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상과 실재 - 이화문고 65
힐러리 퍼트남 / 이화여자대학교출판문화원 / 199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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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상과 실재>는 이제 인지과학 분야에서 고전이 아닐까? 퍼트남이 스스로 제창한 기능주의를 이 책에서 스스로 비판하고 있다는 이유에 의해서 뿐만이 아니라, 그 논거의 강력함 때문이다. 이 책에서 퍼트남은 자신의 계산적 견해에 대해 기능주의에 있어서 '정신'을 더 확실히 변별한다(16-19쪽). 그리고 정신상태는 구성적으로 유연할 뿐만 아니라, 계산적으로도 유연하다고 주장한다(22쪽). 그리고 27족에서 지향성과 유명론의 문제를 다루며, 30-33쪽에 걸쳐 촘스키의 보편문법을 다루고, 또 비판한다. 그러면서 이상적인 믿음-욕구 심리학이 두뇌 속의 계산적 기술과 동형적이라는 정신주의에 대한 자신의 비판을 언급한다.

아마 그는 사회적 현상으로서 지시와 의미의 상호작용성 및 그에 대헌 환경의 역할을 보여주려는 것 같다. 155쪽에는 이런 기능주의의 쟁점들이 나와 있고, 199쪽에는 모든 정신상태들은 가능적 동형성 하에서 보존된다고 말한다. 그의 논의가 인지과학에서 기능주의의 맥락을 알아야만 하기 때문에 다소 어렵지만, 전반적으로 기능주의는 행동주의를 함축하며, 진리와 지시의 상호연관서을 보여준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그의 <이성, 진리, 역사>에서 제시된 내재적 실재론의 관점이 고수되는 것 같다.

이 책은 어렵기 때문에, 처음 접하는 분들이라면 퍼트남의 <이성, 진리, 역사> 및 김영정의 <심리철학과 인지과학>과 같은 저작을 읽어보고 나서 접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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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아 - 지구의 체온과 맥박을 체크하라
제임스 러브록 지음 / 김영사 / 199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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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러브록의 가이아 이론은 신과학 내에서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신과학의 주류는 아니지만, 그의 이론은 비전공자들에게 인기가 더 많다. 왜일까? 전공자들은 환완주의적인 방법론과 근대과학의 틀에 빠져 오히려 훨씬 더 쉽게 보이는 전체를 의심하기 때문이다. 전일주의나 홀리즘과 같은 용어는 그들의 편견을 반영하는 용어이다. 그래서, 나는 가이아 이론은 그 내용도 중요하지만, 가이아 이론이 가지고 있는 패러다임 전환의 측면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이 이론은 본문에서도 느낄 수 있지만, 인간중심주의를 끊임없이 배척하고 있다. 즉, 인간적 인식론과 거리를 두려 한다.

그리고 지구와 환경 안에서, 바로 인간의 자율적인(autopoesis) 재귀-준거적인 체계를 유지하게 하는 그 지평 속에서의 존재론을 보여준다. 마투라나와 '정신과 자연' 초반에서 보여주는 상동성(homology)과 같이 인간과 그 환경이 서로 공진화하고 최적의 상태로 서로를 제어한 흔적을 우리는 인식론적 엄격함을 벗어버리면 얼마든지 볼 수 있다. 방법론에 너무 집착하면 방법론 이상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이런 사실에 조심해야 한다.

하나의 체계로 조감된 지구를 저자는 가이아라고 부른다. 나는 이와 같은 이론을 서울대 장회의 교수의 '과학과 메타과학'에서 본 적이 있다. 작용과 보작용자의 개념이 그것이다. 그런 점에 있어서, 나는 가이아 이론이 동료 연구자들과 대립되는 부분은 점차 완화될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이 이론의 외부에서 이 이론이 지지될 수 있는 가능성만큼, 가이아 가설이 생태학 내부에서 대립되는 지점은 각각의 개체만이 재귀-준거적인 체계인가? 아니면 행성 단위도 재귀-준거적이라 볼 수 있는가?이다. 이 문제는 이미 더욱 중요한 재귀-준거라는 문제를 인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조만간에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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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구도 살아있는 유기체라는 "가이아"
    from 風林火山 : 승부사의 이야기 2007-09-23 14:18 
    가이아 - 제임스 러브록 지음/김영사 전반적인 리뷰 이 책을 정확히 언제 읽었는지 모른다. 내 정리된 자료에도 2002년 12월 31일(책을 DB화시킨 날)로 되어 있으니 그 이전에 읽었던 책인 것만 확실하다. 기존 홈페이지에 리뷰도 없다. 그러나 이 책을 몇 년도에 읽었는지 그리고 내용의 핵심이 무엇인지 난 아직도 기억한다. 기억력이 좋아서가 아니라 그만큼 이 책이 주는 메시지가 강렬했기에... 이 책은 내가 재수를 하던 1995년도에 읽었던 책이..
 
