 주인이 이론과 실천 출판사에서 나온 '자본론'을 찾는다고 한 것처럼, 박종철 출판사에서 맑스의 전집을 간행하기 이전에는 이론과 실천 출판사에서 나온 맑스의 단행본들이 정말 귀했었다. 그래서, 지금 이 책을 다시 보고 있자니, 감회가 새롭다.
'경제학-철학 수고'는 맑스 사후에 뒤늦게 찾아낸 중요한 자료이다. 이 자료를 통해 당시의 맑스 해석이 상당수 뒤엎어졌다. 예를 들어, 루카치의 '청년 헤겔'에서 루카치의 실수가 그렇다. 따라서 이 책은 상당히 중요하다. 특히, 맑스의 철학적인 입장, 즉 인간에 대한 맑스의 생각이 구체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에 있어서 반드시 읽어봐야 하는 책이다. 바로 인간의 네 가지 소외라는 유명한 정식이 여기 있기 때문이다. 1. 노동자의 노동에 대한 소외. 2. 유적 존재로부터의 소외. 3. (이것은 다소 상이하게 이해될 수 있을 것 같아 남겨둔다) 4. 인간에 의한 인간의 소외. 이것이 네 가지 소외, 즉 '외화된 노동'으로서 소외이다.
이론과 실천 출판사의 책은 58-68 페이지를 보면 된다. 물론, 이것은 이제 고전적인 언명이다. 그러나 이제 고전이 되었다고 하여 맑스의 이 책이 논의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예컨데, '임박한 역사적 발전에 필요한 현실적 계기는 인간의 해방과 재획득이다. 공산주의는 임박한 미래의 필연적 형태요, 힘있는 원리이다. 그러나 공산주의 그 자체가 인간적 발전의 목표 -곧 힘있는 사회의 형태-는 아니다'라는 구절이 그렇다. 이것은 바로 코뮤니즘에로의 이행이 아니라, '이행으로서의 코뮤니즘'을 강조한 맑스의 영원한 정신을 말한다.
혁명은 목적론이 아니라, 그 자체로 계속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 얼마나 중요한 말인가? 이 구절을 곰곰히 생각해본다면, 지금의 맑스가 얼마나 많이 왜곡되어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어쨌든, 읽어보시기 바란다. 그리고,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이론과 실천'에서 나온 판본도 한번 찾아보시면 좋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