 
 
사회변동론 - 사회비평신서 44 사회비평신서 44
데이비드 해리슨 지음, 양춘 옮김 / 나남출판 / 199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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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근대화이론과 저발전론, 즉 비맑스주의와 맑스주의의 두 축을 통해 사회변동 현상을 분석한 책이다. 그리고,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입문서라기 보다는 이론서의 성격이 강하다.

근대화와 발전의 사회학은 적어도 맑스, 뒤르껭, 베버로 소급되는 서구의 지적 전통에 확고하게 뿌리내리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상태가 근대화인지 저발전인지를 아는 것은 쉽지 않다. 종속이론이나 세계체제론이 그렇듯이, 우리의 근대화과정도 이제 어쩌면 저발전으로 빠져 들어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를 낳게 하기 때문이다.

그런 것이 궁금하신 분은 이 책을 읽어보면 좋겠다. 초기의 근대화이론인 스멜서와 로스토우의 이론을 다루고 있으며, 파슨스의 신진화론을 경유해, 종속이론과 ECLA, 세계체제론을 상세하게 분석하고 있다. 다소 어렵다고 생각되시는 분은 왈러스타인의 '세계체제론'에 대해서 공부하거나 종속이론, 혹은 세계체제론에 대해서 쓴 국내의 논문을 읽어보고 접근하면 좀 더 편할 것이다.

지금의 자본주의를 이해하고 그 질이 어떤 상태에 있는가를 파악하는 것이야말로, 자본에 예속되지 않고 인간적 세계를 만들어가는 첫 관문일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자본주의 속에서의 '발전'이 무엇인지 이 책을 통해서 이해해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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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를 위한 형이상학 - 오늘의 지성을 찾아서 3, 해체론 시대의 철학과 문화
김상환 / 민음사 / 199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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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주제를 맴돌고 있다. 첫째 주제는 탈근대 사상사의 지형도이다. 둘째 주제는 예술적 사유의 본성과 지위, 특히 현대 사상사의 지도 안에서 그것이 차지하는 위치이다. 섯째 주제는 문화철학의 영역이다.

그리고 마지막 주제는 초월론이다. 그러나 여기서 초월론은 '내재적 초월론'이다. 즉, 초월론에는 근대적이고 이성중심주의적인 초월론, 현대적 형태로 다시 태어나는 고전적 초월론과, 탈근대적이고 해체론적인 초월론, 계보학적 형태의 초월론이 있다. 여기서 논자는 후자, 즉 내재적 초월론을 지지하고 있다. 그것은 플라톤주의에 반대하여, 니체, 스피노자, 헤겔, 베르그송, 하이데거, 데리다, 들뢰즈 등의 존재론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렇게 밝히고 있지만 헤겔의 존재론은 들뢰즈나 데리다가 반플라톤주의의 입장을 취한 것처럼, 외재적 초월론에 가깝다고 본다) 그리고 이 내재적 초워론은 투 웨이밍이 강조하는 동아시아의 존재론, 특히 기 철학으로까지 이어진다고 본다.

이 책은 가장 현대의 철학과 그 비판과 비판으로 향하는 책이다. 아울러, 예술가의 공간을 담지하는 그런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4, 5, 6, 7장이 신선했다. 철학과 시, 그리고 예술의 관계를 잘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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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론의 질서 - 새길신서 33
미셸 푸코 / 새길아카데미 / 199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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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푸코가 콜레쥬 드 프랑스에서 발표했던 취임강연의 원고이다. 71년 갈리마르 출판사에서 출간되었고, 우리나라에는 93년 이정우 선생님의 손으로 번역되었다.

이 책은 얇지만, 푸코를 처음 접하는 분이라면 아주 적당한 책이다. 푸코의 용어 해설과 인물 해설, 그리고 참고문헌이 부록으로 실려 있을 뿐 아니라, 푸코 사상이 개괄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1부에는 그의 담론 개념에 있에서 있어서 주체와 계보학 등이 나오며, 2부에서는 타자, '임상의학의 탄생'이나 '말과 사물'에서의 담론의 형성, 그리고 바슐라르와 깡길렘으로 이어지는 프랑스 인식론의 전통에서 푸코의 위치를 보여준다. 아울러, 근대 주체철학의 비판과 언표 이론, '감시와 처벌' 및 '앎에의 의지'에서의 계보학과 권력의 개념, 신체의 문제가 나온다. 짧지만 잘 압축되어 있다.

푸코의 언표이론은 세계의 가능한 존재양태들과 상관적인 공간으로서 언표적 장에서, 주체가 취할 수 있는 위치들이 분포되어 있는 공간이다. 그리고 불연속적이며 또 물질성들 통해서 존재하는 공간이다. 푸코의 권력 개념과 맞닿아 있다. 권력 개념은 무엇의 범주에 속하거나 누군가에 의해 소유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전략이며 관계요 기능이다. 즉, 사물들을 서로 관계맺게 하는 어떤 힘이다. 모든 것을 다 말할 수는 없다. 이 책을 토대로 푸코의 굵직한 저작들을 읽어보고, 또 많이 번역되어 있는 2차서를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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